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 12 이세란
#해외 약국 약사와 우리나라 약사의 직무, 책임 그리고 연봉의 차이
reference : http://drugtopics.modernmedicine.com/drug-topics/news/drug-topics-2015-salary-survey-pharmacist-incomes-hold-steady?page=full
국내에 비해 미국, 캐나다 등지에서는 약사가 보다 폭넓은 직능을 발휘하고 좀 더 주체적으로 자신의 지식을 활용 할 수 있는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다. 미국과 캐나다, 이 두 국가 모두 약사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가 높다.
이렇듯 우리나라보다 연봉도 높고 처우도 좋다고 하니, 국내에서 학위를 받고 해외로 떠나는 약사들이 상당수 있다. 6년제 약학대학에 진학하기 위한 요소 중 하나로 토익, 텝스, 토플 같은 공인 영어 점수가 포함되어 있다는 점을 고려해 보면, 요즘 약대생들은 영어능력에 있어서도 더욱 탁월할 것이다. 약학대학 졸업 후 진출 범위를 국내로만 제한하지 않고 해외로의 진출까지 꾀하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이번 기사에서는 해외 약사와 우리나라 약사들의 직무와 책임, 그리고 연봉 차이에 중심을 맞추어 현실적인 접근을 해보려 한다.
#한국사회에서 약사와 해외약사에 대한 환상
약사라는 직업의 장점은 직업선택의 폭이 넓다는 것과 퇴직 후 얼마든지 약사로 일할 수 있기 때문에 다소 안정감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약학대학이 최근 4년제에서 6년제로 개편하면서 PEET(약학대학입문자격시험)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입시부터 졸업까지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 또한 만만치 않다.
따라서 기대 보다 약사에 대한 처우나 급여가 높지 않은 경우가 많다. 특히 젊은 약사들이 직장을 다니면서 월급에 불만을 갖고 미국 약사들과 비교를 하기도 한다. 졸업하고 접한 현실이 싫어서 도피성으로 외국행을 결심하는 학생도 더러 있다.
미국 약사면허취득을 위해 준비하는 약사들에게 왜 미국 약사가 되려고 하느냐는 질문을 하면, 더 나은 삶에 대한 도전이나 더 나아가서는 자녀들의 교육문제를 주로 이야기 하곤 한다. 미국에서도 약사는 중상류 이상의 생활을 영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어느 직업군보다도 사람들에게 신뢰와 존경을 받는 직업이라 하니 더욱이 고민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최근 미국 약사의 연봉은 여러가지 요인(약사부족, 노인층 인구증가, 약물 이용 및 처방의 증가 등)으로 증가추세에 있고 향후 몇 십 년간은 이러한 추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과연 이처럼 편안하게 일을 하면서도 고액연봉을 받는 것이 정말 생각처럼 가능한 것일까?
# 미국약사의 현실
모든 직업의 연봉은 일반적으로 맡고 있는 업무의 중요도, 책임, 권한 등과 관련되어 있다. 예를 들면 회사에서 말단 직원의 경우, 상사의 지시를 받아 업무를 수행하고 그 결과물을 상사에게 보고하는 일을 한다. 즉, 자발적으로 수익창출에 대한 계획을 수립하고 이행하는 것이 아니라 상사가 결정한 바에 맞는 업무를 부여 받아 일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결정권이 없고 책임도 상대적으로 덜하다. 그래서 낮은 연봉을 받는 것이다.
하지만 관리자의 경우 회사의 수익창출이나 제품개발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자발적으로 수립하고 부하직원들에게 업무를 분담시킨다. 이러한 일련의 수익창출과정에 대해 방향을 결정할 수 있는 권한도 있지만 그만큼 결과에 대한 책임도 져야하기 때문에 높은 연봉을 받는 것이다.
이러한 직무난이도와 책임 그리고 연봉과의 상관관계에 있어서 약사도 예외는 아니다. 즉, 결론부터 말하자면 일하는 데에 쓰이는 신경과 노력에 대비하여 급여와 대우는 한국이나 미국이나 똑같다는 것이다.
'처방을 수정 변경하는 권한이 약사에게 있어요.
약사는 약에 관한 모든 것을 할 수 있습니다'
해외에서 약사로 근무 하다가 한국으로 돌아온 이 약사의 말이다.
캐나다에서는 약사들이 일할 때 '쪽지 처방'을 통해 의사에게 처방전 수정 변경을 요구하는 것이 매우 일반적인 일이다. 그런데 그만큼 약사가 약에 대해 메커니즘을 제대로 알고 있어야 한다. 그만큼 공부도 많이 해야 하고 늘 환자를 위해서 머리를 굴려야 한다.
물론 테크니션이 약을 담아주니 편하긴 하지만, 한국에 있을 때 보다 환자 이력을 하나하나 꼼꼼히 유심히 체크해야 한다. 이에 실수라도 한다면 약사 라이센스가 취소될 위기에 놓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외국 환자들 자기가 먹는 약 이름이며 strength까지 정확하게 외우기 때문에, 환자들의 질문에 대강 넘어가며 대답하면 안 된다.
또한 한국보다 물가가 비싸기 때문에 세금, 생활비, 집값 등을 고려하면 단순 '억대연봉'이라며 환상을 가질 일은 아닌 것이다. 그런 힘든 공부와 노력을 그저 편히 일 하고 연봉만 높아질 거라고 생각한다면 정말 큰 착각이다.
다만, 약사로서 그런 일들을 하면서 '보람'을 느낄 수 있다는 장점은 분명하다.
미국 약사가 좋을지 한국 약사가 좋을지는 사람마다 무엇이 중요한 지는 각자의 가치관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확답을 내릴 수는 없다. 다만, 누구에게나 세상에 공짜로 얻는 것은 없다는 것이다. 해외 약사가 멋져 보이는 이유, 신뢰받는 직업인 이유, 그것은 그러한 전문성을 획득하기 위한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 한국에서도 미국약사처럼 직능과 책임을 강화시키고, 높은 급여를 주는 정책이 추진 중에 있다.
전문약사 법제화를 추진하고 있는 한국병원약사회의 이광섭 회장은 "미국은 전문약사에게 2배 높은 급여를 주면서도 전문약사 제도를 운영한다. 환자 안전을 위해서다."라며, 우리나라도 조만간 미국처럼 전문약사 제도가 확대될 것이라고 운을 뗐다.
전문약사 제도란, 6년간 학위를 취득한 약사가 2년간 레지던트 과정을 이수하고 시험에 합격해 자격을 취득하는 제도이다. 전문약사 연봉은 10만~20만달러로, 미취득 약사의 연봉(6만~6만 6천달러)보다 훨씬 높다. 그래서 미국 학생들은 전문약사 공부를 많이 한다.
또한 전문약사제도를 통해 배출된 약사의 약물 검토가 환자 안전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미국이 높은 비용을 지불하고도 전문약사를 법제화한 것이라는 게 이 회장의 설명이다. 그는 우리나라에서도 투약 오류 사건 등을 볼 때 약물 부작용 관리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어, 전문약사를 법제화하고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리나라의 병원약사회는 2010년부터 자체적으로 전문약사 시험을 운영해 지난해까지 262명의 전문약사를 배출했다. 전문약사는 각 분야 약물요법에 전문적인 임상약사를 말한다. (기존 전문약사 시험과목 7개(△종양약료 △심혈관계질환약료 △영양약료 △중환자약료 △장기이식약료 △내분비질환약료 △소아약료)에 8개 과목이 추가(△노인약료 △복약지도 △약물경제성평가 △약물부작용 △의약정보 △임상시험 △임상약동학 △항균요법)되었다.)
그는 "지금 심평원 등 정부에서 전문가 프로토콜을 많이 만들고 있다. 전문약사들이 여러 분야에 파고든다면 정부도 인정할 것"이라며 "그러면서 국회 및 정부에 법제화를 계속 요구하면 몇 년 안에 법제화되지 않겠는가"라고 기대했다.
#전문약사제도를 통해 6년제 약사 위상 강화를 위해서는 학생들의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불만족스러운 현실을 도피함으로써 해결할 것이 아니라 어디를 가더라도 좋은 대우를 받고 존중받기까지는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며 힘든 시간을 이겨내야 한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병원약사회는 올해에는 전문약사 인원을 늘리고, 실력 향상 교육에 주력한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6년제 약사 위상 강화와 맞물려 추진한다는 것이다. 즉, 6년제 약사들이 4년제 약대생과는 차별화된 인력으로 인식할 수 있는 교육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사회의 기대에 부응하여, 현재 6년제 약대에 재학중인 대학생들이 해외약사의 고액연봉이라는 허황된 환상에서 벗어나 전문가로서 성장한 모습을 보여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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