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여자대학교 박신영
파견기간 : 2022.07.16. – 2022.08.15.
▶ 파견기관 : 대학 연구실 (University of Ljubljana, Faculty of Pharmacy)
▶ 본 프로그램은 ŠSSFD(Študentska Sekcija Slovenskega Farmacevtskega Društva)과의 협력으로 진행되었습니다.
1. SEP SLOVENIA 지원 동기
COVID-19으로 인해 약대 수업을 비대면으로 듣고, 여러 교류 행사도 취소되어 약학대학을 졸업하기 전 잊지 못할 경험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습니다. 이후 약대생 교환학생 프로그램(SEP)에 대해 알게 되었고, 다른 나라에서의 약업(藥業)을 경험하면서 여러 나라의 또래 약대생들과 교류할 수 있는 이 프로그램이야 말로 제가 기다리던 프로그램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2022 SUMMER SEP에 참가하는 국가 리스트를 살펴보며 3개국을 지원했지만, 저는 많은 사람들이 지원하는 영어권 국가로만 지원했기 때문에 유감스럽게도 처음에는 선발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감사하게도 KNAPS 교환학생관리국장(SEO)인 조영은 국장님께서 슬로베니아의 사회약학 연구실에 지원해볼 것을 제안해주셨고, 마침 직전 학기에 사회약학 강의를 수강하여 해당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기에 기쁜 마음으로 슬로베니아의 SEP 프로그램에 지원했습니다. 이후 슬로베니아 SEO Nuša Hamersak의 도움을 받아 슬로베니아에서 가장 저명한 교수님 중 한 분인 Mitja Kos 교수님과 University of Ljubljana의 Department of Social Pharmacy에서 인턴십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슬로베니아는 이탈리아와 크로아티아 사이에 있는 EU 소속 국가로, 우리나라의 전라남도 정도의 크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슬로베니아 수도 류블라냐에 있는 University of Ljubljana의 홈페이지에서 살펴본 결과, 교수님께서는 의약품 사용을 최적화하는 환자 맞춤 치료에서 약사의 역할을 연구하는 Pharmaceutical Care Network Europe의 회장으로 계신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에 유럽에 있는 여러 나라의 의료 체계에 대해서 배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슬로베니아로 향하게 되었습니다.
2. SEP 준비 과정
SEP를 지원할 때 지원자들은 2월초에 국문소개서와 CV(Curriculum Vitae), ML(Motivation Letter)와 같은 서류를 작성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막막했지만 KNAPS 교환학생관리국 측에서 제공한 예시를 참고하여 SEP에 지원하게 된 이유와 포부, 추후 계획 등을 중점으로 서류를 작성했습니다. 이후KNAPS SEO로부터 예비 선발자 선정 연락 문자를 받게 되어 IPSF 홈페이지에 지원서를 등록하게 됩니다.
5월 초에 슬로베니아 SEO인 Nuša로부터 파견 확정 연락을 받았고, 이때부터 이메일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본격적인 파견 준비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학교 측에서 기숙사를 제공해주었기에 메일을 통해 희망 SEP 파견 기간, 기숙사 사용 기간 등을 조율했고, 그 외에도 Nuša는 메일을 통해 슬로베니아의 추천 관광지와 문화, 음식 등에 대한 정보도 알려주었습니다. 파견되기 두 달 전부터는 슬로베니아 SUMMER SEP에 참여하는 친구들끼리 What’s app 단톡방을 통해 공지사항을 전달받았습니다. (Nuša는 단톡방에서 혹시 모르니 수영복을 가져오라는 말을 했는데, SEP 친구들과 주말마다 바다와 호수로 갔기 때문에 그 조언을 따르길 잘 한 것 같습니다.)
3. Internship
제가 인턴십을 진행한 연구실은 Mitja Kos 교수님을 필두로 한 Department of Social Pharmacy였습니다. 그곳에서 저는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대학원생 Nuša Japelj를 도와 deprescribing에 대한 논문(systemic reviews)들을 읽고, 해당 논문들에 대한 systemic review를 진행했습니다(umbrella review).
Deprescribing이란 처방(prescribing)의 반대 개념으로, 잠재적으로 부적절한 약물(PIMs: potentially inappropriate medications)의 사용을 중단하는 것입니다. PIM의 정의는 논문마다 다양한데, 주로 부작용이 있거나 치료목적에 도달하고 있지 못한 약물이 이에 해당합니다. 노년기의 경우 많게는 10개가 넘는 약을 복용하는데, 불필요한 약물 사용은 환자에게 부담이 될 뿐만 아니라 약물 상호작용으로 인한 위험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deprescrbing이 필요합니다. 또한, 1-2주 수술할 목적으로 마약성 진통제를 사용한 경우, 그 이후 과정에서 약의 사용을 중단할 때에도 deprescribing을 적용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학교에서 배운 지식은 약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대해 집중되어 있었기에 deprescribing 개념은 제게 새롭게 느껴졌습니다. 또한, 인턴십을 진행하면서 사회약학 논문의 여러 형태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습니다. 논문마다 deprescribing의 정의, PIM에 해당하는 약물군, deprescribing을 시행한 주체와 환자군이 다양했으며, 여러 사례에 대해 정성적인 분석(quantitive study) 뿐만 아니라 정량적인 분석(qualitive study) 또한 존재했습니다.제가 주로 접했던 논문들과 달리, 정량적인 분석을 통해서는 deprescribing의 촉진 및 억제 요인 등 deprescribing을 실제 적용하는 데 있어 작용하는 환경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분석을 통해 저희는 현재까지 진행된 deprescribing 사례들을 정리하고, 약사들이 그 과정에서 어떻게 전문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지 고찰했습니다. 함께 논문을 분석한 대학원생 Nuša를 통해 deprescribing은 최근 유럽에 새롭게 도입된 개념이며, 올해(2022년) 9월에 덴마크에서 처음으로 관련 학회가 열릴 예정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매일 deprscribing에 대한 다양한 논문을 읽으면서, 앞으로는 약사들이 약물의 사용뿐만 아니라 부작용이나 휴유증 없이 약물을 안전하게 중단하는 데에도 더 많이 관여해야 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4. SEP SLOVENIA Programs
슬로베니아의 약대생 단체 ŠSSFD는 SEP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자율성을 존중하면서도 저희가 요청할 시 적재적소에 필요한 도움을 제공했습니다. 저는 슬로베니아의 수도 류블라냐에 도착한지 하루 만에 다른 SEP 친구들과 함께 Bled 호수로 가서 수영도 하고 따뜻한 햇볕 아래에서 대화하며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또한 슬로베니아 SEO인 Nuša는 현지인 맛집을 알려주며 SUMMER SEP에 참여한 폴란드, 세르비아, 루마니아, 프랑스, 스페인, 포르투갈, 터키, 이집트, 가나 그리고 한국 학생들이 친목을 도모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주었습니다. 각자의 인턴십이 끝나면 저희는 자연스레 저녁시간에 만나 함께 시간을 보냈고, 기숙사에서 서로 요리를 해주거나 와인 파티를 함께 즐겼습니다. 각 나라의 약학대학과 약사의 역할 등 ‘약’에 대한 이야기부터 서로의 속에 담긴 개인적인 이야기들을 나누면서 저희는 둘도 없는 친구가 되었습니다.
ŠSSFD에서 준비한 프로그램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Nanos 산을 등산한 것과 Maribor라는 도시를 방문한 것입니다. Nanos 산의 경사가 높아, 친구들끼리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면서 올라갔던 기억이 납니다. 날이 더워서 제가 가지고 간 휴대용 선풍기를 돌아가면서 쐬었고, 힘들 때는 중간에 멈춰서 서로 좋아하는 음악을 틀거나 함께 사진을 찍었습니다. 서로에게 ‘거의 다 왔다’는 말을 반복하다가 마침내 정상에 올라 마주한 경치는 너무 아름다웠고, 이후 함께 등산했던 이야기를 할 때마다 저희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여기게 되었습니다.
Maribor는 슬로베니아에서 2번째로 큰 도시인데,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포도나무(the oldest vine)가 있는 도시입니다. 저희는 이 포도나무로부터 재배된 포도로 만들어진 와인들을 시음했고, 아름다운 Franciscan church와 Maribor castle을 구경했습니다. Nuša가 추천해준 장소들을 바탕으로, 일주일 전부터 친구들과 함께 계획한 여행이기에 더욱 기억에 남습니다.
5. 맺음말
SEP 프로그램은 약대 진학 후 제가 참여하기로 선택한 프로그램 중 가장 좋은 선택이었음을 확신할 수 있습니다. 20대의 또래 약대생들과 함께 한 달 간 거의 매일 얼굴을 보면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는 쉽게 오는 기회가 아닙니다. SEP에 참여하면서 저는 다양한 친구들을 만났고, 새로운 이야기들과 그동안 생각하지 못했던 관점들을 접하면서 제가 가지고 있었던 껍질이 깨어지는 듯한 기분을 느꼈습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도 기회가 된다면 SEP프로그램에 지원해서 제가 경험했던 것들을 직접 느껴 보시길 권하고 싶습니다.
SEP 친구들과 함께 지낸 한 달은 제 빛나는 청춘의 한 페이지로 영원히 기억될 것 같습니다. 먼저 떠나면서 우정 팔지를 선물해줬던 사랑스런 룸메이트 Laura(폴란드 약대생)의 모습, 늘 함께 다음 일정을 계획했던 Boris(세르비아 약대생)의 모습, 마지막 날 제가 떠날 때 눈물을 보였던 Anna(스페인 약대생)의 모습이 기억에 남습니다. SEP 친구들과 헤어지면서 5년 내로 서로의 나라에서 다시 만나기로 했는데, 이는 향후 5년 동안 제 삶에 충실하기 위한 좋은 원동력이 될 것 같습니다.
끝으로 제가 안전하고 즐겁게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도와준 ŠSSFD SEO Nuša와 KNAPS SEO 조영은 국장님께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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