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대학교 이남규
파견기간: 2024/02/12~2024/02/23
안녕하세요,
2024년 겨울 영국 리즈에서 SEP 프로그램을 수료한 가톨릭대학교 약학대학 19학번 이남규입니다.
저는 1순위 영국 BPSA, 2순위 호주 NAPSA, 3순위 네덜란드 K.N.P.S.V에 지원하였고, 영국 BPSA로부터 연락이 와 영국 지역 약국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1. 지원 동기
약학대학 입학 전부터 KNAPS에서 진행하는 SEP 프로그램에 대해 알고 있었습니다. 교환학생으로 파견되면 해외 대학교에서 강의를 수강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SEP은 약학대학 학생으로서 다른 나라 약국 현장에 배치되어 의료 시스템을 가까이에서 보고, 느낄 수 있다는 점이 특징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에 해외 약국에서 다양한 약사 직능을 경험하며, 훗날 약사로서 어떤 직능을 발휘할지 고민해볼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여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IPSF에 소속된 국가만 100여 개 국가이기에 파견 국가 선정도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외국에서 처음으로 업무를 해보는 것이기에, 고민 끝에 익숙한 언어를 사용하는 영국을 가장 우선 순위로 정하여 프로그램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영국의 의료 시스템인 NHS를 가까이에서 접해볼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라고 느껴 영국 BPSA로의 SEP 파견을 결심했습니다.
2. 준비 과정
SEP 준비 과정에서는 크게 국문 지원서, 영문 이력서(CV), 영문 Motivation Letter(ML)의 3가지 서류를 작성해야 합니다. 그토록 기다리던 프로그램 지원이었기에 서류 작성 전 SEP 참여에 대한 스스로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이에 SEP 프로그램을 통해 어떤 경험을 할 수 있는지, 어떻게 스스로 발전할 수 있는지 고민해 보았습니다.
이후 오랜 기간 고민했던 내용을 CV와 ML에 충실하게 담고자 했고, 이 서류를 작성하는 데 대략 한 달 정도의 기간이 걸렸습니다. CV에는 지금까지 참여한 대외활동과 약학 관련 활동을 기재하였고, ML에는 BPSA SEP에 지원하게 된 동기와 SEP을 통해 어떤 점을 배울 수 있을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이후 국내 선발 과정을 거쳐 10월 말에 IPSF SEP database에 지원서를 등록하였고, 지원 국가의 SEO로부터 합격 통지를 기다렸습니다. 꽤 오랜 기간을 기다린 후, 12월 말에 BPSA SEO로부터 합격 이메일을 받게 되었고, 1주일 이내로 실습 일정과 장소, 약국 위치 관련 정보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합격 메일을 받자마자 SEP 참여를 확정지었고, 바로 교환학생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최종 합격 통보를 받기까지 생각보다 오랜 기간 기다려야 하기에, SEP 지원하는 분들은 이 점을 꼭 인지하고 계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1월 중순에는 BPSA SEP 합격자를 대상으로 한 SEP 설명회가 진행되었고, 여기서 리즈 지역 SEO와 처음 인사를 나누며 실습 지역에 대한 소개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 설명회를 바탕으로 실습을 보다 본격적으로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3. 영국 지역약국 실습
저는 영국 리즈에 위치한 Cottingley Pharmacy에서 1주(5일, 일 8시간, 총 40시간) 실습을 진행했습니다. Cottingley Pharmacy는 동네 약국 정도의 규모로 약국장님, 조제사, 영국 약학대학 실습생을 포함해 4명 정도가 근무하는 약국이었습니다.
실습 기간동안 우리나라의 의료 시스템과 영국의 NHS 시스템이 상당히 다르다는 점을 몸소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약국 실습을 진행하지 않은 채로 실습에 참여했기에 걱정이 앞섰지만, 약국에서 근무하는 모든 분들이 친절하게 설명해주시고, 도와주셔서 빠르게 적응하고 업무를 도울 수 있었습니다.
저는 주로 Dosette 조제, 약품 재고 관리, 복약상담 참관, 처방 약물 조제, 약 배달 체크 업무를 담당했습니다. 환자가 직접 처방전을 제출하여 해당 약물을 약사가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병원과 연동된 시스템을 통해 처방 약 정보를 받고 이를 약국에서 준비한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Dosette 조제를 많이 도왔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진행하지 않는 업무이기에 익숙하지 않았지만, 계속해서 업무에 참여하며 약을 개별 포장하고 검수하는 방법까지 충분히 익힐 수 있었습니다. 또한, 주기적으로 약품 재고 관리를 통해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는 약물을 처리하고, 신규 약품을 배치하는 업무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와는 달리 영국에서는 약사가 간단한 질환에 대해서는 진료를 보고 약을 처방할 수 있었기에, 이를 참관하며 약사의 직능이 넓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당일 처방이 나온 약물의 경우, 약을 조제하고, 이를 검수하여 환자에게 제공하는 업무도 진행했습니다. 이 업무에서 저는 약 조제 또는 조제된 약 검수 등의 업무를 담당할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약을 배달하기 전, 처방된 모든 약물이 올바른 제형과 용량으로 조제되었는지 확인하는 업무를 진행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와는 달리 약 배달을 적극적으로 실시하는 영국의 모습을 보며 서로 다른 시스템을 학습하며 각 나라에서 실시하는 업무의 차이점과 장단점에 대해 익힐 수 있었습니다.
이외에도 마약 중독자 치료를 위한 methadone 처방 업무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주기적으로 methadone 처방을 받는 환자의 경우, 해당 처방전을 들고 약국에 방문하여 약을 수령해 갈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약사의 직능을 확인하며, 우리나라에서도 약사의 직능이 넓어질 필요가 있음을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4. 실습 외 활동
저는 BPSA SEP 전후로 아일랜드와 스코틀랜드에서 자유여행을 했습니다. 약국 실습 뿐 아니라 해외에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며, 유럽에서의 여유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BPSA에서 진행하는 SEP은 총 40시간의 실습을 진행해야 하기에, 저는 1주일 간 매일 8시간씩 실습을 진행하고, 그 이외의 기간동안 여행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실습을 진행하는 동안에는 저녁에 리즈 LEO와 만나 영국의 약학대학 분위기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고, 실습 약국에서 물어보지 못했던 영국 지역 약국의 특징에 대해 설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1주일이라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서로의 약학대학 라이프에 대해 공유할 수 있어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5. 맺음말
약학대학 입학 전부터 기대했던 프로그램이었기에, SEP에 합격한 순간부터 프로그램을 이수한 모든 순간이 기억에 남는 것 같습니다. 특히, 해외 약대생들과 교류하며, SEP 참여 전에 비해 약사로서의 관점이 넓어진 것 같아 뜻깊었다고 생각합니다. 하루하루 우리나라에서는 경험하기 힘든 업무를 영국 지역 약국에서 수행하며, 우리나라에서 약사의 직능을 넓혀나갈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볼 수 있었습니다. 해외 지역 약국에서 이와 같은 경험을 한다는 것이 정말 소중한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약사의 직능 확대, 국제 활동에 관심이 있는 분들께 SEP을 강력하게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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