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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톡! Talk with Pharmacists #26

스타트업에 대해서 알아볼까요? By 김복기 약사님

 

약력

경성대학교 약학학사

전) 한국MSD Sales & Marketing 근무

전) 로뎀약국 대표약사

전) 서울 순천향병원 약사

현) 왓비타(주) 대표

 

Q1) 직업 관련해서 현재 하시는 일에 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일단 먼저 제가 하고 있는 비즈니스가 어떤 것인지 설명드리자면 유전자 검사와 알고리즘을 이용해 비타민을 추천해주는 것입니다. 쉽게 말해서 약사로서 약국에서 영양제를 추천하는 업무를 서비스로 담은 것입니다. 복용 중인 약, 건강기능식품, 생활습관, 섭취 목적 등 다양한 것들을 고려한 알고리즘을 이용해 맞춤 비타민을 추천하는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챌린지라는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는 고객이 영양제를 복용할 때마다 저희 홈페이지에 체크하고 90% 이상 달성시에 다음달에 영양제를 무료로 드리는 서비스입니다.

전반적인 서비스들은 이런 것들이 있고, AI, 빅데이터 등 여러 기술과 정보를 수집 및 이용해 맞춤형 영양제를 만드는 일도 합니다. 현재는 만성질환을 타겟팅해서 라인업을 확장하고 있고, 관련 제품을 개발∙제조∙판매∙마켓팅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회사 대표로서 앞서 말한 업무에 모두 관여하는데, 알고리즘을 만들고, 팀원을 뽑는 등 인사, 회계, 경영, 기술, R&D 모든 업무를 다 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점점 투자 유치가 중요해지고 있어 이와 관련된 업무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Q2) 약대 졸업 후 제약회사에서 일하시다가 지금의 왓비타라는 회사를 세우셨는데, 어떤 계기로 사업을 하게 되셨나요?

저는 처음부터 약사의 업무보다는 비즈니스 쪽에 관심이 많았고 그래서인지 병원이나 약국에는 갈 생각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회사를 가려고 했는데 학점이 너무 안 좋았습니다. 처음에는 지원하는 곳마다 다 떨어져 취업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굴하지 않고 최대한 여러 회사에 지원했습니다. 취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공부를 더 하면서 실력이 올라갈 수 있었고, 그 결과 제약회사에 취업하게 되었습니다.

LG 생명과학을 갈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외국계에 대한 환상이 있어 외국계 회사인 MSD에 입사해 한동안 일했습니다. 좋은 실적을 내며 조기 승진도 하고 결혼도 하게 되는 등 당시 생활이 너무나도 만족스러웠지만, 회사의 비즈니스 환경이 달라지면서 생각도 바뀌게 되어 사업에 대한 꿈에 퇴사 후 약국을 개국했습니다.

하지만 회사를 다니다가 약국 일을 하니 잘 맞지 않았습니다. 약국은 약사의 몸을 희생하며 돈을 버는 구조라고 생각합니다. 직원을 뽑지 않고 내가 더 일하면 돈을 많이 벌게 됩니다. 또한 시장이 정해져 있으며 병원에서 나오는 처방전이 주 수입원이기 때문에 약사들끼리 경쟁이 이뤄진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런 이유로 이곳은 내가 있을 곳이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약국을 정리하고 창업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창업 교육 등을 찾아서 듣고, 창업하신 분들 네트워크를 찾아서 다니기도 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거쳐 창업을 하게 됐습니다.

 

Q3) 약학대학에서 배우는 지식으로는 말씀하신 것처럼 회계나 알고리즘, 경영 등 새로운 분야에 대해서 도전하는데 어려움이 많으셨을 것 같은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어떻게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사실 저는 약대에서 공부를 열심히 안 했고 국시 공부만 열심히 해서 솔직히 사실 잘 모릅니다. (웃음)

저의 경우 당시 학부에서 공부한 내용을 업무에 바로 적용한다는 점이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저는 학교 교육보다는 회사와 약국에서 더 많은 것을 배웠다고 생각합니다. 경영이나 세일즈 마케팅은 회사에서 배울 수 있었고, 약국을 하면서 회계, 인사와 관련된 지식을 얻었습니다.

약에 대해서는 약국을 하면서 더 많이 알게 됐는데, 판매를 해야 하니까 관련된 공부를 열심히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공부를 다시 해야 했던 거죠.(웃음) 제가 약국을 2년을 했는데 그때 처방약 외에도 일반약과 건강기능식품 등에 관련해서 바짝 공부했습니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약사들이 병원이나 약국에서 하는 업무를 서비스로 만들어내는 작업에 녹여낼 수 있었습니다.

약대를 나왔다면 새로운 책을 던져줘도 일정기간 안에 그것을 알아내는 학습능력은 어느 정도 있다고 보기 때문에 부족한 부분은 본인이 마음만 먹으면 충분히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4) 일을 하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으셨나요?

사업을 하면 매일매일이 기억에 남습니다. 먼저 사업을 하려면 투자를 받아야 하는데, 투자자 입장에서는 적은 돈이라도 그 사람을 믿고 내주는 게 부담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심리를 가진 투자자를 설득해서 투자를 받아야만 합니다. 투자를 받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했었는데, 그중 하나가 국내 프로그램과 미국 실리콘밸리를 연계한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이었습니다. 해외 프로그램에 약 3주간 참여했는데 프로그램 중 데모 데이라고 해서 자신의 사업을 5분 동안 발표하면 투자자와 연결이 되는 행사가 있었습니다. 이는 창업 세계에서는 굉장히 흔한 행사 중 하나로 저도 이 프로그램을 통해 미국 투자자들에게 발표도 해보고 사업도 검증받을 수 있었습니다. 국내 및 해외 프로그램으로 투자자와 신뢰를 쌓고 결과적으로는 투자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또 국내 유전자 관련 사업 1위 기업인 마크로젠과 협업하여 매출을 많이 내보기도 했고, 정부 주관 R&D 지원 프로그램인 TIPS 프로그램의 연구개발 과제에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굉장히 규모가 커서 여기서 많은 자금을 확보한 덕분에 회사가 크게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도 사업을 해보면 아시겠지만, 이러한 과정들 하나하나가 굉장히 스펙터클합니다.

 

Q5) 이제 왓비타와 관련된 질문을 드릴게요. 왓비타에 현재 근무하고 있는 약사가 있다면 비율이 어느정도 되는지 궁금합니다.

약사는 저 혼자입니다. 회사 운영에는 다양한 직군이 필요하기 때문에, 약사 외에 다른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많습니다. 보통 회사라고 하면 대표가 있어야 하고, 마케팅, 운영, 인사, 개발, 디자인 등 다양한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들이 필요합니다. 개발자의 경우 프런트 엔드, 백엔드 서버 개발자 등이 있고 얼마 전까지 영양사도 있었습니다.

사실 약사의 경우 연봉이 높기 때문에 고용하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Q6) 왓비타의 건강기능식품을 복용한 사람들은 어떤 효과를 보았는지 부작용이 있었다면 어떤 부작용을 겪었는지에 대해서 사후 모니터링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궁금하고요. 이루어지거나 계획하고 계시다면 그 방식에 대해서도 궁금합니다.

(웃음) 이것도 굉장히 약대생스러운 질문인데요, 일단 저희가 만성질환을 타겟으로 만든 맞춤형 영양제로 바나바 코큐텐 은행엽이 있습니다. 4학년이면 약물학 배우셔서 잘 아실 것 같은데 당뇨면 혈당이 높은 거잖아요? 혈당을 낮추기 위해 바나바를 넣었습니다. 또 당뇨 환자의 경우 말초 순환이 잘 안 돼서 손끝이 썩거나 눈이 안 보이는 등의 합병증을 나타내는데, 이를 예방하기 위해 은행엽을 넣었습니다. 드럭 머거(drug muggers)라고 해서 메트포르민(metformin) 등을 복용하면 코엔자임 Q10이나 비타민 B12가 빠져나가는 현상이 나타나는데, 이를 막기 위해 코엔자임 Q10을 넣은 겁니다. 여기에 더해서 제가 약국을 운영했을 때 환자들의 피드백이 좋았었던 성분들을 반영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건강식품을 포메이션(formation) 하는 것은 약대 출신이 아니어도 할 수는 있지만, 약사들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좀 더 좋은 영양제 포메이션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효과가 좋았다는 후기들이 굉장히 많은데, 이런 것들을 보면 제가 하고 있는 일이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아 보람을 느낍니다.

사후 모니터링의 경우 이상이 있으면 바로 연락이 옵니다. 저희 회사는 1차분 완판 후 2차분을 팔고 있는데도 문제가 한 두건 정도밖에 보고되지 않았습니다. 그런 경우에는 당연히 관련 절차대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저는 약국과 병원에서 일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약국, 병원에서의 사후 모니터링 절차에 대해 알고 있는데, 최근 몇 년 사이에 사후 모니터링 절차의 시스템화가 많이 이루어진 것 같습니다.

사실 타 의약품과 마찬가지로 부작용이라는 것은 불분명한 부분이 있습니다. 또 꼭 우리 제품이 아니어도 일어날 수 있는 가벼운 부작용들이 많습니다. 속이 좀 안 좋다거나, 발진이 일어난다거나 하는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건강기능식품의 경우 여러 성분들이 혼합되어 있기 때문에 부작용이 발생했다고 하면 우선 고객과 인터뷰를 합니다. 언제 복용했고, 어떤 부작용이 생겼는지 등에 대해서 인터뷰하고, 이를 바탕으로 우리 제품의 어떤 성분 때문에 생긴 부작용인지, 다른 원인 때문은 아닌지 경험적으로 판단합니다. 하지만 우선 사업하는 입장에서 컴플레인을 없애기 위해서 무조건 교환 또는 반품을 해줍니다.

 

Q7) 현재 맞춤형 비타민 추천이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계신데 이 서비스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과 어떻게 이 서비스를 기획하고 진행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사람들에게 어떤 비타민을 추천해줘야겠다는 생각으로 서비스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간단한 사업모델을 만들어서 인터넷에 서비스해봤는데 반응이 좋았고 창업계에서 말하는 구매 전환율이 어느 정도 좋게 나와서 이걸 제대로 서비스로 만들어보자 해서 팀을 구성했습니다.

약국에서 하던 경험을 바탕으로 제가 알고리즘을 짰지만, 시작한 뒤로는 얼마나 과학적인지 또는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해 질문을 많이 받았습니다. 비즈니스 모델로 특허도 받았지만, 좀 더 과학적인 결과를 보여주는 방향으로 나아가자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다양한 과학적인 검사 방법들을 찾았고 그중에 이쪽 비즈니스에 관심이 있었던 마크로젠이라는 회사의 유전자 검사 서비스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마크로젠에서 유전자 데이터를 제공해주고 해당 데이터를 저희의 알고리즘과 믹스해서 고객들에게 맞춤형 영양제를 추천해주는 식의 모델이 확립되었습니다. 구체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왓비타 이네이트라는 상품을 구매하면 고객이 유전자 검사 세트를 받아 타액을 채취해 다시 회사에 반송합니다. 그리고 저희 회사의 비타민 검사를 하게 되면 유전자 검사 데이터와 저희 비타민 검사 데이터를 분석해서 맞춤형 영양제 2개를 배송해드립니다. 좀더 과학적인 방법으로 고객들의 건강을 탐색해주고 개선할 수 있는 점을 제시해주고 싶은 생각을 바탕으로 시작해서 국내 최초로 이러한 서비스를 기획 및 개발할 수 있었습니다.

또 제가 아까 말씀드렸던 복약 체크, 복용 체크를 잘하면 다음 달에 영양제를 서비스로 주는 왓비타 챌린지라는 것도 우리 약사들에게 굉장히 흔한 이슈들이라고 봅니다. 복약순응도를 높이고, 좀 더 과학적인 방법으로 고객을 어떻게 하면 건강하게 해 줄까 이런 고민들. 약국에서 일하면서 우리가 했던 고민들을 서비스로 풀어내려고 하고 있습니다.

 

Q8) 창업을 준비하는 약대생들이 학창 시절에 어떤 것을 준비하면 좋을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약대생분들이 창업에 얼마나 관심을 갖고 계신지는 모르겠지만, 다른 업계에서는 창업이 대세입니다. 현재 창업계에는 전문직과 같은 고스펙이 많습니다. 보스턴 컨설팅 그룹에서 컨설팅 하셨던 분도 있고. 국내 시장에 국한되지 않고, 전 세계의 인재들이 경쟁을 하고 있습니다. 창업을 준비하는 학생들도 꽤 있는데 보니까, 대학 때부터 준비하는 케이스들도 많습니다. 어릴 때부터 창업에 관심을 가진다면 배우고,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는 기회가 많습니다. 개인적인 경험에 비춰봤을 때 약대만 졸업하는 걸로는 경쟁력이 없습니다. 학생들은 흔히 약사가 되는 것을 최종 목표로 생각하곤 하는데 실제로 졸업하고, 사회에 나와보면 약사라는 직업에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실적으로 큰돈을 벌기도 힘들고요. 약대생 같은 좋은 인재들이 약대에 왔으면 거기에 안주하지 말고 더 적극적으로 노력해서 계속 발전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후배들을 보면 똑똑하고 가능성이 많은 친구들이 약사라는 직업에 안주하는 모습을 보여 많이 안타까웠습니다. 약사라는 직업의 경쟁력이 예전 같지 않기에, 좀 더 적극적으로 약사의 직능을 다양화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노력해야 합니다.

물론, 이수해야 할 학점도 많고 학교생활이 바빠서 시간이 없다는 것 알아요. 저도 그랬습니다. 하지만 약대생이라면 그걸 다 해내고 다른 것들을 더 해낼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만약 창업에 대한 목표가 있다면 어릴 때부터 다양한 분야의 친구들을 만나 내 사람으로 만들고, 창업에 대해 준비하고. 나의 전문성, , 남들이 범접할 수 없는 나만의 무기들을 갖추어 나가야 합니다. 창업하는 사람은 현실에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기에 문제 인식을 가지고 행동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하고, 이 과정을 혼자가 아니라 팀을 이끌며 함께 이루어 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게 하려면 다양한 경험을 많이 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우리 약대생 후배들에게 문제의식을 가지고 치열하게 준비하라는 조언을 꼭 해주고 싶네요.

 

Q9) 어떤 성향과 역량이 창업하는 데 도움이 될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창업계에서는 누가 성공할지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아까 말씀드렸듯 창업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은 팀을 꾸리고, 함께 일하는 것입니다. 혼자서 모든 일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능력이 있는 다양한 사람들을 설득하는 리더십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창업, 사실 많이들 실패합니다. 그렇기에 꺾이지 않고, 꾸준하게, 어떻게든 불굴의 의지로 끌고 나가는 역량도 필요합니다.

 

Q10) 네. 그러면 약사님께서 직원을 채용하실 때 어떤 사람을 뽑고 싶으신지 말씀해 주세요.

현재 이 질문의 의도는 어떻게 하면 채용이 잘 될지, 필요한 스펙, 성격, 자질은 무엇이냐는 것이죠?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좋은 학교 출신인 사람을 선호할 거라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 경험상 공부를 잘해서 좋은 학교에 가는 것이 본인에게 큰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어떤 사람이 되는지가 더 중요한데, 특히 다른 사람들과 잘 지낼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누구와도 적이 되지 않는 사람, 그리고 특히 약대생들이 그런 경향이 있는데 개인적이지 않은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또한 자신을 잘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는 미국 회사를 다녔었는데, 미국에서의 직장생활동안 저 스스로를 잘 표현할 수 있도록 트레이닝 했습니다. 나의 말 한마디, 말의 음, 밥 먹는 것, 시간 이런 것들 하나하나가 나를 셀링하고 브랜딩하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선배들을 보면 그런 트레이닝을 받으셨기 때문에 본인들을 잘 표현하셨습니다. 제가 저희 팀원들에게도 많이 이야기하는 부분인데, 말하지 않고 있으면 잘하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사람이 많기 때문에, 그중에서 돋보일 수 있도록 나를 표현해야 해요. 많은 사람들이 하고 있는 것처럼 나는 이런 사람인데 나를 왜 몰라주지?” 라고 하기보다는, 남들이 알 수 있도록 효과적인 방법을 써서 메시지를 던져야 합니다. 저는 본인을 잘 표현하고 나는 이렇게 능력 있는 사람이고 나는 이런 사람이다라는 것을 잘 보여주는 사람을 채용하고 싶어요. 덧붙여서 좀 밝은 사람이면 좋겠네요.

역지사지의 입장이 되어 본인이 매니저 또는 사장이라고 생각했을 때 어떤 사람을 채용하고 싶을지 생각해보면 똑같은 마음이 들 겁니다.

 

Q11) 다음으로 많은 말씀 해주신 것 같긴 하지만 스타트업에 관심 있는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으시다면 부탁드립니다.

스타트업에 관심 있는 약대생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라면뭐가 좋을까요? 저는 학부 때 공부를 안 해서요. (웃음) 저희 회사는 바이오 허브라는 곳에 있습니다. 서울시에서 신약 개발하는 회사들, 저희와 비슷한 헬스케어 계열 그리고 의료기기 계열 회사들이 모여있는 곳입니다. 현재 한국 투자시장에서 신약 개발, 바이오 쪽 분야가 매우 주목받는 분야입니다. 저희 동기들 중에서 회사에 취업한 사람이 저 외 2명이 있는데요. 제가 회사를 갔던 게 한국에서도 글로벌한 회사가 나왔으면 좋겠다. 내가 거기에 일조하고 싶다라는 마음으로 간 거였어요. 제 동기들 중 공부를 잘했는데 공부를 계속 하지 않고 약국으로 가는 경우도 많았어요. 저는 그게 너무 아깝게 느껴졌었는데, 지역 약국도 정말 좋지만 보다 더 다양한 분야에 도전하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타트업에 도전하거나 석사, 박사 그리고 제약회사 연구원까지 해보면 좋았을 것 같아요. 연구원분들 중 능력 있는 분들은 굉장히 잘 되는 케이스들을 많이 봤거든요. 그래서 만약에 창업에 생각이 있다면 (약대생들이 관심이 많을) 신약개발 등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한 일들을 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약대생으로서 열심히 공부해서 전문성을 키운다면 그 분야에서 성공하기에 조건이 나쁘지 않거든요.

저는 그런 분야를 나중에 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못하고 있어요. 제가 보고 느낀 것들을 토대로 조언을 드리자면 석사도 하고 회사에 가서 연구원도 하고, 연구도 몇 년 하고 나서 창업 분야에 들어오시면 굉장한 대우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제가 아는 분 중에선 그렇게 하셔서 투자하는 분도 계시고, 창업해서 대표로 계신 분도 있습니다. 그래서 약대생이 창업을 할 계획이라면 공부를 정말 많이 하고 실무로 신약개발에 참여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Q12) 다음으로 좀더 포괄적인 질문인데요, 후배 약대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으시다면 부탁드립니다.

아까 했던 이야기와 비슷한 이야기일 수도 있는데요. 실제로 약국이나 병원으로 가는 사람들도 꼭 필요합니다. 다만 약국이나 병원에서 일하다 보면, 여러 가지 제약과 제한들로 인해 약사들이 본인이 가지고 있는 역량을 펼치지 못해 좌절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합니다. 약국 시장이 점점 안 좋아지는 추세이기도 하고요. 사람들이 전통적으로 생각해온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약사들이 돈을 버는 경로들이 점점 사라짐에 따라, 기존과 같은 역할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는 잘 먹고 잘 살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항상 염두에 두고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대비해야 합니다.

약대생들은 학부 1학년 때부터 공직, 회사, 창업과 같은 다양한 진로에 대해 생각해보고, 스스로가 장래에 무엇을 할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어요. 약대생들은 약학 공부는 기본으로 하잖아요? 비록 저는 그러지 못했지만. 약사로서 장래에 어떻게 살아갈지에 대해 고민하고, 1학년 때부터 정말 열심히 살아야 합니다. 약대생이라는 타이틀을 내려놓고 진지하게 생존을 고민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저도 영어에 대한 콤플렉스를 계속 가지고 있는데요. 타과 친구들을 보면 영어 실력도 뛰어나고 다양한 활동들에 참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약대생들도 영어실력을 쌓고, 약대생들끼리 모이는 것도 좋지만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조직을 이루어 활동해보는 경험이 필요한 것 같아요. 좀 더 색다른 그룹에서 큰 그림을 그려봤으면 좋겠습니다. 타과 학생들은 방학 때 워킹홀리데이에 가거나, 중고등학생들을 도와주는 프로그램에 참여하거나,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활동을 하더라고요. 약대 안에서도 그런 문제들을 해결하는 활동들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보다 넓은 시야로 진짜 사회를 바라봐야 할 것 같아요. 약에만 집중해서 전형적인 굴레에 매몰되기보다는 시야를 넓혀서 약대생들이 각자의 능력에 꽃을 피웠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약간 이종이예요. 학부시절에는 공부를 안 해서 학점은 엉망이었고, 학사 경고를 받은 뒤에는 군대에 갔습니다. 다녀와서는 미친 듯이 공부해서 약사고시만 합격했어요. 그랬던 저인데, 회사 들어가니 정말 재밌더라고요. 약대 다닐 때는 그렇게 힘들었는데 회사에서는 본인의 강점을 살리고 전문성을 펼치는 선배들의 모습을 보고 그 모습에 매료되어 회사 일에 재미를 느끼다 보니 자연스럽게 일을 열심히 하게 되더라고요. 우리가 약대라는 굴레 안에 있으면 경쟁력을 잃을 수 있습니다. 제가 회사에서 선배들을 보고 매료되었던 것처럼 여러분도 학부생 시절부터 다양한 그룹에서 치열하게 자신을 개발하는 사람들을 겪어봐야 합니다.

 

Q13) 건기식 스타트업 회사로서, 앞으로의 비전이 궁금합니다. , 그 비전 속에서 약사의 역할은 무엇인가요?

사람들이 진짜 건강해지는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저희 회사의 비전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만성질환에 걸리잖아요. 걸리고 나서 치료하는 데에 돈이나 시스템, 모든 게 집중되어 있다는 사실이 안타까웠습니다. 그래서 병원에 가기 전에 만성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서비스들을 제공해서 고객들이 만성질환에 걸리지 않도록 하는 것을 저희 회사 목표로 두고 힘쓰고 있습니다.

저희는 체중, 기저질환, 유전자 이런 요소들을 기반으로 고객들의 건강 데이터를 수집하여 다양한 영양제, 식이, 운동, 생활 습관 개선해 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또한 커뮤니티를 만들어 고객들이 커뮤니티나 코치들을 통해 건강을 개선 및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합니다. 실제로 고객의 건강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해서 만약 고객이 서비스를 이용해서 건강해졌다면 현재 생활을 반복하게 해 주고 아니라면 수정해주는 AI 시스템을 만드는 일도 하고 있습니다.

 

Q14) 약사님께 약사란 무엇인가요?

제가 약사를 많이 안 좋게 얘기했는데, 약사가 아니었으면 제가 이렇게 할 수 없었겠죠.(웃음) 저는 사실 약대에서 성적도 별로 안 좋았고, 취직도 힘들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약사라는 타이틀이 있어서 된 거라고 생각해요.

제가 사업을 할 수 있는 이유도 약사라서 그래요. 잘 안되더라도 다시 약사를 할 수 있잖아요. 약사라는 타이틀이 제게 도전할 수 있도록 자신감을 준거죠. 또 똑같은 얘기를 하자면, 여러분들은 약사가 될 거잖아요. 저는 친구하고우리 부자는 아니더라도 이제 먹고 살 걱정은 없잖아. 그러면 좀 더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일, 예를 들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이라든지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이야기를 정말 많이 했어요. 그건 우리가 약사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거예요. 약사이기 때문에 본인이 원한다면 다양한 경험에 도전해볼 수 있고, 실패를 겪더라도 자신의 역량을 죽이지 않고 결국에는 사회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일이나 진정으로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찾을 수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사회에 기여한다는 말이 나와서 마지막으로 한마디 더 보태자면, 제가 MSD에 있을 때, 인턴을 뽑는데 미국 약대생이 인턴으로 왔어요. 미국에서 약사는 지위가 엄청 높아요. 병원에서도 발언권이 센 편이에요. 그래서 그 친구가 한국에서 저희와 인턴 생활을 하면서 왜 한국에서는 약사들이 이렇게 힘이 없는지 물어보면서 미국에서는 약사로서 전문성을 인정받으면 누구도 터치할 수 없는 약사만의 힘이 있는데 한국은 그런 것들이 약하고 대우도 낮은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물론 정책적인 영향도 있겠지만, 결국에는 약사들의 권위는 약사들이 만들어 나가는 거라고 보거든요. 그래서 우리 스스로 약사로서 잘 되려면 사회에 좀 더 많은 기여를 해서 사회적으로 영향력을 가져 나가야 되는 것 같아요. , 우리 좋은 것만 하지 말고 사회에 좋은 것들을 기여하는 약사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KNAPS 문서국

홍수빈(덕성여대), 장윤미(이화여대), 최서연(숙명여대), 이수린(고려대),

홍예나(숙명여대), 심재민(이화여대), 이민후(이화여대)

 

 

'Talk with Pharmacists'는 KNAPS 문서국에서 연재하고 있습니다.

 

본 글은 김복기 약사님의 동의 하에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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