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톡! Talk With Pharmacist #28
# 세이브더칠드런 소속 신민주 약사님
# 약력사항
학력)
동덕여자대학교 약학과 학사
하버드대학교 보건대학원 국제보건학 석사
경력)
현) 세이브더칠드런 인도적지원팀
전) 메디피스 국제보건협력사업팀
전) 한양대학교 부속 구리병원
전) 다수 로컬 약국
# 세이브더칠드런 # NGO # 직무
Q1. 세이브더칠드런에 대해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세계 최대 규모의 아동보호전문기관이며 International NGO입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인류 최초로 아동의 권리를 지칭했고, 1919년에 에글렌타인 젭이라는 영국인 여사에 의해 설립되었습니다. 1919년 당시는 세계대전 때였는데, 이때 적국의 아동들을 도우면서 시작했다고 합니다. 1924년에는 현재 UN인 국제 연맹으로부터 에글렌타인 젭 여사가 작성한 아동 권리 선언이 채택되었고, 이를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아동 보호, 보건 의료, 교육 등과 관련된 국제 및 국내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모든 아동이 생존, 보호, 발달, 참여의 권리를 온전히 누리도록 하는 세상을 꿈꾸는 기관이라고 생각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의 경우는 1953년에 전쟁고아를 돕기 위해 들어왔습니다. 그 당시는 도움을 받는 국가인 활동국이였다가 이제는 구호 활동을 하는 member(회원) 국가로 전환되었습니다. 유명한 사업으로는 신생아 살리기 캠페인, 아프리카 여자 아동을 학교 보내는 스쿨미 캠페인 등이 있습니다.
Q2. 현재 세이브더칠드런 내에서 약사님께서 하시는 직무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현재 제가 소속되어 있는 팀은 ‘인도적지원팀’인데요, 인도적 지원이라는 용어가 다소 생소할 것 같아요. 쉽게 말해서 인도적 위기 상황은 흔히 말하는 자연재해, 분쟁 위기 상황이고, 저희 부서가 이에 대응하고 지원하는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아프리카에는 분쟁이나 가뭄과 같은 기후 위기가 굉장히 심해서 자기 마을, 나라를 떠나는 실향민, 난민들이 꽤 있어요. 그럼 저희 팀에서 이들을 위해 영양 및 안전한 식수 위생 지원 등의 사업을 기획하고 수행하는 것입니다. 또, 아동과 관련된 사업도 많이 하는데요, 최근에는 2세 미만 내지는 5세 미만의 아동과 어머니를 지원하는 사업을 기획하고 진행하고 있어요.
세이브더칠드런이 특히 인도적 지원으로 유명한 기관인데요, 인도적 지원의 역사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해 드리자면, 인도적 지원 초반에는 재난 상황이 발생하면 체계 없이 여러 기관이 무작정 지원하였고, 그러다 보니 지원이 중복되거나 빈틈이 발생하는 케이스들이 있었다고 해요. 이를 보완하고자 지원하는 분야별로 나누어 지원을 조정하는 개념을 만들었는데, 이를 Cluster라고 해요. 예를 들면 교육은 교육에 해당하는 기관이 지원하는 것입니다. 그 외 보건, 안전한 식수 위생 등도 Cluster 단위별로 조직화되어 있어요. 보통 UN 기관들이 Cluster를 리드하는 클러스터 주도기관이 되는데, 세이브더칠드런은 비 UN기관으로는 유일하게 교육 클러스터를 co-lead 하고 있어요.
Q3. 해당 직무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재난 상황이나 분쟁 상황이라는 급박하고 예측 불가한 상황을 지원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원칙 중 하나가 절대적인 수요에 기반한 지원을 해서 신속하게 문제를 해결해주어야 한다는 것인데요,
긴박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을 돕고, 그들의 필요와 문제를 해결해준다는 부분이 제게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이전 회사에서는 국제보건사업을 했는데, 국제 개발사업도 일반적으로 수요를 해결해준다는 점이매력적이긴 하지만, 당장의 시급성을 해결해준다는 측면에서는 현재 제가 하는 인도적 지원 분야가 좀더 보람이 있는 것 같아요.
Q 3-1. 완전 다른 분야인 약사로서도 경험하셨다고 했는데, 그 때와 지금의 극명한 대비가 있다면 어떤 것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제가 처음 국제 개발 쪽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학부 시절 우간다에서의 봉사 활동이었는데요. 그곳에서 보고 느낀 게 정말 많았어요. 우리나라에서는 당연하게 여겨지는 것들, 예를 들면 기본적인 의료 혜택들이 그곳에서는 전혀 보장되지 않는 것을 목격했죠. 그때 국제 보건이나 국제 개발 분야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물론 한국에서도 약사를 필요로 하는 곳들이 많지만, 해외에서는 우리가 상상할 수도 없는 건강 기본권이 보장되지 않는 열악한 환경에 노출된 사람들이 많고, 그들을 도와야겠다 싶더라고요.
Q4. 그렇다면 다른 분야와 비교했을 때 단점이 있을까요?
아무래도 인도적 위기 상황이라는 게 갑작스럽고 예측이 불가능한 상황인데, 이러한 예측 불가함이 어렵게 느껴지더라고요. 특히 재난 상황은 정말 예측 없이 오기 때문에, 업무를 수행할 때 있어서 신속히 진행해야 한다거나 퇴근하고도 계속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점이 다소 피로하게 느껴질 수 있어요.
또 그 상황 자체를 해결할 수 없다는 점도 힘들게 느껴질 때가 있어요. 지원을 통해 당장의 수요는 해결해줄 수 있지만, 분쟁 자체를 근본적으로 어떻게 할 수는 없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에서 오는 답답함이 조금 있을 수 있어요.
Q4-1. 지금까지 3개월동안 있으시면서 약사님께서 역할을 가담하신 큰 사업이 있으실까요?
우선 업무 프로세스를 설명해 드리자면, 재난이 발생하면 세이브더칠드런은 재난의 단계를 심각성 및 피해 여부에 따라 가장 위급 단계인 Category1부터 4까지 분류해요. 그리고 내부 회의를 통해 지원 여부를 결정하죠. 지원하기로 결정이 나면 서둘러 지원 사업을 기획하고 진행해요.
가장 최근에는 인도 내에서 코로나 급증으로 인해 피해가 큰 지역에 지원 사업을 진행했었어요. 또 에티오피아에서 ‘티그라이’라는 지역에 내전이 있었는데요. 국제적으로도 많은 관심을 받는 사건이었죠. 저희 내부에서도 최상 단계인 1단계로 분류해놓은 상태이고, 계속 상황을 모니터링하면서 지원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 같습니다.
저는 아직 입사 4개월차 인지라, 팀 내에서 크게 기여한 부분은 없지만, 지속적으로 재난 모니터링을 하고 있고요. (저는 중동 담당인데, 세이브더칠드런 입사하자마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상황이 악화되어 매일 뉴스나 세이브더칠드런 내부 자료를 봤던 기억이 나네요.)
Q5. 해당 직무를 수행하시면서 약학적 지식이 크게 도움이 되시나요? 약사로서 인도적지원팀에서 어떤 역량이 발휘되나요?
약학적 지식이 업무에 바로 적용되지는 않지만 기본적인 보건에 대한 이해와 지식을 갖추고 있어 업무하는 데 있어 많은 도움을 받고 있어요.
일례로 ‘메디피스’ 재직 시절, 볼리비아 내에 있는 병원 지원 사업을 진행했는데, 병원 운영 계획을 수립하는 단계에서 병원 약사로 일했던 경험 덕분에 병원 운영의 전반적인 흐름을 아니까 도움이 되더라고요. 그 외에도 업무할 때 약학이나 보건 쪽 지식이 없었다면 힘들었겠구나 싶었던 적이 종종 있어요.
Q6. 국제적인 업무를 진행하시거나 국외 협업을 진행해야 할 때는 어떤 프로세스로 이루어지나요?
‘세이브더칠드런’은 돈을 가진 Donor 기관이고 실제 사업장, 즉 국제 사업이 진행되는 현장은 국외에 있어요. 최근 선정된 우간다 영양 사업을 예로 설명 드리자면, 우간다의 컨트리오피스에는 세이브더칠드런의 헤드쿼터라고 할 수 있는 ‘세이브더칠드런 INTERNATIONAL’에서 파견이 된 직원과 현지 직원이 있어요. 컨트리오피스 직원이 현장에서 수요를 조사하면 일련의 단계를 거쳐 저희 본사에 해당 정보가 전달이 돼요. 이번 사업의 경우, 우간다 2세 미만 아이들의 영양 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지원 사업을 기획 및 계획했고요, 해당 사업계획서를 다른 donor기관인 한국국제협력단(KOICA)에 보내고 해당 기관으로부터 지원받아 실제 사업장에서 사업을 하는 프로세스예요. 현지에서 사업이 진행되면 저희 쪽에서도 지속적으로 사업 관리하는데, 저희가 기획한 활동이 잘 이루어지는지, 사업의 산출물(output), 목적(outcome), 목표(goal)를 달성할 수 있는지 등을 모니터링 하게 됩니다 이를 위해 저희 쪽 인력지원이 실제로 현장에 파견되기도 하고 따로 모니터링 출장을 가기도 합니다.
Q7. 국제적으로 활동하는 분야인 만큼 의사소통이 중요한 분야 같습니다. 외국어에 대한 조언을 해주신다면? (영어에 대한 조언이나, 혹은 다른 제2외국어가 필요한지 등)
영어 어렵죠? 저도 그래요. (웃음) 그래도 질문에서 언급하신대로 국제적으로 활동하기도 하고, 이 때 영어로 소통하기 때문에 영어는 어느정도는 할 줄 아셔야 해요. 제 2외국어 같은 경우에는 할 수 있으면 너무 좋을 것 같은데요, 예를 들어 볼리비아 사업 때, 현지 주민들과 병원 관계자들이 스페인어만 사용하고 영어는 잘 못하더라고요. 이런 경우에는 스페인어를 할 수 있다면 업무를 할 때 너무 편하겠죠? 하지만 제 2외국어가 필수는 아니기 때문에 부담 가지실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Q7-1. 아까 볼리비아 얘기하면서 스페인어를 얘기해주셨는데 제 2외국어 중 추천 언어가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아무래도 스페인어나 프랑스어를 하면 좋을 것 같긴 해요. 많은 국가들이 스페인어를 사용하고 있고 서아프리카 경우에는 프랑스어를 쓰거든요. 그래서인지 저희 회사에도 스페인어나 프랑스어 할 줄 아시는 분들이 꽤 계세요. 만약에 현지어를 하신다면 그보다 더 좋을 수는 없겠네요!
Q8. 세이브더칠드런 홈페이지에 프로텍트 어 제너레이션: ‘코로나 19’로 인한 어린이 삶의 영향 등의 다양한 보고서가 올라와 있었습니다 코로나 19 팬데믹 상황이기에 특별하게 하게 된 업무나 프로젝트가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아까 말씀 드렸듯이 인도 내에서 코로나가 급증하면서 시설이나 물품이 많이 부족한 상황이었어요. 그래서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에서 산소호흡기, 기본적인 개인보호장비(PPE)들을 인도 내 보건 시설에 지원하는 사업을 진행했습니다. 이번 보고서를 보니 실제로 잘 사용되었다고 하더라고요. 특히 부족한 산소호흡기를 공급하여 생명과 직결된 Life saving 활동으로 아동을 도왔다는 사례를 보니 매우 뿌듯했습니다. 이런 지원이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인해 생겨난 프로젝트인 것 같네요.
#취준 #채용 #학부시절 #준비
Q1. 세이브더칠드런 인도적지원팀의 지원 과정 및 채용 방식이 궁금합니다.
지원은 공고가 뜨면 지원을 하게 되고요, 저 같은 경우에는 필기 시험, 면접 2차례가 있었습니다. 필기 시험의 경우에는 일반 시험과는 다른데요, 예를 들면 어떤 재난 상황과 예산 등의 케이스를 주고 직접 사업을 기획하는 게 과제예요. 그래서 기본적인 지식이 바탕으로 있어야 하죠. 필기 시험에는 영문 메일 작성도 포함되는데, 길고 거창하는 게 쓰는 건 아니고 간단하게 작성해서 기본적으로 영어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지를 보여주면 돼요.
1차 면접은 실무단 면접이라고 해서 제가 지금 속해 있는 인도적 지원팀 팀장님, 부장님이 면접관으로 들어오셨어요. 제 기억으로는 주로 저의 역량에 관한 질문을 하셨던 것 같아요. 필기 시험과 마찬가지로 기본적인 영어 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2-3개 정도의 질문은 영어로 질의응답을 진행했었어요. 커리어 측면에서 단기적, 장기적으로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는지와 세이브더칠드런 입사 동기와 같은 질문이 있었던 것 같네요.
2차 면접은 인사팀과의 면접이었어요. 이 때는 기관 자체와 사람이 맞는지를 좀더 중점적으로 평가하는 것 같아요. 아! 종종 프레젠테이션 면접이 있기는 한데, 제가 입사할 때는 없었습니다.
Q1-1. PT 면접을 하는 경우는 랜덤인가요?
인도적 지원팀의 경우에는 대체로 PT 면접을 진행하는 것 같은데, 요즘은 코로나이기도 하고 채용 과정이 조금 급하게 진행되는 경우에는 PT가 빠질 때도 있는 것 같아요.
정리해서 말하자면 평소에는 PT 면접이 있지만 사람을 빨리 뽑아야 한다거나 부득이한 경우에는 필기나 인터뷰로 갈음한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Q1-2. 필기 시험은 어떻게 준비하면 되나요? 시중에 나온 문제집이나 기출 자료 등이 있나요?
시중에 나와 있는 기출 자료나 문제집은 없는 걸로 알고 있어요. 인도적 지원 관련 원서가 있긴 한데 이것만으로 준비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어요.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KCOC)에서 인도적지원의 이해(1년에 1회정도 실시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2021년 8월 현재 진행 중)와 같은 인도적지원에 대한 기초 교육을 진행하시기도 하고요. 인도적지원 뿐만 아니라 KOICA에서 대학생이나 Beginner를 위한 국제개별협력 관련 강의가 열리는데 이것을 통해 공부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혹시 인도적지원이나 국제개발에 대한 관심이 있는 분들, 교육에 대해서 관심 있다면 저에게 연락 주세요. 제가 알고 있는 부분 내에서 최대한 도움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저의 경우에는 지원할 때 경력 부문으로 지원해서 기본적인 지식이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필기 시험에 앞서 말한 유형의 문제들이 출제된 것 같아요. 신입 부문에서 채용할 때는 다를 테니 너무 부담 갖지 않으셔도 됩니다. (웃음)
Q2. 이 일을 하는데 요구되는 능력/역량/성향 등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일에 대한 이해가 바탕으로 있어야 해요. 그러기 위해서는 저처럼 대학원까지는 아니더라도 추가적으로 공부를 하셔서 기본적인 지식을 쌓아야 해요. 그리고 영어로 소통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영어도 어느 정도는 하셔야 본인이 업무 하실 때 힘들지 않을 것 같아요.
성향으로는 뭐가 필요할까… (웃음) 아! 이걸 말씀드리면 되겠네요. 면접 볼 때 저희 부장님께서 제 성격의 장점을 물어보셨어요. 그래서 저는 “완벽주의자적 성향이 있어서, 신중하고 꼼꼼한 편이다.”라고 말씀드렸더니 그러면 안된다고 하시더라고요. 타부서보다 특히 인도적지원팀은 신속한 결정이 필요한 순간들이 많기 때문에 본인 스스로 확신을 가지고 단호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말씀해주셨어요.
Q3. 약대 재학 중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요? (대외활동, 약대 전공과목 등)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들을 많이 만나는 대외활동을 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인도적 지원팀이나 국제 개발에서의 업무가 학부 시절에 하는 봉사 활동과 아주 같다고는 할 수 없지만, 봉사 활동을 통해 얻은 개발 현장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의 경우 약대 시절에 배웠던 과목 중 특히 ‘예방 약학’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어요. 그 과목에서 배우는 보건 개념이 제가 하는 업무에 꼭 필요한 내용이거든요. 그래서 이쪽 진로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특히 ‘예방약학’ 공부도 열심히 하시라고 추천 드리고 싶네요.
# 약사님 # 대학원 #보람 #
Q1. 기존에 하시던 국제보건사업에서 세이브더칠드런으로 이직을 하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하고 싶어서” 인 것 같아요. 저는 이전 질문에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대학교 3학년 때 봉사활동을 다녀온 후로 국제개발협력 및 인도적 지원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이후 병원 약사와 약국 약사를 거치며 일하기도 했어요.) 대학원에서도 인도적 지원에 관심이 많아서 관련 수업도 많이 들었는데, 한국에서는 인도적 지원 포지션도 없고 관련 일을 하는 기관도 별로 없었어요. (석사 후 개인 사정으로 쉬시다가 취업할) 당시에는 국제보건학 전공을 살려서 메디피스의 국제보건사업에 자연스럽게 근무하게 되었는데, 이번 5월에 정말 하고 싶었던 인도적 지원 분야 자리가 나서 이직하게 되었어요. 관심있고 하고 싶었기 때문에 이직하게 된 것 같네요.
Q1-1. 대학원을 간 계기/대학원 중에서도 해외 대학원을 선택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앞서 말씀 드렸듯이 봉사활동을 통해 생겨난 국제 개발/ 국제 보건에 대한 관심 때문에 대학원에 가게 됐어요. 제 전공인 약학과 국제 보건은 조금 다른 분야이고, 아무런 지식 없이 국제 보건 분야에 종사하기엔 겁이 났던 것 같아요. 그래서 필요한 지식을 쌓기 위해 대학원에 진학했죠. 주위에서 해외 대학원 진학을 추천했기 때문에 해외 대학원을 선택하게 되었어요. 이 답변은 3) 질문에서 더 자세히 할게요.
Q2. 이 일을 하면서 가장 보람 있었던 순간과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인도적 지원을 하게 되면, 사업과 수혜자들에 대한 결과가 보고되거든요. 사실 ‘몇 만명이 수혜를 입었다.’ 처럼 수치적인 결과는 크게 와 닿지 않아요. 저는 구체적인 사례를 들었을 때 더 잘 와 닿더라고요. 특히 아이들과 관련되었을 때 더욱 그런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어떤 아동이, 우리 지원을 통해 영양상태가 크게 개선되었습니다, 코로나19 때문에 산소호흡기가 없었는데 지원을 통해 치료받을 수 있었습니다.’ 와 같은 이야기요. 아무래도 구체적인 사례를 들었을 때 크게 보람을 느끼게 됩니다.
힘든 점은 상황 그 자체인 것 같아요. DRR(Disaster Risk Reduction, 재난이 자주 나는 환경에 대비하여 재난 경감을 위해 준비하는 사업)처럼 대비를 위한 일도 있지만, 대부분의 인도적 지원은 위기 상황이 생긴 후에 지원이 이루어져요. 당연히 이런 사건, 분쟁, 재해 같은 상황은 없어야 행복한 것인데, 끊이지 않는 재해와 늘어나는 분쟁 같은 위기 상황을 지원해야 한다는 상황 자체가 안타깝고 힘들죠.
Q3. 해외 대학원 진학이 국내 대학원 진학보다 훨씬 어려움이 많았을 것이라 생각되는데, 꿈을 위해 국내 대학원이 아닌 해외 대학원을 선택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해외 대학원 진학이 세이브더칠드런 입사에 더 도움이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제가 대학원을 가야하겠다고 했을 때 주위에서 해외 대학원을 많이 추천해 주셨어요. 그 이유 중 하나가, 국제보건과 인도적 지원의 역사적 뿌리가 해외에 있다는 점인데요, ‘국제개발’이라는 개념이 세계대전으로 파괴된 동유럽의 재건 사업으로부터 시작되었거든요. 즉 서구에서 시작한 개념인거죠. 그리고 규모도 남달라요. 가장 큰 지원을 하는 국가가 아마 미국일 것 같은데요 (2019년 기준, 미국 ODA 규모 $34.62 billion/ 한국 ODA 규모 $2.52 billion), 재원의 규모가 한국보다 훨씬 크고 그렇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사업도 많죠. 그런 사업들을 대학원 재학 시 직접 볼 수 있다는 점과 교수님들도 국제 보건 분야의 대가들이시라는 점이 큰 장점이었어요. 이런 점들 때문에 해외 대학원을 선택했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해외 대학원 진학이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하지만, 우위를 가르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세이브더칠드런에는 국내 대학원을 거쳐 오신 분들이 많거든요. 해외대학원이 더 좋다고는 할 수 없고, 개인의 선호도 차이일 것 같아요. 제 경우엔 해외 대학원을 통해서 영어를 쓰는 환경을 경험할 수 있었고, 인도적 지원 같은 경우는 국내엔 학문이 세분화가 잘 되어있지 않아서 코스가 별로 없는데 해외 대학원엔 잘 되어있다 보니 깊이 있고 전문적인 교육을 들을 수 있었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이것이 결과적으로 입사에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해외대학원을 준비하는 데에 많은 방법들이 있겠지만 저는 많이 찾아봤어요. 국제 보건에 대한 학교/학과부터 입학 여건 등등 필요한 정보를 얻기 위해 열심히 서치하고 또 서치했던 것 같아요.
기본적으로 준비하는 건 다른 전공의 해외 대학원 진학과 비슷해요. 일단 네이티브가 아니니까 토플 같은 공인 영어 점수가 필요하죠. 요즘은 많이 없어졌는데, 미국 대학원 같은 경우 수능처럼 GRE(Graduate Record Examination) 시험 점수도 필요했어요. 또 미국 대학원 진학에 있어 중요한 것 중 하나가 SOP(statement of purpose)입니다. 자기소개, 수학 계획을 작성하는 거예요. 학교마다 요구하는 것이 다르기 때문에 각각 준비했어요. 면접 여부는 학교마다 달랐어요.
Q4. 약사님의 학창시절은 어땠나요? 대학시절 아쉬웠던 부분은 무엇인가요?
저는 학교 생활에 굉장히 충실했던 타입이었는데, 그 부분이 아쉬워요. 대학교 봉사활동 갔을 때 느낀 점이, 같이 봉사 활동 갔던 친구들 대부분이 의대/간호대 등 의료 및 보건 전공이었거든요. 그런데 그 친구들을 보니까 대외활동들을 많이 하더라고요. 저는 약대 3학년이 되어서야 봉사를 한 번 간 것인데요. 그 동안 활동을 많이 해서 여러 배경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봤으면 좋았을텐데 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제가 활동한 봉사단체는 한국대학사회봉사협의회(대사협)인데요, 이외에도 코이카 봉사단 같은 봉사단체들도 있습니다. 관심 있다면 활동을 해보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Q4-1. 육아 때문에 경력 단절이 생긴 후에 구직을 결심하기 쉽지 않으셨을 것 같아요. 어떻게 극복하고 준비하셨나요?
경력단절 때문에 조급함이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도 육아를 하면서도 저는 계속 준비를 했어요. ODA 자격증(국제개발협력분야 자격증), 영어 성적 준비처럼, 제가 할 수 있는 걸 계속 했습니다. 구직 시작 시에도 나이나, 경력 문제 때문에 두려움이 있었죠. 그래도 꾸준히 공부하고, 제가 참여할 수 있는 외부 교육 기회도 많이 참여하려고 노력하며 놓지 않으려고 노력했어요. 찾아보시면 무료교육기회도 많아요. 관심있으시면 찾아보셔서 참여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 복지 최고 # 워라밸 # NGO
Q1. 회사 복지와 분위기가 궁금합니다. 야근은 얼마나 하는지, 근무시간은 어느 정도인지, 문화가 수평적 문화인지 수직적 문화인지 등, 이러한 부분에 대해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기본 근무시간은 9 to 6이고요, 본인이 원한다면 출퇴근 시간을 조정할 수 있어요. 야근이 있을 수밖에 없는 시즌이 있지만 보통 근무시간은 잘 지켜지고 있습니다.
업무 환경은 한국 기관이다 보니 완전히 수평적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세이브더칠드런’이라는 기관이 International이다 보니 수평적, 자유로운 업무 환경을 추구하고, 그 방향으로 변화하려는 움직임이 많아요. 기관 차원에서도 혁신적으로 변화하려는 경향이 있고요. 저는 그런 부분이 굉장히 좋은 것 같아요. 아! 그리고 제가 아기가 있는데 다들 아기 키우기 좋은 직장이라고 하더라고요. (웃음) 이런 부분의 복지가 특히 좋은 거죠!
Q1-1. ‘이 부분은 우리 회사의 자랑이다.’하는 복지가 있을까요?
복지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세이브더칠드런’은 자료가 굉장히 많아요.(웃음)
처음에는 개인의 역량개발차원에서 공부할 수 있는 자료가 굉장히 많아서 정말 깜짝 놀랐어요. 자기가 마음만 먹으면 self-learning 할 수 있는 환경이라는 게 저희 회사의 큰 장점 중 하나인 거 같아요.
그리고 복지 차원에서는 복지를 챙겨주려고 한다는 점이 좋았어요.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회사 차원에서 혁신적으로 변화하려는 시도나 직원들에게 좋은 업무 환경을 주려는 움직임들이 있는데, 그걸 체감할 수 있다는 게 저희 회사의 자랑이죠.
Q2. NGO에서 약사가 가질 수 있는 역할들에 대해 구체적으로 소개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현재 저는 약사로서 있는 건 아니지만, 약사로 현장에서 활동하시는 분들도 계세요.
예를 들어 말씀드리자면, 물품 지원 시에 핵심이 되는 물품 중 하나가 의약품인데요. 이 때 Supply chain과 관련된 logistics team의 역할이 커요. 주로 의약품 재고 관리, 수송 등과 같은 물류 관련 업무를 진행하는데, 의약품에 관해서는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는 약사가 더 원활히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겠죠? 또는 정말 “약사”로서 현장에 투입하는 분들도 계시고요.
또 꼭 의약품과 관련된 업무가 아니더라도 저처럼 데스크에서 보건사업을 기획 및 모니터링, 평가할 때에도, 약사이기에 기본적인 보건 지식은 갖춰 놓았으니 더 빠르고 깊게 상황을 이해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약대생 후배들에게 #꿈 # 조언 #목표 #마무리
Q1. 추가적으로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으신 조언이 있다면?
많은 걸 해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저는 학교 다닐 때 학교 친구들과 놀고, 공부하는 등의 약대 내에서의 생활만 많이 했었는데, 여러분들은 되도록 많은 경험을 해봤으면 좋겠습니다. 본인이 흥미 있는 분야를 적극적으로 찾아서 도전해보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학생 때 관심만 있지 구체적으로 알아보지는 않았기 때문에, 여러분은 적극적으로 찾아서 활동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저 때랑은 세상이 많이 달라져서 요즘에는 다들 스스로 잘 하실 것 같긴 하지만요.(웃음) 몇 개월 전에 어느 대학 병원의 약제부 부장님을 만났는데, 약사가 진출해 있는 분야가 생각보다 많지 않은 것 같다고 이야기를 하셨어요. 다양한 분야에 계시는 약사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하셔서 저와 이야기를 나눴었거든요. 약사는 다양한 분야에서 일할 수 있고, 수요도 높은 편입니다. 약학이라는 전문성을 가지기 때문에, 찾는 곳들도 많고 할 수 있는 일도 많습니다. 따라서 흥미가 있으시면 적극적으로 찾아보고 다양한 진로에서 일하셨으면 좋겠습니다.
Q2. 다양한 진로가 있다는 것을 막연하게는 알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진로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저희가 접하는 직업은 주로 병원 약사, 약국 약사로 한정되어 있다 보니 사고가 닫히는 것 같아요. 주변에 약사로서 특별한 분야에서 일하고 계신 분들이 있으신가요?
A. 제가 아는 분은 아니지만 듣기로는 국제기구, 사기업에서 일하시는 약사님들도 있고, 혹은 저처럼 NGO에서 근무할 수도 있겠죠. KNAPS 홈페이지를 통해 찾아본 바로는 마케팅 관련 스타트업 쪽에서 일하시는 학교 선배님도 계시더라고요. 막연할 수 있겠지만, 사소한 흥미가 생기는 일을 그냥 지나치지 마시고 자세히 알아보면서 이러한 진로도 있구나 라는 것을 느껴봤으면 해요. 또 해당 분야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보면서, 관심 분야를 진로 쪽으로 발전시키면 좋겠습니다. 지나가다 우연히 글을 읽고 극본에 관심을 가질 수도 있고, 스타트업을 시작할 수도 있는 거고... 기회가 생겼을 때 도전을 망설이지 않았으면 합니다. 관심사가 같은 사람들을 만나보고, 해당 직군에서 직접 일해보면서 진짜 내가 이쪽에서 일하고 싶은지 생각해보면 도움이 될 것 같네요. 약학 베이스와 연관이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죠.
Q3. 앞으로 약사님이 이루고자 하시는 최종 목표나 꿈이 있다면?
A. 일단 현재 인도적 지원 분야에서 일하고 있으므로 현장에 가보고 싶습니다. 최종 목표는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겠네요.
Q4. 마지막 질문인데요, 신민주 약사님께 약사란?
지금의 저를 있게 한 디딤돌이라고 생각합니다. 약학을 공부했기 때문에 현재 진로에 관심을 가질 수 있었으니까요. 현재의 모습으로 저를 이끌어 주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여전히 약사이기도 하니까 현재의 나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아직도 전에 일했던 약국 실장님, 약사님들과 연락하는데, 그때(제가 약사로 일했던)의 경험이 제가 이 자리에 있을 수 있게 해준, 없어서는 안 될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약사로 시작을 하셨기 때문에, 지금 계신 자리까지 탄탄하게 경험을 쌓아 오실 수 있으셨던 것 같아요. 성심성의껏 답변해 주셔서 감사하고, 오늘 인터뷰에 담긴 약사님의 이야기와 조언을 많은 약대 학생들에게 전달하도록 하겠습니다.
KNAPS 문서국
홍수빈(덕성여대), 현유빈(이화여대), 유혜지(서울대),
김지현(전북대), 박서우(연세대), 김채림(숙명여대), 장윤미(이화여대)
'Talk with Pharmacists'는 KNAPS 문서국에서 연재하고 있습니다.
본 글은 신민주 약사님의 동의 하에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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