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20 WINTER 일본 APS-Japan 교환학생 프로그램 참가후기
이화여자대학교 차미정
파견기간 : 2020.02.05. - 2020.02.22.
▶견학기관 :
- JR Sapporo Hospital (홋카이도-병원약국)
- Nanohana Pharmacy (홋카이도-기업형 지역약국 및 요양원)
- Sankyu Drug store (규슈-드럭스토어)
- Takazono Company (규슈-의료기기 제조업체)
▶워크샵 :
- Hokkaido University of Science (홋카이도-일본전통약 'Shiunko' 만들기 체험)
- Sojo University (규슈-응급처치 훈련)
▶본 프로그램은 APS-Japan(The Association of Pharmaceutical Students'-Japan)과의 협력으로 진행되었습니다.
1. 교환학생 준비과정 및 SEP-JAPAN 지원동기
1.1 준비과정
1) 지원서 작성
저는 2018년 여름, APPS-JAPAN을 다녀오며 일본교환학생을 가겠다는 버킷리스트를 세우고, 실습이 시작되는 5학년 전 겨울에 가기로 계획했습니다. 10월 초에 국문지원서, ML(영문지원서), CV(영문이력서) 총 3가지 문서를 작성하여 지원합니다. 영어보다 한글로 글을 쓰는 것이 익숙하기 때문에 우선 국문지원서를 작성하고, 그 중 핵심 문장들을 선별해 영어로 옮겨 적으며 의미전달의 명확성과 가독성에 중점을 두어 ML을 완성했습니다. CV를 작성할 때는 대외활동에서 내가 어떤 책임을 맡아 어떤 활동을 했는지, 그리고 어떠한 배움을 얻었는지 생동감 있는 한 두 문장으로 작성했습니다.
팁을 드리자면, 본인을 어필할 수 있는 키워드를 정하고 글쓰기를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관심분야와 대외활동에서의 모습을 떠올려보며 키워드를 정합니다. 지원서를 받아볼 희망국가의 SEO(Student Exchange Officer)도 영어가 모국어가 아니기 때문에, 명확하고 쉬운 글이 좋으므로, 키워드를 통해 일관된 본인의 이미지가 형성되어 또렷한 인상을 남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전통의학, 약업계제도, 적극적인 배움의 태도’로 정했습니다.
2) 선발 후 준비사항 - 일본생활, 외국어 및 관심분야 공부 등
10월 말에 일본 SEP 교환학생으로 선발되었다는 연락을 받은 후, 제 담당 Contact person인 Karen과 연락을 주고받으며 숙소와 항공권을 예약했습니다. 그리고 관심사를 어필하며 관련 일정을 부탁했습니다.
1월 한 달간 가능한 모든 생각을 영어로 하여 영어가 익숙해지도록 연습하고, 인강을 통해 기초일본어회화를 공부했습니다. 그리고 본초학과 약무행정학을 복습하며 질문을 만들었습니다. 일본의 약업계 시스템과 우리나라의 제도와의 차이점을 비교하여, 우리나라에는 아직 도입되지 않았지만 일본에서는 태동 또는 정착한 선진제도에 대해 질문을 만들고 전문용어는 영어로 번역하여 정리했습니다. 또한 현실적인 조언을 얻을 수 있도록 현직 약사 친구와 함께 질문을 다듬으며 준비했습니다.
1.2 지원동기
희망 국가는 3지망까지 선택할 수 있는데, 저는 일본이라는 하나의 국가만을 지원했습니다. 지원당시에는 ‘일본 떨어지고 아예 교환학생을 가지 못하게 되면 어떡하지...!’라는 걱정도 있었지만, 소신을 가지고 하나의 국가만을 지원한 것이 1지망 선발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1) 한의학에 대한 관심
2018 APPS-JAPAN에 참가하여 우연히 Kampo라는 일본전통의학에 대한 강의를 듣게 되었고, 이원적 의료체제인 우리나라와는 달리, 일본에서는 의료일원화체제로 의사, 약사가 양약과 한약을 모두 다루며 환자를 치료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한약을 다루는 약사’라는 꿈이 직업으로 구체화되지 않아 진로를 고민하던 저에게, 이 경험은 목표에 대한 이정표가 되어주었고 일본교환학생이라는 버킷리스트를 세우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일본의 의료일원화체제의 약사직능을 관찰함으로써 진로를 구체화할 방법을 찾고자 SEP-JAPAN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2) 다양한 기관 견학의 기회
또한 저는 약학제도와 약사직능 등 사회약학에 관심이 많습니다. 따라서 직업체험의 성격을 띠는 인턴쉽보다는 다양한 약학 관련 기관을 견학하며 여러 약사직능을 관찰할 수 있는 일본이 저에게 완벽한 파견국가라고 생각하여 일본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2. SEP활동내용
일본의 다양한 약학기관을 견학하며 병원전문약사, 체인약국 약사, 드럭스토어 약사, 재택 및 요양원 방문약사 등 다양한 직종의 실무자들에게 직업적인 전문성과 일본의 약업계 현실을 자세히 들을 수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체인약국 및 요양원 경영인, 드럭스토어 직원, 의사 등을 만나며 약업계에 대한 타 직업군의 인식도 배울 수 있었습니다.
2.1 견학 프로그램
1) 병원약국 - 홋카이도, JR Sapporo Hospital
팀의료와 전문약사제도가 정착되어 있고, 약사도 의사와 같은 데이터와 그래프를 보며 약을 검수하는 등 약사의 전문성이 인정받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전문약사에게는 담당 환자가 배정(병원에 따라 담당 환자 수가 다르며, 위 병원의 경우 47명의 환자를 담당함)되고, 의사와 함께 또는 단독으로 일일 4시간 정도 환자를 관찰 및 기록하며, 주 1회 의사+약사+간호사+영양사가 컨퍼런스를 통해 환자의 항암 화학요법(chemotherapy)를 논의합니다. 전문약사는 팀의료를 통해 직능의 전문성을 살릴 수 있다는 만족감을 느낄 뿐만 아니라 추가적인 인센티브를 받으며, 정부는 전문약사 근무 병원에 돈을 지원해줘서 병원이 전문약사제도를 장려하기 때문에 위 제도들이 도입 및 유지될 수 있다고 설명해주셨습니다. 또한 원내 약국에서는 조제와 검수를 위한 섬세한 아이디어들이 돋보였는데, 약통의 색과 타겟 기관 등에 따라 약을 배치하고, 유효성분의 용량에 따라 색을 나눠 처방전에 표시(적은 용량-파랑, 높은 용량-검정 등)하는 등 더블체킹시스템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2) 체인약국(기업형 지역약국) 및 요양원 - 홋카이도, Nanohana Pharmacy
일본에는 체인약국이라고 불리는 기업형 약국이 있습니다. 소속 약사들은 약국업무와 방문약료업무를 하며, 기업 규모로 병원, 약국, 요양원 등을 양질의 의료인프라가 구축된 지역사회로 형성하는 사업이 구체화되고 있다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견학 사전질문지를 보내드렸더니 피피티 등 설명 자료를 준비하여 이해를 도와주셨습니다. 아래는 약사님께 드린 질문 중 일부이며 답변 내용을 공유합니다.
[질문] 방문약료를 위한 재택 방문은 어떻게 진행되며, 24시 약국은 어떻게 유지되고 있나요?
> [답변] 약사는 매일 점심시간을 기준으로 오전, 오후 2그룹으로 나뉘어 환자의 집을 방문합니다. 환자에게 약 달력(날짜별로 약을 수납하는 판)을 제공하여 환자가 제때 잊지 않고 약을 복용할 수 있도록 도우며, 환자가 수명을 다할 때까지 책임을 지게 됩니다. 24시 약국을 운영하면 정부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게 되어 추가적으로 돈을 더 지급받게 됩니다. 24시간 열지 않는 약국의 경우, 환자가 약국장에게 24시간 연락이 가능하도록 되어있습니다.
(※규슈 방문약사님의 경우, 1달에 4번 방문 즉, 1달에 2번 의사의 왕진 전후에 약사가 방문합니다. 방문약료를 위한 금액은 환자가 부담하며, 의사의 왕진 전∙중의 방문약료는 급여 받지 못하지만, 왕진 후의 방문약료는 급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질문] 환자가 단골약국을 지정하는 기준은 무엇이며, 약국은 환자 유치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나요?
> [답변] 단골약국의 목적은 (1)환자의 복약정보의 일원적, 지속적인 파악과 약학적 관리 및 지도, (2)다제, 중복투약의 방지와 잔약 해소 등을 통한 의료비적정화입니다. 환자분들은 약사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생각하는 것 같고, 이를 위해 기업형 약국에서는 복약지도 트레이닝 프로그램도 시행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환자 유치를 위해 약국 내 영양사의 컨설턴트(당뇨환자 맞춤형 식품 구매 등), 안마의자 설치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질문] 헬스서포트사업이 생소한데, 약국의 역할과 관련하여 설명 부탁드립니다.
> [답변] 헬스서포트약국이란 지역주민의 친밀한 존재로서, 단골약국의 기능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의 주체적 건강 유지 및 증진을 적극 지원하는 약국을 의미합니다. 기준을 맞춰 정부에 신청을 하면 허가를 받는 형식이며, 정부로부터 추가 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추진 중입니다. 구체적 사업으로는 (1)의약품과 건강식품에 관한 조언, (2)간호사, 영양사 등과 함께 지역주민을 위한 강좌 및 운동 등 프로그램 실시, (3)소식지 제작 등이 있습니다.
[질문] 현재 일본 약업계의 가장 큰 이슈는 무엇이며 지난 10년간 최대 이슈는 무엇이었나요?
> [답변] 현재의 최대 이슈는 ‘팀의료의 도입’입니다. 환자와의 대면과 커뮤니케이션이 가장 중요하다는 인식이 최신 트렌드이기 때문입니다. 과거 10년간 최대 이슈는 역시 ‘단골약사제도의 도입’과 ‘제네릭에 대한 정부지원의 확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질문] 전통의약품에 대한 복약지도는 어떻게 하십니까?
> [답변] 의약품과 캄포(일본전통의약품)는 함께 처방이 되는데, 의약품과 마찬가지로 캄포 또한 약의 효능과 부작용 정도만 설명 드립니다.
3) 드럭스토어 - 규슈, Sankyu Drug store
일본에는 드럭스토어라는 색다른 형태의 약 판매점이 있는데, 일반의약품, 화장품, 식료품 등을 판매하며 조제약국도 입점해 있는 경우 처방의약품도 조제할 수 있습니다. 일본의 의약품은 유효성분의 함량, 부작용의 정도 등에 따라 1류(약사 조제 전문의약품), 2∙3류(일반의약품)의 분류체계에 따라 구분되며, 2∙3류 의약품은 드럭스토어에서도 구매가 가능합니다. 드럭스토어의 일반의약품 판매는 환자의 셀프메디케이션이 가능하도록 한 것인데, 일반의약품 구매 시에는 약사가 아닌 판매원을 통해 약에 대한 설명을 듣거나 매대 마다 적혀있는 약의 효능 및 타겟 증상을 읽고 환자 스스로 구매합니다.
드럭스토어의 일반의약품 판매와 조제약국의 입점을 통해 움직임이 어려운 고령환자가 동일한 공간에서 약뿐만 아니라 여러 물건을 함께 구매할 수 있기 때문에 약의 구매가 훨씬 환자친화적이게 되었으며, 드럭스토어와 약국 모두의 매출이 올라 윈윈하는 등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고 합니다. 특히 노인의 최대 행동반경이 500m라는 것을 고려하여 1km에 드럭스토어 하나씩을 두었다는 산큐드럭스토어의 지침은 고령화시대에 맞춘 섬세하고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했습니다. 현재 일본 약국의 과제는 ‘환자가 약국에 오가기 쉽게 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라는 것을 직접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산큐드럭스토어의 조제약국을 통해 조제보조원(어시스턴트)이라는 특이한 제도를 배울 수 있었는데, 약을 포장하는 등 조제를 제외한 단순업무를 한다고 합니다. 안전성의 우려가 있을 수도 있지만, 조제보조원의 도움으로 시간을 절약한 약사는 환자의 복약지도에 더욱 집중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목적을 위해 약사, 환자 모두가 수용한 제도라는 점이 신선했고, 약사의 주업무는 환자대면이라는 약사직능에 대한 인식이 널리 수용되고 있다는 점이 많이 부러웠습니다. 또한 환자가 작성한 앙케이트(질병, 생활습관 등)와 약수첩(약품명, 복약지도내용, 환자의 랩수치 등) 등을 통해 약사의 복약지도에 깊이를 더하는 모습들이 인상적이었습니다.
2.2 견학 외 활동
1) 워크숍
일본 전통의학의 화상연고인 ‘Shiunko’ 만들기 체험, 자동심장충격기 사용법 및 심폐소생술 등의 응급처치 훈련, 일본 친구들과 직접 장을 봐서 만드는 라멘요리 등의 워크숍을 진행했습니다.
특히 전통의약품을 만들며 일본의 생약학 박사님으로부터 전통의학에 대해 배울 수 있었습니다. 독자적인 학문으로 유지되어 온 한의학과는 달리, 일본의 전통의학은 말살되었다가 부활했기 때문에 의료일원화체제가 쉽게 정착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일본의 의사, 약사, 및 연구자는 전통의학을 부수적인 치료법 즉, 약한 약성의 장기적 치료, 건강 유지 등의 목적으로 전통의학을 인식한다고 합니다. 따라서 병의 치료를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양약을 사용하며, 전통의학에 특화된 질병(갱년기 등) 치료 및 환자의 기호에 의해 전통의약품을 사용하고 조제 및 판매되는 전통의약품은 양약과 함께 처방(주로 엑스산 등 과립형 제제)된다고 설명해주셨습니다. 한국의 한의학과는 다른 관점의 체제를 배우며 제 진로의 방향을 고민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2) 관광
관광의 날에는 지역의 관광지를 구경 다녔습니다. 홋카이도에서는 삿포로 눈축제의 얼음조각을 구경하고, 폭신폭신한 눈이 있는 설산에서 스키를 타고, 현지인친구가 알려준 쇼핑스팟에서 함께 서로의 옷을 골라주기도 했습니다. 규슈에서는 일본식정원과 성 등 일본의 건축물을 구경하고, 학문의 신을 모시는 신사에서 오미쿠지(점궤)를 뽑으며 서로의 운세를 해석해주고, 사랑의 신사에서 서로의 연애사업을 위해 일본방식으로 소원을 빌어주는 등 재미있는 추억을 쌓았습니다. 이미 가본 관광지도 있었지만 외국인여행자가 아닌 현지인의 시각에서 바라본 관광지는 색다른 추억으로 남았습니다.
3. 일본에서의 일상
3.1 하루일과 - 일정, 숙박, 식사 등
SEP-JAPAN은 특이하게 견학기관 방문과 워크샵, 관광을 번갈아가며 일정이 구성됩니다. (일본 약사님들이 영어로 의사소통을 어려워하셔서 장기간의 인턴쉽이 힘들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11시~12시쯤 집합하여 친구들과 함께 점심을 먹으며 하루의 일정을 시작하고, 19시~20시쯤 함께 저녁을 먹고 일정을 마무리합니다. 숙소는 게스트하우스 도미토리로, Seppers와 SEP member 일본 친구 한명이 함께 생활했습니다. 아침에 일어났는지 서로 확인해주고, 일정이 끝나고 밤에 돌아오면 함께 술 한 잔을 하며 수다를 떠는 등 모든 날이 여행을 온 것처럼 재미있고 편안했습니다. 아침식사는 주로 게스트하우스 조식 또는 편의점에서 해결했고, 점심과 저녁식사로는 일본친구들의 인도 하에 라멘, 수프카레, 스시, 카이센동 등 일식을 사먹었습니다.
3.2 친구들
1) 매일 새로운 SEP members 일본친구들
일정에 따라 매일 새로운 SEP members 일본친구들이 동행했습니다. 일본친구들은 수줍음이 많고 영어가 익숙하지 않아서 말을 거는 데에 아주 조심스러워 하지만, 웃음이 많기 때문에 먼저 다가가면 금방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일본드라마에서만 보던 일본의 학교생활을 묻고 지역별 사투리를 배우며 친해졌고, 일본의 야구와 응원문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일본친구로부터는 프로야구팀의 유니폼을 선물 받으며 특별한 추억을 쌓았습니다. 또한 전통의학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일본친구들을 통해 관련 자료를 공유 받고, 일정 외로 학교 생약학 실험실을 방문하는 등 도움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KNAPS SEP 설명회를 통해 친구들에게 줄 선물을 준비해가면 좋다는 팁을 얻고, 다양한 색의 복주머니에 허니버터+떡볶이맛/불닭맛 아몬드를 넣은 선물을 준비해갔습니다. 선물을 받고 사진으로 인증하며 기뻐하는 친구들 덕분에 더욱 행복한 추억을 남길 수 있었고, 저 또한 선물을 통해 친구들에게 고마움을 전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2) 하루_종일 함께한 가족_같은 외국인 Seppers와 일본인 가이드친구
Seppers와 가이드가 되어주는 SEP member 일본친구 한 명이 같은 숙소에서 생활하며 식사부터 매일의 일정을 함께해서 특히 정이 많이 들었습니다. 이 친구들과 함께 한 시간은 장난과 웃음으로 가득 채운 행복한 기억들뿐입니다. 오글거리는 표현을 서로의 언어로 가르쳐주고(예. 자기야>_<, 오빠야>_<), 미소라멘을 먹으면서 대만친구가 일본친구에게 한국어로 “라면 먹고 갈래?>_<”라고 말하고, 서로의 말투와 행동을 따라하며 장난을 쳤습니다. 전철을 기다리며 지코의 아무노래 첼린지를 연습하고, 밤에는 숙소에서 술을 마시며 술 게임을 하고, 온 감정을 다 쏟은 손짓발짓과 짧은 영어이지만 인생 상담을 해주기도 하는 등 즐거운 추억이 많습니다. 합이 정말 좋은 친구들을 만나, 덕분에 여행을 온 듯 SEP 기간 동안의 모든 시간이 즐거웠습니다.
4. 맺음말
일본에 여러 차례 여행을 다녀와서 큰 감흥이 있을 것이라곤 생각지 못했는데, 일본에 도착한 직후, 천천히 움직이는 비행기 안에서 바라보았던 새하얀 홋카이도의 풍경은 잊을 수가 없습니다. 앞으로 3주간 어떤 인연들과 어떤 시간들을 보내게 될까라는 ‘설렘과 조금은 낯섦’, SEP을 통해 배운 전통의학과 약학제도에 대한 지식으로 깊고 넓게 성장해 있을 나의 관점에 대한 ‘기대감’, 한의학을 다루는 약사라는 꿈에 하나의 과정을 더했다는 ‘뿌듯함’, 그리고 일본교환학생이라는 오랜 버킷리스트를 이뤄냈다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다 하면서 살고 있다는 ‘벅참’ 등 여러 감정이 한꺼번에 몰려왔기 때문일 것입니다.
후기를 쓰고 있는 지금도, 저는 여전히 같은 감정들을 느낍니다. 때론 진지하게 견학에 임하면서 전통의학에 대한 일본약사의 관점을 배우고 선진 약학제도의 도입배경과 유지방법 등을 질문하며 국내도입을 고민하기도 하고, 때론 친구들과 장난을 치면서 마치 초등학생들처럼 낄낄대며 배를 잡고 웃고 떠들었던 시간들은 마치 꿈을 꾸다 돌아온 것처럼 제 인생 최고로 행복한 3주였습니다.
추억과 함께 남은 고마운 인연들이 정말 많습니다. 일본으로 교환학생을 갈 수 있도록 도와준 KNAPS-KOREA SEO 이예림님, APS-JAPAN SEO Seri, 일본에서 많은 것을 경험할 수 있도록 준비해 준 Hokkaido LEO(Location Exchange Officer) Chiho, Kyushu LEO Sakura, Contact person Karen, 영어-일본어 통역을 통해 약사님과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도와준 Manae, 많은 질문들에도 정성스레 답해주신 일본의 약사님들, 바디랭귀지와 웃음으로 하나가 되었던 홋카이도와 규슈의 모든 SEP members 일본친구들에게 이 자리를 빌려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나의 사랑하는 친구들. SEP 기간 동안, 우리의 매일을 즐거운 여행으로 만들어준 대만의 Tiffany, 한국의 Judy, 일본의 Narao와 Reiji. 벌써 보고싶은, 나의 소중한 사람들에게도 감사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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