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 치료, 새로운 시대의 시작
2023년 7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알츠하이머 신약 ‘레켐비(Leqembi, 성분명 레카네맙)’가 2024년 5월 대한민국 식약처로부터 품목 허가를 받으며 국내에 도입되었다. 11월 공식 출시된 이후, 12월부터 주요 대학병원에서 본격적으로 처방이 시작되었다. 이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에 있어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알츠하이머 치료는 크게 네 단계로 나뉜다:
1. 병 증상을 완화하는 1단계 치료
2. 병 진행을 늦추는 2단계 치료
3. 병 진행을 막는 3단계 치료
4. 병 진행을 막고 증상을 없애는 4단계 치료
기존 국내에서 사용되던 알츠하이머 치료제는 체내 아세틸콜린 양을 조절해 증상을 완화하는 1단계 치료제였다. 그러나 레켐비의 도입으로 국내 치매 치료가 2단계, 즉 병의 진행을 늦추는 단계로 한 걸음 나아가게 되었다.
레켐비는 항아밀로이드 베타 약물로, 경도인지장애(Mild Cognitive Impairment)와 초기 치매 단계 환자들에게 치료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약물은 뇌 속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 축적을 억제하여 신경세포 손상을 막고 병의 진행 속도를 늦춘다. (KNAPS 2023년 6월 문화정보국 카드뉴스 ‘알츠하이머 치료제 레켐비’ 참고)
알츠하이머 치료제 시장에서 또 다른 주목을 받는 신약은 ‘키썬라(Kisunla, 성분명 도나테맙)’다. 키썬라는 2024년 7월 FDA 승인을 받은 초기 알츠하이머 치료제로, 레켐비와 마찬가지로 항아밀로이드 베타 약물이다. 두 약물 모두 뇌 속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을 타겟으로 하지만, 작용 방식에는 차이가 있다. 레켐비가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이 뭉치는 것을 억제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면, 키썬라는 이미 응집된 아밀로이드 베타 플라크를 분해하고 제거하는 데 효과를 보인다.
임상시험 결과에서도 키썬라는 레켐비를 능가하는 치료 효과를 보였다. 레켐비가 병의 진행 속도를 27% 늦추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키썬라는 병의 진행 속도를 35%까지 늦출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투약 편의성 또한 키썬라의 중요한 장점이다. 레켐비가 2주에 한 번 정맥 주사로 투여되는 반면, 키썬라는 한 달에 한 번만 투여하면 된다. 더 나아가 키썬라는 일정 기간 투여 후 체내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이 다 제거되면 약물 투여를 중단할 수 있다. 키썬라를 개발한 일라이릴리에 따르면, 임상시험 참가자의 69%가 18개월 내에 투약을 중단할 수 있었다. 이러한 특성은 치료 비용 절감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레켐비의 연간 약물 투약 비용이 2만 6000달러인 반면, 키썬라는 3만 2000달러로 더 높은 비용이 책정되었다. 그러나 투약을 중단할 수 있는 점을 고려하면, 장기적으로는 키썬라가 총 치료 비용 측면에서 더 경제적일 수 있다.
키썬라는 현재 한국 임상시험 3상을 준비 중이다. 2023년 12월에 시작된 임상시험은 2027년 4월까지 진행될 예정이며, 이후 국내 출시가 기대되고 있다. 키썬라가 상용화된다면, 이는 국내 치매 치료제 시장에 또 다른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또 다른 알츠하이머 치료제는 도네리온 패치(성분명 도네페질)이다. 이는 레켐비나 키썬라와 같은 정맥주사제가 아닌, 피부에 붙이는 패치 형태의 제제이다. 2021년 11월, 식약처처로부터 품목허가를 획득한 도네리온 패치는 하루 1회 복용해야 하는 경구용 도네페질의 복약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해 개발되었다. 도네리온 패치는 주 2회 부착으로 효과를 발휘하는 세계 최초의 도네페질 기반 경피 패치제로, 셀트리온제약은 이 제품이 약물의 복약 순응도를 높이고 환자의 편의성을 대폭 향상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도네리온 패치는 피부를 통해 약물이 서서히 흡수되며, 혈중 약물 농도의 변동 폭이 낮아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약물 전달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 농도의 정상적 유지를 도와 알츠하이머 환자의 인지 기능을 개선하고 알츠하이머 진행 속도를 늦춘다. 도네리온 패치는 환자의 기존 복약 상태에 따라 사용 방법이 다르다. 기존에 도네페질 경구제를 복용하고 있던 환자는 변경 당일에 경구제와 패치를 함께 사용한 뒤, 도네페질 5mg 복용 시에는 패치 87.5mg, 도네페질 10mg 복용 시에는 패치 175mg으로 교체한다. 도네페질 성분의 약물을 처음 사용하는 환자는 패치 87.5mg을 주 2회 사용하며, 4~6주간 적응기를 거친 후 필요에 따라 기존 용량을 유지하거나 175mg으로 증량할 수 있다. 도네리온 패치는 부작용이 발생할 경우, 패치를 제거하기만 하면 되므로 안전성 측면에서 강점을 가진다.
최근 레켐비, 키썬라, 도네리온 패치와 같은 혁신적인 알츠하이머 치료제가 잇따라 개발되면서 치매 치료의 새로운 지평이 열리고 있다. 이 약물들은 기존 치료제의 한계를 극복하거나 새로운 전달 방식을 제안하며 환자와 가족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 물론 여전히 일부 부작용과 치료 효능의 한계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지만, 이는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 과정에서 극복해야 할 중요한 도전 과제로 인식된다. 끊임없는 연구와 기술의 발전은 이제 단순히 증상을 완화하는 수준을 넘어, 알츠하이머를 근본적으로 치료하거나 완치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앞으로도 더 많은 혁신적인 신약이 개발되어, 알츠하이머가 더 이상 두려움의 대상이 아닌 극복 가능한 질환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해 본다.
The Beginning of a New Era in Alzheimer’s Treatment
In July 2023, the U.S. Food and Drug Administration (FDA) approved the Alzheimer’s drug “Leqembi” (ingredient: lecanemab), which was later approved by the Ministry of Food and Drug Safety (MFDS) in South Korea in May 2024. Following its official launch in November, prescriptions for Leqembi began in major university hospitals in December, marking a critical turning point in Alzheimer’s treatment.
Alzheimer’s treatment can be categorized into four stages:
First-stage treatment: Symptom relief.
Second-stage treatment: Slowing disease progression.
Third-stage treatment: Halting disease progression.
Fourth-stage treatment: Halting progression and eliminating symptoms.
Existing Alzheimer’s drugs available in South Korea primarily belonged to the first stage, aiming to relieve symptoms by regulating acetylcholine levels in the body. However, the introduction of Leqembi represents a significant step forward into the second stage, focusing on slowing disease progression.
Leqembi is an anti-amyloid beta drug effective for patients with mild cognitive impairment (MCI) and early-stage Alzheimer’s disease. It works by inhibiting the accumulation of amyloid beta proteins in the brain, thereby preventing neuronal damage and slowing disease progression (reference: KNAPS June 2023 Cultural Information Bureau Card News “Alzheimer’s Treatment Leqembi”).
Another promising Alzheimer’s treatment is “Kisunla” (ingredient: donanemab), which received FDA approval in July 2024. Like Leqembi, Kisunla is an anti-amyloid beta drug. Both drugs target amyloid beta proteins in the brain, but their mechanisms differ. Leqembi primarily prevents amyloid beta aggregation, while Kisunla focuses on breaking down and removing already-aggregated amyloid beta plaques.
Clinical trials have shown that Kisunla surpasses Leqembi in efficacy. While Leqembi slows disease progression by 27%, Kisunla achieves a 35% reduction. Additionally, Kisunla offers a significant advantage in terms of administration. Leqembi requires biweekly intravenous infusions, whereas Kisunla is administered only once a month. Moreover, Kisunla treatment can be discontinued after amyloid beta levels normalize in the body. According to its developer, Eli Lilly, 69% of clinical trial participants could stop treatment within 18 months. Although Kisunla’s annual cost of $32,000 is higher than Leqembi’s $26,000, its intermittent dosing schedule may result in lower overall treatment costs over time. Currently, Kisunla is undergoing Phase 3 clinical trials in South Korea, which began in December 2023 and are expected to conclude by April 2027. Once commercialized, Kisunla is anticipated to revolutionize the domestic Alzheimer’s treatment market.
Another innovative treatment is the Donerion Patch (ingredient: donepezil), a transdermal patch rather than an intravenous drug like Leqembi and Kisunla. Approved by the MFDS in November 2021, the Donerion Patch was developed to address the inconvenience of daily oral donepezil administration. As the world’s first donepezil-based transdermal patch, it requires only twice-weekly application. According to its developer, Celltrion Pharmaceuticals, the Donerion Patch significantly enhances medication adherence and patient convenience. It delivers the drug gradually through the skin, minimizing fluctuations in blood drug levels and ensuring stable, long-term delivery. This mechanism aids in maintaining normal acetylcholine levels, improving cognitive function, and slowing the progression of Alzheimer’s disease. For patients already on oral donepezil, the transition involves simultaneous use of both oral medication and the patch on the first day, followed by switching to either an 87.5 mg patch for 5 mg oral doses or a 175 mg patch for 10 mg doses. For new users, treatment starts with an 87.5 mg patch twice weekly, with adjustments made after a 4-6 week adaptation period. The patch also offers an advantage in terms of safety—if adverse effects occur, simply removing the patch can address the issue.
The recent development of groundbreaking Alzheimer’s treatments, such as Leqembi, Kisunla, and the Donerion Patch, has opened new horizons in dementia care. These drugs address the limitations of existing therapies and introduce novel delivery methods, providing hope to patients and their families. While challenges such as side effects and efficacy limitations remain, these represent crucial hurdles in the ongoing pursuit of effective Alzheimer’s treatments.
Continuous research and technological advancements now aim not just to alleviate symptoms but to fundamentally treat or cure Alzheimer’s. With more innovative drugs on the horizon, the hope is that Alzheimer’s will transition from a feared disease to a conquerable condition.
< 출처 >
이정아,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키썬라, 선발주자 레켐비 뛰어넘나」, 『조선일보』, 2024.07.04,
( https://www.chosun.com/economy/science/2024/07/03/LZAQZ3ZIOGSLPEIZKYEFL6AHAQ/ )
임세형, 「도네리온패취, 경구 대비 효과는 동등」, 『메디칼업저버』, 2022.09.08,
( https://www.mo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15356 )
전승민, 「알츠하이머신약, 과거와 어떤 점이 다를까」, 『포춘코리아』, 2024.07.26,
( https://www.fortunekorea.co.kr/news/articleView.html?idxno=39837 )
최지원, 「셀트리온, 세계 첫 알츠하이머 패치제 개발」, 『한경』, 2021.11.07,
(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1110718781 )
한성주, 「병원가 ‘레켐비’ 처방 본격화… 치매 치료 패러다임 바뀌나」, 『이투데이』, 2025.01.02,
( https://www.etoday.co.kr/news/view/243346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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