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APS

이화여자대학교 약학과 방아름
파견기간: 2024. 07 .01~2024. 07. 12

파견기관: 지역약국

1. 지원동기

교환학생 프로그램은 대학생 신분으로 꼭 한번쯤은 경험해보고 싶었던 제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습니다. 하지만 학과 특성 상, 일반적인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참여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 굉장히 아쉬움을 느끼고 있던 차에 SEP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해외대학의 학생으로 생활해보는 것 뿐만 아니라 해외의 연구실, 병원, 약국 등의 실무현장을 단기간으로 경험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굉장히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라는 생각과, 국내 약국에서 꾸준히 조제관련 보조를 해왔던 만큼 해외의 약국 시스템은 국내와 얼마나 다르게 흘러가는지 궁금하다는 생각이 들어 SEP에 주저없이 지원하였습니다.

 

2. 지원과정

<국가 선정>

SEP 지원을 결정한 이후로 가장 고민되었던 부분은 지망국가 선정이었습니다. 워낙 지원 가능한 국가의 종류가 다양하고 여러 국가의 SEO분들이 제시한 조건들 또한 상이했기에 많은 고민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1. 영어가능자를 뽑는 곳 (이외 언어를 우대하는 곳은 혹시 몰라 지원하지 않았습니다.)/2. 가본적이 없는 곳/3. 저렴한 비용으로 기숙사를 제공해주는 곳/4. 국내 약국 시스템과 차이가 있는 곳/5. 치안이 안전한 곳등의 기준을 세워 1.네덜란드, 2.크로아티아, 3.슬로베니아의 3가지 국가를 지망 국가로 선정하였습니다. 실습사이트는 실제로 궁금했던 부분이 해외의 지역 약국이었기에 전부 지역약국 사이트만을 지원하였습니다.

 

< DŠFS 슬로베니아 파견 선정 및 준비 과정>

지원 이후의 타임라인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1/21 지원서 제출 à 1/28 예비선발자 선정 à 2/20 슬로베니아 파견제의 연락도착 à 3/29 크로아티아 파견제의 연락도착

저는 앞서 세 국가의 지망순위를 결정해두긴 했지만, 국가별로 선호도 차이가 크지 않았고 일정을 빠르게 확정하고 싶었기에 가장 먼저 파견 제의가 온 슬로베니아를 파견국가로 확정하였습니다. 약 한 달 후에, 크로아티아에서 파견제의를 해 주셨지만 앞서 슬로베니아 파견확정이 이뤄졌기에 이는 무산되었습니다.

이후, 슬로베니아 SEO님과 메일을 통해 류블랴나(수도) 근처와 해안도시 중 어떠한 실습사이트를 선호하는지, 기숙사에는 어느 기간동안 거주할 것인지, 지불방식은 어떻게 되는지등등에 대한 정보를 서면으로 연락을 주고 받았습니다. 저는 수도 근교의 실습 사이트에 배정되는 것이 다른 파견 학생들과 교류하기에 지리적으로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류블라냐 근교의 지역약국을 선택하였고, DOMZALE라는 근교 지역약국으로 배정되었습니다. (혹시 슬로베니아에 파견되는 분이시라면 류블 근교를 더 추천드립니다! 실제로 해안도시를 선택한 다른 친구는 주중에 타 학생들과 교류하기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3. 활동내용

<슬로베니아 도착~SEP 첫날>

제가 배정된 류블랴나 대학교의 기숙사는 기숙사 방침 상, 매월 1일부터 사생을 받았고 6/30에 크로아티아에서 버스를 타고 슬로베니아로 넘어올 예정이었던 저는 미리 SEO님께 하루동안 숙박할 곳을 여쭤봤습니다. DŠFS에서는 원하는 경우, 생활을 도와줄 슬로베니아 학생들을 파견학생과 1:1로 매칭해주는 제도를 가지고 있었고, 감사하게도 매칭된 친구가 하루동안 무료로 자신의 기숙사를 빌려주기로 하여 숙박 걱정없이 SEP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아래는 제가 머물렀던 기숙사 방의 사진이고 2 1실인 방 2개와 공유공간인 주방과 화장실로 이뤄진 형태였습니다. (유럽 특성 상, 창문에 방충망이 없고 에어컨이 없어서 약간 힘들었습니다..! 더운 기간에 가시는 분은 미니 탁상용 선풍기라도 가져 가시길 추천 드려요!) 저는 SEP은 아니지만 해외 인턴으로 온 폴란드 약대생 룸메가 배정되어 함께 저녁도 같이 먹고 전시회를 구경 다니는 등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약국 인턴 활동 내용>

저는 류블랴나 근교의 DOMZALE(대중교통 편도 약 한시간 거리)라는 작은 도시의 지역약국으로 파견되었고, 첫날은 감사하게도 슬로베니아 SEO와 도우미 친구 한명이 함께 저를 약국에 데려다 주었습니다. 이후에는 기차나 버스를 타고 출퇴근하였고 2주간의 교통비는 DŠFS에서 전부 지원받았습니다.

제가 파견된 약국은 마트 안에 있는 꽤 큰 규모의 약국이라 약 8명이 넘는 약사님들과 테크니션 분들이 계셨고, 2층으로 되어 위층에서는 일반적인 약국 업무 외에도 환자 교육 등이 이뤄지는 공간도 있었습니다. 슬로베니아는 자체의 언어가 있기에 제가 처방전을 직접 읽거나 환자들과 약사분들 간의 소통을 완전히 이해하기에는 약간의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약국에서 했던 업무는 약품 배송 수량확인, 약품 정리 로봇에 약품 로딩, 외부 선반 용품 채우기, 라벨 붙이기, 크림/연고제 조제, 회수 의약품 중 폐기/기부용 분류등의 단순 노동과 같은 부분이 많았지만, 많은 약사님들께서 여쭤보면 영어로 친절하게 설명해주시고 가르쳐 주셔서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런 점에서 혹시 좀 더 깊이 있는 실무참여를 원하는 분이시라면 영어를 제1언어로 활용하는 국가를 지원하시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후회는 없습니다!)

제가 파견된 약국의 약사님들께선 파견학생의 편의를 최대한 봐주시려고 노력하셔서 출퇴근 시간도 자유로웠고 근무시간, 기간도 유동적으로 변경이 가능했습니다. 그래서 매일 오전에 일한 후, 오후에는 다른 파견 학생들과 류블랴나를 구경하는 등 실습과 슬로베니아 여행을 겸할 수 있어서 매우 좋았습니다. 다만, 파견학생에게 많은 것을 요구하지 않으시는 만큼, 제가 주도적으로 임하는 만큼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던 편이라 많은 걸 배워가고 싶은 분이시라면 적극적으로 약사님들께 이것저것 많이 질문하시길 추천 드립니다. 그리고 실습 마지막 날 미리 한국에서 간식들을 챙겨 가서 약사님들께 선물로 드렸는데 매우 좋아하셨습니다! 한국에서 작은 선물이라도 미리 챙겨 가셔서 프리셉터 분들과 약사님들께 선물하시면 정말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제 생각보다 약사님들이 많이 계셔서 당황했던 경험이 있어서 미리 몇 분 정도 계신 지 물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슬로베니아 약국이 신기했던 점>

국내 약국과 크게 달랐던 부분들을 작성해보겠습니다. 슬로베니아는 UDS 국가가 아니기에 따로 약을 까서 포장하지 않고 완제품채로 약이 나가고 있었고, 약을 까는 것 자체가 불법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또한, 종이 처방전이 아닌 의료카드가 있어 병원에서 카드에 처방기록을 넣어주면 카드를 카드리더기로 읽는 방식이었고, 연고나 크림 역시 처방전대로 비율을 맞춰 조제하는 조제실을 갖춰 환자에게 맞는 연고나 크림을 직접 만들어 제공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약을 정리해주는 로봇을 다뤄보는 것 역시 매우 생소한 경험이었고, 매주 정해진 요일에 약국에 직접 방문하지 못하시는 노인 환자에게 약을 배송해주는 시스템도 존재했습니다. 국내와 달리 약사와 별개로 공인된 테크니션이 있었고 무엇보다 슬로베니아에서는 졸업 이후, industry로 나가는 약사들이 훨씬 많아 지역 약국에서 일하는 약사가 많이 부족하다는 것 역시 새로웠습니다.

 

<소셜 프로그램>

슬로베니아에 도착한 첫날부터 SEO와 도우미 친구가 류블랴나 도시 가이드를 해주었고 여러 핫플을 알려주는 등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DŠFS측에서는 주말마다 SEP weekend라고 하여 SEP trip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개최해주었습니다. 첫 주 금요일에는 SEP gathering으로 여러 국가의 파견학생들과 함께 Tivoli park에서 서로 각 국가의 간식을 나눠먹으면서 슬로베니아 친구들이 준비해 준 다양한 게임을 하면서 노는 시간을 가졌고, 주말에는 SEP day로 동굴견학이나 해안도시인 피란에서 바다수영을 하고 도시를 구경하는 등 다양한 체험들을 함께 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둘째 주 주말에는 서로 알게 된 다양한 나라의 친구들과 항구도시 코페르에 함께 다녀왔고, 주중에도 왓츠앱을 통해 자유롭게 번개모임을 갖거나 박물관 등에 함께 가는 등 알찬 시간을 보냈습니다. 사실, 제가 파견된 시기에 파견된 학생 중에서 한국 사람은 커녕 아시아 학생조차 없어서 제가 이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거나 소셜 프로그램이 활발하지 않으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이 많았는데 걱정이 무색할 정도로 재밌는 시간을 보냈던 것 같아 이 후기를 보시는 분들께 파견국가로 슬로베니아를 고려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4. SEP 지원을 고민하고 계신 분들께

SEP 지원을 할까 말까 고민하고 계신 분들이시라면 저는 적극 추천 드리고 싶습니다. 학과 특성을 살려서 해외에서 실무 경험을 해본다는 것이 정말 특별한 기회이고, 이렇게 다양한 나라의 약대생들과 교류해보는 것도 살면서 다시 해보지 못할 경험이라는 생각이 들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와중에도 시간이 빠르게 흘러가는 게 꽤나 아쉬웠습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세상이 정말 좁기도, 넓기도 하다는 것을 실감하는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짧은 영어 실력 때문에 고민 중인 분들이시라면 저 역시 한국에서 평생을 공부해온 사람이라서 영어 실력이 유창하지는 않았지만 어찌저찌 잘 해내고 돌아왔습니다!ㅎㅎ 적극적인 자세와 약간의 노력만 더해진다면 충분히 잘 해내실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저를 보시고 자신감을 얻으셔서 모두 소중한 경험 얻으셨으면 좋겠습니다. J

 

+) 다방면으로 많은 도움을 주었던 DŠFSMaša, SEO. Bor, Lekarna Bistrica의 약사님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