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차 ]
1. 세계 샤가스병의 날 (World Chagas Disease Day)
2. 샤가스병이란?
3. 샤가스병의 해외 및 국내동향
4. 샤가스병의 원인
5. 샤가스병의 증상 및 진단
6. 샤가스병의 치료 및 예방
1. 세계 샤가스병의 날 (World Chagas Disease Day)
매년 4월 14일은 세계 샤가스병의 날(World Chagas Disease Day)입니다. 세계 샤가스병의 날은 2019년 제네바에서 열린 제72차 세계 보건 총회에서 지정된 WHO의 캠페인 기념일이며, 4월 14일이라는 날짜는 1909년에 카를루스 샤가스가 샤가스병을 처음 진단한 날짜에서 유래하였습니다.
샤가스병은 미국 남부부터 멕시코, 아르헨티나, 칠레에 이르는 중남미 지역에 퍼져있으며, 현재 약 8백만 명이 감염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과거에는 중남미 지역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는 풍토병으로 인식되었으나, 해외 여행, 이민 등 국가 간 인구이동이 활발해짐에 따라 유럽과 북미, 일본, 호주에서도 유병률이 높아졌고, 근래에는 세계적인 공중보건 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2. 샤가스병이란?
‘아메리칸 수면증(American trypanosomiasis)’으로도 알려진 샤가스병은 ‘크루스파동편모충(Trypanosoma cruzi)’이라는 기생충에 의해 전염되며, ‘키싱 버그(침노린재, kissing bug)’에 의해 전파됩니다. 키싱 버그는 2~3cm크기로 검은색이나 갈색이고 바퀴벌레를 닮았으며 긴 침을 달고 있습니다. 주로 사람이 잠든 사이에 코나 입을 물어서 별칭이 키싱 버그이며 흡혈과 함께 배설 하는데, 이때 장기에서 나온 기생충이 사람의 심장까지 파고들어 샤가스병을 일으키게 됩니다.
샤가스병은 초기에는 무증상 혹은 매우 경미한 증상이라서 ‘침묵의 질병’이라고 불리기도 하지만, 후기에는 심장과 소화기에 치명적인 손상을 가해 생명을 위협하기 때문에 ‘조용한 살인자’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감염 즉시 치료를 시작하면 완치가 가능하며, 벤즈니다졸(benznidazole), 니푸티목스(nifurtimox)가 주로 치료에 사용됩니다. 현재 샤가스병을 예방할 백신은 없으며, 기생충 통제와 혈액 검사가 주된 예방책입니다.
3. 샤가스병의 해외 및 국내동향
샤가스병을 일으키는 키싱 버그는 오염된 음식물이나 위생관리가 되지 않은 공간에서 더욱 쉽게 전파되므로 저개발국가일수록 전염 가능성이 커집니다. 전 세계적으로 약 800만 명이 감염되었으며(2020년 12월 4일 기준), 이들 중 약 40,000명이 가임 여성이고 이들 자녀들 중 약 1~5%가 감염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감염자는 대부분 멕시코와 중남미 사람들인 것으로 밝혀졌으나 최근에는 해외여행이 많아지고 이민자가 증가하면서 점차 발생 범위가 확장되어 세계 곳곳에서 더 많은 감염 사례가 보고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중남미 이민자의 영향이 거의 없는 지역이라서 아직까지는 샤가스병의 국내 발병 사례가 보고된 바 없지만, 샤가스병에 감염되면 대부분 무증상이거나 경미한 증상이기에 무증상 감염자들이 국내로 유입될 가능성을 고려한 대비가 필요합니다.
4. 샤가스병의 원인
[ 원인병원체 ]
샤가스병의 감염을 일으키는 기생충은 크루스파동편모충(Trypanosoma cruzi)으로, 숙주는 150여종 이상의 가축과 야생동물입니다. 사람에서 관찰될 수 있는 크루스파동편모충의 형태는 Trypomastigote와 Amastigote 두 종류입니다. 파동편모형원충(Trypomastigote)은 16-25㎛의 방추형으로 말초혈액에서 발견되며, 무편모형원충(Amastigote)은 1.5-4.0㎛의 난원형으로 주로 심근을 비롯한 근육 및 신경세포 내에서 발견됩니다.
[ 감염원 및 전파 ]
감염원은 키싱 버그라는 곤충입니다. 흡혈로 생명을 유지하는 이 곤충은, 입술과 눈 주위를 즐겨 물기에 키싱 버그(kissing bug)라는 이름이 붙여졌으며, 학명은 'Triatoma sanguisuga'입니다. 한국에서는 침노린재라고 부르며, 소리 없이 움직이면서 작은 곤충을 사냥하기에 자객 벌레(Assassin bug)라고도 불립니다.
키싱버그는 얼굴과 같은 노출된 피부를 문 후, 그 근처에서 배변하거나 소변을 보는데, 이러한 배설물은 흡혈 때 생긴 상처나 점막, 구강 등으로 몸속에 침입하게 됩니다. 만약 감염된 동물이나 사람을 흡혈한 키싱 버그라면, 배설물에 기생충 T. cruzi이 살고 있어 이 과정을 통해 전파가 이루어집니다. 또한, 감염된 사람의 혈액이나 장기를 받는 경우나 만성감염환자가 임신하여 태반을 통해 태아가 감염되는 경우처럼 수직감염으로도 전파되며, 기생충으로 오염된 음식을 먹었을 경우 경구를 통해서도 감염될 수 있습니다.
5. 샤가스병의 증상 및 진단
[ 증상 ]
<1단계>
상처나 눈 주위 조직을 통해 원생생물이 체내에 들어온 후, 1~2주째에 보통 시작됩니다. 상처 주변에 붉은 돌기가 생기거나 눈 주위가 붓는 증상(로마냐 징후)이 있으며 가벼운 열이 나거나 림프절이 붓는 등 국소 병변이 나타납니다. 일부 사람들은 무증상일 수도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치료없이 1단계 증상이 사라지지만, 일부 사람들과 보통의 아동들은 심장 감염에 의한 심부전 혹은 뇌수막염에 의해 사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2단계>
잠복기간이라 증상이 없으며, ECG(심전도법), 심장, 소화기계 영상 검사 결과는 정상이지만 원생동물이 신체와 혈액 내에 존재하기는 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감염 후 아무 증상 없이 2단계에 머무릅니다.
<3단계>
약 20~40% 사람들에게서는 수년 뒤 만성 샤가스병이 발병합니다. 주로 심장과 소화기관에 침범합니다. 심장 근육 속에 기생충이 자라 염증이 생겨서 심부전이 오기도 하며, 심장의 전기 체계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불규칙한 심전도 혹은 심장정지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또한, 소화관의 근육에 이상이 생겨 식도의 근육 이상 시 음식이나 침을 흡인하여 폐렴이나 중증 영양실조가 될 수도 있고, 대장이 비대해져 중증 변비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 진단 ]
<1단계> - 혈액검사, 현미경을 이용한 혈액 검체 검사
혈액 검체에서 원생동물의 DNA를 확인합니다. 혈액 내 원충의 농도가 매우 낮기 때문에 혈액을 원심분리법으로 농축하여 현미경으로 관찰합니다.
<2단계> - 혈액검사
혈액 검체에서 원생동물을 볼 수 없어서 원생동물에 대한 항체 검사를 실시하지만, 거짓양성 (비감염자에게서 양성결과가 나오는 것)인 경우가 종종 있으며, 그 경우에는 또 다른 항체 검사를 실시합니다.
<3단계> - 혈액검사, 심전도법, 심장 및 소화기관 영상 검사
심장의 이상 유무를 확인하기 위해 심전도법, 심장초음파 검사, 흉부 X-ray, CT, MRI를 실시하고 소화기관의 이상 유무를 확인하기 위해 위장관 CT 혹은 X-ray를 실시합니다.
6. 샤가스병의 치료 및 예방
[ 치료 ]
현재 샤가스병 치료에 사용할 수 있는 항기생충제는 벤즈니다졸과 니푸르티목스 2종뿐입니다. 선천성 전염인 경우를 포함하여, 급성기가 시작될 때 감염 직후 투여하면 두 약물 모두 질병 치료에 거의 100% 효과적입니다. 급성기에 투여하면 원충 제거와 치료는 잘되지만, 60~90일 동안 장기간 투여해야하므로, 식욕부진, 오심, 구토, 복통과 같은 위장관계 증상이나 불면증, 불안감 등의 신경 증상과 같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감염 기간이 길수록 둘 다 효능은 감소하지만 부작용이 노년기에 더 자주 발생합니다. 만성 감염이 중증의 심장이나 소화관 질환을 유발한 경우 항기생충제는 도움이 되지 않으며, 필요에 따라 항부정맥제를 투여하거나, 박동조율기, 수술로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습니다.
이처럼 현재 사용되고 있는 약물은 부작용이 있으며 치료 기간도 긴 편입니다. 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의약품이 필요하다는 것이 분명하지만 현재 개발되고 있는 신약은 거의 없습니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약물과 복용법을 아래 표에 정리하였습니다.
약물 | 복용법 | 비고 |
벤즈니다졸 (Benznidazole) |
소아 : 5-10㎎/㎏을 하루 2~3회로 나누어 60일간 경구투여 성인 : 하루에 5mg/kg을 60~90일간 투여 |
임산부, 신장이나 간에 이상이 있는 사람 복용 금지 |
니푸르티목스 (Nifurtimox) |
소아 : 하루에 15mg/kg을 60~90일간 투여 성인 : 하루에 8-10mg/kg을 60~90일간 투여 |
임산부, 신장이나 간에 이상이 있는 사람, 신경학적 또는 정신적 장애를 가진 사람 복용 금지 |
[ 예방 ]
샤가스병은 현재 백신이 없으며, 예방하기 위해서는 매개곤충인 키싱 버그를 방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키싱 버그는 흙집의 벽이나 지붕의 갈라진 틈, 짚으로 지붕을 이은 집에서 서식하기에, 회반죽 변이나 초가지붕을 바꾸는 등 가옥을 위생적으로 개조하여 키싱 버그의 수를 줄일 수 있습니다.
중남미 지역과 같이 샤가스병의 감염 가능성이 있는 나라를 여행할 때, 토담집을 피하고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음식물 섭취를 삼가야 합니다. 살충제를 반복적으로 도포하고, 방충망을 사용하는 것이 예방에 좋습니다.
미국을 포함한 여러 중남미 국가에서는 헌혈자와 장기 기증자에 대한 선별 검사를 실시하여, 수혈과 장기 이식을 통한 감염을 막고 있습니다. 또한, 가임 여성에 대한 선별검사와 치료를 통해 선천성 감염의 가능성을 줄일 수 있습니다.
공중보건국 이은솔(중앙'19), 최선미(가톨릭'20)
[ 참고문헌 ]
- 권신혁, “소리없이 파고드는 감염병의 위협, 열대질환 샤가스병”, 오마이뉴스, 2021.11.29
(https://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789641)
- MSD MANUAL Consumer Version > Chagas Disease
- 한국파스퇴르연구소, “[2022년 세계샤가스병의날] ‘조용한 살인자’, 샤가스병의 침묵을 깨우다!”, 2022.04.14
(https://blog.naver.com/institutpasteurkorea/222700621821 / )
- 네이버 지식백과 > 국가건강정보포털 의학정보 > 샤가스병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6507465&cid=51004&categoryId=51004#TABLE_OF_CONTENT5 )
- 서울아산병원 > 건강정보 > 의료정보 > 질환백과 > 샤가스병
(https://www.amc.seoul.kr/asan/healthinfo/disease/diseaseDetail.do?contentId=32763 )
- 부산광역시 감염병관리지원단, 샤가스병(Chagas’ disease) 알아보기
- 국경없는의사회 > 현장소식 > ‘세계 샤가스의 날: 국경없는의사회, 볼리비아 정부에 ‘조용한 암살자’에 맞설 치료 확충 촉구’
(https://msf.or.kr/article/3354 )
- 질병관리청, 국가정보포탈
- 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ation > Parasites - American Trypanosomiasis
(https://www.cdc.gov/parasites/chagas/ )
- World Health Organization > Newsroom > Chagas disease
(https://www.who.int/news-room/fact-sheets/detail/chagas-disease-(american-trypanosomiasis )
- 코메디닷컴 > 샤가스병
(https://kormedi.com/1277501/%EC%83%A4%EA%B0%80%EC%8A%A4%EB%B3%91-%EC%9E%90%EC%84%B8%ED%9E%88/ )
- 국경없는 의사회 > 활동 > 현장소식 > 소외열대질환의 날: “소외열대질환 퇴치, 더 이상의 소외된 환자는 없어야 합니다”
(https://msf.or.kr/article/overcoming-neglect-report-ntds)
- 네이버블로그 > 미주 신종 에이즈 공포 <샤가스병증상> 사진
(https://m.blog.naver.com/PostView.naver?isHttpsRedirect=true&blogId=0203yhsk&logNo=140160363095)
- 국경없는 의사회 > 활동 > 현장소식 > 샤가스병(Chagas) - 2011년 의약품 접근성에 대한 10대 과제
(https://msf.or.kr/article/1827)
- SBS 뉴미디어부, "미국서 샤가스병 일으키는 '키싱버그' 공포" , SBS 뉴스, 2015.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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