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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alk with Pharmacists #12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과 공중보건학에 대해 알아볼까요? By. 도윤희 약사님

 

도윤희 약사님

약력)

Master of Public Health, Imperial College London

숙명여자대학교 약학대학 졸업

.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 의약품안전정보본부

. 창원 파티마 병원 약제부 근무

. Medical Reprisentative, GlaxoSmithKline Korea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이하 안전원)은 의약품 이상사례 데이터를 수집하고 그에 관해 분석, 평가 등의 업무를 하는 기관입니다. 현재 안전원에서 근무하시는 도윤희 약사님과 함께 무슨 일을 하고 계시는지,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이 어떤 기관인지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또한 런던의 Imperial College London(ICL)에서 보건학 석사(MPH)를 취득하신 과정 또한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지금부터 그 뜻 깊은 인터뷰 시간을 함께 하겠습니다.

 

Imperial College London(ICL)에서

Q. Imperial College London(ICL)에서 보건학 석사를 취득하셨는데, 어떠한 학교인가요?

 

A.

Imperial College London(ICL)은 런던대학교(University of London)의 한 College로 공학, 자연과학 및 의학 교육에 포커스를 두고 있고 특히 생물의학분야에서는 세계에서 11번째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Imperial이라는 학교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왕립병원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영국의 석사과정은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9월에 시작해서 9월에 끝나는 1년 과정입니다. 방학도 우리나라와 다르게 운영이 되고 방학이 끝날 때 시험을 보기 때문에 방학에도 주로 공부를 했습니다.

제가 석사과정을 런던에서 하게 된 이유는 개인적으로 영국이란 나라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보건학이 유명하기 때문입니다. 의료기술 발달과는 별개로 평등한 의료보장 제도가 더욱 발달되어 있는 유럽에서 보건학을 배우는 것이 더 의미가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Imperial College London(ICL) 대학원의 분위기를 우리나라와 비교해 본다면, 우리나라는 학생이 연구실에 소속되어 연구에 참여하는 구조인데 반해 영국의 대학원은 약학대학의 학부와 비슷하게 운영됩니다. 1,2 학기는 보건학 전반을 배우면서 자신이 쓰고 싶은 졸업 논문 주제를 자유롭게 찾아가는 시간입니다. 3학기 때는 졸업 논문을 써야 하는데, 그 시기까지 논문 주제를 정하지 못했다면 쓸 만한 주제를 학교에서 제시해 주기도 합니다. 대학원은 꽤 자율적인 분위기이고 공부 하고자 한다면 얼마든지 몰두 할 수 있는 환경이었습니다. 1년동안 석사과정을 마쳐야 하기 때문에 수업 스케줄은 빡빡한 편이었습니다. 오전에는 주로 수업을 들었고, 오후에는 교수님 또는 박사님들과 함께 문제를 풀이하고, 다른 학생들과 조별 활동을 하였습니다. 수업이 끝나고 나면 오후 4시 정도 되었습니다. 다음 수업을 위한 과제나 조별 활동을 위해서 밤 늦게까지 준비하고 공부했던 적이 많았습니다

제가 다녔던 Imperial College London(ICL)은 아시아인의 비율이 높지는 않았지만 국제 학생이 반정도로 매우 다양했습니다. 다른 나라의 MD분들도 있었습니다. 그 속에서 다양한 문화를 접하고 이해할 수 있었던 좋은 경험 이었습니다. 영국은 학부가 3년이기 때문에 한국에서 학부과정을 마쳤던 제가 나이가 많은 편이었지만 그에 비해 나이대는 다양했습니다. 단점이라면 비유럽인에게는 장학금의 기회가 많지 않습니다.

 

Q. 영국에서 보건학을 공부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으시다면?

 

 

A.

약학분야에서도 보건학이다 보니 영어로 토론하는 수업이 많고, 2학기때는 거의 토론식 수업이 80퍼센트정도였습니다. 계속 의견을 제시해야 하고 발표도 해야하는데 뜻대로 되지 않아 속상할 때도 있었습니다. 1학기가 끝나고 처음으로 에세이를 써 낸 적이 있는데 스스로 열심히 썼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좋지 않은 결과가 나와 슬럼프가 왔었습니다. 하지만 오기가 생겨 더 열심히 했던 거 같습니다. 방학 동안에도 여행 대신 공부를 했고, 다음 시험과 에세이의 결과가 잘 나와 자신감을 얻게 되었고 전반적인 생활 또한 적응되어 2,3학기 때에는 정말 잘 적응하여 학교생활을 할 수 있었습니다.

 

Q. 해외 유학을 가기 위해 준비해야 하는 것에는 무엇이 있나요?

 

A.

영국 대학원을 가기 위해서는 IELTS 영어시험 점수가 필요합니다. 평소에 영어공부를 꾸준히 해 놓기도 했지만, 입학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따로 시간을 내어 공부를 했습니다. 또한 학교마다 다를 수 있지만 좋은 학점은 장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추천서를 써 가야 했었는데, 교수님이나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 받을 수 있고, 학교나 학과마다 요구하는 것이 다르기 때문에 자신에 상황에 적합한 추천서를 준비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저는 약학대학을 다니면서 휴학을 하고 1년동안 어학연수를 다녀올 정도로 평소에 어학에 관심이 많았는데 그것이 석사과정을 준비하는데 큰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

 

Q.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에 대해 잘 모르는 약대생들을 위해 어떠한 기관인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A.

감기약을 먹고 잤는데 아침에 일어나보니 눈을 뜨기 힘들 정도로 몸이 퉁퉁 부었던 경우가 있었습니다. 보통 이러한 의약품에 관한 부작용을 그대도 넘겨버리거나 다시 병원에 가는 등으로 대처하는데 사실 그때 그때 신고하는 것이 좋습니다. 저도 당시에는 신고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습니다. 이러한 의약품 이상 사례 자료를 모아서 의약품 부작용의 인과관계를 조사 규명하고, 의약품 등의 안전과 관련한 부작용 정보의 수집, 관리, 분석, 평가하는 곳이 안전원입니다.

 

아직 신생 기관이라, 데이터를 정리하여 정보를 생산하기 위해 프로그램도 만들어야 하고, 그것을 어떻게 활용할 것 인지 등 기반을 다지는 일이 많이 있습니다.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기 위해 노력 중 입니다. 모든 직업에는 현상 유지를 하는 업무와 앞으로 계속 나아가야 하는 업무가 섞여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안전원은 발전이 필요한 기관이고 이런 곳이 저에게는 더 잘 맞는 것 같습니다. 연구를 하기 위해 새로운 공부도 계속 해야하는데 이러한 점이 싫기보다는 즐겁습니다.

 

과도한 업무를 주는 분위기가 아니어서 야근이 많은 편은 아니고 출산휴가 같은 것은 복지는 모두 공무원 기준을 따릅니다. 남녀비율은 병원과 비슷하게 여자가 많습니다. 석사학위는 꼭 필요한 조건은 아닙니다. 실제로 이번에 6년제 약대를 졸업하시고 바로 들어오신 분도 계십니다. 과거 4년제 약학대학을 졸업하신 분들보다 2년에 대한 학력을 인정해 주고 있습니다. 석사를 마치고 들어오면 할 수 있는 일이 다양해 지기는 하지만, 회사에서는 경력을 더 인정해주는 곳도 있고, 대학원을 인정하는 곳도 있어서 대학원 2년의 기회비용을 잘 판단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회사를 다니면서 학업을 병행할 수도 있습니다. 아무래도 연구직이다 보니 공부에 대한 욕심이 있으신 분들이 많아서 회사에서도 공부 하는 것에 대해 관대한 것 같습니다. 의약품 안전원 공고 시기에 잘 맞춰 지원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Q. 복지에 관련해서는?

 

A.

안전원의 경우 제가 다녔던 회사와 병원을 비교해 보았을 때, 복지에 관한 부분은 평균인 것 같습니다. 많은 부분 취업 규칙 및 직제가 공무원 기준을 따르고 있어서 복지는 좋은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제약회사에서 안전원으로!

Q. 영국에서 보건학 석사를 취득하셨는데, 언제부터 관심을 가지게 되셨고 공부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저는 학교 다닐 때에 PYLA활동을 하기도 하며 제약회사에만 관심이 있었고 졸업하고 나서 제약회사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GSK에 들어가서 영업을 해보니 힘든 것도 있었지만, 저의 성향이 이윤창출 중심의 구조를 가지는 회사에 잘 맞지 않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PM이 되고자 하는 나름대로의 생각이 있었으나 근 일년간 근무를 하다 보니, 계속 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은 6년제로 바뀌어 사회 약학과 같은 과목이 생긴 것으로 아는데, 제가 공부하던 당시에는 그런 커리큘럼이 없어서 학교에서는 주로 약물에 대한 공부만 했습니다. 약이 시판되어 미치는 경제적 영향 이라던지, 처방되는 이유가 반드시 자연과학 영역의 분야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약학에서 사회학으로 건너가는 중간에 보건학이 있다는 것에 매력을 느끼고 공부를 하고 싶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약대생활이나 제약회사에 다니면서 제가 배우지 못했던 것을 보건학을 공부하면서 채워가고 싶었습니다.

 

Q. 보건학을 공부하고자 하는 약대생들에게 앞으로 비전에 대해서 알려주신다면?

 

A.

보건학을 공부해도 여러 분야로 갈 수 있습니다. 제약 회사도 충분히 갈 수 있고, 공공기관을 보면, 안전원, 보건 연구원, 심평원, 식약처 등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Q. 외자계 제약회사의 경우 영업으로 무조건해야 하나요?

 

A.

대부분 외자계 제약회사의 경우는 우리나라에서 주 업무가 약을 개발하기보다는 약을 파는 것이기 때문에 영업을 우선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영업구조를 알아야 회사를 알 수 있으며, 경험을 쌓은 뒤에 다른 부서로 옮길 수 있습니다. 실적에 관한 부담감 등 어려운 점이 없었다고는 말하진 못하겠지만, 우리나라 제약산업을 이해하는데 좋은 경험이 되었습니다.

 

Q. 이전 경력이 현재하시는 업무에 도움이 되시는지?

 

A.

유학 준비를 하면서 병원약사로 일했기 때문에 오래 근무를 하진 않았습니다. 짧은 기간 병원약사로서 일하긴 했지만 오리지널 약을 많이 접할 수 있었고, 이것이 제품명과 성분명을 카테고리화하는 업무 등을 융통성 있게 처리할 수 있었습니다. 약에 좀 더 익숙해질 수 있었던 것이 업무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GSK를 다니면서는 제약회사의 수익구조와 전반적인 회사생활에 대해 배울 수 있었습니다. 졸업하고 처음으로 접한 사회생활이었기 때문에, 이메일 쓰는 것부터 시작해서 업무를 처리하는 것 등 모든 것을 배우는 과정이었습니다. 기업문화와 사회를 알아가는 경험이 되었습니다.

 

하고 싶은 말

Q. 보통 약대생들은 여러 가지 활동을 하는 것에 대해 소극적인데 약사님께서는 많은 활동들을 하셨어요. (노바티스 국제 바이오 캠프 참가 등) 약대생들에게 해주실 말씀이나 추천해주실 만한 활동이 있다면?

 

A.

한 번은 베트남에서 이주 동안 고아원에서 교육 봉사활동을 갔었는데, 그곳에서 다양한 나라의 사람들을 만났고 여행도 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신기하게도 그곳에서 현재 멘토라고 생각하는 약사님을 한 분 만났습니다. 개인 휴가를 써서 봉사활동을 오셨던 분인데 지금까지도 좋은 인연을 맺고 있습니다.

 

, 어학에 관심이 많아 외국어봉사를 하는 대학생 단체에 가입하여 활동을 하였습니다. 지속적으로 어학공부를 하며 또 약대를 벗어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보고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많은 기회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예상치 못한 일들이 기다리고 있으니, 다양하게 시도해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리고 제약회사를 가게 된 계기 중 하나가 PYLA이기도 했던 만큼 약대생들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Q. 고민이 많은 약대생들에게 해주실 말이 있다면?

 

A.

아마 졸업을 하고도 계속 고민을 하면서 살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 고민을 통해서 자신의 길을 잘 찾아가는 친구들을 많이 봐왔습니다. 약간의 방황이 있더라도 시간을 낭비한 것이 아니라 경험이 되어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엔 자기가 원하는 길을 가기 위한 준비이며 너무 조급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Q. 약사님에게 보건학이란?

 

A.

고등학교 때부터 이과적인 성향이 매우 강했고, ‘과학이야말로 진정한 학문이야라고 편협된 시각을 가졌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보건학을 공부하면서 인문학과 철학을 접하게 되었고, 그 분야를 공부하다 보니 이 또한 수많은 학자들의 고민과 분석의 흔적이 남아 있는 사람과 휴머니티(humanity)를 위한 학문이구나라는 트인 시각을 갖게 해주었습니다. 즉 보건학은 저에게 인식의 지평을 넓혀준 학문이었습니다.

 

 

KNAPS 9기 문서국장 김새미 (충북 12), 박진아 (이화 12), 전예진 (숙명 13)

 

‘Talk with Pharmacists’는 문서국에서 연재하고 있습니다.

본 글은 도윤희 약사님의 동의 하에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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