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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13 이수희 


고령화 시대의 도래, 노인전문약사가 답이다


 

고령화 시대, 노인전문약사의 필요성

전 세계가 초고령화 시대로 급속하게 진입하고 있다. 2025년 세계 인구의 12억 명은 60세 이상이며 이 중 58%가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거주할 것이란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다국적 컨설팅 업체인 왓슨 와이엇 월드와이드(Watson Wyatt Worldwide)에 따르면 2030년 이후 한국은 65세 이상의 노인이 전체 인구의 20% 이상(1,250만명)을 차지할 것이라고 한다. 노인 인구 증가는 곧 노인 환자의 증가와 연결되어, 65세 이상 노인 의료비가 전체 의료비의 절반을 차지하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고령자는 일반성인과는 다른 약물 관리가 필요하다. 배설 기능이 약화되어 일반성인과 같은 용량의 약을 섭취하면 과잉투약이 되기 쉽다. 또한 약의 종류가 증가될수록 부작용리스크가 높아지는데, 인지기능 저하나 수족 떨림 등을 치료하려고 다른 약을 추가해 건강을 악화시키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이러한 특징을 보이는 노인환자의 약물치료 효과를 높이고 부작용과 의료비용을 줄이기 위해 노인 환자들에 대해 전문화된 서비스를 제공 할 수 있는 약사의 역할이 중요하게 대두되고 있다.




세계의 노인전문약사제도

현재 노인전문약사제도가 시행되고 있는 국가는 미국, 콜롬비아, 푸에르토리코, 캐나다, 호주, 파나마, 스웨덴, 싱가포르, 일본, 아랍에미리트 등 총 10개국이다.

 

- 미국

노인전문약사 인증을 세계 최초로 시행하였으며, 제도가 잘 구축되어 있다. 미국 약사회에서는 상담전문약사협회(노인의 약물치료 성과를 높이고 질 높은 건강관리를 제공), 노인전문약사위원회(CCGP)를 통해 노인전문약사를 배출해왔다. 정부에서는 1970년부터 노인의학교육을 하도록 장려하였고 노인청에서도 노인 관련 교과과정을 만든 학교에 재정적 지원을 해 왔다.

미국 노인약료 전문약사가 제공하는 노인약료 서비스는 크게 예방접종, MTM*, 약물 검토, 이송환자 관리, 만성질환 관리, 약제 재검토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특히 약사-의사가 의료팀을 이뤄 함께 회진하며 치료를 논의하는데 이는 비용 절감, 입원기간 및 이상 반응 감소 등의 효과를 나타냈다.

 

* MTM 서비스란?

미국 사회보장제도인 메디케어 PART D 가입자 중 (1) 복합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고 (2) 처방 의약품을 여러 개 복용하고 있어 (3) 연간 $ 3,017 이상(2014년 기준) 비용을 지출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여 약물의 적절한 사용, 부작용 발생 위험요인 차단 및 환자의 복약순응도 향상을 통해 약물치료 효과의 극대화를 목표로 하는 프로그램. 특히 PART D에 관해 제정된 법률 조항에 보건전문인이 MTM 서비스를 제공할 것을 포함하고, 구체적으로 '약사' MTM 서비스의 제공자로 유일하게 언급함으로써 약사가 노인의 약물치료에 중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전문인임을 시사함.

 

미국의 노인약사자격을 갖추기 위해서는 약사면허뿐만 아니라 2년 이상의 임상경험을 필요로 하며 별도의 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시험출제 영역은 크게 3개 분야로 구성되어 있다.

(1)     노화이론(General principles of aging): 노화에 따른 생물학적, 사회경제적 변화

(2)     노인환자 돌봄 및 치료(General principles of caring for older adults): 환자상태평가, 건강개선을 위한 근거 중심 접근법, 치료, 모니터링, 환자교육, 치료계획 및 성과문서화

(3)     인구특성 맟춤분야(Population specific activities): 노인환자 교육프로그램 개발, 노인약료 경제성평가, 안전한 약물사용

 

-  호주

면허를 소지한 약사는 home medication review를 할 수 있다. 약사가 정부 지원 서비스의 일환으로 환자의 가정에 방문하여 의약품 관련 상담을 한다. 현재 약 150여명이 인증을 받아 활동하고 있다.

 

- 싱가포르

미국 시험 인증을 받은 후 다시 PSAB에서 인증을 받아야 노인전문약사 인증을 받을 수 있다. Pharm. D.에 준하는 학위소지자로서 레지던트 1년은 pharmacotherapy 분야, 그 후 1년은 전문 세부영역에서 수련을 받았거나 또는 관련 전문영역에서 3년 이상 근무 조건을 충족해야 인증을 받을 수 있다. 까다로운 절차를 바탕으로 한 만큼 노인에게 질 높은 임상서비스 제공 및 노인환자 약물치료에 약사의 전문성을 보이고 있다.


 


우리의 현실과 가야할 길

우리나라의 경우 2010년에 의료법 개정으로 노인성질환 및 만성질환 환자를 주 입원대상으로 하는 요양병원에 대하여 1인 이상의 약사 또는 한약사 고용이 의무화됨으로써, 노인의 병태생리학적 특성과 약물치료에 대한 지식을 갖춘 노인전문약사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는 노인들의 약물사용을 관리하고 그들에게 전문적인 약물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약사 양성을 위한 체계화된 교육제도 및 자격제도, 활동의 기반 등이 부족한 실정이다.


 


우리나라의 저출산 고령사회기본법에서는 전문분야 인력 양성이 규정되어 약물 사용과 관련한 전문약사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는 것을 명시하고 있으며, 최근 국내 약사들도 노인에게 질 높은 임상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인전문약사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앞선 노인약료 선진국의 사례를 바탕으로 노인전문약사제도의 체계적 수립과 정착을 위한 계획과 실행 방안 등을 세우는 적극적인 움직임이 필요하다. 노인환자 약물 치료에 전문성을 더하고, 노인전문약사의 양성을 위해 6년제 약학교육의 실무실습과정에 노인 관련 기관의 실습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국형노인약사제도를 수립하여 서울시약사회와 같은 단체를 중심으로 활발한 논의와 노인전문약사 법제화 노력을 이어나가야 한다. 더불어, 약학대학생들도 노인전문약사를 비롯한 전문약사제도에 관심을 가지고 진정한 전문가로서의 길에 대해 고민해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참고자료

한국의약통신. 2016. “노인 환자 급증…‘전문약사필요하다!”

의학신문. 2016. “초고령사회, '노인전문약사' 대안될 수 있을까?”

서울특별시약사회 정보통신위원회, 2016, “초고령시대를 대비하는 노인약료 전문약사제도

한국치매협회, “노인전문병원

남혜연, 조은(2014), “미국의 노인전문약사 제도에 대한 체계적 고찰: 인증, 교육 및 성과”, 약학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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