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 톡! 톡! Talk with Pharmacists #37
# 지역 약국 현장 인터뷰
# 번화가 약국, 문전 약국, 주거 단지 내 약국
'케넵퀴즈 온 더 블럭!'. 이번 'Talk with Pharmacists'에서는 다양한 상권에 계시는 지역 약국 약사님들을 직접 찾아뵙고 현장 인터뷰를 진행해보았습니다. 번화가 약국, 대학 병원 앞 문전 약국, 주거 단지 내 약국 총 세 곳을 인터뷰 해보았는데요. 인터뷰를 통해 각 상권의 특이점과 차이점, 그리고 각 약국이 겪는 고충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았습니다. 그럼 상권마다 약국이 어떻게 다양하게 운영되고 있는지 함께 살펴볼까요?
[번화가 약국]
#신촌, 이대 에버OO약국
#최O애 약사님
Q1. 주된 고객층은 누구인가요?
A1. 20~30대와 대학생들이 가장 많아요. 스마트폰을 많이 보고 운동을 많이 하는 젊은 분들이 허리나 목이 아프거나 거북목 때문에 많이 방문하세요.
Q2. 가장 많이 팔리는 약은 무엇인가요?
A2. 소염진통제, 생리통약, 피임약, 소화제, 위장약이 가장 많이 팔려요.
Q3. 이곳에 약국을 개국하시게 된 이유가 무엇인가요?
A3. 다른 곳에서 25년 정도 약국을 하다가 우연한 기회로 4년 전 여기로 오게 되었어요. 이 대로변에 약국이 많이 없어서, 우연히 좋은 기회로 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Q4. 다른 약국과 비교했을 때 이 약국이 가지는 차별점이나 장단점은 무엇인가요?
A4. 장점은 대학생들이 많이 와서 소통할 때 편하다는 점이고, 단점은 주위에 내과가 없어서 장기 질환자에 대한 약물을 알아갈 수 있는 기회가 적다는 점이에요.
저희 약국이 가지는 차별점은 만성질환에 대한 상담 및 영양요법 추천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생리통이나 알러지약은 대증요법이지만, 저는 원천적인 원인을 제거하는 치료를 지향하고 있어요. 이를 위해 팜스 영양학회에서 주 1회 줌 강의를 들으면서 공부도 하는 중이에요. 상담에 대해서 피드백이 왔을 때 큰 보람을 느낍니다.
요즘은 다를 수도 있지만, 제가 학교 다닐 때에는 기초 이론 위주로 배우고 임상 관련 강의가 부족했어요. 그래서 현실과 이론의 괴리가 컸는데 약국을 하면서 현장에서 하는 공부가 많이 와닿는 것 같아요.
Q5. 이 약국에서 일하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나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요?
A5. 코로나 시기에 약을 배달한 적이 있었는데, 이를 받고 따뜻하다고 눈물을 흘리는 분이 계셨어요. 나중에 그 분께서 다 낫고 나서 감사하다고 약국에 딸기를 사 오셨던 것이 기억에 남아요.
Q6. 지역약국을 희망하는 후배 약대생들에게 해줄 말씀이 있으신가요?
A6. 요즘 약대생들이 공직에 많이 가지 않아서 공직으로 많이 진출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고 싶어요. 공공기관에 취업한 동기들이 말하길, 약사 TO가 채워지지 않으니 화학과나 식품영양학과에서 많이 진출해 있다고 해요. 최근 한약사나 약 배달 문제 등을 보면 약사들의 입지가 갈수록 협소해지고 있다고 느껴요. 그래서 공공기관에서 제도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약사에 대한 처우를 개선했으면 좋겠어요.
Q7. 약대 과목 중에 공부를 열심히 해두어야 할 중요한 과목이 있을까요?
A7. 생화학이 정말 중요해요. 생화학에서 배우는 다양한 cycle 등의 내용이 많이 쓰여요. 인체에서 약이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다루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추가적으로 약물학과 유기화학도 중요해요.
시대별로 환자 분들이 많이 찾는 약도 달라요. 요즘에는 부신피로증후군으로 찾아오시는 환자 분들이 굉장히 많아요. 이는 부신, 갑상선 등이 다 연계된 질환이에요. 또한 인스턴트 식품의 섭취가 증가하면서 당뇨 환자 수가 많아지기도 했어요.
Q8. 약대를 졸업하고 나서 선택할 수 있는 진로가 다양한데 그 중에서 지역약국을 선택해서 운영하시게 된 이유가 있으실까요?
A8. 이 전에는 병원에도 있었는데 서울을 떠나야 할 사정이 생겨서 지역약국을 하게 되었어요. 그전에 일했던 국립 서울 정신병원에서는 공무원 같은 역할을 수행했다면 지역약국에서는 주체적으로 일을 할 수 있어서 보람도 많이 느끼고 재미있어요. 갈수록 약사가 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문전 약국]
#한양대학교 병원 앞 ㅎㅁ약국
Q1. 주된 고객층은 누구인가요?
A1. 문전 약국은 말 그대로 대학병원 바로 문 앞에 위치하고 있으니 대학병원의 모든 과들이 다루는 약이 있어요. 그래서 특정 질환을 다룬다기 보다 모든 과의 약을 다룬다는 것이 일반 로컬 약국과의 큰 차이인 것 같아요. 한양대학교병원 또한 무수히 많은 과가 있는데 특히 류마티스 내과가 유명해요. 그래서 처방 비율이 류마티스 관련 질환약이 20~30%로 높은 편인 것 같습니다.
Q2. 가장 많이 팔리는 의약품과 환자들이 많이 찾는 의약품은 무엇인가요?
A2. ‘가장’이라고 하기보다는 특별히 많이 나오는 질환들이 있어요. 앞서 말했듯이 류마티스 약이 많이 처방된다고 말씀드렸는데, Methotrexate라는 항류마티스제(csDMARD)와 동시에 엽산 결핍을 예방하기 위한 신일 폴산정이 흔하게 처방됩니다. 그리고 뼈가 약하신 분들에게는 비타민 D와 칼슘 혼합 제제를 많이 드리는 것 같아요. 나이 많으신 분들이 오시면 기본적으로 폴린 알포세레이트를 함유한 글리아타민 연질 캡슐을 기본적으로 드리고 있어요. 그리고 질환에 관계없이 거의 모든 약들이 부작용으로 위장장애가 있기 때문에 처방에 위장약이 매번 포함되어 있어요. 위장약의 종류는 위산 분비조절제, 위벽 코팅제, 위장운동 촉진제 등 다양해요. 이외에 호르몬제도 경구제뿐만 아니라 질정, 국소 도포 크림 등 다양해요. 그리고 가장 흔하고 중요한 만성질환인 당뇨,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약들도 많이 나가고 있습니다. 이 중에 하나만 골라서 말씀드려야 한다면 한양대학교병원 특성상 류마티스 약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Q3. 다른 약국과 비교했을 때 이 약국이 가지는 차별점이나 장단점은 무엇인가요?
A3. 제가 일하는 약국의 국장님은 이 자리에서 20년 동안 계속 약국을 하셨어요. 대학병원 앞이다 보니 꾸준히 주기적으로 방문하시는 환자들이 많아 단골 환자들이 많고, 이분들과의 라포가 잘 형성되어 있는 편인 것 같아요.
환자들이 오시면 직접 국장님을 찾으세요. 그럴 때마다 솔직히 조금 민망하긴 했는데 당연한 거라고 생각해요. 나이 많은 환자를 대할 때 어려 보이는 것이 조금 신뢰감을 떨어뜨리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연륜이 있으신 약사님들은 오래 약국을 하시면서 환자들의 특성도 잘 파악하고 계시고 지식도 많으시니까 환자들에게 신뢰를 주는 것 같아요. 약국의 '차별점'이라고 했을 때 나이만 많은 것이 마냥 좋다고 할 수만은 없지만 저희 약국은 그 부분이 중요하다고 느껴요.
Q4. 이 약국에서 일하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나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요?
A4. 신입 약사로서 가장 힘든 부분은 환자분들에게 어느 정도까지 말씀을 드려야 하는지 판단하는 과정이에요. 예를 들어, 약을 받아 가시고 부작용이 생겼다며 문의전화를 주시는데, 약물 부작용에 대한 정보도 많고 환자마다 다르게 나타날 뿐만 아니라, 바로 진단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기 마련이에요. 상황을 빠르게 파악해서 말씀을 드려야 하는데, 어느 정도 개입을 해서 정보를 전달해야 하는지 판단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것 같습니다.
한 번은 부정맥 환자분이 찾아오셨는데, 임의로 한 달 동안 부정맥약을 안 드시고 계셨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정해진 기간 동안 약을 복용하면서 치료 효과를 관찰하고, 그것을 토대로 다음 처방을 변경하든지, 약물 상호작용을 고려해서 다른 약제를 추천해 드려야 하는데, 한 달 동안이나 약을 중단해버리면 기존 데이터를 보고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할지 바로 말씀드리기가 어려워요. 이런 경우는 담당의 선생님께 여쭤보라고 말씀을 드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일반의약품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예요. 다른 기저질환이 있으셔서 약을 많이 드시고 계신 분들이 오시는데, 아무 약이나 추천해 드리면 안 되고, 복용 중인 약제와 환자 상태, 특히 신장 기능을 확인하고 판단해야 해요. 그런데 이러한 것들을 즉석에서 생각하고 말씀드리기가 어려운 부분이 있더라고요.
Q5. 그렇다면 약물 상호작용 같은 방대한 양의 정보를 다 알지는 못할 텐데, 전혀 대답할 수 없은 질문의 경우에는 현장에서 자료 검색을 하고 알려드리나요?
A5. 약사는 지식을 잘 설명해주면 된다고 생각해요. 물론 많이 아는 것은 기본이 되어야 하지만, 똑같이 일반인이 검색해서 정보를 찾았을 때와 저희가 찾았을 때는 이해하는 정도가 다르잖아요. 날 것의 자료를 이해해서 환자가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주는 것도 약사가 갖추어야 하는 역량이라고 생각해요. 특히 저처럼 새내기 약사는 모르는 게 상대적으로 많을 수밖에 없으니, 당황하지 않고 빠르게 검색해서 판단하고 명확하게 전달해 드리는 것도 능력인 것 같습니다.
Q6. 지역 약국을 희망하는 후배 약대생들을 위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6. 약국에서 일하면 환자들과 마주하는 상황이 확실히 많아요. 따라서 이해하고 공감하는 마음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다만 안 되는 것은 안된다고 단호하게 말할 수 있는 능력도 갖춰야 해요. 환자들을 이해하고 진심을 다해 알려드리려는 자세로 임하면 즐겁게 일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주거 단지 내 약국]
#단지 내 약국, 방문 약료 약사
Q1. 주된 고객층은 누구인가요?
A1. 저희 약국은 의료급여 환자가 많은 아파트 단지에 위치해 있어요. 아파트 단지에 거주하시는 분들이 고령층이 다수인만큼 주된 고객층은 60대 이상이에요. 비율로 따지자면 60대 이상이 60%, 20~30대가 20%, 40~50대가 20% 정도예요. 그리고 과반수 이상이 감기 환자일만큼 감기 환자가 많습니다. 나머지는 만성 고혈압, 당뇨, 그리고 비뇨기 관련 질환을 가진 환자들이 방문해요.
Q2. 가장 많이 팔리는 의약품과 환자들이 많이 찾는 의약품은 무엇인가요?
A2. 전문의약품으로는 일반적인 감기 처방약이 많이 나가고 일반의약품으로는 변비약, 유산균 같은 약들이 많이 나가요. 반면에 저희 약국이 6시 반에 일찍 문을 닫기 때문에 퇴근하고 오시는 분들이 적어서 영양제 판매는 적은 편인 것 같아요.
Q3. 다른 약국과 비교했을 때 단지 내 약국이 가지는 차별점이나 장점은 무엇인가요?
A3. 저희 약국이 좀 여유롭다 보니 복약 상담을 자세하게 할 수 있는 것 같아요.아파트하고 약국이 가깝다 보니 어르신들이 집에 계시다가 약국에 오셔서 자신이 먹는 약이 무엇인지 자주 물어보세요. 다른 약국에서 조제 받은 약들도 가져와서 물어보시는 경우도 많아서 어르신들에게 약에 대해 자주 설명해 드렸어요. 그래서 환자를 보는 눈이 조금 더 커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바쁜 약국 같은 경우에는 한 사람당 상담해 줄 수 있는 시간이 적어요. 하지만 저희 약국은 상세한 복약 지도뿐만 아니라 건강 상담도 진행하기 때문에 단골 손님이 생기고, 환자 맞춤 케어를 통해 이 분들이 효과를 보실 때 뿌듯함을 느껴요.
Q4. 이 약국에서 일하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나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요?
A4. 힘들었던 점은 환자의 컴플레인이었어요. 일주일에 세번씩 똑같은 약을 받아가시는 환자 분이 계셨는데, 매번 외상을 하시고 돈을 지불하지 않으셔서 힘들었던 것 같아요. 갑자기 와서 화를 내는 환자분들도 많으셔서 당황한 적도 많았고요.
Q5. 지역약국을 희망하는 후배 약대생들을 위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5. 저는 아파트 단지나 주택가로 약사님들이 많이 진출해서 복약상담 등 헌신적인 역할을 해 주셔야 약사의 평판이 더 좋아질 거라고 생각해요.
특히 아파트 단지 내에 방문 약료를 하다 보면, 이러한 도움이 많이 필요하다는 게 보여요. 제가 방문 약료를 하는 한 아파트는 의료급여가 많다 보니 환자 분들이 처방 받으시는 약이 굉장히 많아요. 그런 분들을 대상으로 저희가 함부로 처방 중재를 할 수는 없지만 대신에 건강 상담은 해드릴 수 있어요. 젊은 약사님들이 주택가로 많이 들어오셔서 ‘사랑방’ 같은 역할을 해 주시면 약사에 대한 인식도 더불어 좋아질 거라고 생각해요. 약사는 결국 사람들과 만나는 직업이기 때문에 사람과의 관계가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그렇기에 사람과 만나서 대화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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