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APS

전남대 13 강현진

신입생으로 운 좋게 참가하게 된 태국 APPS는 약대생으로서 처음 참가한 국제행사였다. 처음부터 국제 분야 쪽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Global Health와 관련된 경험을 쌓을 기회를 찾고 있었는데 마침 KNAPS에서 태국 APPS 참가자를 모집하기에 고민 없이 지원했다. 정말 가고 싶었기 때문에 분량 제한이 없었던 지원서에는 가고 싶은 마음을 가득 담아 정성껏 써서 제출했다.

APPS에 가기 전에는 해외의 다른 친구들을 만난다는 생각에 매우 떨렸던 것 같다. 그러나 막상 도착해서는 배정된 조 내에서 조명을 약물 이름을 이용해 지어야 했을 때부터 난관에 봉착했다. 아직 입학한 지 한 학기 밖에 안 되었던 만큼 참여는커녕 무슨 약물을 말하는 것인지 알아들을 수도 없었기 때문이다. 솔직히 말하면 순간 내가 국가 망신시키는 것이 아닌가하는 마음에 창피해지기까지 했다. 다행히 눈치껏 묻어가서 나의 부족한 약학지식을 들키지는 않았지만 행사 첫 날부터 잔뜩 겁을 먹었다. 내가 선택했던 Workshop들은 약학적 지식을 크게 요구하지 않았기에 첫날 겁을 먹었던 것에 비하면 결과적으로 무난하게 행사를 즐길 수 있었지만, 한국에 돌아와서는 학점을 위한 공부가 아닌 정말 내 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심포지엄 & Night

이번 태국 APPS에서는 총 3가지 세션의 심포지엄이 열렸는데, 그 중에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Pharmaceutical Marketing for Accessible “Quality” Medicine> 심포지엄이었다. 강연자는 질 좋은 생약을 유통시키기 위해 지역 특산 생약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었다. 특히 지역 간에 특산 생약 교환을 통해 태국 전 지역에 좋은 품질의 생약을 공급할 수 있는 시장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일조하고 있었다. 물론 아직까지는 부분적으로 진행되는 시스템이기는 하지만 이를 확산시키려는 노력도 꾸준히 진행되고 있었고, 무엇보다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키는데 기여한다는 점에서 매우 인상 깊었다.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Thai Night, International Night, Auction Night, Gala Night의 다양한 저녁 행사도 진행되었다. Thai Night에서는 이번 행사를 주최한 태국 친구들이 태국을 주제로 다양한 볼거리, 먹거리, 즐길 거리를 준비해주었다. 태국 전통 춤도 볼 수 있었고, 전통 음식도 맛볼 수 있었다. International Night은 각 나라에서 준비한 홍보물품이나 음식을 다른 나라 친구들에게 제공하고 전통 의상을 입으면서 교류하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한 자리에서 다양한 나라의 문화나 의상에 대해 물어보고 간식도 맛보는 경험이야말로 국제 행사의 묘미가 아닐까 싶다. Auction Night은 각 나라에서 준비한 물건들을 경매 형식으로 팔고, 그 수익금을 IPSF에 기부하는 행사이다. 이 행사 역시 각 나라의 다양한 대표 물품을 구경할 수 있었기 때문에 눈과 귀가 즐거운 자리였다. 마지막으로 Gala Night은 일반적인 파티를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무엇보다 행사 마지막 날에 진행되기 때문에 사진도 많이 찍고 교류도 더 적극적으로 하는 자리라고 느꼈다.

         

Workshop & PST

[CP Workshop]

CP Workshop CP(Contact Person)의 역할에 대해 생각해보고 현 CP들의 이야기를 듣는 자리였다. 우선 Workshop에 참가한 각 나라의 CP들을 중심으로 여러 조를 구성하였다. 이후에 각 조 별로 CP의 역할이 무엇인지, CP가 가져야 할 덕목에 대해 설명하는 포스터를 만들고, 앞에 나가 발표를 하는 식으로 진행되었다. 이 자리에는 현 CP 뿐만 아니라 앞으로 CP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도 참가하기 때문에 비록 학생들끼리 하는 자리이지만 그 열정은 어느 자리 못지 않게 뜨거웠다. 특히 즉석으로 구성된 조 안에서 하는 포스터 제작 과정을 통해 팀워크의 중요성과 그 힘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SEP Workshop]

     SEP이란 Student Exchange Program으로, IPSF에 소속되어 있는 KNAPS회원이라면 누구든지 지원할 수 있다. 보통 프로그램에 참가하기 몇 달 전에 각 나라의 SEO(Student Exchange Officer)를 통해 지원한 후, 방학을 이용해 해당 나라의 약학대학 연구실, 지역 약국 혹은 공장으로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이번 태국 APPS SEP Workshop에서는 유럽으로 SEP을 다녀온 뉴질랜드 학생의 체험을 나누면서 어떤 절차를 통해 SEP을 다녀오게 되었는지, SEP을 가서 어떤 것을 느꼈는지를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PCE Workshop]

     PCE Patient Counseling Event의 약자로서 가상 복약지도 대회를 말한다. 나는 KNAPS에서 매년 초에 진행하는 NC(National Congress)를 통해 처음으로 복약지도 대회를 접해 보았었는데, 태국 APPS에서는 PCE에 앞서 PCE Workshop에 참가하면서 PCE를 통해 기르고자 하는 예비 약사들의 역량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 실제로 PCE는 매우 다양한 채점 항목 하에 진행된다. 대표적인 것을 예로 들자면, 환자에게 적절한 정보를 제공했는지, 모든 복약지도 내용을 정리해서 마무리 했는지, 전체적인 소통이 잘 되었는지 등의 항목이 있다. PCE Workshop을 통해서는 실제 복약지도를 할 때 필요한 역량과 그 역량이 왜 필요한 지에 대해 자세히 배우는 자리였기 때문에 꼭 PCE 참가를 위해서라기 보다 기본적으로 미래에 약사가 되었을 때 가져야 할 자세에 대해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어 뜻 깊은 자리였다.

학술행사를 마친 뒤에는 PST(Post Symposium Tour)가 기다리고 있다. 2015 태국 APPS에서는 Bangkok Ayutthaya를 가는 PST1 Pattaya를 가는 PST2가 있었다. 나는 PST2를 선택했는데, 심포지엄 일정과는 사뭇 다른 경험이었다. 우리는 Pattaya에 있는 수상시장, 열대 정원 등을 구경하고 산호섬에 가서는 바나나 보트를 타고 수영도 했다. 학술적인 행사가 모두 끝나고 오롯이 다른 나라에서 온 친구들과 보낼 수 있던 시간이었기 때문에 이 때 더 많이 친해질 수 있었던 것 같다.

After APPS

APPS 참가를 통해 학술적인 면뿐만 아니라 세계를 보는 시야 자체가 많이 넓어졌다. 이제까지는 중국과 일본 같이 지리적으로 가까운 나라들의 이야기만을 피부로 느꼈다면 APPS를 통해 뉴질랜드, 대만,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프랑스, 호주 등 각지에서 온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내가 바라보는 세계의 범위가 더 트였다고 생각한다. 또한 언어적으로 완벽하게 통하지 않아도 몇 박 몇 일을 같이 생활하면서 언어적인 것에 앞서서 진심이 통하면 충분히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것도 다시금 느꼈다. 실제로 이 행사에서 만난 인연이 이어져서 이번 겨울방학 때 다녀왔던 유럽여행에서 APPS에서 만난 프랑스 친구와도 다시 만났고, 한국으로 여행 온 일본 친구들을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행사에서의 경험을 이어나가 2학기가 되어서는 Apro Regional Relation Subcommittee에 지원하게 되었고 지금까지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과 함께 일을 하고 있다. 실제로 나뿐만 아니라 태국 APPS에 참가했던 한국 참가자들 중 나를 포함해 총 3명이 (현재 부서는 각각 다르기는 하지만) Apro Subcommittee에서 열심히 활동을 하고 있으니 그만큼 APPS 참가가 참가자들에게 준 영향이 강력했다고 말할 수 있겠다.

아직 KNAPS 일원으로서 국제행사에 참여해보지 않은 친구들이 있다면, 처음부터 안 된다고 생각하지 말고 끊임없이 문을 두드려보라고 말하고 싶다. 많은 친구들이 외국어로 의사 소통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참가를 망설이는데, 사실 APPS의 경우 행사 참가자의 대부분은 모국어가 영어가 아닌 학생들이기 때문에 다 같은 입장이다. 만약 영어를 모국어로 쓰는 친구들을 만난다 하더라도, 문법이 틀려도 의미를 전달하고자 열심히 말하면 열심히 들어주는 친구들이 대부분이다. 실제로 이번 APPSCP Workshop에서 같은 조에 일본에서 온 한 학생이 있었는데, 그 친구는 영어를 말하는 것은 물론, 알아듣는 것도 어려워했다. 그렇지만 오히려 주변 학생들이 그런 상황을 이해하고 천천히 문장을 읊어주거나 그 친구가 하는 말에 다들 귀 기울여주었다. 그 친구의 이야기가 인상 깊게 남은 것은 그 친구의 영어 실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모든 활동에 적극적으로 임하고자 하는 자세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심지어 조 활동에서의 그룹리더는 그 친구에게 자신의 짧은 일본어로 조별 미션을 설명해주려 노력하기까지 했다. 따라서 KNAPS원들 모두 처음부터 겁먹지 말고 심포지엄 참가에 도전했으면 좋겠고, 혹여 도착했는데 영어 때문에 너무 힘들다는 생각이 들더라도 위와 같은 경우를 생각하며 포기하지 않는 한국 참가자들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