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APS

가톨릭대학교 윤준혁

파견 기간 : 2024.02.01 ~ 2024.02.14

견학기관

-병원 약국 투어: St.Marianna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 Hospital

-지역 약국 투어: Manmaru Pharmacy

-연구실 투어: Meiji Pharmaceutical University

 

저는 2024 2 1일부터 15일까지 KNAPS 겨울교환학생 프로그램(Winter SEP)의 일환으로 일본에 다녀왔습니다. 일본으로 국가를 선택한 이유는 방문 약료 시스템에 흥미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일본 SEP는 다른 국가들과는 다르게 한 곳에서 인턴 형식으로 일하는 것이 아니라 약국, 병원 등 여러 가지 장소를 견학하고 현지 학생들과 교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잘 되어 있다는 것도 이유 중 하나였습니다. 한국, 프랑스, 이집트 등의 약대생들이 모여서 함께 일본 SEP에 참여했습니다.

 

1.지원과정

SEP에 지원할 때 서류는 총 3가지가 필요합니다. 바로 영문 CV ML, 그리고 국문 신청서입니다. 영문 CV는 간단한 이력서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자신의 전공 성적, 경력, 봉사활동 등을 영어로 쓰면 됩니다. 영문 ML은 지원서로 영어로 자신이 왜 해당 국가의 SEP에 지원하는지 작성하면 됩니다. 국문신청서는 지원동기와 의사소통 능력, 그리고 포부에 대해서 각각 작성하면 됩니다. 국문신청서를 먼저 작성한 후 영문 ML을 작성하는 것이 편하긴 합니다. 참고로 겨울 SEP 지원서는 시험 기간에 제출하기 때문에 미리 내용을 작성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일본의 방문 약료 시스템에 대해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이에 대해서 어떻게 탐구할 것인지, 그리고 어떠한 태도로 외국 학생들과의 교류에 임할지 자세하게 작성했습니다. 저는 외국 학생들과 교류를 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미리 KNAPS에서 주최한 BOB(Bridge over borders), EAA 등의 외국학생들과 줌으로 온라인 교류를 할 수 있는 프로그램 등에 지원하였고, 이를 지원서를 작성할 때 어필했습니다.

 

이번 겨울의 일본 SEP는 도쿄 및 도쿄 근교의 지역 약국과 병원, 약학 대학 및 연구실 견학을 위주로 구성되었습니다. 그리고 프로그램 중간중간에 일본의 문화 및 도시를 알 수 있는 프로그램이 진행되어서 여행의 느낌도 챙길 수 있어 좋았습니다.

 

2.약국 투어

약국 투어는 일본의 방문 약료 전문 약국 체인 중 하나인 Manmaru Pharmacy에서 진행되었습니다. Manmaru Pharmacy는 다른 약국들과는 다르게 방문 약료를 위주로 하는 약국이었습니다. 일반적인 약국은 환자가 대기할 수 있는 공간이 어느 정도 있는데 위 약국은 조제 공간 위주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상시 자동차를 대기 시켜서 언제라도 환자의 집을 방문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방문 약료는 주로 거동이 불편한, 장기적인 처방이 필요한 환자에게 제공하는 서비스 입니다. 이러한 환자는 처방 받는 약의 수와 종류가 많기 때문에 지속적인 관리와 복약 상담이 필요하고, 주로 노인 환자가 많기 때문에 약국에 직접 방문하는 것이 힘들 수도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이미 방문 약료 전문 약국 체인이 존재하는 것을 보고 놀랐습니다. 한국에서도 방문 약료 시범 사업이 진행되고 있으나 아직 이를 전문으로 하는 약국은 있지 않습니다.

 

Manmaru Pharmacy를 방문하여 조제실을 둘러본 뒤, 세미나실로 가서 방문 약료 사업에 대한 프레젠테이션을 경청했습니다. Manmaru Pharmacy는 장기적인 약물 처방과 환자의 영양소 부족 문제도 파악하여 복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이를 위해 약사와 간호사, 영양사 등이 한 팀을 이루어 방문 약료를 진행한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또한 복약 캘린더와 약료 수첩, 장기 요양 보험제도 등에 관한 내용도 알게 되어 일본의 방문 약료 제도에 대한 탐구도 진행해볼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3.병원 투어

병원 약국 투어는 St.Marianna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 Hospital에서 진행되었습니다. 병원의 임상 약사님께서 직접 병원 내 조제실을 견학 시켜 주셨습니다. 병원의 조제실은 ATC(자동 조제 기계)로 가득했습니다. 자동화 시스템이 정말 잘 되어있는 것 같았습니다. 의약품 조제용 자동포장기도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다른 공간에선 약사들이 컴퓨터를 보면서 그래프를 보고 있었습니다. TDM 모니터링을 하고 계시는 듯 했습니다. 견학을 마치고 세미나실에 모여서 임상 약사님과 함께 해외 여러 나라의 병원 약사의 차이점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임상 약사가 무엇이고 임상 약사의 역할에 대해서도 배웠으며, 다른 SEP에 참여한 학생들과 병원 약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프랑스는 4년 동안 병원에서 근무하는 게 의무라는 것을 듣고 놀라기도 했습니다. 저는 병원 내 의사와 약사 간의 소통과 병원 약사의 데이터 관리에 있어 AI의 활용에 대해 질문하였습니다. 약사님은 일본에서도 의사와 약사 간의 소통이 문제라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AI 활용에 있어서는 아직 시도하지 않았다고 하였습니다.

 

4.연구실 투어

연구실 투어는 Meiji Pharmaceutical University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일본의 약대는 우리나라의 약대보다 훨씬 학생 수가 많았습니다. 한 캠퍼스가 전부 약학대학이라는 것이 놀라웠습니다. 분석화학 연구실의 교수님이 직접 약학대학 견학을 지도해 주셨습니다. 분석화학 연구실에서는 약물 저항성 암세포의 특징에 대해서 연구하고 있었습니다. 직접 시스 플라틴을 투여한 세포와 대조군의 차이를 현미경으로 관찰해보기도 했습니다. 인상적이었던 점은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연구실에 약학 대학 학생들이 많았다는 것입니다. 2학년부터 4학년까지 다양한 학년의 학생들이 연구실에서 활동하고 있었습니다. 약학 대학 커리큘럼 내에 연구실에 소속되어 연구하는 것이 의무라고 합니다. 이러한 점이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연구실을 견학한 후 OSCE room도 견학했습니다. OSCE는 임상실무실습 프로그램으로, Objective Structured Clinical Examination의 약자입니다. 한 건물 전체가 임상 및 복약 지도를 위한 공간으로 채워져 있었습니다. 확실히 스케일이 크다고 느꼈고 약학 교육을 위한 공간 및 시설이 매우 잘 조성되어있다고 생각했습니다.

 

 

5.기타

  5.1 한방 박물관(kanpo museum) 투어

SEP 일정에서 가장 먼저 진행한 일정이 바로 Kanpo museum을 견학하는 것이었습니다. Nihondo 약국 체인의 대표님께서 직접 일본의 한방 및 자사의 제품에 대해 강연을 해주셨습니다. Nihondo 약국은 한방 제품을 메인으로 하는 체인으로, 일본에서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대추, 계피, 생강 등 작년에 열심히 공부했던 생약들이 언급되어서 흥미로웠습니다. Nihondo 약국은 주로 여성들을 위한 한방 재료들을 이용한 제품들을 만들고 있었으며, , 사탕 등 생활에서 쉽게 섭취할 수 있는 형태였습니다. 직접 차, 사탕 등의 제품을 시식하기도 했는데 약간 박하향이 났습니다. 스트레스, 감기, 목 아픔, 발한 등의 증상에 효과적이라고 했습니다. 직접 한방 재료가 들어간 차를 만들어보기도 했습니다. 대추, 계피, 생강 등의 약재를 정량하여 종이 봉지에 담은 후, 포장 기계를 이용하여 티백을 만들었습니다. 수업도 듣고 제품 만들기 체험도 할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한방에 대한 수업을 듣고 kanpo museum으로 이동하여 Nihondo 약국을 직접 방문했습니다. 약국이라기보단 우리나라의 정관장처럼 고급화되어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가서 상황버섯 차도 시식을 했는데 하나의 가격이 30만원이 넘었습니다. 비싼 것이 몸에 좋기도 한가 봅니다.

 

  5.2 일본의 전통 요리 만들기 - 오세치와 오조니

SEP 프로그램 중에는 일본의 전통 음식을 만드는 활동도 있었습니다. 오세치와 오조니를 만들었는데 주로 새해에 먹는 음식이라고 합니다. 오세치는 반찬, 그리고 오조니는 우리나라의 떡국 느낌이었습니다. 우리가 만든 오세치에는 다즈쿠리(말린 멸치), 다테마키(계란 말이), 카마보코(어묵), 고하쿠 다마스(당근과 무를 썰어 식초에 버무린 것), 타타키 고보(우엉) 등이 있었습니다. 오조니는 우리나라와 떡국과 비슷했지만 다른 점은 바로 가래떡을 쓰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가래떡이 아니라 찹쌀떡을 사용한 점이 신기했습니다. 각 음식의 의미와 레시피를 들은 뒤, 학생들끼리 팀을 나누어 한 명씩 역할을 맡아 직접 음식을 만들었습니다. 재료를 손질하고 요리하며 학생들과 친해졌고, 직접 만든 음식을 함께 먹었을 때 뿌듯함을 느꼈습니다. 그냥 일본에 여행을 왔으면 몰랐을텐데 SEP에 참여함으로써 직접 전통 음식을 만들어 먹어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5.3 요코하마 일일 투어

요코하마는 도쿄 근처의, 항구의 야경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도시입니다. 제가 배정 받은 숙소는 도쿄 북쪽의 하치오지 시에 위치한 호텔이었는데, 요코하마까지 가는데 1시간 반 정도 걸렸습니다. 조금 힘들긴 했지만 요코하마에 도착했을 때 풍경이 예뻐서 피곤함이 사라졌습니다. 요코하마에서 처음 진행한 일정은라멘 박물관을 방문하는 것이었습니다. 라멘 박물관에는 진짜 세계 모든 나라의 라면들이 있었습니다. 일본 편의점에서 파는 라멘의 역사도 알 수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신라면도 전시되어 있는 것을 보고 신기했습니다. 라멘 박물관 내에는 직접 컵라면을 만들 수 있는 체험관도 있었습니다. 컵라면에 자신이 원하는 그림 및 무늬를 그리고, 안에 원하는 라면 토핑을 넣어 자기만의 컵라면을 만들어 가져갈 수 있었습니다. 라멘 박물관을 견학한 후 근처 쇼핑몰에서 구경을 하고, 저녁에 시간을 맞추어 요코하마 해상버스를 타러 갔습니다. 해상버스의 이름은 미나토 미라이 선이었습니다. 해상버스에서 요코하마의 야경을 보았는데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마지막에는 요코하마의 차이나타운도 방문하였고, 요코하마를 알차게 즐길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5.4 아사쿠사 일일 투어

SEP가 끝나기 전날에 아사쿠사 일일 투어가 진행되었습니다. 이날 방문한 장소는 센소지와 상점가, 그리고 도쿄 스카이트리였습니다. 저와 교환학생들은 아사쿠사역에 도착한 후 일본 학생들의 안내에 따라 상점가 내의 기모노샵을 가서 기모노로 갈아입었습니다. 일본의 전통 의복을 입고 여행을 하는 것은 처음이라 흥미로웠습니다. 처음 방문한 장소는 센소지 였는데, 엄청 규모가 컸습니다. 나중에 센조지가 도쿄 아사쿠사에 위치한 일본 최대의 사찰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근처 상점가에서 길거리 음식을 사먹었는데 정말 사람이 많았습니다. 일본 학생한테 직접 추천 받아서 먹은 말차 맛 아게 만쥬가 진짜 맛있었습니다. 그 다음 스미다 강 근처를 걸으면서 도쿄 스카이트리로 이동했습니다. 마침 도쿄 스카이트리에서 제가 좋아하는 게임과의 콜라보가 진행되고 있어서 더욱 설레었습니다. 아사쿠사 일일 투어는 정말 만족스러웠다고 생각합니다.

 

  5.5 일본 약대생들과의 대화

연구실 견학을 진행한 Meiji Pharmaceutical University에서 일본 약대생들과 약학 이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한국, 프랑스, 이집트 이렇게 각 나라마다 팀을 나누어 각 국의 약학 교육 및 진로와 이슈에 대해 발표도 하였습니다. 한국 팀에서는 제가 조장이 되어 발표했습니다. 일본 약대생들과는 좋아하는 음식을 주제로 가볍게 이야기를 나누었고, 마지막에는 각 나라에서 중요한 약학 이슈가 무엇인지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한국와 일본은 고령화 문제가 공통이었기에 이에 대한 해결책 및 약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에 대해 의견을 말하고 경청했습니다. 해외의 다른 학생들과 약학 이슈에 대해 토의하면서 교류할 수 있었던 뜻깊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6. SEP를 마치면서

일본 SEP를 통해 약국과 병원, 연구실 등 약사 진로에 대한 탐구를 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현지 학생들과 교류하면서 문화와 언어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역시 간접적으로 아는 것과 직접 경험하며 배우는 것은 차이가 있었습니다. 특히 제가 관심 있는 방문 약료 사업에 있어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기에 의미 깊었습니다. 또한 SEP 일정말고도 프로그램이 진행된 15일 동안 자유 여행을 할 수 있는 기간이 3~4일 정도가 주어졌다는 점도 좋았습니다. 덕분에 가고 싶었던 장소에도 갈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SEP 기간에 생일이었는데, 일본 학생들과 교환학생에 참여한 학생들이 저의 생일을 축하해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약사 진로 탐구뿐만 아니라 문화와 언어를 배우고 싶다면 일본 SEP를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