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APS

2019 Winter 일본 APS-Japan 약대생 교환학생 프로그램 참가후기


계명대학교 약학대학 허성훈

파견기간: 2019.01.31. ~ 2019.02.18

 

▶ 파견기관: Ain pharmacy, Tsumura pharmaceutical factory, Tokai University Hospital, Meiji Pharmaceutical university

▶ 본 프로그램은 APS-Japan(The Association of Pharmaceutical students's-Japan)과의 협력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안녕하세요! KNAPS를 통해 제 일본 교환학생 경험을 공유하고자 펜을 들게 된 허성훈입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친구를 사귀게 되었으며, 일본의 약사제도 및 의료체계에 대하여 알 수 있었습니다. 다시 한 번 이러한 기회를 제공해준 KNAPS에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1. 왜 일본인가? 

SEP(Student Exchange Program) 프로그램을 통해 제가 겪어보지 못한 나라를 선택하려고 했었고, 또한 제가 모았던 예산으로 방문 가능한 나라를 선정하였기 때문에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한국은 일본의 산업 트렌드가 반영되는 나라입니다. 일본에서 성공한 산업모델은 한국을 거쳐 중국으로 넘어간다고 하는데, 일본의 제약시장과 의료산업모델을 알면 '한국에서 어떠한 추세로 변화가 발생할지 예상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심에 일본을 선정하게 되었습니다.

 


 

2. SEP을 위해 준비한 과정

1) 내세울 일은 아니지만, 일본어는 5단어도 모른 체로 일본에 입국하였습니다

2) SEP 프로그램 선정 후, 일본에 있는 Contact Person이 한국의 의료 및 제약 시스템에 대해서 설명할 프레젠테이션을 준비를 요청받아 출국전에 준비하였습니다.

3) 한국의 약사 시스템을 설명하기 위해, 전반적이 월급, 노동 강도, 사회적 대우, 의사와의 마찰, 약간의 약사법에 대해 준비하였습니다.


 


 

3. SEP 활동

1) Ain Pharmacy Tour

Ain Pharmacy는 일본에 있는 가장 거대한 약국 체인 중 하나입니다. 한국은 현재 약사면허 소지자만이 약국을 경영할 권리를 갖는 반면, 일본은 거대자본은 갖춘 기업체가 약국을 체인으로 경영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양국의 약국 시스템에 가장 큰 차이입니다. 물론 일본에도 개인 약사가 소유한 약국들이 있지만, 대부분 개인병원 옆에 붙어 있는 작은 약국들입니다. 거대 대학 병원이나, 국립병원주변에는 기업형의 체인 약국이 자리잡고 있는데, 자본이나 협상력에서 개인이 조직화된 기업을 이기기가 힘들기 때문에 생긴 구조입니다. 개인의 소규모 약국을 여는 것은 다양한 방법이 있겠지만, 체인약국에서 일을 하면서 도매상과 안면을 트고 도매상으로 부터 약국 매물 정보를 얻어 개국하는 것이 일반화된 방법 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



 

Ain Pharmacy는 체계적인 시스템을 가지고 있습니다. 엄격하게 약사와 테크니션의 업무가 분리 되어 있고, 조제 실수를 줄이기 위해 바코드 스캔 시스템을 이용합니다. 처방전을 입력하고 나온 약조제 종이를 바코드로 스캔하고, 약통에 바코드를 스캔하여 일치하는지 확인한 후, 조제를 하는 방식을 취합니다. 한국에서도 많이 사용되고 있는 자동조제기를 통해 실수를 최소화함은 물론, 재고를 각 지점 간에 공유하여 재고비용을 최소화하면서 기업이 대량을 약을 구입하기 때문에 규모의 경제의 우위를 누릴 수 있습니다.

 

이러 기업화 된 시스템의 장점은, 업무처리가 전문화돼 있고, 실수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식을 체계적으로 업데이트 해 나간다는 점입니다. 또한 유통구조도 더욱 체계적입니다. 물론 한국처럼 많은 약사들이 약국을 개국할 목표를 세울 수는 없는 구조입니다.

 

또한, 복약지도를 제공하는 공간은 어느 정도 프라이버시를 가질 수 있도록 설계돼 있으며, 약사는 건강기능식품 매약과 같은 압박 없이 오로지 조제와 복약지도에만 집중을 합니다. 따라서 한국과 다르게 약국 진열장을 차지하고 있는 많은 건강기능식품(비타민, 홍삼, 등등)을 볼 수 없었습니다. OTC 약품은 위험성에 따라 3등급으로 분류 되어있으며, 위험성이 높은 1등급의 경우는 반드시 약사와의 상담 후에 약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처방전의 70%이상이 성분명 처방으로 처방되며, 약국에서 환자의 동의를 통해 85%이상 대체조제를 받게 되면 국가에서 그 약국에 혜택을 주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어, 대체조제를 장려하려고 하고, 이를 통해 의료보건재정의 안정성을 추구하는 체계를 갖추었습니다.

 


 

2) Tsumura Pharmaceutical Factory Tour

일본의 전통 의약품을 Kampo라고 하는데, Kampo시장의 80%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거대 제약 회사입니다. 한국의 경우 (서양)의사와 한의사가 환자를 가지고 서로 밥그릇 싸움을 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일본의 경우 의사와 한의사가 나누어져 있지 않고 하나의 의사체계로 되어 있습니다. 의대에서 침술 등을 더 공부하게 되면 한국의 한의사와 비슷하게 환자를 진단 처방하게 됩니다. 이러 일원화된 시스템과 더불어 일본전통의약품인 Kampo를 살리고자 했던 약사들의 노력 덕분에 많은 Kampo가 전문 처방약으로 등록되었고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Tsumura Pharmaceutical은 일본 자체 생산하는 약초 및 원자재와 중국, 태국 등에서 수입하는 원자재를 모아 유효성분을 추출하고 건조시켜 분말형태로 만든 뒤, 다시 작은 환으로 만든 후, 작은 포에 포장하여 제품을 생산합니다. 저희가 생약시간에 배웠던 많은 약초들을 볼 수 있었으며, 한국과 다르게 많은 약사들이 생약에 배웠던 지식을 사용할 기회가 많이 주어집니다. (많은 수의 KAMPO가 전문 처방약으로 등록되어 있기 때문에)

 

3) Presentation Day

한 스터디카페를 빌려 각나라의 의료체계, 약사의 업무, 약대생활에 관련된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일정이었습니다. SEP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는 일본약학대학 외부 학생들도 참석하여 함께 의견을 나누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저는 한국의 약학대학 선발과정의 변화에 대해서 이야기했고, 수능체제에서 PEET체제로 변화, 그리고 다시 수능체제로 변화하는 과정은 약학대학을 6년제 교과과정으로 편성하기 위한 움직임의 일환이었으며, 이는 약사와 의사와의 갈등에서 약사의 입지를 제고하기 위한 노력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전달하였습니다. 일본에서도 약사와 의사간의 갈등이 존재하며 최종 결정권한이 의사에게 있기 때문에 이러한 갈등을 풀어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모든 학생의 발표가 끝난 뒤, 실화를 바탕으로 한 HIV감염자의 스토리를 읽으며 함께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4) Tokai University Hospital Tour

도쿄 교외에 위치한 대학병원으로 병원 내에서 약사의 업무에 대해 전반적으로 이해하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먼저 병원의 규모마다 다르겠지만 일본에서는 한국보다 더 훨씬 더 많은 수의 약사가 약제부 및 관련 부서에 소속되어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약사와 테크니션(비약사)의 업무 분담이 철저하게 이루어 지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대부분의 시설들은 한국에서의 대학병원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한국과 비슷하게 일본에서도 약사와 의사 사이에 약물선택에 대한 갈등이 있었습니다. 그런 모습들을 지켜보며, 이러한 갈등이 발생할 때면 자신의 의견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능력이 중요하다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최종 결정은 의사가 내리지만, 자신이 절대 수용할 수 없는 처방이 있다면 끝까지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것의 약사의 본분이라고 설명 들었습니다.



 

대부분 9시부터 5시까지 근무하고 몇 명은 밤에도 남아서 약제부를 지키는 스케줄 근무를 진행합니다. 5시가 퇴근시간이지만 5 30분이 되어도 아무도 퇴근하지 않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잔교'라 하는 야근문화가 한국과 닮아 있었습니다.


 

5) Meiji Pharmaceutical University Tour

한 학년에 150여명 되는 거대한 규모의 약학 대학교입니다. 일본의 경우 4년과 6년의 학부과정으로 나눠져 있으며, 4년 과정을 이수한 졸업생은 연구 쪽 분야로 주로 진출하며, 6년 과정을 졸업한 약대생은 약사자격시험에 응시할 자격이 주어지기 때문에 연구 외에도 임상약사의 포지션으로 진출하게 됩니다. 이러한 학부 선택은 시험에 의해서 결정되기 때문에, 약학대학교에 입학해서도 경쟁이 치열합니다. 6년제 코스의 경우에는 4, 5학년 겨울 방학 이후 일주일간 시험을 통해 다음 학년 진급을 결정하게 됩니다

 

방학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학생들이 학교에 있었습니다. 대부분 실험실에서 연구하고 있는 학생이거나, 곧 다가올 진급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이었습니다.

 


Meiji Pharmaceutical University의 한 교수님과 함께 Kampo를 만드는 체험을 하였습니다. ‘개지복령환’이라는 약을 만들었는데, 계피, 작약, 도인, 복령, 목단피 분말을 데운 꿀을 넣고 반죽하여 작은 환으로 만드는 체험이었습니다

 

 

4. 맺음말

19일간의 일본체류기간 동안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SEP를 통해 만났던 약대생들, 약사 분들, 의료현장이나 제약회사에서 일하시는 분들 뿐 아니라, 호스텔 스태프, 배낭 여행객들, 일본에서 working holiday를 하고 있는 아르헨티나 친구 등, 다양한 사람과의 만남을 통한 자극은 저를 한층 더 성숙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다시 한 번 이 프로그램에 힘써 주신 관계자 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하며, KNAPS APS-Japan에 특별한 감사함을 전합니다.

 

저는 SEP를 통해 많은 것을 얻었습니다. 그 중 하나를 말씀드리면 한국에서 찾지 못했던 국제 구호단체라는 목표를 공유하는 약대생 친구를 만난 것입니다. ‘국경없는 의사회’를 목표로 하는 Jazz, 그 꿈을 위해 홍콩을 떠나 뉴질랜드 약학대학에 입학하게 되었고, 우연히 이번 SEP에 참가하여 제가 같은 꿈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머지않아 그 단체의 일원으로 다시 만나기를 약속하였고, 서로의 꿈을 응원하며 각자의 나라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제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게 된 것은, 여러분이 SEP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경험과 만나게 될 사람의 한계가 정해져 있지 않음을 말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주저하지 마시고 도전하세요!! 그리고 이를 통해 자신에게 한계가 정해져 있지 않다는 것을 깨닫기를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