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국립대학교 김지선
파견기간 : 2023.02.04 ~ 2023.02.19
▶견학기관
- 병원약국 투어 : Tokyo Women’s Medical University Adachi Medical Center
- Community약국 투어 : Meiji Pharmaceutical University Pharmacy
Central Kohoku pharmacy
Nissei pharmacy No.1
- 연구실 투어 : Meiji Pharmaceutical University
1. 지원동기
약학대학 입학을 준비하면서 KNAPS라는 단체를 알게 되었고, 다양하게 경험해보는 걸 좋아하기에 해외 탐방 프로그램에 눈길이 갔습니다. 외국에 단순히 여행목적으로 가기보다 졸업 후 진로와 관련하여 도움이 될 수 있는 것들에 시간을 보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다면 새로운 나라의 문화를 접함과 동시에 다양한 약사의 직능을 배울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여러 국가 중 일본을 1지망 희망 국가로 지원한 가장 큰 이유는 제가 노인 약료에 대해 관심이 많기 때문입니다. 일본에서 활발하게 시행 중인 ‘방문 약료 사업’이나 의사, 간호사, 약사 등 여러 직업군이 환자의 건강에 함께 관여하는 시스템에 대해 직접 경험해보고 싶었습니다. 일본 의료의 전반적인 제도와 서비스의 차이를 직접 경험해보고, 시스템을 실제로 이용하는 관계자와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어 국제약학대학생연합(IPSF)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2. 지원서 준비과정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 제출해야 할 서류는 CV, ML, 국문 신청서 이렇게 3가지였습니다. 신청할 당시에 서류제출 기한이 마침 시험 기간과 겹쳐 있어 준비를 많이 하지 못해서 아쉬웠습니다. 그래서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를 희망하는 분들은 미리 서류를 준비하고, 본인이 프로그램에 참가하여 배우고 싶은 점을 대략 미리 생각해 놓는 것을 추천해드립니다.
1) CV(영문이력서)
공지사항에 정해진 양식이 없다고 기재되어 있었기 때문에 참가 모집공고에 함께 첨부된 예시자료를 참고했습니다. 개인정보, 수강 이력, 언어능력에 대한 내용 등 저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들을 기재했습니다. 그리고 과거에 참가했던 각종 교내활동과 외부 활동에 대해 작성하였습니다. 이 외에도 교내, 교외에서 진행했던 약과 관련한 프로그램과 관심 있게 수강했던 과목, 약국에서 근무했던 경험, 관심 분야와 연관된 봉사활동을 소개했습니다. 외부 활동과 관련해서는 저의 적극성, 봉사 정신 등 강점이 드러날 수 있는 활동에 대해 작성했습니다.
2) ML(영문지원서)
영문지원서는 지원하고자 하는 국가의 담당자분께서 직접 보시는 자료이기 때문에 그 분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작성했습니다. 참가에 대한 포부, 열정적으로 프로그램에 임할 것이라는 다짐과 함께 제가 관심 있는 분야와 경험하고 싶은 내용에 대해 작성했습니다. 저는 지원하고자 하는 국가가 하나였기 때문에, 왜 해당 국가에 지원하게 되었는지, 지원하는 국가의 특징적인 점을 언급하며 관심을 드러냈습니다. 다른 지원자분들께서도 원하시는 국가가 정해졌다면 국가에 대한 의료체계나 궁금한 점을 미리 조사해보고, 해당 국가에 꼭 가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준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3) 국문지원서
지원서를 작성할 때 내가 관심 있어 하는 제도와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배우고 싶은 것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했습니다. 이를 중심으로 원하는 국가와 실습 희망 기간을 정하였습니다. 제가 신청할 때는 일본만 하나의 기관에서 근무하는 것이 아닌 워크숍으로 다양한 기관을 방문하는 형태로 진행된다고 공지되어 있었습니다. 일본 약사의 다양한 직능에 대해 배우고 의약 관련 전반적인 시스템에 대해 알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일본을 지원국가로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추가로 외국어 의사소통 능력에 대한 질문을 작성할 때는 개인적으로 외국에서 참가했던 활동이나 의사소통 능력을 간접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사례를 언급하였습니다. 외국어 능력을 증빙할 수 있도록 객관적 지표인 외국어 시험 결과도 함께 기재하였습니다.
3. SEP 활동내용
일본의 담당자분께서 프로그램 참가 기간의 일정을 기획해서 공유해주었다. 2주간의 일정은 첫날 환영파티, 마지막 날의 송별회를 포함해 개인적으로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는 3일, APAS-Japan 친구들과 여행하는 이틀과 각종 견학 및 교육 프로그램 활동으로 나머지 날들이 계획되었다.
3.1 견학 프로그램
1) 병원 약국 : Tokyo Women’s Medical University Adachi Medical Center
한국에서 아직 병원 실습을 가지 않아 한국 병원 약사의 업무와 비교할 수는 없었지만, 신기하다고 느꼈던 점들이 몇 가지 있다. 우선 첫번째는 처방전을 위급한 정도에 따라 색깔로 구분을 한다는 점이다. 초록, 파랑, 빨강, 자주색 등의 표기를 처방전에 나타내어 업무 순서를 쉽게 파악할 수 있었고, 약사들의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었다. 그리고 두번째는 주사제 자동 분배(불출)시스템(ADS) 이다. 약품 라벨에 표기된 바코드를 읽어 처방전에 맞는 약품이 방출되었다. 그리고 ADS 기계의 모니터에 약품이 충전되었는지 부족한지 표시되었다. 병원 약사님들께서 ADS가 병원에 도입되고 난 후 조제 업무에 필요한 시간을 절약할 수 있고, 약물의 검수업무 등 다른 업무에 조금 더 집중할 수 있다며 장치의 편리성과 효율성의 장점을 강조해서 알려주셨다. 세번째로 병원 약사들이 조제 업무를 넘어 ‘팀 의료’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점이다. 약사들이 병동에 배치되어 환자의 의약품 사용에 직접 관여하고, 임상의약실에서 의사, 간호사, 약사, 관계자분들이 함께 환자의 효과적인 임상 결과를 위해 같이 토론하였다. 약제부장님께서 현재 일본에서는 환자의 옆에서 의약품의 적정한 사용을 실천하도록 돕고, 기계화나 ICR화로 대체 불가한 병원 약사의 업무를 발전하고 있다고 말씀하셨다. 이 외에도 병원에서 구조적으로 인상 깊었던 점은 환자가 이용하는 공간과 병원 관계자가 근무하는 공간이 전용 카드키가 있어야만 개폐할 정도로 철저하게 구분되어 있다는 것이다. 환자를 근무자의 공간과 분리해 근무자들이 약물의 관리에 좀 더 집중할 수 있었다. 그리고 조명마저 달랐는데 환자들이 있는 공간은 차분한 느낌의 주황빛 계열로, 근무자들의 공간은 주의력을 향상할 수 있도록 백색으로 마련되어 있었다. 환자들을 위해 공간적인 요소에 조명까지 생각하는 일본인들의 섬세함에 감탄했다.
2) Community 약국 : Meiji Pharmaceutical University Pharmacy / Central Kohoku pharmacy / Nissei pharmacy No.1
일본은 지역 약국에서 환자들의 약력 관리를 어떤 방식으로 하고 있는지 궁금했다. 일본에서 환자의 약력 관리를 위해 하는 수단 중 하나는 ‘약 수첩’ 이였다. 처음에 약수첩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우리나라에서 산모들이 아이의 접종이나 신생아 정보 등을 기록해 두는 ‘산모 수첩’이 떠올랐다. 일본에서는 환자의 약 수첩을 통해 환자가 다니는 병원과 복용하는 약 등 환자의 개인 정보들을 의사와 약사에게 쉽게 전달하였다. 약 수첩을 통해 환자의 과거 약력 및 현재 복용하는 약물에 대한 내용을 참고하여 안전성과 신뢰성을 갖춘 약료 서비스가 가능했다. 약국의 구조적인 면에서도 대부분의 지역 약국에서 코로나 혹은 호흡기 질환 환자 전용의 공간이 따로 존재했다. 환자가 출입하는 입구 자체가 따로 분리되어 있고, 내부 공간은 처방전을 테크니션이나 약사에게 건내 줄 수 있는 통로로 구성되어 있었다. 이 외에도 리필 처방전 제도가 있어 같은 처방약을 하나의 처방전을 이용해 일정 횟수만큼 받을 수 있다는 점이나, 일부 약은 약국 내 Clean bench에서 직접 조제가 가능하다는 점이 신기했다. 또한 일부 약국에서는 Self medication을 위한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고, 콜레스테롤, 혈당 등에 대해 약국에서 한 자가측정 검사 결과를 의사에게 전달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기도 한다고 알려주셨다. 그리고 드물게 조제 업무 자동화 로봇이 구비된 약국도 있었다. 로봇을 이용해 약사가 처방전에 따라 의약품을 취하여 혼합 및 분할하는 업무나 여러 약제를 한 포씩 넣는 일련의 작업을 자동화하여 약사의 업무를 효율화할 수 있었다.
약국 외적으로도 일본의 지역 약국의 약사가 하는 활동 중 가장 관심 있었던 부분이 방문약료 사업이었다. APS-Japan 멤버와 관심 분야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다 본인이 근무하는 약국의 약국장님께 부탁하여 방문약료 활동에 참가할 기회를 갖게 되었다. 방문 사업은 약사 1명, 직원 1명이 짝을 이루어 진행되었다. 직원분께서 운전하시는 동안 약사님은 방문할 환자의 정보를 조회하고 약을 검토하셨다. 집에 방문하여 환자의 약 캘린더에 약을 채워주고, 혈압 등 간단한 건강 체크를 하고 이를 약 히스토리 프로그램인 ‘Soap’에 기재하였다. 처음 방문 서비스를 받는 환자라면, 의사가 환자의 집에 방문하거나 의료기관에 환자가 방문하여 진찰 후 처방전을 팩스로 약사에게 전달한다. 처방전을 바탕으로 약사는 약을 조제하고, 환자를 찾아가 복약지도를 하며 관찰한 환자의 상태를 기입하고 이를 반복하는 형태였다. 방문 약료 사업이 의무적으로 모든 약사가 임해야 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방문했던 약국의 4~5명의 약사 모두가 이 활동을 수행하고 있었다. 한국에서는 방문 약료 서비스가 봉사활동 형태로 선택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알고 있다. 거동이 불편하신 분이나 건강이 좋지 않으신 분들께서 이러한 방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면 건강 관리에 매우 효과적일 것이라 생각했다.
3) 연구실 : Clinical Campo Lab, Medicinal Chemistry Lab
연구실 견학은 Meiji 약학대학에서 진행되었다. 처음은 생약학 연구실을 방문하였는데 일본의 처방약으로 사용되는 ‘캄포’ 관련 연구가 주로 이루어졌다. 연구실 옆 건물의 캄포 관련 박물관을 잠시 관람했는데 캄포의 역사부터 이전에 사용했던 캄포 제작을 위한 도구 등이 전시되어 있었다. 캄포는 우리나라의 침향환과 비슷하게 배합하는 물질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효과를 가진 유효성분 물질을 넣고 섞는 것이었다. 연구실에서는 다양한 약재로부터 유효성분을 추출하는 연구, 약효의 지속성을 위한 연구 등이 주로 이루어진다고 말씀해 주셨다. 두번째 제제학 관련 연구가 이루어지는 실험실이었고, 담당 교수님의 연구 과제와 간단한 제형 관련 수업을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젤라틴을 넣어 흐르는 액체를 젤화하는 실험도 체험해볼 수 있도록 준비해주셨다.
3.2 견학 외 활동
1) 워크숍
- 캄포만들기
일본에 오기 직전에 생약학 실험실에서 침향환을 만들었던 경험이 있어 캄포를 만드는 과정이 침향환과 매우 유사하다고 느껴졌다. 원하는 약효를 가진 건조 성분 물질을 ‘약연’이라는 기구로 빻아 가루로 만들었다. 섞은 분말 가루에 꿀을 넣어 반죽을 만들고 둥근 형태의 모양을 만들었다. 침향환은 그 상태로 금박지에 포장하였는데, 캄포는 시나몬 파우더를 뿌린 후 마무리했다. 실험실 석사분께서 일본 지역 약국에서 Herbal medition의 일종으로 캄포를 의약품과 함께 원하는 환자에게 제공되고 있으며, 주로 어르신 분들께 인기가 많다고 했다.
- Disaster Medical Care Workshop
일본은 어릴 때부터 잦은 자연 재난에 대비하기 위해 철저한 안전의식을 배우고 재난 관리 체계가 잘 구축되어 있다고 알고 있었다. 재난 대비 워크숍에서 일본에서는 CBRNE로 큰 재난들을 구분하며, 재난 시 약사들이 MP(mobile pharmacy)를 운영하여 약료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피난소에 수용 환자들을 적절하게 배치하는 ‘HUG game’을 통해 일본의 운영 대책을 엿볼 수 있었다. 일본은 피난소 운영 시 ’약자’를 매우 폭넓게 지정한다는 점이 특징적이었다. 노약자나 장애인, 어린아이들은 물론 여성, 외국인, 만성환자 등 다양하게 분류하여 필요한 공간에 위치하도록 배려했다. 피난소에서 여러 사람의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주민들의 다양한 특성을 반영하여 배치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 Pharmaceutical education Workshop
연구실 투어를 했던 Meiji 약학대학에서 재학생 친구들과 서로의 커리큘럼 및 학교생활과 관련하여 발표하고 대화하는 시간을 보냈다. 한국과 크게 다른 점이라면 일본에는 우리나라와 달리 6학년 때의 국가고시 외에도 정기 시험이 매우 많다는 점이었다. 일본에서는 CBT, OSCE (4th)-> Practice (5th)-> Simulation test-> 국가고시 (6th) 순으로 약사가 되기 위해 통과해야 하는 시험이 학기 중의 시험 외에도 많았다. 그리고 학기가 4월에 시작하고, 학교의 수업 시간이 AM9:20에 시작한다는 점도 새로웠다.
2) 관광
프로그램 일정 중 2일의 관광 일정이 계획되어 있었다. 2일의 관광은 도쿄 여행지로 유명한 Asakusa와 Kamakura로의 여행이었다. 일본에 오기 전에 담당하는 친구가 구경하고 싶은 곳이 있는지 사전에 조사하므로, 담당자에게 가고 싶은 장소를 공유해주면 참고해서 계획을 세워줄 것이다. 첫번째 아사쿠사는 도쿄에서 유명한 신사인데 근처에 상점 거리가 있어 볼거리가 많았고 일본 특유의 길거리 음식을 맛볼 수 있어 좋았다. 그리고 아사쿠사 주변에서 ‘Edokiriko’라고 불리는 유리공예를 해보고, 도쿄 타워의 전망대를 올라가보았다. 두번째 가마쿠라는 아사쿠사와 비슷하지만 약간 다른 느낌의 사철이었다. 대나무 숲속에서 맛차를 마시며 일본의 정서를 감상하는 체험을 해보았다.
4. 맺음말
교환학생 프로그램은 입학 이전부터 꿈꾸던 활동이어서 출국 전부터 매우 기대가 되었고, 다녀온 후에도 몹시 만족스러웠다. 이번 활동을 통해 일본의 문화도 경험하고 일본 친구들, 프로그램 기간 동안 함께 지낸 폴란드, 터키, 뉴질랜드 친구들을 새로이 사귀게 되어서 좋았다. 그뿐만 아니라 다녀온 후 미래에 계획하고 있는 목표에 대해서도 조금 더 구체화하였고, 다양한 나라의 약료 서비스, 제도에 대해 새로운 점들을 배울 수 있었다. 물론 여러 지원서를 준비하는 과정부터 일본의 담당자와 연락이 잘 안되기도 했고, 일본에서 여러 나라의 친구들과 영어로 의사소통하기가 마냥 쉽지만은 않았다. 특히나 우리나라의 의료서비스, 약학대학 교육, 재난재해 시 서비스에 대해 발표하는 기회가 많았기에 영어 실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나에게 조금 막중한 과제였다. 하지만 하나씩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 즐거웠고, 발표를 준비하면서 우리나라의 약료 서비스들에 관해 공부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며 영어 실력도 향상될 수 있었다. 외국에 흥미가 있고, 진로와 관련해서 새로운 활동을 해보고 싶은 약학대학의 학생이라면 SEP 프로그램을 꼭 한 번 참가해보기를 강력하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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