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APS

2018 SUMMER_프랑스_ANEPF 약대생 교환학생 프로그램 참가후기 

                  

                                                                덕성여자대학교 약학대학 김혜원

                           파견기관: 그르노블대학교 약학대학 실험실(프랑스 그르노블 소재)
 파견시기: 2018년 여름
▶ 본 프로그램은 
ANEPF(Association Nationale des Etudiants en Pharmacie de France)과의 협력으로 진행되었습니다. 


[1] Student Exchange Program(SEP)에 참가하게 된 계기

 저는 사실 약학대학에 입학하고 KNAPS에 가입한 첫 해부터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관심을 갖고 있었습니다. 당시 새내기였던 저는 KNAPS 설명회 뒤풀이를 가게 되었고, 그곳에서 네덜란드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선발되어 파견을 기다리는 학생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사실 그 학생도 당시에는 아직 파견되기 전이었기 때문에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는 없었지만, 해외에서 전공관련 실습을 하면서 여행도 하고 문화체험도 할 수 있는 매력적인 프로그램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그 후에도 해외 교환학생과 관련된 글이 있으면 유심히 읽으면서 정보를 얻곤 하였습니다. 그러다가 일부 국가에서는 4학기 이상 이수한 학생을 선호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약학에 대해 충분히 배우지 않은 상태에서 파견을 가는 것 보다는 좀 더 고학년일 때 다녀와야 더 얻을 수 있는 것이 더 많을 것이라고 판단하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약학대학 5학년 여름방학 SEP을 지원하게 되었고 다행히도 선발되어 프랑스에 다녀올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많은 나라들 중에 유럽을 선택한 이유는 천연물에 대한 관심 때문이었습니다. 유럽은 천연물 의약품의 선진국이기 때문에 제가 유럽의 천연물 실험실에서 인턴을 하게 된다면 한국의 실험실과 비교도 해볼 수 있고, 유럽 특유의 천연물로 연구를 진행하는 것을 볼 수 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프랑스의 방사성 의약품 실험실로 파견이 확정 되었고, 원하던 천연물과의 만남은 가지지 못했지만 처음 들어보는 방사성 물질과의 몇 주간의 사투는 또 다른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덧붙여 학문적인 관심 이외에도 에펠탑이나 루브르 박물관처럼 유명한 관광지에 가보고 싶다는 열망 때문에 프랑스를 지원하기도 하였습니다. 결과적으로는 프랑스의 그르노블’ 이라는 도시로 실습을 가게 되었고, 실습을 하는 기간 동안 평일에는 실습을 하고 주말에는 그르노블의 산과 호수 그리고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프랑스 혁명과 관련이 있는 비질성에 다녀왔습니다. 그리고 실습이 끝난 이후에는 파리, 남부의 항구도시인 마르세유 그리고 천상의 해변을 자랑하는 니스를 방문하였습니다. 정말 해외에서 공부도 하면서 여행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이 너무 행복했던 순간들이었습니다.

그르노블 산의 호수

그르노블 비질성

파리 생샤펠성당

마르세유 프리올 섬

루브르박물관


[2] 실습과 관련해서 인상 깊었던 기억

 저는 방사성의약품을 전공하신 교수님의 연구실에서 실습을 했습니다. 저는 프랑스어를 못하기 때문에 교수님과 대화를 할 때 영어를 사용해야만 했습니다. 다행히도 저를 담당하신 교수님께서는 영어를 잘 하시는 편이셨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다만 다른 동료 연구자들은 영어를 잘 구사하지 못했기 때문에 소통하고 친해지는 데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불어를 잘 하는 상태에서 교환학생을 갔더라면 프랑스어 실력도 늘고 대화도 많이 해 볼 수 있었을 텐데 많이 아쉬움이 남습니다.

 

 저는 방사성의약품만 다루는 실험실에서 일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직접 가보니 실험실의 규모가 큰 편이었습니다. 생물학자, 물리학자 그리고 방사성화학자 등등으로 이루어져서 하나의 공통된 프로젝트를 하는 형식이었습니다. 주된 연구는 암을 치료하기 위한 방사성의약품을 만들기 그리고 방사성의약품이 타겟에만 작용할 수 있도록 다른 기관은 보호해줄 수 있는 물질을 발견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방사성표지를 통해 방사성의약품을 만드는 과정부터 quality control 그리고 동물실험을 하는 것까지 전반적인 프로세스를 볼 수 있었습니다. 정말 한국에서도 이런 기회를 얻기가 쉽지 않은데, 프랑스에서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면서도 한 순간 순간이 소중하게 느껴졌습니다. 실험실의 사진은 보안상 찍을 수 없었지만, 아무래도 방사성물질을 다루기 때문에 연구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후드 안에서 주로 작업을 하고, 후드 밖에서 작업을 할 때는 방사능을 차단하기 위해 앞쪽에 납을 두고 그 뒤쪽에서 작업을 하였습니다. 또한 특수한 반지를 통해 실험자가 얼마나 방사능에 노출되었는지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연구와 관련된 것 이외에도, 우리 나라와는 달리 프랑스의 직장 문화에 대해서 엿볼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우리 나라 석사 및 박사 학생들은 하루 종일 실험실에서 일하는 것이 대부분인데, 프랑스의 대학원생 및 교수님들은 정해진 퇴근시간 까지만 일하고 그 이후에는 자기 실험이 끝나면 자유롭게 집에 가는 분위기였습니다. 오히려 주말까지 나와서 실험한다고 하면 너무 열정적이라고 생각하는 분위기였습니다. 또한 정해진 점심시간이 두 시간이나 된다는 것도 놀라웠습니다. 유럽의 실험실은 아침부터 바쁘게 일하는 분위기라기보다 아침에는 티타임을 즐기다가 일을 시작하는 여유로운 분위기였고, 점심 식사 역시 급하게 해결하기 보다는 다른 구성원들과 서로 대화를 하면서 즐겁게 식사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실험실 만찬

 

 이런 분위기는 약국에서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파견 당시 친하게 지낸 프랑스인 약대생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 또한 약국에서 방학 동안 실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약국도 점심시간이 두 시간 정도였기 때문에 점심을 밖에서 사서 먹지 않고 집에서 요리해서 먹는 경우가 다반사였습니다. 또한 점심시간에는 약국장도 약국 문을 닫고 집에서 먹는다는 것이 매우 신기했습니다.

 

 추가적으로, 저는 실험실 교수님의 홈파티에 초대 받기도 하였는데, 한국에는 없는 문화라서 새로웠고, 모르는 사람들과 만나서 인사하고 있는 제 모습이 신기했습니다.

교수님 홈파티에서 러시아 월드컵 경기 시청

 

[3] 실습 외 학생들과의 교류

 저 같은 경우에는 다른 나라에서 SEP 프로그램을 통해서 온 학생을 만날 기회는 없었습니다. 아마 제가 실습을 했던 시기에 그런 학생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실험실에서 다양한 국적의 교수님과 대학원생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실험실 사람들과 그르노블 바스티유성 방문

  

 또한 프랑스 측에서 숙소를 마련해 주었는데, 한 집에서 두 명이 사는 쉐어하우스의 형태였습니다. 프랑스에서는 꽤 유명한 거주형태로, collocation(꼴로까시옹)이라고 부릅니다. 앞에서 말했듯이, 저는 프랑스인 약대생과 거주를 하게 되었고, 함께 거주하면서 다른 프랑스인 친구들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느낀 점은 프랑스인들은 이야기를 하는 것을 좋아하고 궁금한 점이 많다는 것입니다. 또한 친화력도 좋아서 앞집 사람과도 친하게 지내고 처음 본 사람과도 유쾌하게 대화를 나눕니다. 저는 프랑스인 친구와 살면서 요리도 함께 해먹고 여행도 함께 가고 그리고 장을 보기도 하면서 프랑스의 문화를 많이 배울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프랑스에서 좋은 고기를 싸게 먹을 수 있고 맛있는 디저트와 크로와상을 먹을 수 있는 것이 행복했습니다.

함께 사는 프랑스친구가 만들어준 토마토밥

프랑스 마트의 디저트

 

 그리고 이건 여담이지만, 제가 프랑스에 있을 때가 마침 2018 월드컵 기간이었습니다. 저는 프랑스에서 16강전부터 결승까지 모두 챙겨보았습니다. 주로 프랑스인 친구들과 바에서 경기를 관람하였고 현지반응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준결승전에서 승리했을 때부터 우승했을 때까지 프랑스의 열기는 신문이나 뉴스에서 보도된 것 이상이었습니다. 밤새도록 프랑스인들이 총소리와 유사한 소리를 내는 폭죽을 터트리고 길거리를 돌아다니면서 응원가도 부르고 즐겁게 행진하는 모습이 저에게는 강렬한 기억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프랑스의 월드컵 승리를 기뻐하는 프랑스인들

프랑스인 친구들과 함께 바에서 러시아 월드컵 관람

 

[4] 미래 SEP 참가자들을 위한 조언

 평소에 가보고 싶었던 나라가 있다면 망설임 없이 신청을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실습도 하면서 여행도 하고 현지인도 사귈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에 주저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혹시 자신이 사교성이 없다고 생각하더라도 괜찮습니다. 외국인들과 얘기하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말이 많아집니다. 가고 싶은 나라의 언어를 잘 하면 좋겠지만, 그럴 수 없다면 적어도 영어를 대화가능한 수준으로 해야 얻어가는 것이 많습니다. 저도 프랑스어를 못해서 자유롭게 대화할 수 없었던 것이 가장 아쉬운 점입니다. 또한 한국의 사회적 이슈 그리고 가고 싶은 나라의 이슈와 문화 정도는 숙지해 가셔야 대화가 됩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월드컵 기간이었기 때문에 평소에 잘 몰랐던 프랑스 축구 선수 이름을 외워갔습니다. 그리고 외국인이 먹을 만한 한국 요리 하나쯤은 마스터해 가시는 것이 좋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불고기를 일주일 내내 시도해 봤는데 결국 실패했답니다.

 마지막으로 유럽은 치안이 한국 같지 않으니 꼭 여행자 보험에 가입하시고 짐에서 눈을 절대 떼지 마세요
. 저 같은 경우에는 트램 티켓 뽑고 도중에 누가 제 캐리어를 통째로 집어갔답니다. 조금만 주의를 하신다면 안전하게 교환학생을 다녀올 수 있답니다. 각 파견국 교환학생관리국에서 교환학생의 전반적인 생활을 돌봐주기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여러분도 즐겁고 유익한 SEP기회, 꼭 활용하시고,
잊지 못할 SEP 경험, 체험하시기를 추천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