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학교 지윤주
1. 지원동기
타과 친구들이 1학기 혹은 1년 동안 교환학생을 다녀올 때 저도 항상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 했습니다. 그 나라 대학교의 분위기도 느껴보고 싶고 다양한 문화생활을 즐기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약학과 교과과정 상 교환학생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에 아쉬워하던 찰나 국제약학대학생연합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보통 타과 교환학생처럼 외국에 있는 대학교를 가서 수업을 듣는 것은 아니지만 대학병원, 지역약국, 제약회사, 연구실 등 다양한 기관에서 실습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오히려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그 당시 6학년으로 올라가는 약학과 학생으로서 진로에 대해 고민이 정말 많았는데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통해 제가 어떤 일을 할 때 즐겁고 보람을 느끼는지 배울 수 있을 것 같아 지원하고자 했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작년에 지역약국 필수실무실습 마친 후 외국의 지역약국은 우리나라의 지역약국과 어떻게 다른지 궁금하였고 해외에서 오래 살았다 보니 해외 지역약국에서도 언젠가 일을 해보고 싶어서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2. 준비과정
저는 이번 2023 여름방학 SEP을 지원하기 위해 국문 지원동기, 영문 CV(Curriculum Vitae), 영문 ML(Motivation Letter)을 작성하여 제출했습니다. 먼저 우리나라 SEO(Student Exchange Officer)의 승인으로 예비선발자가 되었다는 안내와 참가비 및 참가서약서 등 추후 과정에 대한 이메일을 받고 추가 서류를 제출하였습니다. 그런 다음 IPSF(International Pharmaceutical Students’ Federation) 홈페이지에 지원서를 등록하였습니다. 저는 파견 국가 순위로 1. 영국 2. 핀란드 3. 폴란드 순으로 작성하였고 3월 초에 지원서를 등록한 후 한 달 내로 폴란드 SEO로부터 연락을 받아 폴란드 지역약국으로 파견을 확정 짓게 되었습니다.
3. 지역약국 실습
저희가 배정받은 지역약국은 Lodz의 Piotrkowska Street에 있는 Ziko Apteka라는 약국이었습니다. 제가 지낸 대학교 기숙사에서는 도보30분 거리여서 산책할 겸 걸어 다녔습니다. 출근시간은 저희가 정할 수 있게 해 주셔서 12시에 출근해서 2~3시간 동안 실습을 진행하였습니다. 폴란드어를 못해서 직접 복약지도를 직접 할 수 없었으나 프리셉터 선생님이 복약지도 후 어떠한 환자분이 오셨고 어떻게 복약지도를 했는지 설명을 해 주셨습니다. 또한, 폴란드 약국에서는 직접 연고제를 조제하기도 해서 피부에 사용하는 항염증 연고제를 만들어 보기도 했습니다. 이때 정말 신기했던 점은 실험실에서 볼 법한 시약들로 연고제를 직접 조제하였다는 점입니다. 제가 만든 연고제는 주성분인 붕산과 비타민이 들어갔고 베이스 성분과 잘 섞이도록 위아래로 돌아가는 기계를 사용했었습니다. 우리나라 지역약국에서는 조제하지 않는 연고제를 직접 만들고 처음보는 기계를 사용해보니 신기하고 재미있었습니다. 다만 연고제 조제가 자주 있는 편이 아니기 때문에 한 번만 경험해본 것이 참 아쉬운 것 같습니다.
4. 그 외 활동
폴란드 SEP에 대한 후기가 많지 않아 SEP 활동이 없지는 않을까 조금 걱정했었습니다. 그러나 제 우려와는 달리 매일 준비된 활동들이 있었습니다. 위 사진에서 민트색 형광으로 칠해진 부분이 모두 폴란드 약대생들이 준비한 활동들인데 지역약국 인턴을 시작하기도 전부터 폴란드 약대생들뿐만 아니라 포르투갈과 그리스에서 온 SEP 약대생들과 함께 볼링을 치러 갔습니다. 그 외에도 주변 공원을 산책하거나 식물원, 동물원, 그리고 박물원을 구경하기도 했습니다. 활동들이 끝난 후에도 다 같이 저녁 먹으러 가서 지루할 틈이 없었습니다. 제가 여러 활동들 중에도 가장 좋았던 활동은 International Dinner로 각자 자기 나라의 음식을 준비하여 나누어 먹는 자리였습니다. 저랑 같이 갔던 친구는 떡볶이와 만두, 그리스 친구는 차지키와 피타 빵, 포르투갈 친구들은 에그타르트, 이집트 친구는 팔라펠, 그리고 폴란드 친구들은 피에로기와 전통 케이크를 가져와 여러 나라의 음식을 맛볼 수 있었습니다. 다들 너무 배부른 나머지 춤을 추는 시간도 가졌는데 폴란드 전통 춤을 배웠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습니다.
여러 SEP 활동 외에도 폴란드 내 여러 도시들을 여행할 수 있어서 굉장히 좋았습니다. 저희는 11일에 지역약국 실습이 끝나자마자 쿠라쿠프로 가서 소금광산을, 그 다음날인 12일에는 바벨성을 구경했습니다. 지역약국 프리셉터님이 15일이 폴란드의 국가 공휴일이라 14일과 15일에 쉬어도 된다고 하셔서 쿠라쿠프에서 바로 그단스크로 이동하여 13일과 14일에는 올드타운과 바다에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마지막으로 15일에는 폴란드의 수도인 바르샤바에서 쇼팽과 마리 퀴리 동상을 찾아다니면서 관광을 했습니다. 저희가 예약을 너무 늦게해서 쿠라쿠프에서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가지 못한 것이 너무 아쉬운 나머지 17일에 아우슈비츠 수용소 투어를 예약하여 지역약국 실습 후 다녀오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여러 곳 여행하는 것도 너무 재미있었지만 역사책에서만 보던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직접 다녀오니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5. 맺음말
폴란드 SEP 후기가 없어서 했던 걱정과는 달리 너무 알찬 시간을 보내고 왔습니다. 비록 폴란드어를 못해서 직접 복약지도를 하지 못하여 아쉬웠지만 프리셉터 선생님의 설명을 통해 폴란드 지역약국에 대해 많이 배워서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폴란드 약대생들이 준비한 다양한 활동들 덕분에 폴란드, 그리스, 포르투갈, 그리고 이집트 약대생들과도 많은 교류를 할 수 있어서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교환학생을 가서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으셨던 분들 개인적으로 폴란드 SEP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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