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대학교 약학과 조은비
파견기간 : 2024. 07. 22 ~ 2024. 07. 31
파견기관 : 체코 임상 미니 캠프
지난 7월,국제 약학대학연합에서 주최하는 여름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참가하였다.미국,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 출신 약대생들 12명과 체코 소도시인 흐라데츠 크랄로베에서 열흘간 임상 약리학 세미나를 듣고 토의하며 새로운 임상 약리학 시각을 키웠다. 뿐만 아니라 프라하 여행및 호수 수영등 교류활동을 즐길 수 있었다.
체코 임상약리학 캠프는,일종의 대학 도시인 흐라데츠 크랄로베의 찰스대학교에서 7월 22일부터 31일까지 열흘간 진행되었다. 찰스대학교 약학과 교수님이 진행하는 오전 수업이 거의 매일 있었고, 병원과 병원 약국을 방문하는 bed site teaching도 두어번 이루어졌다. 점심 시간 이후에는 자유롭게 시간을 보낼 수 있고, 다른 국제 약대생들과 교류하는 시간을 가졌다.
수업 자체는 쉽지 않았다. 약학 지식을 어느정도 알고 있다는 전제하에, 임상 약학의 관점을 더하는 수업이었다. 당연히 영어로 진행되며, 참여식 수업이라 의견도 학생들에게 골고루 물어보신다. 내가 참여한 기수에는 총 13명의 학생들이 있었고, 미국 약대생 2명, 한국 약대생 2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유럽 약대생들이었다(아프리카 출신 약대생도 헝가리 약대 유학생활 중이었다). 학생들의 높은 영어 수준을 비롯해서, 교수님의 질문에 답하는 모습에 자극을 받았다.
유럽 약대생의 공부 방식이 궁금하여 물어보았더니, 그들이 어떻게 (나와는 달리) 학기 중에 배운 지식을 잘 기억하고 있고 말로 풀어 설명할 수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유럽 약대생은 일반적으로, 1학년 때에는 우리와 같이 필기 시험 위주지만, 2학년부터 구술 시험으로 평가를 받는다고 한다. 시험 일정도 학생마다 다르며, 교수님과 약속을 잡고 그 시간에 대면하여 무작위로 선택되는 질문에 답해야 한다. 따라서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교수님이 추가 질문을 통해 확실히 그 주제에 대해서 알고 있는지 평가한다. 구술 시험을 통과하기 위해 공부량이 상당할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말하는 연습을 평소에 하기 때문에, 약학 지식을 장기적으로 습득하는 것에 더하여 환자들에게 설명을 하는 데에도 유리할 것으로 생각된다.
체코 찰스대학교 임상 약리학 캠프를 참여하며,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은 병원에서 환자들의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점이다. 실제로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분을 모시고, 그분이 입원하게 된 이유와, 과거력, 흡연, 음주 여부 등을 직접 인터뷰하는 시간이 있었다. 이 후 조별 과제로, 그분을 치료하기 위해 어떤 약이 처방되어야 하는지, 부작용은 무엇인지 등을 발표하는 시간이 있었다. 우리가 학기 중 약물치료학 시간에 직접 토의해보는 case study와 같은 문제라고 보면 쉽다. 하지만 해당 환자 분을 직접 보고, 어떤 약이 쓰이는지 생각해보는 것은, 내가 이제까지 교과서와 문제 속에서 보던, 글자로만 존재하던 환자 A씨와는 다른 무게감으로 다가왔다. 실제로 그렇게 약대생에게 환자의 모습을 보게 하는 것은, 처방 뒤에 아픈 사람이 있다는 것을 전달하기 위함이라고 말씀해주셨다.
수업 자체는 때론 지루했지만, 수업이 끝나고 교류하는 시간은 즐거웠다. 피크닉처럼 근처 약초원을 다녀오기도 하고, 체코 전통 음식점을 방문해서 맥주와 슈니첼, 굴라쉬 등을 먹었다. 가장 즐거웠던 기억은 근처 호수에 다같이 가서 수영을 하고, 불을 피워 불멍을 한 날이다. 모든 학생들과 친해질 순 없었지만, 다정한 친구들이 있었고 또 더듬더듬 내 생각을 나누고 그것을 경청해주는 친구들 덕에 정말로 행복했다. 처음에는 영어가 부족하여 위축되기도 했지만, 지나고 보니 조금 더 자신감을 가져도 좋았을 것 같다. 또한 평일 오후와는 달리 주말에는 기차를 타고 프라하 여행을 떠날 수 있었다. 프로그램이 진행된 찰스 대학교는 물론 프라하에 근거하고 있지만, 의대 및 약대는 프라하가 아닌 흐라데츠 크랄로베라는 도시에 위치했다. 프라하와는 기차로 약 1시간 20분 정도 떨어져 있지만 자주 기차가 다니고 밤에도 10시에는 직행 열차가 있어서, 하루 당일치기로 충분하게 즐길 수 있었다.
모든 일정이 끝나고 수료식을 하고도 나는 기숙사에 이틀 더 머물렀다. 기숙사에서 숙박을 할 수 있도록 해준 것이 경비를 절약하는데 정말 큰 도움이 되었다. 이틀 더 머물면서 조금 늦게 떠나는 학생들과 수영장과 스파를 즐겼고, 몇몇은 프라하를 다녀오기도 했다.
프로그램을 통해, 타국가 약대생들의 수준을 확인하여 자극을 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들과 교류하면서 다른 약대는 어떤 식으로 교육을 하는지, 또한 진로는 어떻게 계획하고 있는지 알게 되었다. 또한 체코 약대 교수님이 너무 열정적으로 지도해 주셔서 정말 감사했다. 열흘 밖에 보지 않는 국제 약대생들을 위해서 좋은 커리큘럼을 마련해주시고 열성적으로 강의를 해주셨기 때문이다. 또한 체코 IPSF 지부에서 학생들의 편의를 위해 많이 노력해준 점도 감사하는 마음이다.
지원 시기 및 절차
매년 7-8월, 국제 약학 대학생 연합에서, SEP(Summer Exchange Programme)을 진행한다. 각 국가의 IPSF 지부에서 모집하므로, 굉장히 많은 약대생들이 참가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확한 경쟁률 등이 공개되지는 않는다.
여름에 참가하기 때문에 지원 공고는 그 해 1월경에 공지가 된다. 공지가 한국 지부인 KNAPS 홈페이지에 게시되며 단톡방을 통해 전달되는데, 놓지지 않게 미리 KNAPS 정회원에 가입해두면 좋을 것 같다. 나는 지원 당시에는 정회원이 아니어서 문의 후 정회원 가입이 가능했지만, 원래 연초나 학기 초에 정회원 가입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 개인적으로 공고를 늦게 봐서 지원서 준비 기간이 촉박했다.
원서를 제출하고 Database에 개인 정보를 추가 입력하는 등 자잘한 절차들이 있지만, 공지되는 사항을 잘 따르면 큰 문제는 없다. 국가별로 선발을 확정하는데 시기적으로 차이가 크다고 알고 있다. 직접 겪은 바로는, 체코는 굉장히 빠르게 확정을 해주어서 3월부터 파견 준비를 할 수 있었다. 그러나 다른 유럽 국가는 늦게는 5,6월에 연락을 준 경우도 있다고 전해 들었다. 그러나 매년 상황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이점은 참고만 하길 바란다.
지원서 작성 TIP
지원에 필요한 문서는 국문 자기 소개서 1부와, 이력서에 해당하는 영문 CV 1부, 그리고 영문 Motivation Letter 1부이다. 국문 자기 소개서는 질문 사항이 주어지므로 어렵지 않게 작성이 가능하다. CV와 Motivation Letter(ML)는 처음 작성해보았기 때문에 어려움을 느꼈다. 구글에서 양식을 참고하여 CV를 작성하였고, ML은 국문으로 작성한 자기 소개서를 영문 버전으로 번안한 식으로 작성했다. 처음부터 국문 자기소개서를 정성 들여 쓰는 것이 좋겠다.
먼저 국문 자기소개서를 국내 지부인 KNAPS 측에서 검토하고 승인이 되면, CV와 ML을 해당 국가에서 검토하는 방식으로 알고 있다. 나는 체코, 크로아티아 그리고 폴란드 순서로 지원했다. 1순위 국가 지부에서 먼저 검토를 하고 승인을 하면 확정이 되기 때문에, 가장 가고 싶은 국가를 1순위로 하여 지원서와 ML을 작성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각 국가 지부에서 지원서를 검토하는 담당자 자체가 약대생이거나 약학 대학원생이므로, 너무 학구적인 부분이나 역량만 강조할 필요는 없다. 나는 다른 학생들과 교류하는 것이 교환학생을 지원하는 큰 목적이었기에,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중점적으로 작성했다. KNAPS 웹사이트에 미리 다녀온 사람들의 후기가 많으므로 참고하면 좋다.
교환학생 + 유럽 여행 강력 추천 및 팁
나는 열흘 프로그램 앞,뒤로 여행을 다녀와서 총 5주간 머물렀다. 체코는 3주 간 머물렀고, 독일, 오스트리아와 헝가리까지 4개국을 여행했는데 정말 최고의 여름 방학이 아니었나 싶다.
일단 7월은 날씨가 정말 좋았다. 긴 팔과 긴 바지를 입는 날이 과반 이상이었고 가을 같았다. 물론 햇볕은 따가울 수 있다. 따라서 방학 때 교환학생을 고려하는 친구들이 있다면 7월에 여행 일정을 더 잡는 것이 좋을 것 같다. 8월에는 확실히 유럽도 날씨가 더워지기 시작했다. 다만 더운 날씨에, 각 도시의 수영장을 이용하면서 최고의 휴양을 즐기기도 했다. 물놀이를 좋아한다면 8월 일정에 유럽 수영장 투어를 다니는 것도 추천한다. 5주간 총 9번의 물놀이를 즐겼는데, 추천하는 장소로 비엔나의 도나우 강변 수영장, 독일 퓌센의 알피 호수, 그리고 헝가리 머리기트 섬에 위치한 수영장이 기억에 남는다. 또한 교환학생을 진행했던 체코 흐라데츠 크랄로베의 수영장도 정말 좋았다.
교환학생 프로그램이 끝나고 여행한 점도 좋았다. 은근히 수업 듣고 교류하는 일이 굉장히 신경 쓰이는 점도 많고 긴장도 되었다. 프로그램이 끝나고 여행 일정이 있다는 것 자체로 기분이 좋아지는 효과가 있었다. 프로그램이 끝나는 날짜에 맞춰 급히 귀국하기보다는 여유롭게 여행 일정을 잡는 것이 도움이 될 것 같다. 여행과 교환 프로그램으로 즐거웠던 여름을 추억하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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