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APS

동덕여자대학교 김도영

파견기간: 2023.07.27 ~ 2023.08.23

파견 기관: 지역약국(Community Pharmacy)

1. 지원동기

 평소에 외국에 관심이 많아 PEET를 준비하던 시기부터 SEP 프로그램을 꼭 가야겠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리고 약대 입학 후에는 SEP outgoing 후기를 읽거나 교환학생관리국에서 진행하는 교환학생 프로그램 설명회(전반적으로 어떻게 진행이 되는지, SEP을 다녀오신 분들의 꿀팁도 들을 수 있으니 시간이 되신다면 꼭 참석하기를 적극 추천드립니다!)를 들으면서 SEP program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2. 지원과정

SEP 지원 공고가 뜨고 나서 국문, 영문 CV, ML를 준비하였습니다. 먼저, 국문 내용을 작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영문 ML를 작성하였습니다. 국문 지원서는 분량제한은 없었고, ML은 한 장정도 작성을 했습니다.

지원서를 제출하는 과정은 지원서를 쓰는 과정보다 더 힘들었습니다. IPSF 홈페이지에서 SEP 지원을 해야되는데 이때 account를 만들어야 합니다. 이때 SEO님께서 허가를 해주시고, 메일로 account를 만들 수 있는 링크를 보내주시는데 해당 링크는 한번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Gmail은 이상하게 메일이 오지 않았습니다. account를 만드실 때에는 ! 네이버로 진행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네이버 메일로 만든 계정 비번을 설정하는 과정에서 인터넷 연결에 문제가 생겨 결국 네이트 메일까지 사용해야 했습니다.ㅠㅠ 그리고 지원서를 쓸 때 여권번호도 필요하기 때문에 미리미리 여권기간이 얼마나 남았는지 확인하고, 미리 여권을 준비하시길 바랍니다.

저는 1지망 캐나다 2지망 영국 3지망 네델란드로 지원했습니다. 1지망으로 캐나다를 지원한 이유는 캐나다 약사의 직능이 전 세계에서 가장 넓기도 하고, 졸업 후에 캐나다 약사를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캐나다 약국을 미리 경험해보고 싶었습니다.

이렇게 2월에 지원이 끝나면 하염없이 기다리는 시간이 옵니다. 겨울 SEP를 갔던 친구가 출발 한달 전에 연락을 받았다는 것을 듣고 사실 6월말까지 기다릴 수도 있겠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4월말쯤 중간고사 기간에 2순위였던 영국으로부터 메일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1순위가 아닌 2순위였기 때문에 굉장히 고민을 많이 했고, 캐나다로 SEP을 간 후기가 없어, 캐나다에서 연락을 못 받을 수도 있으니 우선은 영국으로 가겠다고 답장을 보냈습니다.

그러나 비행기, 기차, 숙소를 모두 예매한 5월초에 캐나다로부터 메일이 와있었습니다. 영국에는 이미 간다고 말해놓고, 일정도 다 짜놨는데 이걸 다 엎고 캐나다를 가는 것이 맞는지 정말 많이 고민했습니다. 하지만 캐나다 약국을 미리 경험해보고 싶은 마음이 정말 컸기 때문에 모든 취소 비용과 부담을 떠안고 캐나다행을 결정했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로도 캐나다 실습지가 토론토에서 벤쿠버로, 7월에서 8월로 바뀌는 등 정말 계속해서 변수가 생겼고, 캐나다 SEO와는 메일로만 연락을 취할 수 있고, 시차도 16시간 이상 났기 때문에 정말 해탈을 하고 실습지와 실습일정을 조율해야했습니다. 그렇기에 일정 조율 과정에서 좌절스러운 순간이 혹시나 오더라도 그저 마음을 비우시고 인내하는 마음으로 진행하시라고 당부드리고 싶습니다.

 

3. SEP in Canada

1) 약국실습

 저는 British Columbia주의 Port Coquitlam이라는 곳의 The Medicine Shoppie에서 하루 7.5시간(10~5시반) 3주 동안 실습을 진행하였습니다. The Medicine Shoppie는 체인이고, 개인약사가 운영하는 independent pharmacy였습니다. 캐나다의 약국은 대게 큰 대형마트(Walmart, London drugs, Save on foods 등등)와 붙어 있는 경우가 많고, 해당 약국들은 굉장히 바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제가 실습한 곳은 연지 3년 정도 밖에 안되어 일일 처방전이 20개 정도 되는 비교적 여유가 있는 약국이었습니다. 그러나 여유가 더 많은 만큼 환자 한 명당 쓸 수 있는 시간이 많았고, 더 진중하고, 제대로 된 복약지도가 이루어질 수 있었습니다. 약국에는 약사님 한 분이 계셨고, 3~4시간 동안 약국일을 도와주는 고등학생 자원봉사자들이 오기도 했습니다. 제가 했던 일은 주로 pharmacy assistant가 하는 일이었습니다.

약마다 고유의 DIN number가 있습니다.

count pills

: 한국에는 ATC기계가 있지만, 캐나다에는 큰 약국을 제외하고는 가격이 비싸 ATC 기계를 구비해 놓고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대게 pharmacy assistant가 약사가 검수를 끝낸 후 약 label를 인쇄하면 해당 약을 찾아 DIN number(약의 고유 인식번호) lot number를 확인하고 약의 개수를 확인해서 약통에 넣으면 됩니다. 그런 후에는 약사님이 약이 제대로 들어갔는지 확인하시고, 약봉투에 넣고, (처음 약을 복용하는 경우라면 약에 대한 정보가 담긴 sheet도 제공합니다.) 알파벳 순서대로 준비를 해놓습니다.

② 처방전 정보 기입하기

: 환자가 직접 처방전을 들고 올 수도 있고, 병원에서 직접 환자가 이용하는 약국에 처방전을 팩스로 보내줄 수도 있는데, 이렇게 받은 처방전에 담긴 내용을 시스템에 넣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야지만 약에 붙일 수 있는 label지도 나오고, 후에 캐나다 정부로부터 수가를 받을 수 있는 것 같았습니다. 입력했던 정보는 환자의 신상정보나 약의 용량 등이었는데, 약 몇 알이 처방되었는지가 까다로웠습니다. 캐나다는 한국과 달리 refill 시스템이 있는데, 가령 3개월 동안 180알을 처방받고, refill2가 적혔있으면 2번 더 같은 방식으로 약을 타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해당 기간 동안 병원에 다시 가 처방전을 받지 않아도 되고, 간단히 약국에 전화하여 약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걸 시스템에 입력할 때에는 180 x 3 = 540알을 기입해야 합니다. 그리고 가끔 약이 너무 비싸면 3개월이라고 처방전에 나와 있어도 지금은 1개월만큼치를 줄 수도 있어서 (한꺼번에 약값을 내지 않도록) 때에 따라 생각을 하고 정보를 입력해야했습니다. 하지만 약사님이 많이 도와주셨고, 나중에는 넣은 정보를 약사님이 확인하셔도 고칠 게 많이 없게 되었습니다.

③ 기타: 그 밖에는 입고되는 약 확인 후 정리하기(환자들이 처방받는 약이 없을 경우, 주문을 하면 편리하게 다음날 받아볼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매일 shipment가 도착했습니다.), 카운터 업무보기, 전화 받기(리필을 하거나, 해당 약이 있는지 물어보는 전화가 대부분이었습니다!) 등을 하였습니다.

 

2) 캐나다 약국의 색다른 점

① 성분명 조제

캐나다는 브랜드 네임으로 처방이 나오기도 하지만 성분명으로 나오는 게 대부분입니다. 또한 브랜드 네임으로 처방이 나오더라도 약사의 권한으로 의사에게 알리지 않고도 제네릭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환자가 브랜드를 선호하지 않는 이상 대부분은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제네릭을 조제하는 것 같았습니다.

Minor ailment에 대한 처방권

캐나다의 주마다 다를 수 있지만 BC주에서는 위의 사진과 같이 21개의 minor ailment에 대해 약사도 처방을 내릴 수 있습니다. 사실 이렇게 제도 바뀐 지 얼마되지 않아 처방을 하는 환자는 많지 않지만 하루에 한 두 명 꼴로 환자에게 처방을 내리는 것 같습니다. 한 예로 눈병으로 인해 환자분이 방문하셨을 때 따로 마련된 방에서 약사님이 준비된 질문지를 바탕으로 질문을 하시고, 답변에 기반하여 적절한 처방을 하는 걸 볼 수 있었습니다. 사실 약물치료를 배우면서도 이게 정말 나중에 쓰일까 하는 의문이 많이 들었는데 실제로 약치에서 배운 내용이 쓰이는 것을 보니 약치공부를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③ 백신

평소에 예방주사를 잘 맞는 편이 아닌데, 약국에서 일하면서 코로나 백신이나 여행자 백신을 맞으러 방문하시는 환자분들을 많이 봤습니다. 대게 한국에서는 백신을 맞으러 병원에 가지만, 캐나다는 병원에 가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주변에 약국을 많이 방문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캐나다 약대에서는 3학년 때 injection하는 것을 배워 학생들이 실습 나갈 때 실제로 백신을 injection할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Adaptation, emergency use

Adaptation이나 emergency use는 의사의 처방없이 약사가 약을 조제하는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먼저, Adaptation은 기존의 처방전을 한 번 더 사용하는 것이라고 보면 되는데요, 의사를 보기가 힘든데 약이 필요한 경우에는 한번 정도는 약사의 재량에 따라 조제가 가능합니다. Emergency use도 유사하게, 약이 다 떨어졌고, 의사를 곧 만나러 갈 상황이면 일주일 정도치의 약을 약사가 주는 것을 의미합니다. 만성질환으로 인해 매일 먹어야 하는 약은 그 처방이 비슷할텐데 이런 제도가 있다면 환자분들이 좀 더 쉽게 의료서비스를 받아보실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3) 벤쿠버 이모저모

① 광활한 대자연

일단 BC주는 정말 자연환경이 기가 막힙니다. 심지어 BC주 차의 번호판에는 Beautiful British Columbia라고 적혀있을 정도입니다. 그리고 여기서 만났던 모든 사람들이 자연환경을 입을 모아 칭찬했습니다. 어딜 가든 초록초록한 공원이 있고, 다양한 트래킹 코스가 있고, 조금만 가면 바다까지 즐길 수 있어 자연을 즐기는 분들이라면 천국 같은 곳입니다. 저도 거의 매주 주말마다 트래킹을 갔었는데 정말 미치도록 파란 하늘과 숲 덕분에 힐링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나는 자연을 빠지고 싶다! 피톤치드를 맞고 싶다! 하시는 분들은 정말 벤쿠버를 추천드립니다.

② 세계 여러나라의 음식

캐나다 벤쿠버하면 음식을 빼놓을 수 없는데요, 특히 아시안 푸드가 정말 많습니다. 처음으로 태국식 커리인 그린 커리를 먹어봤는데 코코넛 맛이 크리미한 정말 맛있는 커리였습니다. 벤쿠버는 아시아인이 40%에 달할 정도로 다인종 도시라고 할 수 있는데 그 명성에 맞게 한식은 물론 일식, 중식, 페르시안식, 말레시안식, 이탈리안식 등 너무나 다양한 세계 나라의 음식을 맛볼 수 있습니다. 돈이 좀 여유가 있다 하시면 일일 5끼 감히 추천드려봅니다!

③ 친절한 사람들

캐나다 사람들이 친절하다는 말 다들 한 번씩은 들어보셨을텐데요? …. 정말입니다. 많은 나라를 가보진 않았지만 뭐랄까 젠틀하고 나이스하다는 인상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에게서 여유도 많이 느껴졌는데요, 줄이 길건, 약국에서 좀 기다려야 되건, 그저 기다릴 뿐 불평을 하지는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타인에 대한 배려가 많이 느껴지는 나라였어요. 여행이 좋았다 나빴다 할 때는 많은 것들이 영향을 미치지만 그 중에서도 그 나라 사람들과 interaction에서 굉장히 영향을 많이 끼친다고 생각하는데, 정말 캐나다에서는 여기서 살아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사람이 정말 좋았습니다.

 

4. 마지막으로 꿀팁 요약!

① 교환학생국에서 주최하는 교환학생 설명회를 꼭 듣자.

② 지원서 accounts는 꼭 네이버 메일로 만들자.

③ 지원서를 쓰기 전, 여권기간이 충분히 남아있나 확인하고 만들어 놓자.

④ 언제 연락을 받을지는 복..! 그냥 마음을 비우고 준비하자.

⑤ 한국 약국 시스템에 대해서 잘 알고 가자. (생각보다 많이 물어보십니다ㅠㅠ)

 

이 교환학생 후기가 도움이 되셨길 바라고, 모두 모두 원하시는 곳에서 즐거운 교환학생 생활을 하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