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APS

중앙대학교 박자연

파견기간 : 2022/08/15~2022/08/26

 

▶파견기관 : 지역약국 (Community pharmacy)

▶본 프로그램은 BPSA (British Pharmaceutical Students' Association)와의 협력으로 진행되었습니다.

 

1. 지원 동기

SEP 지원 직전 겨울방학에 임상약학 실험실의 연구인턴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우리나라 약료 시스템의 개선 필요성을 느꼈고, 현재 우리나라에서는약사의 능력에 비해 제공하는 서비스와 권한이 축소되어있다고 생각하였습니다. 따라서 외국 약료 체계에 대한 경험과 약료 현장에서의 실습을 통해 약사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직접 보고,  시스템을 우리나라에 어떻게 적용할  있을지 생각해보고 싶었습니다.

따라서 저는 나라를 선정할  우선적으로는 의사소통을 위해 영어권 국가를 우전적으로 고려하였고, 두번째로는 지역약국에서 약사로써 제공할 있는 서비스의 범위가  나라를 선정하였습니다. 캐나다, 영국, 네덜란드 순으로 지망하였고, 2지망인 영국의 지역약국에 배정되었습니다. 

 

2. 지원 과정

국문지원서와 영문지원서인 ML(Motivation Letter), 영문 이력서인 CV를 작성하였습니다. ML의 경우에는 말 그대로 편지의 성격을 띄기 때문에 공손하면서도 부드럽게 제가 왜 SEP 프로그램을 경험하고 싶은지, 이를 통해 제가 무엇을 얻고 어떻게 발전해나갈 수 있는지에 대한 내용을 담았습니다. CV의 경우 약대에 와서 했던 활동들을 간추려 정리한 뒤 각 활동에서 제가 어떤 역할을 하고 어떤 활동을 하였는지 3문장 정도로 정리하여 작성하였습니다. CV 형식은 SEP에서 제공하여 어렵지 않게 작성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한국에서 1차 선발이 되면, IPSF 홈페이지에 다시 한번 더 지망하는 국가와 원하는 시기, 장소를 입력하고, CV에서 작성했던 개인이력과 ML에서 작성했던 지원 동기 등에 대해 한번 더 간략하게 작성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영어 실력에 관해서 서술하는 칸이 따로 있긴 했지만, 성적표를 따로 제출하지는 않았습니다.

 

마지막으로 파견되는 나라로부터 배정된 도시와 날짜, 실습 장소에 대한 확정 메일이 오면 파견 확정이 됩니다. 이후 영국 SEP에서 영국 약국의 시스템, 교통, 관광, 역사 등에 대한 설명회를 ZOOM으로 진행하는 시간도 있었습니다.

 

3. 약국 실습 생활

제가 실습했던 약국은 영국의 국가의료서비스인 NHS와 연계된 약국으로, 대부분의 환자들이 private hospital이 아닌 GP에서 진료를 받은 뒤 처방약을 받으러 왔습니다. GP란 전문의가 아닌 일반의가 1차 진료를 진행하며, NHS 서비스에서 제공되므로 무료로 진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GP에서 해결할 수 없다고 판단되는 질병들은 큰 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약국에는 매일 GP로부터 전자 처방전이 들어왔고, 이를 prescription 혹은 token이라고 불렀습니다. 각 처방전에는 환자의 이름, 나이, 주소, 처방 받은 약의 성분명과 용량, 의사가 작성한 instruction이 적혀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약사가 아닌 사람이 조제를 하는 것이 불법이지만, 영국에서는 실습을 하는 약대생이나 조제 자격증이 있는 dispenser가 조제를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조제를 모두 한 뒤 약을 포장하기 전 약의 각 라벨에 약사의 서명이 꼭 필요합니다. 또한 처방약을 찾으러 온 환자에게 조제한 약을 제공하기 전에도 약사가 다시 한 번 포장을 열어 약이 맞게 조제가 되었는지 확인해야만 환자에게 약을 전달할 수 있었습니다.

 

위에서 말한 라벨은 전자처방전이 오면 약국 프로그램을 통해 의사가 어떤 환자에게 언제 어떤 약을 더 추가로 처방하였는지, 약물 상호작용은 없는지, 복용 방법이 잘 작성되었는지 등을 확인한 뒤 프린트하며, 각 약의 성분과 개수, 용량, 복약지도, 주의사항 등이 적혀있습니다. 처방전을 보고 약을 조제한 뒤 각 약 상자에 해당하는 라벨을 붙이면 됩니다. 환자가 처방약 배달을 원할 경우, delivery 라벨이 따로 프린트되어 나오고 약 포장지에 붙인 뒤 배달 홈페이지에 어느 요일에 어떤 환자에게 배달을 가야 하는지 등록해야 합니다. 환자가 원할 경우, 한국의 조제처럼 일주일 동안 아침/점심/저녁/자기 전으로 나누어 약을 소분하여 주기도 하였습니다.

 영국은 의료보험체계가 잘 발달되어있는 만큼, 무료로 약을 제공받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이는 exempt a부터 u까지로 분류되었고, 대표적으로 60세 이상, 16세 이하인 경우, 임신을 한 경우, 당뇨, , 갑상선 병을 앓고 있는 경우, 소득이 적은 경우 등이 있었습니다. 약사님의 말로는 90퍼센트의 환자가 약값을 지불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 외에도 영국은 마약중독자들을 무료로 치료해주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영국 약국도 한국과 같이 마약류 약물은 열쇠로 잠궈 보관합니다. 그 중 초록색 시럽으로 된 methadone을 마약중독자 환자들의 금단증상 완화를 위해 사용하는데,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양을 복용할 수 있도록 약사님께서 조제하실 때 병에 요일 별로 소분하셨습니다. 

또한 코로나 시국인 만큼, 제가 실습한 약국에서는 코로나 백신 서비스는 제공하지 않았지만 Antigen 검사와 PCR 검사를 제공하였습니다.

저는 대부분 조제 일을 하였고, 이 외에도 약의 재고정리, 약 주문, 처방전과 라벨 프린트를 하는 방법을 배우며 전반적으로 영국 약국이 어떤 일을 하고 일을 어떻게 진행하는지 배웠습니다. GP와 연계된 약국인 만큼, 정말 다양한 종류의 약에 대한 처방이 들어와 조제 시 처방전을 보면서 이 환자는 어디가 아프고, 의사는 왜 이러한 제형의 이 성분을 이만큼의 용량으로 처방하였을지를 유추하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특히 영국은 성분명 처방을 하는 만큼, 조제 시 성분명을 기준으로 약을 조제하면 되어 편했고, 환자가 본인이 선호하는 특정 브랜드를 선택하는 경우도 보았습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다른 나라의 약국은 어떤 일을 하고 시스템이 어떻게 되어있는지에 대해 배웠습니다. 아쉽게도 제가 한국 약국실습을 경험해보지 못한 채로 영국 약국 실습을 하게 되어 한국과 정확한 비교를 하지는 못했지만, 이후 한국에서 약국실습을 할 때 그 차이점을 더 정확히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4. Meet up

제가 실습하는 2주 동안 런던에서 교통파업이 있어 원래 계획된 sep 학생들과의 meet up이 취소되었습니다. 하지만 다시 번개로 날짜를 잡아 1주일에 한 번,  2주 동안 2번의 meet up이 진행되었고, 덕분에 다양한 나라에서 온 약대생들과 만나며 그 나라의 약대 생활과 약사의 역할은 어떤지, 또 각 나라의 문화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첫 번 째 meet up 에서는 pharmaceutical museum에서 만나 약의 발전 역사와 생약, 독성학 등등에 대한 설명과 전시를 보며 각 나라 약대 생활과 교육 커리큘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두 번 째 meet up에서는 같이 mini golf를 치며 논 뒤 SOHO china town에서 밀크티를 먹고 oxford street의 여러 상점에 들어가며 쇼핑을 했습니다. 영국에 서점이 많은 만큼 서점에 들어가 다양한 책을 추천 받기도 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떠들다 보니 시간이 훌쩍 지나 밤이 깊어져 다들 즐겁지만 피곤하게 집으로 돌아갔던 기억이 납니다.

 

처음 와본 낯선 나라에서 적응이 조금은 힘들었던 저와 또 다른 SEP 친구들을 적극적으로 챙겨주었던 영국 약대생 친구들인 shubby tami에게 다시 한 번 더 감사를 표합니다.

 

5. 여행

제가 배정되었던 Greenlight Pharmacy는 런던 외곽에 위치해있어 센트럴 런던까지 대중교통으로 편도 한 시간 반 정도 걸리는 곳 이였습니다. 저는 10시부터 4시까지 근무하여 보통 센트럴 런던에는 6시 이후에 도착하였고, 이 때 제가 선택한 활동은 바로 뮤지컬 이였습니다. 영국의 웨스트엔드에는 약 20종류의 다양한 뮤지컬들이 매일매일 공연되고 있으니 관심 있는 공연을 꼭!! 한번이라도 보는 것을 정말 추천합니다. 특히 영국은 공연 당일 아침 10시에 취소표를 단 돈 20~30파운드에 판매하는 데이시트라는 제도가 있으므로 이를 잘 이용하면 좋습니다. 저는 이를 이용해 2주동안 총 6편의 뮤지컬을 7번 보았습니다. 6편의 뮤지컬 모두 정말 재미있었지만 특히 dear evan hansen을 정말정말 추천하고, 오페라의 유령, 더북오브몰몬, 위키드, 식스, 마틸다도 모두 추천합니다! 저렴한 가격으로 정말 좋은 퀄리티의 뮤지컬을 볼 수 있어서 2주 동안 너무 행복했습니다. 저는 뮤지컬에 전혀 관심이 없었는데도 런던에서 이렇게 뮤지컬에 빠진 만큼, 뮤지컬을 사랑하시는 분들은 런던에서의 SEP을 정말 추천드립니다!!

그리고 저는 실습 전 2주동안 일주일은 파리를, 4일은 영국 스코틀랜드의 에딘버러 여행 계획을 잡아놓았는데 두 도시 다 너무 좋았습니다. 영국에서 sep에 참여하게 된다면 꼭 에딘버러에도 방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