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중절약 ‘미프지미소’ 품목허가 또 자진취하… 해외와 달리 국내 도입 난항
현대약품이 임신중절약인 ‘미프지미소(Mifegymiso)’의 품목허가 신청을 자진 취하하였다. 지난 10월 3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미프지미소의 허가심사절차가 잠정 중단되었다고 밝히며 미프지미소의 자진 취하 사실이 알려졌다. 현대약품은 2021년 7월에 미프지미소의 품목허가를 신청한 후 2022년 12월에 자진 취하 하였으며, 2023년 3월에 품목허가를 재신청하였다. 이번 자진 취하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추가 자료보완 요구에 대해 어려움을 겪은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
미프지미소는 미페프리스톤(mifepristone)과 미소프로스톨(misoprostol)을 조합한 약물로, 임신 초기의 중절을 수술 없이 가능하게 한다. 비침습적 방법으로 자가 복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며, 임신 초기 중절을 원하는 이들에게 신체적, 정신적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약물로 평가된다. 미프지미소의 구성 성분인 미페프리스톤은 임신 유지를 돕는 호르몬인 프로게스테론의 작용을 억제해 자궁 내막을 탈락시키고 자궁경부를 부드럽게 만든다. 이를 통해 수정체가 더 이상 자궁에 자리잡지 못하도록 하여 임신을 중단하게 한다. 이후 미소프로스톨을 복용하면 자궁 수축이 일어나 자궁 내 조직이 배출되어 중절이 진행된다. 이러한 의학적 중절 방식은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 보건 기구들에 의해 권장되는 방법으로 자리 잡았다.
미프지미소는 각국의 정책과 보건 규제에 따라 다르게 운영되고 있다. 캐나다는 2015년에 미프지미소를 허가했으며 허가 초기에는 병원 방문이 필수적이었지만 현재는 의료진의 처방을 통해 병원뿐 아니라 약국에서도 구매할 수 있도록 규제가 완화되었다. 미국은 미페프리스톤과 미소프로스톨이 별도의 약물로 각각 승인했으며, 두 약물을 함께 처방받아 임신 중절에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최근 미국 내에서는 미페프리스톤을 원격 진료를 통해 비대면으로 처방받고, 택배를 통해 약물을 배송받을 수 있도록 일부 규제가 완화된 상태다.
유럽에서도 미프지미소는 임신 초기의 중절 방법으로 승인되어 사용되고 있다. 영국은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중절 약물의 자택 복용을 일시적으로 허용하였으며, 팬데믹 종료 후에도 이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진행하고 있다. 프랑스는 미페프리스톤의 첫 승인국으로, 1988년부로 오랜 기간동안 의료진의 지도하에 이 약물을 사용해왔다. 스웨덴과 노르웨이를 비롯한 북유럽 국가들도 의료 체계에서 미프지미소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호주 역시 자격을 갖춘 의료진의 처방에 따라 미프지미소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그와 매우 다른 양상을 보인다. 그동안 미프지미소의 국내 도입을 두고 논란이 있었는데, 그 중심에는 형법과 모자보건법이 있다. 헌법재판소에서 형법상 낙태죄에 대해 헌법불합치(2019.04.11) 결정을 내리면서 2020년 12월 31일까지 형법 및 모자보건법 개선 입법을 주문한 것이 발단이다. 법무부와 보건복지부는 자연유산 유도약물(미프지미소)의 허가내용을 담은 개정안 입법예고를 했지만 실제로 입법화까지 이어지지 않으면서 입법 공백 문제가 생긴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미프지미소의 시판허가를 위해 형법과 모자보건법 개정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임신중지 허용 기간이 법률로 정해져야 허가심사 자료인 위해성 관리계획을 제출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는 ‘임신중절은 여성의 자기결정권뿐만 아니라 태아 생명보호 등 복합적 가치를 고려해야 할 중대한 사안’이라고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도 개선입법이 마련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국회에서는 약품의 부작용이 법에 따라 달라지지 않기 때문에 법 개정과는 별개로 미프지미소의 허가를 체계적으로 준비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미프지미소의 허가를 촉구하면서도 아직 국회에서 대체 입법이 통과되지는 않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미프지미소가 국내 도입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Abortion Pill 'Mifegymiso' Withdrawal of Approval Application Again
- Difficulties in Domestic Introduction Unlike Abroad
Hyundai Pharm voluntarily withdrew its application for the approval of the abortion pill "Mifegymiso." On October 31, during a National Assembly Health and Welfare Committee audit, the Ministry of Food and Drug Safety revealed that the review process for Mifegymiso had been temporarily suspended, and the voluntary withdrawal of the application was made public. Hyundai Pharm initially applied for the product's approval in July 2021, withdrew the application in December 2022, and then re-applied for approval in March 2023. The recent voluntary withdrawal appears to be due to difficulties in meeting the Ministry's request for additional documentation.
Mifegymiso is a medication combining mifepristone and misoprostol, which enables early abortion without surgery. It is a non-invasive method that can be self-administered, and is considered a drug that can reduce both the physical and mental burden for those seeking an early abortion. Mifepristone works by inhibiting the action of progesterone, a hormone that supports pregnancy, causing the uterine lining to shed and softening the cervix. This prevents the embryo from implanting in the uterus, thereby terminating the pregnancy. Subsequently, when misoprostol is taken, uterine contractions occur, and tissues in the uterus are discharged, leading to abortion. This medical abortion method has become widely recommended by the World Health Organization (WHO) and other international health organizations.
Mifegymiso is regulated differently depending on each country's policies and health regulations. Canada approved Mifegymiso in 2015, and early on, a hospital visit was mandatory. However, regulations have since been relaxed, allowing the drug to be purchased not only at hospitals but also at pharmacies with a prescription from a healthcare provider. In the United States, mifepristone and misoprostol were approved as separate medications, and the two drugs can be prescribed together for abortion. Recently, some regulations in the U.S. have been relaxed, allowing mifepristone to be prescribed via telemedicine consultations and delivered by mail.
Mifegymiso is also approved and used as a method for early abortion in Europe. The UK temporarily allowed at-home use of abortion medication during the COVID-19 pandemic and has continued to pursue policies that allow this practice even after the pandemic ended. France, as the first country to approve mifepristone, has used the drug under medical supervision since 1988. Nordic countries, including Sweden and Norway, also permit the use of Mifegymiso within their healthcare systems. Similarly, Australia provides Mifegymiso through qualified healthcare providers' prescriptions.
However, South Korea presents a very different situation. There has been ongoing controversy over the introduction of Mifegymiso, and at the point of it are the Criminal Code and the Mother and Child Health Act. The issue began with the Constitutional Court's decision in April 2019, which deemed the criminalization of abortion unconstitutional, ordering legislative improvements to the Criminal Code and the Mother and Child Health Act by December 31, 2020. While the Ministry of Justice and the Ministry of Health and Welfare proposed amendments to allow approval of the drug (mifepristone), the legislative process stalled, leading to a gap in the law. In this context, the Ministry of Food and Drug Safety stated that the revision of the Criminal Code and the Mother and Child Health Act must precede the approval of Mifegymiso. This is because the legal period during which abortion is permitted must be defined in law before a risk management plan, which is required for approval, can be submitted. The Ministry of Health and Welfare has expressed a cautious stance, stating that abortion involves complex values such as a woman's right to self-determination and fetal life protection. Nevertheless, they pledged to do their best to ensure that the necessary legislative improvements are made. Meanwhile, in the National Assembly, there are opinions that the approval of Mifegymiso should be systematically prepared, independent of legal changes, as the drug's side effects are not subject to changes in the law. However, despite calls for the approval of Mifegymiso, a substitute law has not yet passed in the National Assembly.
In this context, as public interest grows, attention is focused on whether Mifegymiso will be introduced in the country.
< 출처 >
박정연, 「'미프진 도입하라' 인권위 권고에…복지부 "이행계획 마련"」, 『프레시안』, 2024.10.14 22:07,
<https://m.pressian.com/m/pages/articles/2024101518304124743>.
보건복지부 인구정책실 출산정책과, 「모자보건법 개정안 입법예고 (10.7.~20)」, 『KDI 경제정보센터』, 2020.10.07, <https://eiec.kdi.re.kr/policy/materialView.do?num=205730>.
유은제, 「'미프진' 도입은 언제? 식약처 허가 미루기 논란」, 『의학신문』, 2024.10.28 06:00, <http://www.bosa.co.kr/news/articleView.html?idxno=2233964>.
이혜경, 「국회, 임신중절약 허가 요구...식약처장 "허가요건 부족"」, 『데일리팜』, 2024.10.10 18:52, <https://m.dailypharm.com/News/316159>.
이혜경, 「낙태약 '미프지미소' 또 허가취하...형법·모자보건법 '발목'」, 『데일리팜』, 2024.10.31 10:51, <https://m.dailypharm.com/News/316903>.
한상인, 「현대약품 낙태약 '미프지미소' 재도전, 식약처 허가 심사중」, 『약사공론』, 2023.12.0112:00, <https://www.kpanews.co.kr/article/show.asp?idx=247128>.
Gilda Sedgh, Independent Consultant, Mifepristone for Abortion in a Global Context: Safe, Effective and Approved in Nearly 100 Countries, Guttmacher Institute, 2023.7.21, <https://www.guttmacher.org/2023/07/mifepristone-abortion-global-context-safe-effective-and-approved-nearly-100-count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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