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학교 강예진
파견기간 : 2021.07.09. - 2021.07.30
▶파견기관 : 대학 연구실(University of Ljubljana, Faculty of Pharmacy)
▶본 프로그램은 ŠSSFD(Študentska Sekcija Slovenskega Farmacevtskega Društva) 과의 협력으로 진행되었습니다.
1. SEP SLOVENIA 지원 동기
약대 입학 전부터, 다른 나라로 교환학생을 다녀오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습니다. 그래서 약학대학생이 교환학생을 갈 수 있는 루트를 찾아보다 KNAPS에서 운영하는 SEP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실습 전 마지막 방학인 5학년 여름방학에 교환학생을 다녀오겠다는 결심을 하며 SEP 관련 공지를 기다렸고, 2021 SUMMER SEP에 참여하는 국가 리스트를 면밀하게 살펴보며 후회 없는 선택을 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슬로베니아는 인구가 200만 명밖에 되지 않는 작은 나라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특히 생소한 국가입니다. 학교에서 배우는 타국의 의료 체계는 미국, 일본, 영국과 같은 특정 선진국들로 한정되어 있어 유럽의 약학 제반 시설과 의료 체계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기회는 제게 매우 특별하게 다가왔습니다. 더불어 슬로베니아는 개인적으로 관심이 많았던 사회약학 전공 연구실 체험 기회를 유일하게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슬로베니아를 1지망 국가로 쓰게 되었고, 감사하게도 SEP SLOVENIA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비록 COVID-19로 사회약학 연구실 교수님께서 2021년에는 SEP 학생을 받지 않겠다고 하셔서 기존에 기대했던 연구실에 갈 수는 없었으나, 슬로베니아 교환학생관리국장(SEO)인 Nadine의 도움을 받아 슬로베니아에서 가장 저명한 교수님 중 한 분인 Borut Strukelj 교수님과 University of Ljubljana의 College of Biotechnology에서 SEP을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2. SEP 준비 과정
SEP을 지원할 때 작성해야 하는 국문 신청서는 평소에 써왔던 자기소개서와 다를 바가 없었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대학생 신분에서 흔히 다뤄보지 못했던 CV(Curriculum Vitae), ML(Motivation Letter)와 같은 서류도 KNAPS 교환학생관리국 측에서 예시를 제공해 주었기 때문에 이를 참고해 차질 없이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서류 제출 후 KNAPS SEO로부터 예비 선발자 선정 연락 문자를 받게 되며 IPSF 홈페이지에 지원서를 등록하게 됩니다. 이후 4월 초에 슬로베니아 SEO인 Nadine으로부터 파견 확정 연락을 받았고, 이 때부터 Nadine과 직접적인 이메일 및 페이스북 메신저 연락을 주고받으며 본격적인 파견 준비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컨택 초기에는 슬로베니아 측에서 학교 기숙사를 제공해주겠다고 했으나, COVID-19로 인해 외부인을 받아줄 수 없다는 결정이 내려져 AIRBNB를 통해 따로 숙소를 구해야 했습니다. 당시에 슬로베니아 SUMMER SEP에 참여하는 친구들끼리 페이스북 단톡방을 통해 공지사항을 전달받고 있었습니다. 다행히도 이 단톡방에서 폴란드 약대생인 Aleksandra와 뜻이 맞아 함께 룸메이트로 살기로 약속하고 학교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인 위치에 합리적인 가격으로 쾌적한 숙소를 예약할 수 있었습니다.
3. Lab Internship
제가 있던 연구실은 Strukelj 교수님을 필두로 한 Pharmaceutical Biotechnology lab이었고, 저와 폴란드에서 온 두 친구인 Aleksandra와 Magdalena가 주로 참여했던 연구 주제는 ‘Antimicrobial Activity of Essential Oils and Other Plant Extracts and How They Work’였습니다.
저희는 먼저 연구실에 구비된 100개 이상의 Essential Oil들의 Scientific name과 Common name, Origin, Extract type, 그리고 유효 기간을 찾아 하나하나 정리했습니다. 이 중 항생 활성 관련 논문이 아직 발표되지 않은 물질 몇 가지를 선별해 다양한 방법으로 각 물질의 항생 활성을 연구하였습니다. 아직 미숙한 학부생이라 실험 과정에서 갖가지 오류를 범하기도 하였으나, 저희는 이에 대한 Discussion을 쓰는 것에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친구들과 이를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논의하고 더욱 완벽한 실험 결과를 내기 위해 노력하여 그 과정 자체가 매우 흥미롭고 즐거웠습니다. 또한 교수님뿐만 아니라 연구실에 있었던 Kristof, Lara, Mateja와 같은 석박사 분들께서 저희에게 관심을 가져주시고 친절하게 도와주려하셔서 매우 감사했습니다. 그 마음에 보답하기 위해 저희는 반복적인 피펫팅이나 실험 도구 Autoclaving 등 연구실 내의 잡무를 자발적으로 도와드리기도 하였습니다.
연구하면서 시간이 남을 때에는 교수님께서 류블랴나 대학교 약학대학의 다양한 연구실을 견학할 수 있도록 일정을 조정해주셨습니다. 따라서 저희는 반나절은 Biopharmaceutics lab, 반나절은 Pharmacokinetics lab, 또 하루는 Clinical Biochemistry lab에서 이루어지는 연구에 참여하며 최첨단 연구 시설들을 직접 다뤄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슬로베니아 약대 연구실에서 짧게나마 일하면서 느꼈던 것은, 이들이 자신의 연구와 공부에 전혀 조급함을 느끼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연구가 잘 풀리지 않으면 커피나 술을 한 잔씩 하러 나가고, 운동을 하거나 공원으로 산책을 나가는 등 여유를 즐기는 그들의 모습이 오히려 더 훌륭한 연구 결과를 낳게 하는 원동력이 될 수도 있겠다고 느꼈습니다. 또한 석사나 박사 과정을 밟는 약대생들에게 경제적 지원을 아끼지 않는 슬로베니아 정부의 약대생들을 향한 신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교수님께서도 이들을 지도하는 입장에 그치지 않고 학생들과 일상과 취미를 공유하며 학생들을 친구처럼 대하시는 자유로운 랩실 분위기가 매우 인상 깊었습니다.
4. SEP SLOVENIA Programs
슬로베니아의 약대생 단체는 SSSFD는 작년에 COVID-19로 인해 SEP을 진행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번 SEP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갖추어 주었습니다. 저는 이 곳에 도착한지 하루 만에 아름다운 해안 도시인 Piran으로 다 함께 Boat Trip을 떠나게 되었고, 다정하고 친절한 슬로베니아 친구들과 함께 수영과 관광을 하며 급속도로 가까워질 수 있었습니다. 또한 Nadine은 저희를 데리고 류블랴나 시내를 돌아다니며 현지인들만 알고 있는 맛있는 식당들과 아름다운 카페와 술집들을 알려주며 SUMMER SEP에 참여한 폴란드, 체코, 슬로바키아, 헝가리, 포르투갈, 독일, 핀란드, 그리고 한국 학생들이 서로 시간을 보내며 친목을 도모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주었습니다. 저희는 며칠 만에 매우 가까워졌고, 각 국가의 전통 음식을 요리해서 모이는 International Cuisine Night Party를 자발적으로 기획해 각 연구실 동료들을 초대하는 등 매우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헤어지는 마지막 날에는 너무 아쉬워 눈물을 감출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이외에도 슬로베니아 친구들은 알프스 산맥이 드넓게 펼쳐져 있는 Kranjska Gora, 크로아티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산골 도시로의 캠프, 아름다운 호수로 유명한 Bled로의 당일치기 여행을 기획하고 추진력 있게 실행하여 슬로베니아의 매력을 하나하나 알려주었습니다. 이들과 함께 했던 슬로베니아에서의 하루하루는 제 인생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아름다운 날들로 기억될 것입니다.
5. 맺음말
전 세계가 COVID-19로 인해 혼란스러웠지만 실낱같은 희망을 놓지 않고 다녀온 SEP은 제게 힘들 때마다 뒤돌아볼 수 있는, 제 삶에 원동력이 되어주는 행복한 기억이 되었습니다. 제 스물다섯 살은 슬로베니아에서의 한 달간의 기억만으로도 충분히 빛날 것 같습니다. 제가 누릴 수 있었던 이 엄청난 기회, 큰 행복과 기쁨을 여러분들께서도 절대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SEP을 떠나시게 된다면, 짧은 기간 동안 보다 많은 것을 누릴 수 있도록 모든 활동과 의사소통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체력을 아끼지 마시기를 당부 드리고 싶습니다. 여러분이 SEP에서 하신 모든 경험이 이후에 반짝반짝 빛날 청춘과 추억으로 남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COVID-19에도 불구하고 제가 안전하게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다녀올 수 있도록 힘써주신 KNAPS SEO 서다원 국장님, 제 안전과 행복을 보장해주기 위해 발로 뛰어준 SSSFD SEO Nadine, 부족한 저와 내내 함께 해준 사랑스러운 Aleksandra, 그리고 보고 싶은 우리 SEP 친구들에게 감사 인사를 올리며 후기 글을 마무리 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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