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APS

 연세대학교 권민재

파견기간: 2023/02/13~2023/02/24

 

▶파견기관: 지역약국 (Community Pharmacy)

 

안녕하세요,

2022년 겨울 영국 레스터에서 SEP에 참여한 연세대학교 약학대학 19학번 권민재입니다.

저는 1순위 영국 BPSA, 2순위 터키 AUPSG, 3순위 네덜란드 K.N.P.S.V에 지원하였고 세 단체로부터 연락이 왔으나 영국 지역 약국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1. 지원동기

 초등에서 고등까지 외국 문화권에서 생활하였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졸업 후에도 외국에서 생활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약학대학 진학 후 코로나-19로 국제행사 참여가 제한되다 보니 한 동안 꿈을 포기하고 살았습니다. 그러던 중, 타국의 약사 직능을 배우고 해당 국가의 문화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SEP을 알게 되었고 코로나-19로 인한 출입국 규제가 느슨해지는 시점에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터키와 네덜란드도 매력 있는 국가이기에 교환학생을 경험해보고 싶었으나 교환학생으로 가서 언어의 장벽으로 인해 배울 수 있는 업무의 범위가 줄어들 것이 걱정되어 영국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2. 준비 과정

KNAPS 홈페이지에 공지방을 통해 SEP 모집 공고를 확인한 후, 국문 지원서, 영문 이력서 (CV), 영문 motivation letter를 작성했습니다. 이후 국내 선발 과정을 거쳐 IPSF 홈페이지 SEP database에 지원서를 등록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등록 후에는 해당 국가의 SEO로부터 합격 통지를 하염없이 기다리며 몇 주를 보냈습니다.

기말고사 첫 시험을 이틀 남겨둔 시점에서 BPSA SEO로부터 합격 이메일을 받게 되었습니다. 10월에 지원서를 제출하고 12월 중순까지 연락이 없어 사실상 마음을 접고 있었으나 뒤늦게 온 연락이 그렇게 반가울 수 없었습니다. 합격 메일을 받자마자 절차를 따라 등록을 하였고 시험이 모두 끝난 후가 되어서야 본격적으로 교환학생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영국 SEP 합격자 Whatsapp 단톡방이 파진 후, 영국 문화와 영국 의료체계에 대한 간단한 SEP 설명회가 한 차례 진행되었습니다. 설명회에서 처음으로 SEO와 레스터 LEO (지역 SEO)와 처음 인사하게 되었습니다. 설명회 이후 각종 약국 실습 및 숙소 관련 자료를 공유받았습니다.

 

3. 약국 실습

 영국 레스터에 위치한 Poly Pharmacy에서 1(5, 5시간, 40시간) 실습을 진행했습니다. Poly Pharmacy는 문전약국과 동네약국 사이의 규모로, 약국장님, 약학대학 졸업 실습생, 그리고 조제사 3명이 운영하는 약국이었습니다.

한국에서도 약국 실습을 경험해보지 않은 상태에서 영국 약국 실습을 경험하게 되어 설렘보다는 걱정이 앞섰지만, 실습 첫날 이후로 모든 걱정이 사라졌습니다. 약국에 계신 모든 분께서 너무 친절하게 지도해주시고 도와주신 덕에 업무에 금방 적응할 수 있었고 실습이 끝날 때 쯤에는 약국장님께서 모든 업무를 저에게 믿고 맡기는 수준까지 업무를 능숙하게 처리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배울 수 있었던 업무로는 조제, dosette 조제, OTC 배치 및 포장, 처방전 검토, 복약상담 맛보기 등이 있었습니다. 영국은 NHS(국민보건서비스)를 운영하는 국가이고 성분명 처방을 하는 국가이기에 조제를 실수 없이 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제형, 용량, 복용 횟수, 제네릭 등 조제 시 고려해야 하는 변수가 많았기에 초반에는 졸업생과 조제사에게 질문을 많이 했지만, repeat prescription이 많았고 처방되는 성분 및 브랜드가 주로 유사하였기 때문에 금방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Dosette box는 약을 개별 포장하여 요일별로 아침/점심/오후/자기 전에 복용해야 하는 약을 담아 box로 환자에게 조제하는 방법입니다. , OTC 배치의 중요성과 물가 상승에 따른 일반의약품 가격을 조정하는 업무까지 배울 수 있었습니다. 처방전 검토는 모든 처방된 모든 약물이 옳은 재형과 용량으로 조제되었나 확인하는 절차로, 제가 일차적으로 검토한 후 조제사님과 약국장님의 최종 서명이 된 후에야 환자들에게 의약품이 전달될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환자의 간단한 복약상담 또한 경험할 수 있었기 때문에 예비 약사로서 뿌듯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영국 약국에서 실습하며 가장 신기했던 것은 methadone 처방이었습니다. 마약류 약물 남용이 국가적인 문제로 취급되는 영국에서는 약국에서 마약류 의존도를 떨어뜨리기 위한 methadone 처방이 약사의 직능에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따라서, 마약으로부터 멀어지고자 하는 환자들이 약국에 매일 방문하여 methadone을 복용하는 경우를 매일 볼 수 있었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영국 약사의 직능 범위 또한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우선 전화를 통한 문의가 주를 이뤘기 때문에 약국 전화는 쉴 틈이 없었습니다. 의약품 배달 또한 너무나도 당연히 여겨지는 부분이었습니다. 추가적으로, 모든 영국 약국은 조제사가 있습니다. 약사 면허 소지자가 아닌 사람이 조제를 담당하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또한, 모든 환자는 본인의 단골 약국을 등록하게 되는데, 병원은 환자의 처방전을 NHS에 등록하면 해당 환자는 본인의 단골 약국에 가서 약을 처방 받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현재 영국 약사의 직능은 paradigm shift를 겪고 있으며 백신뿐만 아니라 수술실에도 약사가 투입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한국 또한 약사의 직능을 넓힐 필요성이 있다는 것을 몸소 느낄 수 있었습니다.

 

4. 실습 외 활동

실습을 시작하기 전, 스페인과 포르투갈을 1주일 동안 여행하였고 실습이 끝난 후, 영국과 벨기에를 1주일  동안 여행하였습니다. 정받은 실습지가 도시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지역이었기 때문에 실습 인정 시간인 40시간을 5일 만에 끝내고 여행을 택했습니다.

 

KNAPS에서 SEP을 다녀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실습지의 SEP국 약대학생들과 자주 만나기를 기대했으나 저는 한번 밖에 만나지 못했습니다. 3명의 영국 약대생들과 Tate Museum, afternoon tea, Buckingham Palace, Big Ben, London Eye를 구경했습니다. 영국 약대생의 커리큘럼과 분위기에 대해 들을 수 있어서 상당히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만남이 더 없었다는 점이 너무 아쉬웠습니다.

 

5. SEP outgoing에 관심 있는 분들을 위한 TIPS

1) 실습 전후로 충분히 여행하기

실습지가 도심에서 조금 벗어난 곳이었기 때문에 여행 느낌은 전혀 받을 수 없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실습 전후로 주변 국가 (포르투갈, 스페인, 벨기에) 여행한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2) 필수 이수 실습 시간 확인하기

실습 가는 단체에 따라 필수 이수 실습 시간이 다릅니다. 영국 BPSA의 경우 SEP 이수증을 받기 위해서 총 40시간의 실습을 진행해야 합니다. 따라서 8시간 동안 5, 5시간 동안 8일 등 개인이 원하는 방식으로 실습 시간을 채우면 됩니다. 이를 미리 확인할 수 있다면 여행 계획을 그에 맞춰 짤 수 있기 때문에 미리 확인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3) 연락이 늦게 온다

SEP 합격 통지가 생각보다 늦기 때문에 지원하신 실습 기간 동안 새로운 일정이 잡지 않으실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저 같은 경우 1월 중순 실습을 12월 중순에 합격 통지를 받았기 때문에 정말 준비할 시간이 촉박했습니다.

 

6. 맺음말

SEP이라는 소중한 기회를 영국에서 약사의 직능에 대해 배우고, 해외 약대생들과 교류하며, 세상을 보는 시야를 넓힐 수 있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첫 유럽 여행이었고, 혼자 떠나는 긴 여정이었기 때문에 기대보다 걱정이 앞섰지만, 하루하루 새로운 경험으로 가득 찬 날들을 보냈기 때문에 즐거운 기억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제가 배정받은 실습지는 치안이 다소 문제가 되는 도시였기도 하고 겨울 영국의 해는 저녁 5시쯤 지기 때문에 밤에 활동하는데 제한은 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유럽 국가의 경우 Winter SEP보다는 Summer SEP을 나가는 것을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국제활동에 관심이 있으신 분, 새로운 경험하는 것을 좋아하시는 분, 졸업 후 외국에서 살고 싶은 분들은 더없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