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APS

서울대학교 최유정

파견기간: 2022.07.04~2022.07.29

 

▶파견기관 : 대학 연구실(Ohio Northern University, Raabe college of pharmacy)

본 프로그램은 APhA-ASP(American Pharmacists’ Association-Academy of Student Pharmacists) 과의 협력으로 진행되었습니다. 

 

1. SEP 지원동기

약대 편입 전 교환학생을 한 번도 가지 않은 것이 후회되어 약대에 합격하자마자 해외로 교환학생을 갈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았고, 이 때 KNAPS SEP에 알게 되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KNAPS 스태프 활동을 2년 간 하면서 SEP에 대한 좋은 후기와 이야기를 많이 들었고 COVID19 유행이 진정되면 SEP을 꼭 가고 싶었습니다.

 

SEP을 가는 목적은 크게 2가지로, 약학 관련 해외경험과 여행이었습니다. 2년 반 동안 배운 약학 지식을 가지고 해외에서 약학실습을 하게 되면 좋은 경험이 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약학대학에 입학한 후로 COVID19 때문에 2년 동안 해외여행을 가지 못했기 때문에 해외여행을 꼭 가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2. 일정 및 생활

1) 전체 일정

4 5 6 7 8 9 10
도착 학교 투어 연구실습 연구실습 연구실습    
    ONU 학생들과 저녁        
11 12 13 14 15 16 17
연구실습 연구실습 연구실습 연구실습 연구실습    
ONU 학생들과 저녁 교수님(Dr.Olah)집에 초대 ONU 학생들과 저녁   ONU 학생들과 저녁 (학생들 집에 초대) 여행1
Toledo(학장님 집에 초대)
여행2
Columbus
18 19 20 21 22 23 24
연구실습
 
 
연구실습
 
임상실습
Lima Memorial Hospital
임상실습
Pharmacy Service center
     
  여행3
Findlay
  교수님(Dr.Hinson)과 저녁 여행4
Chicago
여행4
Chicago
여행4
Chicago
25 26 27 28 29 30 31
  임상실습
Pharmacy
임상실습
Mobile Clinic
    출발    
여행4
Chicago
  교수님(Dr.Hinkle) 집에 초대        

2) 생활

대학교 측에서 기숙사를 무료로 제공해주어 대학 캠퍼스 내에 있는 기숙사에서 살았습니다. 기숙사 방은 거실, 부엌, 화장실,  2개로 이루어진 2 1실 구조였습니다. 대학교 캠퍼스가 시골에 위치하여 자연친화적이었습니다. 캠퍼스 내에 호수가 2-3개 있었고 그 안에는 블랙스완과 거위들이 살고 있었습니다. 또한 다람쥐가 굉장히 많고, 토끼와 너구리도 볼 수 있었습니다. 밤에 산책을 하면 반딧불이가 있어 길이 반짝거렸고 별이 잘 보여 밤하늘이 매우 아름다웠습니다. 

 

 

연구실습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이루어졌고 중간에 오후 12시부터 1시까지 점심시간이 있었습니다. 외식을 하기에는 점심시간이 촉박해 주로 기숙사 방으로 돌아와 점심을 요리해 먹었습니다. 연구실습이 끝나고 나서는 저녁을 먹었는데, 초대를 받거나, ONU 학생들과 함께 먹거나, SEP 친구들과 함께 먹었습니다. 저녁을 먹은 뒤에는 혼자 방에서 휴식하거나 SEP 친구들과 함께 노을을 보러 산책을 나가거나 방에서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SEP 친구들은 저를 포함해서 총 4명으로, Clementine (프랑스/여자), Tjaša (슬로베니아/여자), Justice (나이지리아, 헝가리/남자)에서 온 친구들이었습니다. 4명이서 대화를 많이 나누면서 친해졌고, 차를 렌트해서 같이 Columbus, Chicago 등 주변의 도시로 여행을 가기도 했습니다. 

 

ONU 교수님들과 학생들 모두 너무 친절하셨고 불편함 없이 지낼 수 있도록 노력해주셨습니다. Chris 학생은 공항에서 학교로 태워주기 위해 왕복 4시간을 운전해주었고, Dylan 학생은 SEP 실습일정을 짜고 기숙사를 배정해주었습니다. Veronica 학생과 Olivia 학생은 2주 동안 학교 주변 맛집을 알려주고, 집에 초대해 맛있는 음식을 대접해주고 게임을 같이 했습니다. 또한 여러 교수님들이 집에 초대해주셨고 이동이 필요할 때 흔쾌히 차를 태워주셨습니다. 

 

 

3. 연구 실습

약물중독 관련된 연구를 하는 약물학 연구실에서 실습을 했습니다. 제가 참여한 연구는 Methamphetamine에 의한 약물중독(Drug addiction)이었습니다. 

 

연구실습 초기는 약물중독과 동물실험에 대한 전반적인 컨셉을 이해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교수님이 약물중독에 대한 전반적인 강의와 약물중독을 평가하는 동물모델에 대한 강의를 해주셨고 약물중독 관련 유전자에 대한 페이퍼를 추천해주셨습니다.

강의와 논문을 통해 배경지식을 쌓은 후 본격적으로 연구에 참여하였습니다. 제가 참여한 파트의 세부적인 연구주제는 “RGS4 유전자 유무에 따른 methamphetamine에 의한 CPP(Conditioned place preference)” 입니다. RGS4 유전자는 약물중독의 보상체계의 가장 주요한 신경전달물질인 dopamine GPCR 수용체에 의해 활성화되는 G protein의 활성을 조절하는 단백질의 유전자로 CNS에서 특이적으로 발현되어 약물중독 치료제의 타겟으로 연구되고 있는 유전자 중 하나입니다. CPP란 일관된 장소에서 특정 자극에 반복적으로 노출시킨 후 해당 자극이 없을 때에도 노출장소를 선호하는지를 확인하는 동물실험 모델입니다. 구체적으로 실험방식을 설명하면, Day1에 아직 methamphetamine에 노출되지 않은 WT 또는 KO mouse가 서로 연결되어 있는 검은 방과 흰 방에 머무는 시간을 각각 15분간 측정합니다. Day2-4, 방 사이에 칸막이를 설치하고 검은 방 또는 흰 방에서 일관되게 methamphetamine을 주사합니다. Day5에는 다시 칸막이를 치우고 mouse가 검은 방과 흰 방에서 머무는 시간을 각각 15분간 측정합니다. Day1 Day5의 결과를 비교하여 Day5에서 methamphetamine을 주입 받은 방에서 머무는 시간이 유의하게 길다면 약물에 중독되었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이미 RGS4 유전자 KO 여부에 따른 methamphetamine에 의한 CPP는 연구가 된 상태였고, 저는 15분 동안 1분 단위로 mouse가 머무는 시간을 측정하여 약물에 의한 CPP가 발생하는 시간대를 찾는 후속연구에 참여하였습니다. 녹화영상을 보며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methamphetamine에 의한 CPP가 두드러지는 시간대를 찾았고 이러한 결과에 대해 교수님과 논의하였습니다. 

 

연구실습과정을 통해 약물중독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과 여러 실험모델에 대해 배울 수 있었습니다. 한국보다 약물중독 연구가 더 활발한 미국 연구실에서 약물중독 연구에 대해 배울 수 있어서 뜻 깊었습니다. 

 

 

4. 임상 실습

연구실습 외에도 임상실습을 경험해보고 싶어 이를 요청드렸고 허락해주셔서 며칠 동안 연구실습 대신 임상실습을 나갔습니다.

 

1) Hospital

대학 근방에 있는 병원인 Lima memorial hospital에서 병원실습을 했습니다. Main pharmacy, Infection, Oncology, Anti-coagulation clinic, Emergency department, Discharge 등 미국 병원에서 약사 직무를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실습이었습니다.

Main pharmacy에서는 의약품 재고 관리, 제조된 약물 검토 등의 업무가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Infection 부서에서는 항생제 내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항생제를 투여 받거나 복용 중인 환자의 항생제를 전부 검토하고 이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는 업무를 맡고 있었습니다. 환자의 질병, 수술기록, 현재 상태 등을 전체적으로 파악한 다음 항생제 변경, 시작, 중단을 검토하고 문제가 있으면 의사에게 의견을 남겼습니다. 항생제 중단 같은 경우 의사가 많은 환자를 보다 보니 까먹을 수 있어 다시 remind해주는 일도 하고 있었습니다. 미국에서 항생제 내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최근에 생긴 약사의 직능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Oncology 부서에서는 크게 2가지 업무를 하고 있었습니다. 첫번째는 환자에게 적합한 항암요법이 진행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때 약물치료학 시간에 암기했던 가이드라인대로 약사가 항암요법이 적합한지 검토하는 과정을 보게 되어 신기했습니다. 또한 항암제의 용량이 환자의 몸무게 또는 체표면적 변화에 의해 달라지므로 매일 환자의 몸무게를 체크하였습니다. 두번째는 테크니션이 항암제를 제조하는 과정을 사진으로 보고받고 이를 검토하여 항암제 제조를 최종 승인하는 업무였습니다. 맞는 약물을 사용했는지, 약물의 expiration date가 지나지 않았는지, 사용한 약물의 병 수가 환자의 항암제 용량과 일치하는지, 약물을 희석하기 위해 사용한 증류수 병 수가 적합한지, 증류수의 expiration date가 지나지 않았는지, 투여방법에 적합한 기구를 함께 담았는지 등 항암제 제조 및 투여와 관련된 모든 과정을 사진으로 기록하고 이를 온라인으로 검토했습니다. 약물의 expiration date가 제대로 찍히지 않는 등 문제가 있으면 테크니션에게 연락하여 이에 대한 사진을 다시 찍도록 했고 약사의 최종승인이 있어야 테크니션이 항암제 제조를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항암제 제조과정이 전부 사진으로 기록이 남고 제조자와 검토자가 모두 기록에 남는다는 점에서 항암제 제조오류를 줄이고 문제 발생 시 원인 파악과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Anti-coagulation clinic에서는 warfarin 복용 환자의 INR을 재고 상담하는 곳이었습니다. 약물치료학에서 배운 대로 warfarin 복용 환자가 주기적으로 INR을 재는 것을 실제로 보니 신기했습니다. INR을 혈액을 채취하여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 혈당측정기처럼 손가락을 찔러 피 한 방울로 측정했습니다. 약사가 INR 결과를 보고 INR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여러 식습관을 체크하고 상담해주었고 다음 방문약속을 잡았습니다. 교과서에는 없지만 경험 상 체리가 환자의 INR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씀하신 게 흥미로웠습니다.

Discharge는 환자의 퇴원 준비를 하는 부서입니다. 약사는 퇴원한 환자에게 처방된 약을 검토하고 이상한 점이 있거나 특이사항이 있으면 기록합니다. 이후 의사, 간호사와 팀을 이루어 퇴원하는 환자에 대한 회의에서 특이사항에 대해 논의합니다. 

 

Emergency department에서는 응급실에 온 환자들이 복용하고 있는 약을 확인하는 업무를 합니다. 기존 환자기록에 적혀 있는 의약품리스트를 검토한 뒤 환자에게 직접 확인하는 일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환자기록에 A약이 1 1회로 처방되어 있는데 30일 기준 60정을 받아갔다고 기록이 되어있으면 A약을 1 1회 복용하는지 1 2회 복용하는지 직접 물어봐서 확인하였습니다. 환자기록에 있는 약 중 중단한 것은 있는지, 기록에 없는데 새로 시작한 약은 없는지, 챙겨 먹는 비타민이나 건강기능식품이 없는 지 등을 확인하여 추후 약물상호작용, 부작용 등을 예방하는 업무를 했습니다.

 

2) PSC(Pharmacy Service Center)

Pharmacy Service Center에서는 한 보험회사와 계약하여 ONU 약대생들이 전화로 보험회사 고객들에게 전화를 걸어 전반적인 생활 및 건강상태와 복약순응도를 확인하는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주로 곧 약을 리필 받아야 하는 노인분들을 대상으로 전화를 걸어 전화 매뉴얼대로 필수적인 정보들을 확인했습니다. 담당의사가 누군지, 약을 받는 약국이 어딘지, 리필 받아야 하는 날짜가 언제인지, 환자기록에 있는 약물들을 그대로 복용 중인지 아니면 변경사항이 있는지, 본인의 질병과 이에 따라 복용 중인 약을 제대로 인지하고 있는지, 약 외에 의식주 등 기본적인 생활에 문제는 없는지 등을 물어보았습니다. 

 

매뉴얼 외에도 당뇨 환자면 혈당검사는 주기적으로 하고 있는지, 수치는 정상적인지 등 간단한 건강 확인도 추가적으로 진행했습니다. 의료서비스에 접근성이 낮은 환자들의 건강상태 및 복약순응도를 확인하기에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3) Pharmacy

학교 내 약국에서 약국실습을 했습니다. 환자약을 리필해주는 업무가 대부분이었습니다. 환자 당 바구니가 있고 바구니 안에 환자가 처방받은 약품에 대한 환자 정보, 약품 및 복약 관련 정보가 적혀있는 스티커 종이가 있었습니다. 선반에서 해당되는 의약품을 찾은 뒤 Kirby Lester 기계에 처방전 바코드를 찍으면 화면에 의약품의 모양과 처방된 약의 총량이 표시되었습니다. 기계에 약품을 부으면 기계가 알아서 개수를 세어 주었습니다. 주황색 약통에 해당 약품을 담고 스티커를 붙여주었습니다. 여러 약물을 복용하는 경우 이를 의약품마다 반복해주었습니다. 

 

많은 약물을 복용 중이어서 복약순응도가 떨어지는 환자들을 위해 날짜와 시간대별로 약을 포장해주는 업무도 있었습니다. 칸이 구별되어 있는 플라스틱 판에 약을 수작업으로 넣고 그 위에 복용 날짜와 시간이 적혀있는 스티커를 부착하는 방식이었습니다. 

 

4) Mobile Clinic

Mobile clinic은 가장 특이하다고 생각한 실습입니다.

 

Mobile clinic은 내부가 캠핑카처럼 구성되어 있어 간단한 건강검진이 가능한 대형버스입니다. 말 그래도 움직이는 병원으로, 정기적으로 시골마을을 방문하여 노인분들이 쉽게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노인분들이 버스로 오면 약사들이 혈압, 혈당, HbA1c, 콜레스테롤 등 기본적인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복용 중인 약, 건강상태를 물어보고 기록합니다. 마지막에 의사가 와서 기록을 보고 상담을 해줍니다. 

 

 

혈액을 뽑지 않고 HbA1c나 콜레스테롤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 신기했고 노인분들을 직접 뵙고 상담하니 환자기록에 나오는 성인병 외에도 가벼운 불면증 등 다른 건강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 좋아보였습니다. PSC처럼 낮은 의료접근성을 보완할 수 있는 보건시스템 중 하나였습니다. Mobile clinic에서 약사들의 업무가 복약상담 뿐만 아니라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측정 등 간단한 건강검진까지 확장되어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5. 여행

약학대학 학장님의 초대로 Toledo로 여행을 갔습니다. Farmer’s market, The Toledo Museum of Art 등을 들렸고 학장님 집에서 수영을 하고 저녁식사를 했습니다. 

SEP 친구들끼리 차를 렌트해서 주변 도시들로 여행을 다녔습니다. Ohio의 주도인 Columbus를 들려 맛있는 점심을 먹고 도시를 구경했습니다. 또한, 3 4 Chicago 여행을 갔습니다. Chicago는 인생에서 손에 꼽을 만한 여행지였습니다. 

배를 타고 보는 넓은 미시건호와 시카고강, 고층건물들이 만들어낸 야경은 정말 아름다웠고 여유롭게 미시건호에서 수영을 하고 링컨 파크를 산책할 때는 마음이 너무 평화로웠습니다. 2-3시간 혼자 가고 싶은 장소를 여행하기도 하고 새벽까지 바에서 노는 등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던 여행이었습니다. 

 

이번 여름방학에 좋은 추억을 만들어준 KNAPS, APhA-ASP, ONU 교수님들과 학생들, SEP 친구들 모두에게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