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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alk with Pharmacists #11

변리사에 대해 알아볼까요? By. 홍지형 약사님


홍지형 약사님

약력)

2011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졸업

2011~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리사

 

요즘 시대엔 특허에 관한 기사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제약이나 전자 쪽에 관심 있는 분들은 더욱 눈에 띄었을 텐데요. 더불어 변리사라는 직업에 대해서도 많이 들어 보셨을 거에요. 변리사는 특허에 대해 다루는 직업입니다. 약사이며 변리사로 활발히 활동 중이신 홍지형 약사님과 함께 자세한 직업에 대한 얘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또한 변리사라는 직업군에서 약사의 역할도 알 수 있었는데요. 이야기를 나누면서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근무 중이신 홍지형 약사님의 '현실에 안주하지 말라'는 말씀이 가장 가슴 깊게 남았습니다. 이제부터 변리사라는 직업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언어의 마술, 특허권!

Q1: 변리사란 어떤 직업인가요?

A: 특허·상표·디자인분야 등의 지적재산권을 다루는 직업입니다. 그 중에서도 신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개발되는 변화무쌍한 현대 사회에서는 특허분야가 주 업무를 이루고 있습니다. "특허"는 독점 배타권을 갖는 권리를 의미하는데, 여기서 독점권이란 자기만 사용할 수 있는 것, 배타권은 다른 사람이 사용하는 것을 막는 것을 뜻합니다. 특허 제도의 목적은 산업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함인데, 새로운 기술에 대한 공개를 대가로 위와 같은 독점 배타권을 인정함으로써, 중복 개발을 막고 신기술에 대한 투자 등을 활성화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한편, 특허권을 너무 쉽게 인정하게 될 경우에는 독과점의 폐해로 오히려 산업발전이 저하될 수 있기 때문에, 특허를 받기 까지에는 여러 까다로운 장벽들이 존재하고, 이후 특허권을 획득하게 되더라도 이를 행사하는데 고려해야 할 요소들이 매우 많습니다.

변리사는 특허를 취득하기 위해 특허청에 신청을 하는 일과, 취득 후에 특허권을 행사하고 방어하는 일을 중점적으로 합니다. 발명자가 새로운 기술에 대해 특허로 보호받고자 하는 경우, 변리사는 해당 기술 내용을 면밀히 분석하고 기존 기술과의 차별성을 갖는 부분을 부각하여 특허를 최대한 넓은 권리범위로 받으려는 노력을 하게 됩니다. 또한, 특허가 등록된 이후에는 해당 특허 기술을 허락 없이 실시하는 경쟁사들에게 특허를 기초로 권리행사를 하는 역할을 하며, 만약 특허 기술을 이용하려는 경쟁자가 등록된 특허에 대해 무효심판, 권리범위확인심판 등을 제기하는 경우에는 이를 잘 방어하는 일을 하게 됩니다.

특허권은 문서로서 권리를 갖는 것이기 때문에, 해당 특허가 기존의 기술과 차별화되는 점을 글로 잘 표현할 수 있어야 합니다. 특허청, 특허심판원, 법원 등에서 말로 설명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서면으로 자신의 주장을 펼치게 됩니다. 따라서, 글을 잘 쓰는 능력이 매우 요구되는 직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변리사는 자신의 전공에 따라 크게 전자, 기계, 화학, 상표디자인 등의 부서로 나뉘는데, 저는 전공이 제약쪽으로 화학부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변리사의 일상

Q2: 근무를 하시면서 힘드셨던 점이 있다면?

 

A: 신기술만 특허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의 분야에 대한 꾸준한 공부 및 업데이트가 되어 있어야 하는 것이 장점이자 단점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주로 컴퓨터로 업무를 하다 보니 어깨가 자주 뭉치네요.

 

Q3: 변리사 휴직 후에 복직에 어려움은 없나요? / 업무 스타일은 어떤지? /입사 시에 평가하는 요소는?


A: 육아휴직을 하는 경우 그냥 휴직처리와 같고 복직은 어렵지 않습니다.

 

팀이 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일이 매우 개인적으로 이루어집니다. 현재 제가 맡은 사건이 대략 100개 정도는 있을 것 같은데, 각 사건마다 팀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하나의 팀에 속해서 그 팀의 일만 전적으로 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사건마다 별개 업무). 또한 회의가 있는 경우 제외하고는 특이한 사항이 없다면, 업무를 전화나 이메일로 처리할 수 있기 때문에 개인적인 시간이 많고, 회사에서도 개인적인 시간을 존중해 주는 편입니다. 그러나 어느 정도 독립성을 보장해주는 만큼, 회사에서 요구하는 프로(professional)로서의 책임감은 매우 높은 편입니다. 

 

입사시에는 어떤 사람인지를 까다롭게 평가합니다. 특별히 시험을 보는 회사는 많지 않고 주로 면접을 통해 평가합니다. 예를 들어, 어떤 고등학교, 어떤 대학교를 졸업했는지부터 전공이 무엇인지, 어떤 과목을 이수했는지, 주변 평판이 어떠한지, 외국어 능력은 어떠한지까지 골고루 평가하며, 회사마다 영어 면접 등을 실시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Q4: 개인적으로 하는 일들이 많다고 하셨는데 수직적이거나 조직적인 분위기인가요?


A: 저희 사무소는 특별한 직위는 없고 연차를 기준으로 업무 편성을 합니다. 편의상 주니어, 시니어로 나누고는 있습니다만, 기준이 절대적인 것은 아닙니다. 여러명이서 함께 일을 하기 때문에 물론 어느정도 조직적인 분위기도 있지만, 서로에 대한 예의가 있고, 서로의 생각을 존중해주는 분위기여서 인간관계에 따른 스트레스는 다른 직종에 비해 적은 편이라고 생각됩니다.

 

Q5: 케이스 별로 팀을 꾸리신다고 했는데 팀은 전부 변리사로 이루어지나요?

 

A: 대게 케이스에 규모에 따라 팀의 크기가 달라지는데, 비교적 간단한 이슈만을 다루는 작은 케이스의 경우에는 변리사 2~3명 정도로만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지만, 복잡한 이슈들이 여러 존재하는 큰 케이스의 경우에는 한국변호사, 미국변호사, 스텝들도 참여하게 되어 수십명에 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10년차 선배 변리사도 여전히 일이 익숙하지 않다고 말씀하실 정도로 정말 다양한 케이스가 존재해서 지루할 틈은 없습니다.

 

Q6: 변리사는 주말이 없다고 하는데 자기 시간이 따로 있는지?


A: 자기가 시간을 얼마나 잘 컨트롤 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봅니다. 저는 주중에 밤을 새서라도 일을 끝내고 주말에는 쉬려고 하는 편입니다. 물론 너무 바쁜 경우에는 주말을 반납하는 경우도 있지만, 최대한 주말에는 여가 시간을 가져서 일과 생활의 밸런스를 맞추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자신의 시간을 잘 분배해서 업무 시간에는 집중하고, 일의 경중과 선후관계를 잘 판단하여 마감일자를 놓치지 않으면서, 개인적인 생활도 챙기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Q7 : , 퇴근시간이 정해져 있나요?

A: 9~6시라고는 합니다만, 업무량이 많고 외부 회의나 미팅이 잦기 때문에 크게 의미는 없습니다.

 

Q8: 근무를 하시면서 보람이 있었던 적은?

A: 심판이나 소송에서 이길 때 보람을 느낍니다. 특히 이슈들이 복잡해서 오랫동안 공들여서 일했던 케이스의 경우, 케이스에 대해 애정이 생겨서 결과가 잘 나오면 특히 더 보람을 느낍니다. 일을 잘 끝마치고 난 뒤 고맙다는 인사가 간혹 올 때도 뿌듯합니다.

변리사가 되려면?

 

Q9: 약학대학 학부 재학 중 변리사 자격증을 취득하셨는데 특별한 계기나 동기가 있으셨나요?
A: 본래 꿈이 변리사인 것은 아니었지만 법률분야 쪽도 재미있겠다는 생각은 있었습니다. 일을 하다 보니 변리사라는 직업이 글 쓰고 말하는 걸 좋아하는 저에게는 딱 맞는 직업이라고 생각해요. 약대 생활을 하면서 실험은 적성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기에 1학년 말부터 변리사 시험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시험볼 때에는 변리사 시험이 1차시험은 2, 2차시험은 7월에 있었는데, 저는 1학년 11월부터 준비를 시작해서 3학년 때 1차와 2차를 합격하여 변리사 자격증을 취득하였습니다. 1차시험에 붙은 뒤 3학년 1학기는 휴학을 하고 2차 준비를 했었고, 2차 선택과목에서는 디자인보호법을 선택하였습니다. 저는 2차시험일 치를 때 아직 학교에서 약품제조화학이라는 과목을 수강하지 않아 디자인보호법을 선택하였습니다만, 변리사를 준비하실 계획이 있는 약대생 분들께는 약품제조화학을 추천 드립니다. 저도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인터넷 강의와 학원 강의를 들으며 공부하였습니다. 변리사 준비를 하면서 고승덕 변호사가 쓰신 책이나 고시에 관한 책을 읽으면서 자극제로 삼았습니다.

 

Q10 :학부 졸업 후 다른 직군(병원, 약국, 제약회사 등)의 경력이 있으신지, 아니면 법률회사로 바로 취직을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A: 저는 졸업 후 바로 법률회사에 취직하였습니다. 일반적으로 약사로서의 경력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만 석사나 제약회사 연구직, 특히 박사의 경우에는 굉장히 큰 장점이 있습니다. 특허는 신기술에 대해서만 부여되는 권리이기 때문에, 계속된 기술의 발전을 이해하기에는 학부 지식만으로는 버거울 수도 있습니다. 또한, 클라이언트 입장에서도 석/박사 학위가 있거나 관련 기술 분야에서 종사한 경험이 있는 경우 믿고 맡기기가 훨씬 좋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11: 변리사로서 약사 면허증으로 인한 이점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A: 경제적인 면에서 이점은 없습니다. 업무 면에서는 의약품 특허의 경우 약사가 더 전문성을 가지며 클라이언트의 신뢰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변리사는 특허 출원/공격/방어 시에 해당 특허가 왜 기존의 기술에 비해 획기적인지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하는데, 기술적 배경을 이해하고 주장을 펼치는 데에 약대에서 배운 지식이 활용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희 부서에도 약사 출신 변리사 선후배님들이 많으며, 각자 맡으신 사건에서 굉장한 역할을 하시고 계십니다.

최근 허가-특허 연계제도의 도입에 따라 의약품 특허심판/소송이 증가하고 있는데 반해 약사-변리사가 부족하여 희소성이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약사 자격증이 있는 경우라면 취직을 하는데 다른 분야에 비해 좀 더 메리트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Q12: 다른 진로에 비해 변리사 직업을 후배들에게 추천하고 싶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A: 본인이 문과적인 성향이 있다고 판단되면 본인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좋은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글쓰는 것과 말하는 것도 좋아하고, 본인이 이과적인 성향도 있지만 문과적인 성향을 함께 갖고 있다면 추천합니다.

 

Q13: 변리사로 진출할 수 있는 영역(로펌이외)이 어떻게 되는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A: 저도 현재 6년차인데 앞으로 미래를 생각하면서 다양한 분야를 찾아보고 있습니다. 사내 변리사나 증권회사, 컨설팅 회사로 가시는 분들도 계시고, 공직으로 가는 분도 계시며, 직접 사무소를 차리는 경우도 있어 진로는 매우 다양한 편입니다.

 

Q14: 대형 로펌에 지원하기 위한 정보를 어디서 얻을 수 있나요?

 

A: 모든 로펌은 상시 채용이지만, 변리사합격결과가 나오면 보통 1주일 안에 원서를 제출하고, 면접 등이 잡히게 됩니다. 11월즈음 합격발표가 나고 지원서를 넣으면 그 해 안에 결과가 보통 나오게 됩니다. 구체적인 정보는 각 로펌 홈페이지를 참조하시면 됩니다.

 

Q15: 대형 로펌에 합격하기 위해 필요한 스펙은?

 

A: 약사면허가 있으면 상당히 유리한 부분이 있습니다. 또한 영어, 일본어, 중국어와 같은 외국어 능력이 출중할 경우 더욱 좋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공부 외에 다른 대외활동도 많이 참고하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특히 knaps 활동은 매우 의미 있게 보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나이는 아무래도 어릴수록 선호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나이가 많더라도 다른 업계에서의 경력이나 학위 등이 존재하면 큰 장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Q16: 예비 약사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 바라는 것이 있다면?

 

A: 다른 과 친구들에 비해 어느 정도 미래가 보장되어 있다는 이유 때문에 자신이 가진 능력을 발휘하지 않고 나태해 지는 경우가 간혹 있어 안타까울 때가 많습니다. 열정적으로 자신이 하고 싶은 것,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대해 고민하고 노력한다면 우리나라의 미래에 약대생들이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훨씬 많아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17: 약사님의 학창시절은 어땠었나요? 약대생들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A: 변리사에 합격한 후에 3학기가 남았어서 그 동안 여행도 다니고 많이 놀러다녔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도 막상 회사를 다니다 보니 여가시간이 잘 생기지 않고, 또 길게 여행갈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없어 아쉽습니다. 그래서 대학생 때 방학을 이용하여 장기간의 여행을 많이 다녀볼 것을 추천 드립니다(학생 때 아니면 갈 시간이 없어요). 또한 지금은 책 읽을 시간이 많지 않아서 대학생활 동안 책을 많이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Q18: 약사님에게 김앤장이란?

 

A: 꿈을 이뤄준 곳이자 꿈을 위한 발판!

 

Q19: 약사님에게 약사란?

 

A: 밑거름!

 

 

KNAPS 9기 문서국장 김새미 (충북 12), 주민경 (중앙 13), 박진아 (이화 12), 허은서 (원광 12)

 

‘Talk with Pharmacists’는 KNAPS 문서국에서 연재하고 있습니다.

본 글은 홍지형 약사님의 동의 하에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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