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APS

2019 Winter 뉴질랜드 NZAPS-O 약대생 교환학생 프로그램 참가후기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윤다영
파견기간: 2019.02.18. ~ 2019.04.26.


▶ 파견기관: community pharmacy, Dunedin & Queenstown
▶ 본 프로그램은 NZAPS-O(New Zealand Association of Pharmacy Students Otago)과의 협력으로 진행되었습니다. 

 

Ⅰ. 지원 계기

평소약사의 직능에 대해, 특히 미래에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바람직한 방향은 무엇인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이에 부족한, 혹은 바람직한 부분들에 대해 항상 생각해보곤 했습니다. 그러나우리를 보다 제대로 살펴보려면타인의 시각에서 볼 필요가 있는 법이지요. , ‘외국의 약사는 과연 어떤 모습인지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개인적으로, 온화하고 아름다운 자연 환경을 갖고 있다고 알려진 뉴질랜드를 가보고 싶다고 늘 생각해왔습니다. 이에 IPSF 교환학생 파견 프로그램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모집 공고가 올라왔는데, 일단 뉴질랜드 파견 일정이 마침 3~4월에 수업이 없던 제 일정과 맞았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와 보건의료체계가 많이 다르다고 알고 있었기에, 그만큼 느끼고 올 점도 많으리라 생각했고, 무엇보다 다른 국가들보다 언어(영어)가 잘 통한다는 큰 장점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모집 공고가 올라오자마자 더 고민할 것도 없이 지원을 결심했습니다.

 

Ⅱ. 실습 개요

실습 진행의 프로세스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았습니다: [ CV, ML, 국문지원서 제출 → KNAPS의 선발 통지필요 서류 작성 및 제출파견 여부 확정NZAPS-O Staff와 연락, 세부사항 조정실습 시작 ]

이번 실습을 주관해준 NZAPS-O University of Otago의 약대생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Otago university Dunedin에 위치하며, 뉴질랜드에서 가장 먼저 세워진 유서 깊은 대학입니다. 실습은 Dunedin Queenstown이라는 2개의 지역의 Community pharmacy에서 각각 일주일 씩 진행했습니다. 시작 전에 실습 책을 한 권 받았는데, 여러 질문 항목을 담고 있었고 주로 이를 채워나가는 방식으로 실습을 진행했습니다. 또한 2곳의 약국은 특성이 조금 달랐는데, dunedin의 약국은 주로 처방 조제 위주인 조그마한 동네 약국이며, queenstown의 약국은 queenstown에 위치한 약국들 중 가장 크며, 처방 조제 보다는 OTC 및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등의 품목 판매 위주였습니다. 참고로 두 지역의 프리셉터 선생님들 모두 Otago university 출신이었습니다. 숙박은 dunedin에서는 개인적으로 예약한 호스텔에 묵었고queenstown에서는 프리셉터 약사 선생님의 flat에 홈스테이를 했습니다.

 

Ⅲ. 뉴질랜드에서 약사가 되는 길

1) 학제 및 입학 과정

뉴질랜드 약대는 4년제입니다. 나라에 약대가 딱 2개가 있는데, 이번 실습을 주관한 University of Otago, Auckland에 있는 University of Auckland가 있습니다. 재밌게도 두 대학은 학생 선발 방식이 조금 다른데, otago university의 경우 Division of Health Sciences로 학생을 통합해 뽑은 후 1년이 지나고 성적을 기준으로 전공을 나누는 방식이고(의대, 약대, 치대, 물리치료학과 등), auckland university의 경우에는 바로 약대에서 학생을 모집합니다.

 

2) 약사 자격증 취득

먼저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 1년 간 병원 또는 약국에서 Intern pharmacist로 근무하면서 약사의 업무를 자세히 배웁니다. 그리고 연말에 약사 국가고시를 치르고 나서 약사 자격증이 나오게 됩니다. , 졸업과 동시에 약사 국사고시를 치르는 우리나라와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약사 국가고시의 시험 내용이 차이가 큰데, 지필고사이고 출제 과목에서 Science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우리나라와 달리 실제 환자를 대하는 role play를 하는 방식이며, 약물치료학 지식 위주로 시험이 치러집니다. 또한 이웃나라인 호주와 학력/자격증 상호 인정이 되므로 졸업 후 바로 호주에서 internship을 하고 취직을 할 수도 있습니다.

 

Ⅳ. 의료 제도와 약사의 권한
일단 우리나라와는 근본적인 의료제도가 다르므로 이에 따라 약사가 일하는 방식에도 차이가 생긴다고 이해하면 될 것 같습니다. 이러한 차이는 큰 것부터 작은 부분까지, 우리나라와 매우 다르다 느꼈습니다.

 

1) NHS 방식
뉴질랜드의 의료제도는 영국과 마찬가지로 ‘NHS(National Health Service); 국가 보건 서비스’ 방식으로 운영됩니다. (뉴질랜드가 영연방 국가라는 점을 생각하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NHS는 ‘조세형 의료제도’라고도 불리며, 강한 국가 개입이 특징입니다. 즉, 모든 것을 정부가 직접 관리하고, 재원 조달은 정부의 일반 조세로 이루어지며, 의료비 통제 효과가 큽니다. 전 국민이 일괄적으로 적용되며, 질병에 대해 치료보다는 예방 중심적인 정책을 펼칩니다. 따라서 의료비가 저렴하다는 게 장점입니다. 그러나 비효율성, 낮은 서비스의 질 및 이의 향상을 기대하기 어려운 점 등이 단점으로 지적됩니다. 실제로 실습을 하면서 이의 장단점을 모두 여실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참고로 우리나라는 ‘NHI(National Health Insurance); 사회 보험’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건강 보험료를 따로 내며, 국민 건강 보험 공단이 정부와 별도로 존재하는 것을 생각하면 차이가 보다 명확히 이해될 것입니다.

 

2) PHARMAC
아무튼 이처럼 NHS방식을 채택하고 있고, 약가와 진료비를 낮추는 정책을 여러 방면에서 시행하고 있는데, 그 예로 ‘PHARMAC(Pharmaceutical Management Agency)’ 제도의 운영을 들 수 있습니다. 이를 간단히 설명하자면, 국가에서 직접 의약품을 구입하여 리스트를 작성하고, 이 리스트 내의 의약품 중에서 처방이 되면 환자는 원래의 약가와는 관계없이 ‘약 1종류 당 5달러’만 내면 됩니다. 예를 들어, 원래는 200불짜리 약 A와 100불짜리 약 B가 처방되면, 국가가 290불을 지원해주니 환자는 5x2=10불만 내면 된다는 의미입니다. 원할 경우 다른 회사 제품으로 대체가 가능하기는 하지만, 이 경우에는 환자가 약가를 모두 지불해야 합니다. 이러한 지원 의약품 선정은 몇 년 단위로 계속 바뀌므로, 환자가 복용하던 약의 회사도 중간에 바뀔 수 있습니다.

<PHARMAC>


그래서, 약국 조제실에 약의 갯수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무슨 의미냐면, 우리나라의 경우 같은 성분이라도 수 많은 제약회사의 제품들 중 하나가 처방 되므로 약국에서도 다양한 회사 제품을 갖고 있어야 해 재고로 보유하는 약이 상당히 많지만, 뉴질랜드는 대체로 국가에서 지정한 의약품만 갖추고 있으면 되며, 곧 한 성분의 제품은 1가지라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우리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조제 업무가 상당히 수월하다고 느꼈습니다.

 

3) GP의 일차 진료
우리나라는 보통 예약 없이 동네의 개원 전문의(Specialist)를 찾아가 일차 진료를 받지요. 보통 짧은 기간(7일 이내) 처방을 받아 여러 번 병원을 재방문 해 질병 추이를 살피고, 문제가 있다면 큰 병원을 방문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의사를 만나기 상당히 쉬운 편이라고 살 수 있습니다.
그러나 뉴질랜드는 일차 진료를 ‘GP(General Practitioner)’가 담당하는데, 즉 지역 담당 의료기관에서 일하는 ‘일반의’를 먼저 방문하는 시스템입니다. 또한, 이는 미리예약을 잡고 가야만합니다. 따라서 의사에 대한 접근성이 우리나라에 비해 떨어지며, 그러다보니 처방 일수도 보통 장기간- 30일 단위(30, 60, 90)-으로 나옵니다. 또한‘일반의’이기에 ‘전문의’보다는 질병에 대한 전문성이 당연히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Specialist를 따로 먼저 찾아갈 수도 있기는 하지만, 이 경우 국가의 지원이 안 되므로 환자가 비용을 전액 부담해야하고, 매우 비쌉니다.
따라서 약국에는 대부분 GP의 처방이 들어오며, 약국에는 거의 모든 과를 아우르는 종류의 의약품을 갖고 있게 됩니. 또한, 애초에 제품의 포장 단위도 보통 30일 단위로 공급되는 것이 많습니다.

 

4) 약사의 권한 확장 
  앞서 언급했듯이 의사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지므로,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약사에게 보건의료 서비스를 의존하는 측면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결과적으로 상대적으로 약사에게 더 많은 권한을 나누어 부여하고 있습니다. 

 그 사례로, 우리나라에서는 처방을 받아야만 구입할 수 있는 의약품들이, 여기서는 약사가 판매할 수 있는 의약품들이 꽤 많습니다 (Pharmacist-only medicine). 예컨대 사후피임약(levonorgestrel)의 경우 사고 후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복용해야 하지요. 우리나라에서 이는 ‘처방의약품’으로 일단 의사를 만나고 나야 투약 가능하지만, 병원에 가기가 용이하므로 보통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뉴질랜드에서는 의사를 쉽게 만나기 어렵고, 이 때문에 자칫 늦게 약을 복용하게 되면 큰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약사가 직접 이를 판매할 수 있도록 법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품목들에는 사후피임약 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 피임약 등의 처방에 관한 약사의 처방전 및 설문지 작성form > 

 또한 약국에서 백신 주사를 놓기도 하며, 그 외로 혈압, 혈당 측정, 심지어는 아연(Zinc) 수치 측정까지 해 줄 정도로, 우리나라 약국에서는 제공하지 않는 의료서비스들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 혈압, 아연 test > 

Ⅴ. 의약품의 분류 체계
 우리나라는 ‘일반의약품(OTC)’과 ‘전문의약품(ETC)’의 2가지 체계로 의약품을 분류하지만, 뉴질랜드는 4가지 체계로, 더 세분화된 기준으로 분류합니다: 

-General sale medicine, pharmacy

-only medicine (='pharmacy medicine')

-Restricted medicine (='pharmacist-only medicine')

-Prescription medicine.

 General sale medicine은 슈퍼마켓에서도 판매될 수 있는 것들로, ibuprofen, acetaminophen 등의 의약품들이 있습니다. Pharmacy medicine부터는 약국에서만 구입 가능한 것이며, 이의 경우 종류도 general sale medicine에 비해 많으며, 또한 general medicine에 속하는 의약품들의 고용량 혹은 포장 단위수가 큰 것들도 속합니다. Pharmacist only medicine은 약사가 환자를 상담하고, 환자의 인적사항을 기록하고 난 후 판매할 수 있는 품목들입니다. 마지막으로 Prescription medicine은 의사 처방으로만 구입 가능한 약으로, 우리나라의 전문의약품과 같습니다. 

 각각의 리스트에 속하는 의약품의 분류는 우리나라와는 다른 점이 많았습니다. 예컨대 우리나라에서는 쉽게 구할 수 있는 ‘후시딘(Fusidate)’이나 Bethametasone valrerate 같은 스테로이드 연고 등은 모두 Prescription only medicine에 해당해 의사의 처방이 필요합니다. 반면, ‘Codeine’포함 의약품이나 사후피임약, Sumatriptan, Sildenafil(비아그라) 등등 우리나라에서는 전문의약품에 속하는 것들이 여기서는 Pharmacist only medicine(혹은 pharmacy only medicine)으로 분류되어 처방 없이 구입 가능한 것이 많아 신기했습니다. 
  

후시딘이 prescription medicine인 모습
Codeine함유 의약품과 sumatriptan이 pharmacist only medicine인 모습, 비아그라는 pharmacist only medicine으로 해당 form을 사전에 작성

 

Ⅵ. 처방 및 조제의 특이사항
 1) 조제 지원 프로그램
처방 조제 지원 프로그램으로 여기서는 ‘Rx one’이나 ‘Tonic’이라는 프로그램 중 하나를 골라 사용합니다. 다만 우리나라처럼 QR코드나 바코드의 사용이 거의 되지 않아서(바코드가 조금씩 도입은 되고 있다고 함) 대부분 직접 타이핑해서 정보를 입력해야합니다. 

< ‘TONIC’ 프로그램 >


그리고 ‘New zealand formulary’라는 의약정보 검색 문헌을 국가에서 무료로 운영하고 있어 이를 처방 검토 및 복약지도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 New Zealand Formulary >


2) 조제 방식
 조제 방식에도 차이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한 번에 복용할 약끼리 묶어서 약포지에 포장하는 게 가장 일반적인 조제 패턴이지만, 뉴질랜드에서는 대부분 약을 품목별로 따로 플라스틱통에 담거나 혹은 PTP로 내는 게 대부분입니다. 그러나 용법이 복잡하여 간혹 약을 복용하기 어려운 경우에만 ‘Medico’라는 도구를 써서 일자별로 포장을 하기도 합니다. 
 

< 일반적인 포장 방식> 

 

  또한 ATC 기기가 우리나라에서 수입되어 뉴질랜드 약국에 보급되기 시작했다는 점이 굉장히 신기했습니다. 나름 약국 사업도 경쟁인지라, 규모가 큰 약국에서는 조금씩 들여놓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앞서 언급했다시피 지정된 제품 하에 처방이 나오며, 처방 일수가 대체로 30일 기준으로 나오고 약의 포장단위도 애초에 그렇게 공급되므로 조제하기 훨씬 편하다고 느꼈습니다.
  

< 포장 단위가 30, 90tab 인 걸 볼 수 있다 > < ATC 정제계수기와 광고지 >


3) 의약품 처방에 있어 특이했던 점
 우선, 더 이상 우리나라에서는 잘 사용하지 않는 의약품들이 처방되는 경우가 꽤 많았습니다. 어느 날 약국 약사님 한 분께서 한국에서는 어떤 약이 가장 처방이 자주 나오느냐 여쭤보셨는데, ‘보통 우리나라는 인근에 위치한 병원의 종류에 따라 갖추고 있는 의약품 품목이 다르므로 단정하기 어렵다.’ 그러면 ‘뉴질랜드에서는 어떤 약이 가장 많이 처방되는지’를 여쭤보았는데, Omeprazole capsule이 가장 처방이 많이 나온다고 했습니다. 그 질문을 드리기 전부터, 왠지 omeprazole 처방이 많이 나오는 점을 보고 특이하다고 생각했는데, 이는 우리나라의 경우 약물 상호작용 문제가 더 적고 효과도 좋은 다른 PPI들이 많이 개발됨에 따라 최근 Omeprazole이 처방이 되는 경우는 거의 못 봤기 때문입니다. 또한 Coal tar의 경우 건선(psoriasis) 등의 피부 질환에 소염, 각질 연화 및 증식 억제 용도로 쓰이던 약이지만, 약효와 순응도 문제로 요즘은 거의 쓰이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실제로도 우리나라에서 약국 및 병원 실습을 하면서 처방이 나오는 것을 보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이 또한 처방이 나오는 것을 뉴질랜드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 스테로이드제와 Tar를 섞어 조제하는 모습 >

   

 그 외 특이한 점으로 연고/크림을 조제하는 조제대가 약국에 있다는 점인데, 학교에서 이를 조제하는 방법도 배우고 실습도 한다고 합니다. 이는 이용 가능한 제품이 많지가 않기 때문인데, 예를 들어 스테로이드 3% 함량의 처방이 나왔지만 가능한 제품이 없으므로 고용량의 제품을 다른 기제와 희석하여 제조하거나, 혹은 다른 성분과 같이 섞어 조제하기도 하는 식입니다. 이 외에도 약국에서 omeprazole을 재조제하기도 하는 등, 보다 다양한 방식의 조제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결국 이러한 모습들은 1) 국가에서 의약품을 지정 및 구입하며, 나라에 제약 회사가 몇 없으므로 시중에 이용 가능한 의약품이 많지 않다는 점, 2) NHS 시스템 하에 GP가 일차 진료를 보며, 의료 서비스의 업데이트가 느린 점 등에 기인하는 것으로 추측합니다. 

Ⅶ. 뉴질랜드와 마약; Mehthadone programme, Needle exchange programme
 우리나라에 비해 뉴질랜드는 마약을 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고, 또 처벌도 엄격하지 않다고 합니다. 약국에는 심지어 자가진단 키트도 팔고 있더군요. 여기서 ‘Methadone programme’는 마약 중독자들이 약국에 직접 와서 아침마다 처방된 양의 methadone을 복용하게 하는 것으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서서히 그 양(농도)를 줄여나가 의존성을 감소시키는 프로그램입니다. 어느 날 약사선생님께서 ‘한국에는 methadone programme 같은 게 약국에 없는 것으로 아는데, 그러면 마약 중독자들이 죽건 말건 국가에서 방치하는 게 아닌가?’라고 여쭤보셨습니다. 이에 ‘마약을 하면 일단 감옥에 가는 게 먼저고, 이후 재활 프로그램이 진행될 것이다’라고 답변해드린 적이 있습니다.  또한 Needle exchange programme은 마약을 하는 사람들이 더러운 바늘을 이용하다가 감염 등의 문제가 생긴 적이 많아 도입된 것으로, 약국에서 주사기와 바늘을 새 것으로 교환해주는 것입니다. 

<Methadone programme의 처방전> <자가 마약 진단 키트>
< Needlel Exchange programme >


Ⅷ. 가장 배워야할 점- 복약지도
 개인적으로 복약지도는 환자가 약을 올바르게 복용할 수 있도록 알려주는 핵심 기능을 할 뿐만 아니라, 국민에게 약사에 대한 인상을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솔직히, 우리나라에서는 복약지도가 대충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느낀 적이 참 많습니다. 물론 약대생으로서 그 간 약사의 직능에 대한 교육을 받고, 실제로 어떠한 일들을 하는지 잘 알게 된 이후로부터 약사의 전문성에 대해 결코 의심하지 않게 됐지만, 문제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약대생 또는 약사’가 아니기 때문에, 이들에게 약사의 전문성을 ‘납득’시켜야 합니다. 이는 국민들을 직접 대면하는 지역약국 약사의 인상이 매우 중요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복약지도는 약사의 전문성에 대한 신뢰도, 그리고 이는 약사의 위상과 직결되는 부분으로서 참으로 중요하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을 맞아 결국 환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시대 또한 금방 도래할 것이기 때문에도 더욱 그렇습니다. 
 


 뉴질랜드에서는 슈퍼마켓에서 다양한 의약품들을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약사의 입장에서는, 같은 품목을 팔고자 할 때 슈퍼마켓과는 차이점이 있어야만 경쟁력이 있겠다고 생각하는 듯 했습니다. 또한 앞서 말했다시피, 의료 제도의 문제로 인해 약사에 대한 의존도가 좀 더 높은 편입니다. 따라서 학교에서부터 일반의약품의 적절한 선택 알고리즘을 중요한 과정으로 다루고 있고, 실제로 복약지도 또한 자세하게 이뤄지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단순히 약을 언 몇 번 먹어라가 아니라, 약을 복용 시 기대되는 부작용이나 주의점까지 상세하게 알려주려고 합니다. 전문의약품은 말할 것도 없고요. 

 물론 우리나라와는 상황이 다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환자를 상담하는 태도는 반드시 배워야한다고 느꼈습니다. 실제로 뉴질랜드에서 만난 사람들 중 몇몇은, ‘이전에 한국에 방문하였을 때 약국에서 약을 샀는데 약사가 아무런 설명을 해주지 않아 매우 당황스러웠다’는 경험담도 들을 수 있었고, ‘한국 약사는 왜 설명을 해주지 않냐’는 질문에 참담한 심경을 느꼈습니다. 만일 복약지도를 하는 법을 잘 모르겠다면, 다른 나라에서 이미 어떤 식으로 복약지도가 이루어지고 있는지 잘 분석하고 배워와야 하지 않나 느꼈습니다.  


Ⅸ. 소감 마무리 
 이처럼 해외에서 약국 실습을 경험한다는 것은 살면서 쉽게 접하기 힘든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선발이 되었음을 알았을 때 정말 기뻤고, 실제로 실습을 하는 동안에도 많은 것들을 얻어가고자 진지하게 임했습니다. 실제로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은 다른 점들이 있었고, 생각해볼 거리도 많이 안고 올 수 있었습니다. 또한 뉴질랜드는 기대했던 것보다도 훨씬 더 아름다운 나라였습니다. NZAPS-O의 멤버들은 더니든에서 저를 데리고 여기 저기 다녀주었습니다. 또 퀸즈타운에서 약사님도 직접 차를 몰고 구경을 시켜주셔서, 혼자 다녔으면 놓쳤을 뻔한 풍경들을 많이 보여주셨습니다. 실습이 완전히 끝나고 나서 혼자서 3주를 더 여행했는데, ‘어떻게 가는 곳마다 모두 이렇게 아름다운 나라가 있을 수 있지?’ 라는 생각으로 황홀했습니다. 제게 이처럼 좋은 기회를 제공해준 KNAPS와 IPSF, NZAPS-O 멤버들에게 큰 감사를 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