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학교 이가영
파견기간: 2023.07.31 ~ 2023.08.11
1. 준비과정
미리 서류를 준비할 여유가 있다면 미리 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필요한 자료는 국문신청서, 영문 CV, 영문 ML의 3가지입니다. 국문신청서는 양식이 있으나 영문 CV 및 ML은 양식이 없기 때문에 스스로 틀을 짜서 작성하여야 합니다.
저의 경우는 미리 서류를 준비할 시간이 없어서 공고가 난 후 뒤늦게 1월말-2월초부터 신청을 위한 서류들을 작성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회사 심화실습을 진행중이었기 때문에 시간이 많지 않아서, 퇴근하고 늦은 시간에 매일 늦게까지 서류 작성에 몰두하였습니다.
서류를 작성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 두 가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내가 왜 SEP에 꼭 참여하고 싶은지를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나갈 것인지 결정하는 것
2) 그 이야기를 정확한 영어로 풀어나가는 것
이 부분이 많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충분한 시간을 두고 작성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많은 분들이 국가 1,2,3지망과 참여기관 1,2,3지망 중에 어떤 것에 초점을 맞춰서 ML을 작성해야하는지 막막해 하십니다. 저 역시 너무 막막해서 SEO님께 이메일로 여쭤보고 답을 얻었습니다. 저의 경우에 국가는 1지망: 영국, 2지망: 체코, 3지망: 스페인으로 지원하였고, 실습기관은 1지망이 대학 연구실, 2지망으로 약국을 지원했습니다. 저는 대학 연구실을 제일 가고 싶었으나 연구실 실습인원이 많지 않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 ML을 작성할 때 연구실에만 오로지 초점을 맞추진 않았습니다.
처음에 SEP이라는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싶은 이유를 적고, 1,2,3지망 모두를 한 문단씩 지원동기를 적었습니다. 특히 1,2지망은 조금 공을 들여 적었습니다. 그 안에는 연구실 관련 내용 뿐만이 아니라 그 나라의 의료 시스템, 약국 시설 및 관리 시스템 등에 대한 내용도 적었습니다. 또한 그 국가 또는 도시만의 아름다움, 특색, 가서 꼭 해보고 싶었던 관광 등을 적기도 했습니다. 이런 부분은 자연스럽게 실제로 생각하시는대로 적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ML을 읽는 사람들 역시 약학대학 학생들이며, 그들 역시 우리가 SEP으로 왔을 때 함께 적극적으로 social program에 참여하고 친구들과 잘 지낼 수 있는 학생들을 뽑고 싶어한다는 점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실습과 관련한 내용이 당연히 주를 이뤄야 하지만 너무 학문적으로 딱딱하게만 내용을 적지 않아도 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2/16까지 국문신청서, 영문 CV, 영문 ML을 모두 작성하여 제출하고 원서 전형료를 입금하여 신청을 완료하였습니다. 2/23에 한국에서 SEP 예비선발자로 선정되었다고 이메일이 왔고, ML 형식 수정 등을 한 후 SEP 홈페이지에 가입하여 지원서를 작성 및 업로드 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SEP 홈페이지에 오류가 많아 꽤 고생하였지만 결국 이런 저런 방법을 시도한 끝에 무사히 업로드 하였습니다. 지원서를 제출한 바로 다음 날에 체코 SEO가 저를 reserved했다고 알림이 왔습니다. 저는 영국을 1지망으로 지원한 상태였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기다렸지만 체코에서만 합격 연락을 받아서 체코 프라하로 프로그램을 가게 되었습니다.
2. SEP Czech Republic
매년 각 나라의 SEO가 바뀌면 프로그램도 많이 바뀔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후기를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는 체코(프라하)에서 SEP을 진행했습니다.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전, 6/19에 처음으로 whatsapp 단톡방이 파졌고(해외에서 카카오톡처럼 쓰는 어플이기 때문에 미리 어플을 미리 다운받고 알림 켜두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서로 자기소개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한 달 뒤 7/17에 google form 링크를 보내주었고, 머무는 기간과 숙박이 필요한 기간, social program으로 함께 가고 싶은 장소 등을 적어서 제출했습니다. 7/21에는 약국과 맺는 실습 계약서를 이메일로 보내주었고, 거기에서 몇 가지 정보를 채우고 서명하여 보냈습니다.
7/31-8/11(2주)이 제가 프로그램에 참여한 공식적인 기간이었고 앞뒤로 여행을 하고 싶으면 미리 SEO에게 말하면 얼마든지 기숙사에 더 머무를 수 있습니다. Prague에서 SEP에 참여한 학생은 터키2, 루마니아1, 한국1 이렇게 총 4명이었습니다. 저희가 오기 전 Hradec Králové(다른 도시)에서 2주-4주 정도(정확한 기간은 모르겠습니다) 10명 가량의 학생이 대학 연구실 실습을 진행했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 친구들은 프로그램이 끝나고 Prague로 넘어와서 저희와 며칠을 함께 놀러다니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Charle’s University의 약대는 Hradec Králové에 위치하기 때문에, 연구실 실습은 Prague가 아닌 Hradec Králové에서 진행됩니다(매우 작고 조용한 도시입니다). 따라서 프라하를 경험하고 싶으신 분들은 약국으로 신청하시면 됩니다.
매년 이렇게 대학 연구실 & 약국실습을 기간이 겹치지 않게 진행하는 것 같습니다.
기숙사는 작년에 머물렀던 곳이 꽉 차서 다른 곳으로 배정되었다고 들었습니다. Charles University-Dormitory “November 17”에서 머물렀고, 거리상으로는 시내와 대중교통+도보 20-30분으로 가까웠으나 외진 곳에 있어 밤에 혼자 다니기에는 다소 어두웠습니다. 하지만 매일 약국이 끝나면 함께 SEP을 하는 친구들과 놀다가 들어가서 혼자 들어갈 일은 없었습니다.
매일 약국 끝나고 무엇을 할지는 친구들과 정해야 했기 때문에, 미리 가고 싶은 곳을 찾아보고 가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희는 다들 무계획 친구들이라 매일 무얼 할지 고민하는 것이 일이었습니다. 저희는 웬만한 Prague의 museum은 다 간 것 같고, National museum이 제일 좋았습니다. 무엇보다 까를교 아래에서 패들보트를 탄 게 제일 좋았고(강추!), 프라하 성도 좋았습니다. 생맥은 마실 수 있으면 최대한 많이 마시세요! 맥주가 저렴한 체코에서 1일 1-2맥주 추천 드립니다.
주말마다 social program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이것도 확정된 스케쥴은 아니었어서 그때그때 다같이 일정을 조율해서 평일에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SEO인 Tadeás와 함께 다른 도시로 Pilsner 맥주 brewery 투어도 가고(제가 브루어리 가고 싶다고 구글폼에 적었습니다), 볼링을 치러 가거나 맥주 한 잔 다같이 하기도 했습니다. 원하지 않은 스케쥴이라서 저는 빠졌지만 동물원 및 식물원을 가는 친구들도 있었으며, 일부 친구들은 함께 클럽에 가기도 했습니다(원하지 않으면 안 가셔도 됩니다). 또한 약대가 있는 Hradec Králové 캠퍼스에 하루 가서 둘러보고 오기도 했습니다(요기 캠퍼스는 많이 작습니다).
정규 meeting도 2번 진행했습니다. 주로 약사의 역할에 관련한 생각을 나누는 자리였습니다. 가벼운 자리이니 부담 안 가지셔도 됩니다.
정말 많은 추억을 남긴 프라하, 아름답고 여유로운 도시였습니다. 간 김에 동유럽 여행도 하고 오실 것을 추천 드립니다.
3. Community Pharmacy Internship
저는 큰 쇼핑센터 문 앞에 위치한 Dr. Max라는 약국에서 일했습니다. Dr. Max는 동유럽에서 거의 전체 약국의 70-80% 정도를 차지하는 대형 프랜차이즈 약국입니다. Dr. Max가 아닌 다른 약국에서 일한 친구도 있었으며, 저는 큰 약국에서 일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무엇보다 건기식이 정말 많았으며, 재고정리가 알파벳 순으로 되어 있어 일하기 편했습니다. 여기는 Hopper라는 매일 다른 약국을 찾아가 일하는 약사들이 아주 많습니다. 그 사람들이 일하기 편하게 하기 위해 이 시스템으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제가 실습하는 동안에도 Hopper들이 매일 바뀌어 새로운 약사님들을 정말 많이 봤습니다. 물론 정규 약사님들도 계십니다.
시설은 다음과 같이 되어 있습니다.
일반의약품, 건기식 종류가 정말 많고, 무엇보다 아주 다양한 종류의 차(tea)를 판다는 점이 가장 신기했습니다. 사람들이 은근 차를 많이 사갑니다. 동유럽 가면 중요 기념품이기도 합니다.
출근은 9시에 해서 12시에 퇴근했습니다. 프리셉터 약사님들마다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다른 약국에서 일하는 학생들도 모두 점심 전에 퇴근시켜 주셨습니다. 프라하 SEP의 약국들은 일을 많이 시키지 않는 편입니다. 체코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모든 업무를 배우기는 어렵습니다. 영어를 하시는 약사님들도 있지만, 아예 영어를 하지 못하는 약사님들도 일부 있어서 필요할 때는 구글 번역기를 들고 다녔고 덕분에 웃긴 해프닝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모두 너무 친절하고 잘 대해줍니다.
e-처방전을 처리하는 방법, 보험 적용, 마약 관리, 연고크림 제조, 재고 정리 방법 등을 배웠으며 평소에는 재고 정리를 위주로 하였습니다. 매일 새로운 의약품을 제자리에 배치하는 것이 저의 주된 업무였습니다(프라하도 끝없는 재고정리는 한국 약국과 비슷합니다~).
Social program이 있는 날에는 미리 말씀드려서 일찍 퇴근하기도 했습니다(다른 도시로 가기 위해 기차를 타야하는 일정 등). 이렇게 유연하게 근무를 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주시기 때문에 염려하지 마시고 편안하게 다녀오셔도 됩니다(다른 국가들은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으니 각 국가의 SEP 후기를 살펴봐주시기 바랍니다).
저의 경우는 프리셉터 약사님이 너무 바쁘시고 쇼핑센터 내 반대편 끝에 있는 약국에 주로 계셔서 잘 마주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함께 있을 때는 정말 누구보다 친절하고 유쾌하시고 프라하 관광 꿀팁도 알려주시고 너무 좋았습니다. 또, Dr. Max만의 트레이드 마크인 초록 주황한 가운이 있는데 그것도 입고 사진 찍을 수 있게 해주셨습니다.
제가 약국에서 재밌게 시간을 보낼 수 있었던 또다른 원동력은 거기서 알바를 하고 있던 Maya였습니다. Maya는 매일 출근하지는 않았지만 저와 또래인 Charle’s University 일반과 학생으로 공통 주제가 많았습니다. 수다도 떨고, Maya가 끝날 때까지 점심도 같이 먹고 14일 간 두 번이나 따로 밖에서 만나서 놀았습니다. 프라하 관광을 시켜주겠다며 먼저 같이 놀자고 해준 Maya 사랑합니다. 여러분도 누군가 친구가 약국에 있다면 꼭 다가가셔서 좋은 추억 쌓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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