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APS

톡!톡!톡! Talk with Pharmacist #30

# 건강보험공단 이현지 약사님

#약력사항

학력)

고려대학교 약학과 학사


경력)
전)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 의약품 안전정보 생성 담당
현)국민건강보험공단 본부 약가협상 담당

 

Q1. 간단한 자기소개와 현재 하시는 업무에 대한 자세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저는 고려대학교 약학과를 13학번으로 졸업한 이현지라고 합니다. 우선 이렇게 인터뷰 기회를 마련해주신 KNAPS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저도 대학생 때 KNAPS 활동을 하면서 KNAPS를 통해 많은 걸 얻고 배워서 저도 나중에 무언가를 나누어주고 싶다고 생각했었는데 새로운 경험을 또 하게 되네요.

일단 저는 건강보험공단에 2020년 5월에 입사해서 약제 관리실 사용량 관리부에서 약 2년간 일했습니다. 건강보험공단 본부에만 ‘~실’이 한 20~30개 정도 있어요. 그중에서 저는 약제 관리실에 있고 약제 관리실 안에는 80명 중 20명 정도의 약사가 있어요. 그리고 이곳에서는 많은 부가 있는데 저는 사용량 관리부에 있는 거죠.

사용량이라는 것 자체가 약을 많이 사용하는 경우의 사후 관리까지 포괄하는 의미를 지닙니다. 따라서 약가 협상뿐만 아니라 약을 등재하고 나서 그 이후에 벌어지는 사후의 일들도 많이 관여를 하고 있습니다.

제가 하는 일과 관련된 절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특정 약제의 사용량이 늘면 건강보험 공단에 청구하는 양이 많아집니다. 해당 청구량이 얼마나 증가했는지 추이를 계산하고 그 약제에 대해 협상을 진행합니다. 협상 대상으로 선정된 약제들은 해당 제약사와 두 달간 협상을 진행합니다. 협상이 끝난 후에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에 안건을 제출하고 동의를 거치면 이에 따라 약제에 금액이 반영됩니다.

사실 건강보험공단 본부에서는 주로 약가협상과 방문약료 관련 약사들을 채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곳에 약사가 많지는 않아요. 하지만 건강보험공단 내에서 약사들은 재정 관련 부분에 실질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합니다.

 

Q2. 공직약사의 길을 선택하시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KNAPS 활동을 하면서 세계 약학 관련 이슈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에 관심이 생겼고, 평소 보건학에 관심도 많았습니다. 그러던 중 6학년 겨울방학 실습 때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에서 인턴을 했었어요. 그 때 대상포진 백신에 대한 안내문을 작성해서 배포하는 일을 맡았었는데 안내문이 국민 모두에게 전달된다는 것에서 ‘내가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구나’ 하는 것이 신기했고 약사로서 후에도 공공기관에서 일하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안전관리원에서도 일을 했었고 그 후 건강보험공단에서 일을 하게 됐는데 저는 지금의 업무가 참 재미있어요.

 

 

Q3. 다른 진로와 비교했을 때 공직 약사(건강보험공단) 근무의 장/단점은 무엇인가요? 추가적으로 건강보험공단에서 약사로서의 전문성이 발휘된 경험은 무엇인가요?

 저는 병원과 약국에서 모두 일해봤는데 저는 약 특유의 향을 안 좋아해서… 건강보험공단에서 일할 때에는 그런 향을 맡지 않아도 된다는 게 장점이었어요 (웃음). 또 보다 다양한 사람들과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인 것 같습니다. 또 다른 장점은 일을 할 때 병원이나 약국보다는 덜 긴장해도 된다는 것 같아요. 병원이나 약국에서는 환자에게 올바른 약을 조제하기 위해 항상 집중해야 하는데 여기서는 상대적으로 업무에 대한 시간적 여유도 있어서 괜찮아요. 그리고 제약사에 비해서는 야근도 적고 업무 강도가 강하지 않다는 것에서 워라벨을 소중하게 생각하시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단점은 다른 분야에 비해 급여가 조금 적다는 것이 단점인 것 같아요.

 

 

Q4. 업무를 하시면서 힘든 점이 있으셨나요? 업무를 하시면서 보람을 느끼셨던 일은 무엇인가요?

 저희 부서는 총 80명이고 그 중에 약사가 20명 정도 돼요. 약사는 건강보험공단에 입사하면 과장으로 들어가게 되는데 들어가자마자 팀장과 대리라는 계급 사이에 있으니 조금 부담이 있을 수 있는 것 같아요. 공무원 시험을 합격하고 입사하신 분들보다는 계급이 높다 보니 과장으로서 일을 잘 수행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보람을 느끼는 점은 제약사들과 협상이 잘 이루어 질 때 뿌듯함을 느끼는 것 같아요. 최근 ‘사용량-약가 연동 협상. 유형 다’와 관련해서 제약사들과 일을 하거나 외국계 제약사와 일하는 과정에서도 격동적이고 흥미로운 점을 느끼고 있습니다.

 

 

Q5. 조직 내 분위기는 어떤 편인가요?

조직 내에 상하관계가 있다면 저희는 다른 회사원 분들에 비해 덜 느끼는 것 같아요. 공단이 직원들을 많이 생각하는 곳이라서 직원들을 보호하기 위한 레드 휘슬이라는 제도도 있어요. 힘든 문제가 있다면 해결하려는 데에서 다들 오픈 마인드 인 것 같아요.

 

 

Q6. 근무하시는 곳의 복지는 어떤가요? 야근 수당이 있는지, 대학원같이 공부를 더 하고싶다 했을 때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야근 수당은 지급받긴 하지만 일정 시간 정해진대로 받기 때문에 많이 한다고 그만큼 받는 것은 아닙니다. 대학원의 경우는 3~5년 정도 근무를 하면 학기당 일정 금액을 지원해줍니다. 또, 나중에 외국 연수를 갈 수도 있는데, 5~10년 정도 근무를 하면 해외 연수를 가기도 합니다. 이런 것 이외에도 생각했던 것 보다 복지가 정말 많은 게 책도 가끔씩 무료로 나눠주고 선택해서 들을 수 있는 실무, 직무 교육도 다양해서 좋은 경험을 쌓게 해주는 것 같아요.

 

 

Q7. 다른 직군에 비해 이직이 용이한가요? 반대로 다른 직군에서 건강보험공단으로 들어올 때 좀 용이하게 입사할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다른 군으로 이직할 때 용이하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공단에 있으면서 이미 제약사랑 협상을 많이 해봤으니 제약사와 공단을 잘 알고 있게 되는데 이러한 면을 제약사가 좋아하는 것 같아요. 신약에 대해 협상을 하려면 약에 대해 많이 알아야 하고 약제의 특성이나 비용과 효과도 알 수 있으므로 병원으로 가는 데에도 도움이 많이 된다고 해요.

그리고 약국이나 병원에서도 이곳으로 올 때도 당연히 도움이 되는 게 업무에서 사용했던 약을 협상하게 되니까 약에 대해 더 잘 알고 협상을 더 잘 하겠죠. 제약사에서 오신 분들 말들도 들어보면 업무강도가 낮아서 좋다고도 하세요.

 

 

Q8. 건강보험공단에 들어가기 위해서 신입 공채로부터 많이 들어오는 경우가 대부분인지 아니면 경력직 채용 같은 경로를 통해서 어느 정도 경험을 쌓은 다음에 들어오는 사람이 대부분인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건강보험공단에 있다가 타 기업으로 이직하는 경우와, 타기업에 있다가 건강보험공단에 들어오는 경우 중 어떤 사례가 더 많은지 궁금해요.

지금 알기로는 약사 처음 채용되는 거는 1년 경력이고 이 경력은 어디든 상관없어요. 그리고 이직 같은 경우는 사실은 예전에는 나가는 분들이 조금 있었어요. 근데 그건 업무의 문제보다는 위치 때문에 그랬거든요. 공단이 원주에 있으니 서울로 가는 분들이 계셨는데 코로나 이후로는 약국이나 병원도 뭔가 좀 불안한 게 있는지 나가는 분들이 거의 없습니다.

 

 

Q9. 현재 하고 계신 업무의 전반적인 전망이 궁금합니다.

전망은 굉장히 밝은 것 같아요. 왜냐하면 앞으로 확장해서 할 일들이 되게 많거든요. 또 건강보험공단의 경우 세계적으로 굉장히 많이 칭찬을 받고 있는 제도에요. 그래서 앞으로 다른 나라에 자문도 많이 줄 거고, ‘나중에는 공단 직원이 직접 제 3세계에 기관을 차려서 개발도상국들이 좋은 건강보험 제도를 실행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도 있겠다’라고 생각하기도 했어요. 그렇게 되면 국민의 삶의 질을 바꿀 수 있는 제도를 수출하는 거잖아요. 그렇게 된다면 굉장히 의미 있는 일인 것 같고 개인적으로는 어떤 직군에 비해서도 전망이 좋다고 자부합니다.

 

 

Q10. 약사님께 약사란 무엇인지, 그리고 건강보험공단이란 어떤 의미인지 궁금합니다.

저는 일단 코로나 시국에 취업을 했기에 건강보험공단에 대한 애착이 큽니다. 당시 2020년 5월에 취업을 하면서, 한창 코로나 초기일 때라 K-방역으로 우리나라가 대응을 잘한다고 했는데, 공단에 와보니 이 K-방역의 핵심에 공단이 있더라고요. 무엇보다 K-방역에 있어 건강보험이 많은 역할을 했는데, 그 당시 4-5월쯤 건강보험으로 인해서 K-방역이 어떻게 바뀌었는지에 대한 기사들이 굉장히 많이 나와있어요. 대표적인 예를 보면, 병원에 가서 어떤 진료를 받으면 의료기관이 70%를 공단에 청구하는데, 원래라면 1년이 지나서야 지급되던 것을 '선 지급' 방식으로 바꾸면서 의료기관의 부담을 줄여줬어요. 그리고 또 취약계층, 특별재난 지역 같은 경우에는 건강보험료를 경감시켜줬고, 치료별 수가도 계속 조정하는데, 특히 코로나 치료에 해당하는 수가들을 조정해서 우리가 좀 더 비용을 제공해줄 수 있게끔 하고 있습니다.

 사실 제도라는게, 이 기관에서 하는게 ‘100’ 이라면 실제로 외부 사람이 알게 되는 건 ‘1’ 정도 인 것 같아요. 뉴스같이 국민들이 알게 되는 부분은 가볍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저희는 항상 ‘100’ 의 노력이 들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비급여의 급여화'라고 해서, 문 케어의 핵심인 부분인데 '비급여 항목을 급여로 하자, 건강 보험 재정 지원이 안되는 부분을 지원되도록 하자'였는데 이것도 공단의 지원 정책 중 하나예요. 그래서 제게 건강보험공단은 우리나라 건강을 위한 수호자라 할 수 있어요.

 또, 제게 약사는 정말 감사한 직업인데, 사실 제가 말씀드린 아주 많은 것들을 다 집약할 수 있는 단어인 것 같아요.

 

 

Q11. 대학 시절 기억에 남는 활동과 아쉬웠던 점은 무엇일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저는 KNAPS 활동이 가장 재미있었어요. 그때 KNAPS에서 약대생들과 같이 강연과 설명을 들었던 것도 기억에 많이 남고, 연초에 개최하는 행사(Regular Assembly)도 굉장히 의미 있었어요. 그걸 통해서 ‘다른 학생들은 이런 생각을 하고 있구나’ 하면서 굉장히 재미있었고, 특히 다른 나라 약대생들이랑 교류하는건 KNAPS에서 밖에 못하잖아요. 제가 세계 보건 이슈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다 보니 교류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재미있고 좋았습니다.

 

 

Q12. 약사님의 앞으로의 계획이나 목표, 꿈은 무엇인가요?

저는 사람들이 좀 더 안 아프고, 경제적으로도 더 안정을 찾았으면 좋겠어요. 사실 이번에 코로나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타격이 굉장히 컸잖아요. 그래서 몸도 아픈 데다가 경제적으로도 안 좋아지니까 이중고를 겪게 되잖아요. 그래서 이걸 정말 해결하는데 많은 기여를 하고 싶고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나중에는 세계보건기구에 가서 일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생각해보면 이 건강보험공단이 우리나라의 세계보건기구 같아요. 왜냐하면 꼭 WHO만이 보건 기구인게 아니라, 보건 이슈들을 잘 처리하는 곳이 바로 보건 기구라고 생각하거든요. 실제로 건강보험도 세계적인 제도이고요. 그래서 저는 이 직장을 갖게 된 것만으로도 되게 감사하고 또 신기해요. 특히 제가 KNAPS에서 배우고 바라고 있었던 것들을 여기서 실현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이 인터뷰도 제게 정말 의미가 있구나 하고 방금 깨달았네요.

 그래서 목표는 아까 잠깐 말씀 드렸듯이 우리나라의 좋은 제도를 다른 나라에도 적용하도록 돕는 거예요. 혹시 미국의 보험 제도에 대해 들어보신 분 계시나요? 미국은 사보험이거든요. 우리나라는 건강보험이 있어서 본인은 거의 30%밖에 안 내고, 공단이 70%를 내요. 즉, 본인 부담금이 30%인데, 항암제는 또 5%밖에 안 내요. 이처럼 우리나라는 이렇게 보장을 잘해주는데, '시코 (Sicko)'라는 다큐멘터리를 보면 미국의 의료 보험이 너무 사보험으로 가고 그 많은 회사들이 자기 이익만 위하고 국민의 사정을 생각하지 않아서 보험료가 엄청 비싸다는 걸 알 수 있어요. 보험을 안 들으면 병원비도 엄청 비싸고요. 그래서 미국에 있는 사람들이 치료를 못 받아서 캐나다로 가서 치료받고, 우리나라 사람들은 우리나라로 왔다가 다시 미국으로 가고 이러거든요.

 

 

Q13. 입사 전후에 가치관이나 직업관이 많이 변하셨나요?

많이 변하지는 않았어요. 입사 전의 생각을 여기 와서 실현할 수 있고 잘 맞아서 신기하다고 느껴요.

 

 

Q14. 후배들에게 해당 업무를 추천해 주시고 싶으신지, 그 이유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공직 약사를 희망하는 후배들에게 조언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추천해드리고 싶고요. 조언으로는 '너무 부담 갖지 말자'가 있겠네요. 제가 이렇게 화려하게 얘기를 했지만 사실 다들 할 수 있는 일이거든요. 어떤 약사든지 다 할 수 있는 일이고, 만약 부족한 게 있으면 배우면 되고요. 저도 여기 와서 배운 것들이 훨씬 많거든요. 그래서 지금 성적에 너무 연연할 필요가 없다, 참고로 공단은 성적(학점)을 안 봅니다. 논문도 안 보고, 추천서도 필요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어떤 과거를 지녔던, 공부를 못했던지 간에 다 올 수 있어요. 그러니까 이제 매일매일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다만 넒은 시야를 가지고 꿈을 크게 가졌으면 좋겠어요. 너무 현실 때문에 위축되지 말았으면 해요.

 저는 교수님들, 선배님들 보면서 이런 생각도 많이 했었거든요. '내가 과연 저렇게 될 수 있을까, 너무 멋있어 보인다.', '어떻게 저런 일을 하실 수 있을까' 싶었죠. 제가 그렇게 막 뛰어난 건 아니였거든요. 이 공단에 가기 위해 복잡한 절차를 밟은 게 아니라, 2020년 1월에 공지를 처음 받고

5월에 입사했거든요. 그래서 ‘여기도 갈 수 있네’ 하고서 지원을 한 거 였어요.

추천드리는 또 한가지 이유는 가치관이 잘 맞아서 인 것 같아요. 국민을 위해 일하는 일이 소중하다는 것, 그리고 이 가치를 아는 것이 가장 큰 자산인 것 같아서요. 그래야 일하는 저도 행복하고, 주변에서도 좋게 봐주세요.

 

 

Q15. 앞서서 약사를 채용할 때 1년 경력이 있어야 하고, 학점은 보지 않는다고 말씀해 주셨는데요. 이 외에도 입사를 위해서 갖춰야 할 조건, 채용 절차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합니다.

채용 절차는 서류 평가에서 먼저 3배수를 뽑고 면접을 봅니다. 제가 들어올 때만 해도 많은 약사들이 건강보험공단에 알고 있지는 않았어요. 이곳에 대해 모르는 선배님들도 많았고 경쟁률도 높지 않았어요.

 

 

Q16. 건강보험공단 약사로서 일하기 위해서는 어떤 것을 준비해야 하나요? 식약처의 시판허가 이후 심평원의 급여적정성 평가를 통과해야 약가 협상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약품의 경제성 평가와 같이 비용효과에 대해 분석하는 능력은 식약처와 심평원에서보다 건강보험공단의 약가 협상부에서 특히 요구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약사의 RA와 MA부서에서 다루는 영역이 각각 규제법규와 경제성 평가로 차이가 있듯이, 특히 약가 협상부서를 목표로 준비하기 위해선 약대생으로서 어떤 것을 준비하는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지 궁금합니다.

사실 우리가 흔히 아는 경제성 평가는 심평원에서 담당을 하고, 경제성 평가가 약제들이 협상을 하러 건강보험공단에 넘어와요. 절차를 설명하자면, 업체가 신약 등재 신청을 하면 약제 급여 평가위원회에서 의사들, 교수님들 해서 굉장히 많은 전문가들이 모여서 약제에 대한 경제성이나 타당성을 전문적으로 평가해요. 거기서 대략적인 약제의 가격이나 비용 효과성 측정을 해요. 근데 그게 하나로만 결정되어 있는 아니라 어떤 여지가 있거든요. 그래서 여지를 가지고 있는 상태로 공단으로 넘어와요. 그러면 평가들을 바탕으로 저희가 협상을 하는 거예요.

이게 뭐가 다르냐 하면, 단순히 경제성 평가는 약제 하나에 대한 경제성 평가인 거고, 건보공단에서 하는 건강보험 재정과 관련된 그런 금액이에요. 항상 건강보험 재정을 보호하고 줄이기 위해서 노력을 하는 저희 입장이에요.

심평원에서 하는 일과 건보공단에서 하는 일이 헷갈릴 있긴 해요. 근데 그대로 심평원은 심사하고 평가하는 원이고 그래서 심사 약에 대한 심사를 하는 거고, 건강보험공단은 건강보험에 대한 기관이라고 보시면 돼요.

약사 협상부서를 목표로 준비하기 위해서는 일단 약제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약대를 졸업하면 아시니까 그거는 딱히 말씀드릴 없을 같아요. 우리 사회에 건강보험이 얼마나 기여를 하는지, 공단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아니면 다른 나라 보험 제도와 어디가 어떻게 다른 이런 것들을 알면 도움이 많이 같아요. 그리고 국민의 세금에 대한 소중함도 알고 있었으면 좋겠어요. 부모님이 직장을 다니시거나, 본인이 월급을 받는다면 그에 따른 보험료를 내잖아요. 그게 보통 만원 정도 되거든요. 근데 중에서 소득이 거의 없을 사람의 경우 최저 보험료가 얼마정도 될까요? (학생 답변) , 맞아요. 저는 1 6천원 정도 되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그런데 그거 내기 힘들어하시는 분들도 많더라고요. 그래서 사람들은 1 6 내기도 힘든데, 제약사들은 1년에 사실 십억씩 가져가거든요. 저희가 협상하는 대상 약제들이 건강보험에서 가져간 금액이 1년에 많게는 600, 적게는 2~30 이러니까 개인이랑 아예 비교가 돼요. 금액을 회사가 약제에 대해서 가져간다는 , 이렇게 격차가 크다는 거를 알고 있었으면 좋겠어요.

 

 

Q17. 약대 재학 중 어떤 과목을 열심히 공부해두면 도움이 될까요? 약학지식 이외에 가져야할 소양은 무엇인가요?

재학 중에 사회약학을 공부해두면 도움이 됩니다. 그런데 이게 막 ‘네가 열심히 공부를 안 해서 안돼’ 이건 절대로 아니니까 편하게 생각하셔도 돼요. 기본적으로 약사 국가고시를 합격했고, 이후에 잊어버려도 다시 배우면 돼요.

 

 

Q18. 이 일을 하기 위한 이상적인 인재상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그리고 어떤 사람에게 적합한 일이라고 생각하시는 지 궁금합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이상적인 인재상은 국민을 생각하고 소득이 낮은 사람들도 생각하고 국민의 세금의 중요성과 그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에요. 그리고 더 나아가 우리 나라에 대한 자부심도 있었으면 좋겠어요.

저는 우리 학생들이 시야를 넓혔으면 좋겠어요. 사실 국가 자체에 대한 생각, 국민에 대한 생각도 다 좋은데, 이 공단은 사실은 세계적인 곳이잖아요. 그러니까 세계 제도에 대해서도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었으면 좋겠어요.

우리가 우리나라에 태어났기 때문에 이런 많은 혜택을 받고 있는 거고, 이런 의료비 적인 혜택이 직접 피부로 와 닿지는 않잖아요.

예를 들면, 감기에 걸려서 병원을 가면 2천 원 밖에 안 내는 게 우리한테는 일반적인 건데, 다른 나라에서는 진짜 그것도 힘들 수 있거든요. 그래서 우리가 너무 당연히 알고 있는 그런 혜택들이 사실은 너무 소중한 거라는 거를 알았으면 좋겠어요.

 

 

Q19. 다음 질문입니다. 학부생으로서 공직 약사가 적성에 맞는지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적성은 거창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관심이 있느냐가 가장 중요한 문제인 것 같아요. 사회 문제에 관심이 있고, 내가 하는 일이 타인에게 미치는 영향을 가치 있게 생각한다면 그게 적성인 것 같아요.

 

 

Q20. 그렇다면 건강보험공단 내에서 약대생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인턴십 프로그램이 있나요?

네, 있습니다. 학교마다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전에 고려대학교에서 사회약학 프로그램으로 공단에 왔었고, 최근에는 코로나 때문에 ZOOM을 통한 설명회가 있었습니다. 대부분 5학년 말에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고, 대상 학교 여부 등은 관련 과 교수님께 여쭤보시면 알 수 있으실 거에요. 제가 자세히는 알지 못하지만, 대상 학교가 아니라면 학교에 요청을 해주셔도 될 것 같아요.

 

 

Q21. 감사합니다. 이제부터는 저희 문서국 스태프들과 약학대학 학생들이 궁금해했던 질문들을 여쭤보려고 합니다. 먼저 약사님 개인에게 드리는 질문인데요. 약가 협상 결과가 국민들의 삶의 질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사명감이 크실 것 같은데, 약사님께서는 업무에 어떤 마음으로 임하시는지 궁금합니다.

국민들의 재정을 소중하게 여기고, 더 많은 환자들이 약을 적절하게 쓰도록 하자. 이 두 가지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이번에는 환자분들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해볼게요. 환자분들께서 건강보험공단에 약을 등재해 달라는 항의나 탄원을 많이 하세요. 그 이유가 보험 등재가 안 되어 있으면 약의 가격이 너무 비싸거든요. 보험 등재가 되어 있으면 약가의 5%만 내면 되는데, 그렇지 않으면 환자가 금액의 100%를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 되죠. 특히 항암 환자들은 약을 장기적으로 사용하는 데다가, 대부분의 항암제가 정말 비싸요. 그래서 환자의 입장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합니다. 그리고 항암제는 적응증이 많다는 특징이 있어요. 다시 말해 하나의 항암제가 난소암, 유방암, 폐암 등 여러 암에 적용되는 경우가 많죠. 그런데 문제는 난소암만 보험 급여가 되면, 똑같은 환자일지라도 암이 폐로 전이되면 못 쓰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에 적응증 확대가 필요한 경우가 많아요. 이렇게 하나의 결정이 여러 환자들한테 다양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항상 염두에 두고 업무에 임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항상 약가를 낮추려 하는 것은 아니고, 환자의 입장을 고려하는 동시에 제약사가 약을 개발하고 공급하는 과정에 대해서도 인정을 해줘야 해요. 결과적으로 약이 보험 등재가 됐을 때, 치료에 잘 쓰이면서도 제약사가 만족하는 결과를 도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22. 자세한 답변 감사합니다. 다음 질문은, 약사는 평생 공부하는 직업이라고 하는데 업무를 위해서 따로 공부를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검색해서 모르는 것이 있을 때마다 공부를 하고, 새로운 일을 맡을 때에도 공부를 하고 있어요. 그리고 임상약학 지식이 협상 업무 시에 유용하게 사용되기 때문에 강의를 듣기도 해요. 협상력 향상을 위한 별도의 교육을 주기적으로 받는 것은 아니지만, 가끔씩 공단에서 협상 관련 교육을 지원해줍니다.

 

 

Q23. 다음은 업무 관련 질문들입니다. 약가 협상 과정에서 제약회사와 의견 충돌이 잦을 것 같은데, 어떤 과정으로 해결하시는지 혹은 약사님만의 해결 방법이 있으신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맞아요. 각 기관의 입장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당연히 충돌이 발생합니다. 이때 기관의 대표가 사람 대 사람으로 나온 자리에서 의견을 나누다 보면 관계가 형성되는데, 이 관계는 온전히 본인이 만드는 것 같아요. 저도 많은 제약사들을 상대하면서 괜찮다라고 생각했던 업체가 있었고, 약값을 보장하겠다는 태도가 너무 지나치다고 생각되었던 업체도 있어요. 후자의 경우, 다른 것은 고려하지 않고 오로지 약가 수호를 위해서 과대 포장을 하거나 불확실한 미래를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회사는 돈에 민감하고, 정하는 가격이 협상하러 나온 개인의 실적이 되니까 충돌이 없을 수는 없죠. 하지만 회사의 수익 창출이라는 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더라도, 신사적인 태도로 협상에 임하는 제약사도 있어요. 약가 협상은 좋은 결과를 함께 만들어가는 업무 파트너 관계에서 시작되기 때문에, 한마디 말을 하더라도 상대를 존중하는 태도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신사적으로 상대방의 입장 또한 고려하면서 협상을 하면, 서로 마음이 열려서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고 그렇게 만든 관계는 장기적으로 가요. 제약사가 다음번에 다른 약을 가지고 협상에 올 때, 예전에 쌓았던 이미지가 계속 가기 때문에 멀리 보고 관계를 잘 맺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발생하는 의견 충돌은 60일 동안 협상을 진행하면서 최대한 해결을 하려고 노력해요. 처음에는 서로의 의견을 주장하면서 충돌이 발생하지만, 60일이 지나면 합의점을 찾은 것에 대해서 서로 수고했다고 격려하고 응원하면서 마무리합니다.

 

 

Q24. 쉽지 않은 일인 만큼 뿌듯함도 굉장히 클 것 같네요.  다음 질문입니다. 사용량-약가 연동 협상 제도란 무엇이며, 어떤 의의를 가지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사용량-약가 연동 협상 제도란, 사용량이 증가한 약제로 인해 발생한 건강보험의 재정 부담을, 업체와 공단이 나누어 분담함으로써 약가를 인하하는 협상입니다. 즉 약의 사용량이 높아지면, 약가를 내리는 것이죠. 이는 약제가 전년도 대비 30% 이상 증가한 경우, 전년도 대비 10% 이상 증가한 경우와 그 10%가 50억 원 이상일 경우의 2가지 유형으로 나뉩니다. 대한민국의 약 2만5천개의 약제 1년 평균 청구액이 20억원인데 앞서 말한 기준에 들어가는 것은 약제는 매우 소수이고 그 금액이 매우 큰 편이에요. 이런 약제들은 사용량이 많이 증가한 것들인데, 사실 이 안에는 리베이트와 유사한 방법을 사용하는 등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어요. 결국 어떤 약제의 사용량이 올라간 경우이기 때문에 저희가 협상을 진행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나라 약제비가 계속 오르는 상황 속에서, 약제비의 증가 속도에 비해 저희가 협상으로 가격을 떨어뜨리는 정도가 굉장히 미미합니다. 그래서 앞으로 사용량-약가 연동 협상 제도를 통한 약가 인하가 더 많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Q25. 감사합니다. 다음 질문 드리겠습니다. 약가 협상과 건강보험 재정 절감 등 혼자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업무가 많을 것 같은데, 개인의 견해가 어느 정도 반영되는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개인의 견해는 굉장히 많이 반영되는 편입니다. 약국 약사와 비교해보면, 약국에서의 복약지도는 의견이라기보다 정확한 사실을 전달하는 것이잖아요. 그런데 공단에서의 약가 협상은 타당한 근거를 마련해서 주장을 펼치는 것이기 때문에 개개인의 역할이 중요해요.

협상팀에 대해 설명해 드리자면 과장, 팀장, 부장 총 3명이 한 팀으로 구성되어 있고, 그중 약사의 수가 정해져 있지는 않습니다. 과장만 약사일 수도 있고, 과장, 팀장, 부장이 모두 약사일 수도 있어요. 행정직으로 계시는 부장님들은 보통 3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지고 계셔서 보건 정책 전반에 걸쳐 풍부한 지식을 가지고 계시는 분들이세요. 그래서 협상 과정에서 약사로서 의견을 내면 팀원분들이 다 같이 조정을 해주시고, 도움이 필요한 경우 다른 팀분들께도 조언을 구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절대 혼자 하는 업무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죠.

추가로 설명해 드리자면, 약가 협상 업무가 단순히 약가 협상에만 그치지 않고 제도 개선으로까지 이어지기도 합니다. 협상 과정에서 우리 쪽에 불리하게 작용했던 것들이 있다면 그와 관련된 제도를 개선할 수도 있고, 제약사들의 항의가 많았던 부분에 대해서는 해당 내용을 관련 부서에 전달하여 개선할 수 있도록 하기도 합니다.

 

 

Q26. 자세하게 답변 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통계와 수학을 이용하는 일에 관심을 가지고 계신 약대생께서 주신 질문입니다. 건강보험공단 업무가 적성에 맞을 것 같아 관심이 있는데, 공단에서는 수학적 능력을 필요로 하는 일이 많은지 궁금하시다고 합니다.

수학적 능력이 있다면 업무에 도움이 됩니다. 공단에서는 청구액이 일정 수준 이상 증가한 약제들을 협상 대상으로 선정하는데, 이때 사용량이 얼마나 증가했는지 파악하기 위해 통계 프로그램을 이용합니다. 따라서 통계적인 지식이 있으면 훨씬 유리하겠죠. 하지만 아주 심화 수준의 통계학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고, 모르는 내용은 배워가면서 업무를 할 수 있기 때문에 크게 부담 가지실 필요는 없습니다. 정리하자면, 공단 일을 위해 어떤 수학적 지식이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수학적으로 머리 쓰는 걸 좋아한다면 공단 일이 적성에 맞으실 것 같습니다.

KNAPS 문서국

장윤미 (이화여대), 이민후 (이화여대), 김현지 (경희대),

정진송 (이화여대), 송준석 (고려대), 심재민 (이화여대), 현유빈 (이화여대)

 

'Talk with Pharmacist'는 KNAPS 문서국에서 연재하고 있습니다.

 

본 글은 이현지 약사님의 동의 하에 작성되었습니다.

 

저작권은 ⓒKNAPS에 있으며 무단 복제 및 배포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