톡! 톡! 톡! Talk with Pharmacists #41
# 푸른 약국 & 아직 독립 못한 책방
# 약력사항
- 부산대학교 약학대학 졸업.
- 약사이자 글 쓰는 사람.
- 제약회사 연구소, 개발팀을 거쳐 2012년부터 현재까지 <푸른약국> 운영 중.
- 책이 좋아서 2018년, 일하는 공간에 ‘아직독립못한책방’, 이름하여 ‘아독방’을 열었다.
- 항상 재미있는 일을 꿈꾸고 실천하려 노력한다. 지은 책으로 《이름들》, 《약국 안 책방》, 《책 읽다 절교할 뻔》, 《환상의 댄스 배틀》(공저)이 있으며 《누군가를 돕고 싶다면 이런 직업!》을 번역했다.
"약사는 저의 중심이자 기반이고, 책방과 글쓰기는 그 위에 쌓은 또 하나의 정체성이에요".
약사라는 직업의 전문성 위에, 책방과 글쓰기라는 자신만의 세계를 덧붙여오신 박훌륭 약사님. 푸른약국을 중심으로 ‘아직 독립 못한 책방’을 함께 운영하며, 그는 ‘지식의 전달자’이자 ‘일상의 큐레이터’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약사님의 일상은 약사, 책방 운영자, 작가 그 어느 하나만으로는 설명되지 않습니다. 오프라인 공간인 약국과 온라인 중심의 책방을 유기적으로 운영하며, 때로는 손님과 책 이야기를 나누고, 때로는 고요한 시간 속에서 글을 씁니다.
이번 ‘Talk with Pharmacists’에서는 푸른약국과 ‘아직 독립 못한 책방’을 함께 꾸려나가며, 자신만의 속도로 약사라는 직업의 가능성을 확장하고 계신 박훌륭 약사님과 인터뷰를 진행해 보았습니다. 본업의 무게, 일상의 균형, 그리고 약사라는 정체성을 더 깊고 넓게 살아가는 방식에 대한 박훌륭 약사님만의 이야기를 함께 들어볼까요?
Q1.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푸른약국과 아직 독립 못한 책방을 운영하고 있는 박훌륭 약사입니다.
Q2. 책방을 운영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하고, 약국 내 책방이 일반적인 책방과 차별점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책방을 하게 된 계기는 단순한데 제가 책을 많이 읽는 편이다 보니 책을 저렴하게 사기 위해, 그리고 지인들과 책을 갖다 놓고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마음에 책방을 하게 되었습니다. 약국을 운영한 지 6~7년 정도 지났을 때 책방을 시작하게 되었는데, 이미 약국을 운영하고 있는 사업자이기도 했기에 화장품 매대 자리에 책방을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약국 내 책방이 일반적인 책방과 다른 점은 책방을 알고 찾아오시는 손님들께서 책을 보러 와서 필요한 상비약을 사 가시기도 한다는 점입니다. 다른 책방들보다는 같은 공간에 두 가지 일을 하고 있으니까 좀 재미있는 부분이죠. 반면 약국에 오시는 손님 중에 책방에서 책을 사 가시는 분은 많지는 않아요. 약국 손님들은 약국에 볼일이 있어서 오시는 분들이다 보니 약국에 들어오면 바로 와서 뭐 달라고 말씀하십니다.
Q3. 약국과 책방을 동시에 어떻게 운영하고 계시는지, 그 방식이 궁금합니다.
약국은 보통 오프라인 영업인 반면, 책방은 온라인 영업을 많이 했습니다. 책방 오프라인 홍보나 마케팅은 특별히 할 수 있는 것이 없기도 하고, 온라인에서 제가 읽은 책들을 소개해 주고 재밌는 이벤트를 여는 방식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약국은 오프라인 집중, 책방은 온라인 집중 이런 식으로 했죠. 둘 다 오프라인으로 운영하면 시간이 겹칠 수 있지만 오프라인-온라인은 오프라인 일을 하는 도중에 시간 비면 온라인 일을 할 수 있으니 비는 시간에 틈틈이 일을 채워 넣는 식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Q4. 약국과 책방을 함께 운영하면서 두 공간이 서로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궁금합니다.
약국은 책방을 운영할 수 있는 자본을 제공하고, 책방은 약국 운영으로 지친 저에게 마음의 위안을 준다는 선순환 관계에 있습니다. 약국에서는 제가 원하지 않는 사람들과의 불필요한 마찰이 있을 수 있다면 책방을 할 때는 제가 원하는 사람들과 마찰 없이 행복한 느낌이라서 서로 부족한 걸 채워주는 선순환이 되는 것 같습니다.
Q5. 책을 쓰게 되신 계기와 책을 직접 쓰실 만큼 글에 관심이 많으신데 메디컬 라이터(medical writer)가 아닌 개국약사를 택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처음부터 글을 쓰고 싶어 했던 것은 아닙니다. 책방을 운영하고 많은 책을 읽다 보니 자연스럽게 글을 쓰고 책을 내는 것으로 귀결이 된 것 같습니다. 대부분의 작가님이 좋은 글을 자주 접하게 되면서 ‘나도 내 이야기를 써볼까’하고 책을 쓰게 돼요. 그래서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고, 책방을 하며 책을 써보라는 제안을 받게 되면서 쓰기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메디컬 라이터는 전문 지식이 쌓여 있어야 하고, 약학 중에서도 전문 분야가 확실한 사람이 써야 신뢰가 있을 텐데, 저는 약사님이나 전문가들을 위해 글을 쓰기에는 부족하다고 생각하여 메디컬 라이터가 아닌 개국약사를 택하였습니다.
Q6. '약사', '책방 운영', '작가'라는 다양한 직업 중 어떤 직업이 약사님의 정체성을 가장 잘 표현한다고 생각하시는지 (또는 어떤 직업을 가장 우선으로 삼으시는지) 궁금합니다.
아무래도 약사가 저의 정체성을 가장 잘 표현한다고 생각합니다. 기본적으로 본업인 약사가 있어야 다른 것들도 할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아까 선순환 얘기했을 때도 약국에서 제가 힘들었던 것들을 책방에서 보상받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는 것 자체가 약사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잖아요. 책방을 하려면 자본도 필요하고, 첫 직업이 약사이기에 약국을 하면서 뭘 같이 할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나온 것이 책방과 작가여서 일단 메인은 약사입니다. 앞으로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직업은 약사일 거예요.
Q7. 약사가 투잡, 쓰리잡(일명 'n잡')을 가질 때 시간을 어떻게 운용하는 게 좋을지 조언 부탁드립니다.
약사를 본업으로 하여 가장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고, 그다음 나머지 일들에 시간 분배를 하는 게 좋습니다. 아무리 n잡이라고 해도 모든 직업이 다 동등한 게 아니고 어느 정도 비중이 큰 직업을 중심으로 두고 시간 분배를 해야 해요. 그래서 여러 직업을 동시에 시작하지 마시고 약사로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을 때 약사를 하면서 해볼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하고 다른 직업들을 시작해 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Q8. 약사 일을 하시면서 책을 출간하려면 한 권당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리시는지, 그리고 책 출간을 위한 아이디어는 어떻게 얻으시는지 궁금합니다.
보통 적어도 6개월 정도는 꾸준히 써야 합니다. 그런데 쓰다 보면 불변의 법칙처럼 3분의 1정도 썼을 때부터 더 안 써지기 시작해요. (웃음) 그 고비를 어떻게 넘기느냐에 따라 1년이 될 수도 있고, 사전 조사가 많이 필요한 글은 시간도 조금 더 걸리기도 합니다. 글이 잘 안 써질 때는 다른 일들을 하다 보면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도 합니다. 약국 일을 하는 중간에 손님 안 계실 때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글을 쓰기 때문에 다른 일을 하다가 영감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라 글이 번뜩 써질 때쯤 손님이 오시는 경우도 계시고요. (웃음) 평소 약국에 라디오를 틀어놓는데 라디오에서 나오는 재미있는 이야기에서 영감을 얻기도 해요.
Q9. 약사님의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사실 원대한 목표는 없고 지금처럼 무탈하게 사는 게 제일 중요한 것 같습니다. 약국 운영하면서 필요한 공부도 하고 가끔 글도 쓰며 행복하게 살고 싶어요.
'Talk with Pharmacists'는 KNAPS 문서국에서 연재하고 있습니다.
본 글은 박훌륭 약사님의 동의 하에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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