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APS

톡!톡!톡! Talk with future Pharmacists 

# 고려대학교 약학과 이보영

#약력사항
학력)

  서울대학교 졸업 
  고려대학교 약학과 재학 중

경력)

  행정고시 기술직 합격 및 농림축산식품부 근무

 

# 중앙대학교 약학과 박소윤

#약력사항
학력)
  중앙대학교 약학과 재학 중
 
 
미래의 약사가 될 분들은 어떻게 약학대학에 입학하게 되었을까요? 그리고 그 분들은 어떤 약대 생활을 보내고 계실까요? 이번 특별편 ‘Talk with Future Pharmacists’에서는 약학대학에 재학 중이신 고려대학교 이보영 님과 중앙대학교 박소윤 님을 인터뷰해보았습니다. 다양한 학교, 다양한 사람들의 학교생활은 어떨지 함께 만나볼까요?
 

[인터뷰 with 이보영]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고려대학교 약학과 20학번 이보영입니다. 2018년 행정고시 기술직에 합격하여 2020년까지 농림축산식품부에서 근무하였고, 작년에 고려대학교에 입학하였습니다.
 
[입학 전] 
Q. 농림축산식품부라면 세종시에서 근무를 하셨나요?
A. 네, 맞습니다. 사실은 고려대학교 약학대학이 제가 근무했던 세종시에 있다 보니 원서를 쓸까 말까 많이 고민했었는데, 막상 와보니 직장 동기들도 근처에 있고 여러모로 고려대학교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Q. 농림축산식품부를 지망했던 계기와, 그 때의 목표는 무엇이었는지 궁금합니다.
A. 저는 농업생명과학대학(이하 농대)을 졸업해서 농업에 관심이 많았어요. 원래 전공은 원예생명공학으로, 과학이 베이스가 되는 전공이었는데 농업경제학 수업을 들으며 문과 과목을 처음으로 접하게 되었습니다. 농업이 타 산업과는 다른 특징을 지닌 게 흥미로웠고, 제가 몸담고 있는 농업에 정책적으로 이바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농림축산식품부에 들어가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Q. 농림축산식품부에서 근무를 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A. 저는 농기자재정책팀이라는 곳에서 비료 업무를 담당했습니다. 주 업무는 비료관리법을 개정하거나 친환경농자재 지원사업이라는 전국 단위 사업을 운영하는 일이었습니다.
 
Q. 농림축산식품부에서 근무하실 때 가장 인상깊었던 경험은 무엇이었나요?
A. 기억에 남는 경험이 많았는데요. 국과장님께 일을 그만두겠다고 말씀드렸을 때, 오히려 제 선택을 지지해 주시고 응원해주신 것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공무원이라고 하면 보수적일 것 같다는 이미지가 있는데, 제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들어 주시고, 공직 선배로서 조언도 많이 해주셨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존경하고 있고, 저에게 많은 힘을 주셨던 분들이라 기억에 남습니다.
 
Q. 고시 생활을 하셨던 전적대학교 생활은 어떠셨나요?
A. 저는 4년 동안 수업을 들으면서 전공 학점을 채우고, 나머지 2년 동안 학교를 연장해서 다니면서 고시 공부를 했는데요. 한 학기에 적어도 한 과목은 수강해야 도서관도 쓸 수 있고 학교 시설을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휴학하는 것보다는 한 과목 정도 들으며 학교에 다니는 게 나은 것 같아서 그때 교양 과목을 많이 들었습니다. 예를 들면 양궁, 합창, 도예, 택견, 해금, 댄스스포츠, 한국무용 등 밖에서 배우기 쉽지 않은 것들을 굉장히 우수한 강사진들로 부터 배울 수 있었어요. 보통 체육 교양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분들이 오셔서 가르쳐 주시거든요. 일주일에 한 번씩 양궁 수업에 가서 활도 쏘고 다시 공부하고, 그런 재미가 있었어요.
 
 
[입학 과정]
Q. 3년간 근무한 후 어떠한 이유로 약대 진학을 결심하셨는지 궁금합니다.
A. 약사는 임상시험, 그러니까 evidence base로 의사결정을 하잖아요. 하지만, 정부에서는 주로 전례가 없던 일들을 다루게 됩니다. 예를 들면, 코로나의 경우 마스크를 쓰게 할지 말지, 백신 접종을 할지 말지 결정하는 것들이 있죠. 저희가 실험을 해봐서 결정할 수가 없고 모든 선택지에 일장일단이 있다 보니 어떻게 결정을 내려야 할지, 그런 부분들이 어렵게 느껴졌습니다. 종종 정치적 압력에 의해 정책이 결정되는 경향도 있어요. 이런 이유로 진로를 새로 생각하게 된 것 같아요.
 

Q. 안정적인 직장환경에서 새로운 것을 도전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을 텐데, 약대 입시를 시작할 때의 마음가짐이나 원동력이 있었다면 어떤 것이었는지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A. 저는 약대에 가기 위해서 퇴사한 것은 아니고, 일단 일이 제 적성에 맞지 않다고 판단하여 퇴사를 결정했습니다. 퇴사 결정 이후 다음 진로로 약사가 적합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약대 입학에 도전하였는데, 만약 약대 입학을 목표로 퇴사했었다면 피트 시험도 두 번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혹시라도 떨어지면 어떡하지’와 같은 불안감이 더 컸을 것 같아요. 하지만 기존 진로가 저와 맞지 않다는 확신을 가지고 퇴사 후 약대 입시를 준비했기 때문에 조금은 편안한 마음으로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물론 입시 준비에서 오는 불안감은 가지고 있었습니다. (웃음)

 
Q. 본인의 다음 진로로 약사가 적합할 것 같다고 생각을 하셨다고 했는데 그 이유가 무엇인가요?
A. 퇴사 결심 후 부모님이나 국과장님께 말씀드리기 전에 저 스스로를 먼저 납득을 시켜야 했어요. 충동적으로 단순히 일을 하기 싫어서 다른 직업을 알아보는 것이 아니라, 직접 경험해보니 이 진로가 맞지 않다는 것을 스스로에게 납득시켜야 했는데 일단 적성에 맞지 않는 것을 크게 느꼈고 이 일을 하면서 20~30년 후 내 모습이 행복하지 않을 것 같다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대신 약사라는 직업은 제가 공직에서 느낀 단점을 보완하는 점이 많아서 약사로 다음 진로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Q. 약대 입시가 잘 되지 않았을 때를 대비하여 준비해두신 다른 플랜이 있으셨나요?

A. 저는 약대에 진학하게 되지 못한다면 서점을 차리고 싶었습니다. 어떤 공간에서 하루 종일 있어도 괜찮은지,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생각해 보았을 때 서점이 좋을 것 같다고는 생각했습니다. 약국 안에 서점을 함께 운영하시는 약사님들도 계셔서 나중에 약국을 개국하게 된다면 약국 한 켠에는 책장을 놓고 싶습니다.
 

 
[입학 후]
Q. 약대에 합격했을 때는 기분이 어떠셨나요?
A. 애플워치 심박수가 150이 나올 정도로 정말 기뻤어요. 전적대에서는 고시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많기도 했고 약간은 휩쓸려서 공부했던 점이 있는데, 약대 입시는 제가 가장 능동적으로 선택한 것이고 정말 도전다운 도전을 한 것이라서 합격했을 때는 정말 기뻤습니다.
 
Q. 직장생활(경제생활)을 하다가 다시 4년 동안 학교를 다녀야 하는데 아쉬운 점은 없으신가요?
A. 없습니다. (웃음) 다시 대학생이 되어서 지금 인터뷰하는 이 순간도 너무 즐거워요. 전적대에 다닐 때는 고시에 합격할 거라는 보장이 없어서 취직을 항상 염두에 두고 학점 관리하느라 마음껏 놀지 못했거든요. 전적대에서는 동아리 활동을 딱히 안 해서 지금은 동아리 활동도 많이 하고, 운동도 많이 배우고 있어요. 작년에는 클라이밍, 배드민턴, 올해는 수영, 프리다이빙, 내일모레부터 테니스도 배울 예정입니다.
 
Q. 현재 다니고 있는 약학대학을 소개하자면?
A. 저희 학교는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매력 포인트입니다. 예를 들면 저도 공직 출신이고, 저희 동기 중에는 삼성전자를 다니다 온 분도 있고, 학원을 운영하다가 오신 분도 있습니다.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다는 게 제일 장점인 것 같아요.
 
Q. 동아리 및 학회에서는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신가요?
A. 약학대학 내 제약 산업 경영 동아리를 하고 있는데요, 요새는 중앙동아리에 속한 투자 학회와 함께하여 투자와 벤처팀으로 나눠 활동하고 있습니다. 저는 투자팀에서 어떤 제약회사에 주식투자를 할 것인지 분석하는 일을 합니다. 회사가 어떤 파이프라인을 가지고 있고, 임상시험은 어디까지 진행되었으며, 라이센스 in/out을 얼마나 했는지, 이런 것들을 고려하여 투자 여부를 결정합니다. 투자 학회 분들에게 많이 배우고 있고, 다른 과와 교류를 할 수 있어서 즐겁습니다.
 
Q. 혹시 전적대에서 배우거나 농림축산식품부에서 배운 부분이 약학대학에서 공부하거나 활동할 때 도움이 되는게 있나요?
A. 전적대에서는 분자생물학, 생화학 등 약대에서 배우는 과목들을 다소 깊게 배웠기 때문에 현재 수월하게 수업을 듣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식물을 전공했기 때문에 생약학에서 배우는 학명들이 익숙해서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또 일을 할 때는 발표와 보고가 일상이었거든요. 그래서 수업시간에 발표할 때 훨씬 수월하게 하고 있습니다.  
 
 
[졸업 후]

Q. 약대 졸업 후 어떤 진로를 염두에 두고 계신가요?
A. 제가 제약 산업 경영 동아리에서 활동하고 있는 만큼 제약회사에 관심이 있어요. 그래서 졸업 후 제약회사에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만약 적성에 맞지 않다고 판단되면, 다른 일을 할 수도 있기 때문에 더 즐거운 마음으로 진로를 정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Q. 공직 약사 진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저는 이미 공직에서 근무를 해봤기 때문에 다시 도전하지는 않을 것 같아요. 물론 부처마다 하는 일이 다르고 일을 하는 스타일도 다르겠지만, 저는 공직과 맞지 않다는 걸 확실히 느꼈습니다.
 
Q. 그렇다면 어떤 유형의 사람이 공직에 잘 맞다고 생각하시나요?
A. 갈등 조정을 잘할 수 있는 사람, 여러 사람의 이견을 조율하고 그 안에서 결론을 도출하고 답을 내는 것을 즐기는 사람이 공직에 잘 맞는다고 생각합니다.

 
Q. 앞서 개국하게 되면 책장을 놓고 싶다고 하셨는데, 혹시 병원 약사는 고려해보신 적 없으신 가요?
A. 제가 나이가 조금 있다 보니 이미 병원에서 근무해 본 친구들이 많은데 결국에는 그만두고 개국을 하더라고요. 물론 아닌 친구들도 있지. 하지만 크게 메리트는 못 느끼는 것 같아요.
 
Q. 회사를 1차적인 목표로 두고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1차적인 목표가 아니더라도 앞으로의 최종 목표는 무엇인지, 목표를 이루기 위한 계획 같은 게 있으신 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A. 최종 목표는 제 마음의 평화를 유지하면서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는 거예요. 일할 때는 마음의 평화도 유지하지 못했고, 건강하지도 않았거든요.
 
 
[그 외]

Q. 행정고시라는 큰 시험을 보시고, PEET 시험도 보셨는데, 혹시 무엇이 더 힘들었나요?
A. 단연코 행정고시라고 할 수 있는데요, 저는 특히나 기술직이었기 때문에 강좌가 따로 없었어요. 그래서 혼자서 공부해야 했고, 자료도 얻기 정말 힘들었어요. 행정고시는 1차와 2차 시험, 그리고 3차 면접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중에서 2차 시험은 4~5일 동안 하나의 과목을 10장의 논술형으로 직접 써야 했어요. 그래서 객관식인 PEET보다는 더 힘들었던 것 같아요.

 
Q. 행정고시에 도전하고자 하는 약대생에게 도움이 될 만한 조언을 주실 수 있나요?
A. 약대생이라면 과학 위주의 공부를 많이 해오셨을 텐데 행정고시 공부는 전혀 다른 종류입니다. 새로운 분야의 공부인 만큼 또 다른 재미를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행정고시를 준비한다면 약사 면허를 취득한 후에 시작하셨으면 좋겠어요. 안전망이 있다는 건 심리적으로 굉장히 중요하니까요.
 
Q. 지금 4학년이시니까 올해 포함해서 3년 정도 더 다니셔야 하는데, 재학 중에, 즉 졸업하기 전에 가장 하고 싶으신 게 있다면 어떤 게 있으신가요?
A. 저는 실습 기간이 굉장히 기대됩니다. 일을 하다가 진로를 바꿔서 온 케이스다 보니 직접 병원이나 약국, 회사를 짧게라도 경험해 보면 무엇이 내 적성에 잘 맞는지, 추후 진로 선택에 도움이 많이 되는 시간일 거라고 생각해서 기대가 됩니다.
 
Q. 본인에게 약사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A. 저는 가로등이라고 생각해요. 밝을 때는 가로등이 필요 없지만 아플 때처럼 어두워지면, 그 가로등 하나가 되게 소중한 빛 한 줄기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만큼 약사는 우리 가까이에 있어 장벽이 낮은 등불이라고 생각해요. 가로등이 모든 것을 다 밝혀주진 않는 것처럼 약이 모든 걸 다 해결해 주진 않지만, 내가 가고 싶은 길을 찾을 수 있게 도와주기 때문에 약사를 가로등에 빗대고 싶어요.
 

 

[인터뷰 with 박소윤]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중앙대학교 약학대학에 재학중인 박소윤입니다. 23학번으로 1학년이고 현재 21살입니다.
 
[입학 전]
Q. 소윤님께서는 언제부터 약대 진학을 생각하였나요?
A. 제가 고등학교 1학년 때쯤, 약대 통합 6년제가 된다는 얘기가 나왔어요. 그 때부터 관심을 가졌다가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약사의 꿈을 굳히게 되었습니다.
 
Q. 고등학교 생활과 반수 전 생활은 어땠나요?
A. 고등학교 때는 여느 학생들처럼 친구들과 잘 지내고, 점심시간에 몰래 배달도 시켜 먹고 그랬어요. 저는 수시 전형으로 지원해서, 신경 쓸 것들이 정말 많았던 것 같아요. 독서 활동이나 동아리 활동, 각종 대회 등을 많이 준비했었습니다. 아무래도 고등학교 재학 중에 코로나가 시작되고 선후배 간의 교류가 적어져서 입시 준비가 더 어려웠던 것 같아요.
전적대는 동덕여자대학교 약학과였습니다. 원래부터 약학대학 진학이 목표여서 약학과에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한 학년이 40명 정도이고, 제가 22학번으로 진학했기 때문에 21학번은 없었어요. 그런 점에서도 아쉬움이 있었던 것 같아요.
 
 
[입학 과정]
Q. 약대 입시를 준비하면서 도움되었던 학생부 내용이나 스펙은 무엇인가요?
A. 고등학교 3년간 약대 입시를 준비했어요. 학생부 종합 전형으로 지원했으니까요. 학생 때는 잘 몰랐는데, 약대를 진학하고 교수님께서 말씀해 주시는 이야기들을 들어보니 제가 생각보다 반짝였을 수 있었겠구나 싶은 부분들이 있더라고요.
일단 교과목마다 세부능력 특기사항이라는 것이 있어요. 예를 들어 생활과 윤리라는 과목을 수강하면, 그 과목 선생님께서 이 학생은 해당 과목에서 어떤 내용을 탐구했고, 어떻게 수업을 들었는지 적어주시는 거죠. 저 같은 경우는 매우 다양한 과목을 들었는데 생활과 윤리 과목 같은 경우에는 해당 과목에 약학의 이야기를 녹여내서 탐구를 진행했었습니다. 사실 그렇게 관심 있는 과목도 아니고 제가 선택한 과목이 아니다 보니 조금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준비하는 과정에서 약학이라는 학문을 다양한 관점으로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소논문을 작성하거나 자율 탐구 과제도 했는데, 당시에는 내용이 너무 방대하고 제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잘 몰랐어요. 마냥 사막에서 길을 찾는 것처럼 열심히 했는데, 나중에 약대에 입학하고 보니 그때 했던 활동들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저것 많이 해보는 것이 확실히 좋은 것 같아요.
 

Q. 약학대학 입시를 준비하시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경험이 무엇이었나요?
A. 입시를 준비하면서 정말 다양한 친구들을 만났는데요. 친구들과 서로의 고충을 이야기하고 고민상담을 했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입학 전형이 다양한 만큼 약대 입학 후에도 계속 진로 고민을 하는 친구들이 많더라고요. 특히 정시로 입학한 친구들의 경우 성적에 맞추어 약대에 들어온 친구들이 생각보다 많다 보니, 약사가 내 적성에 적합한지 혹은 다른 과에 도전해 볼지 계속 생각하더라고요. 이렇게 고민하는 친구들을 옆에서 보고 얘기를 해보니, 입시도 중요하지만, 본인의 꿈을 찾고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를 찾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어요. 그렇다고 입시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지만, 입시 자체에만 치중하다가는 다른 중요한 것을 놓치는 사람을 많이 본 것 같아 본인이 원하는 진로를 어떻게 고민하고 찾을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Q. 연속 약대에 합격할 있던 비법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A. 저는 22학년도 입시(현역) 때는 교과 전형으로, 23학년도 입시(반수) 때는 학생부 종합 전형으로 입학하였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 시절 원서를 지원할 때는, 전략적으로 지원을 했습니다. 당시에 수능 최저기준이 있는 학생부 교과 지원이 가능한 학교 중에서 TO가 많은 순으로 지원했습니다. 그렇게 지원한 학교가 동덕여자대학교와 조선대학교였고 동덕여자대학교에 입학하였습니다. 정말 재수를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첫 번째 약대에 합격할 수 있었던 것 같기도 해요. (웃음)
두 번째 약대는 제가 정말로 가고 싶었던 학교로 지원했기 때문에 합격할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약대를 다니고 있기도 해서 정말 가고 싶은 약대만 골라서 지원했습니다. 대신 수능을 필요가 없는 학생부 종합 전형을 선택해서 자기소개서에만 집중할 있었고, 그게 휴학하지 않고 합격할 있었던 비결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지만 가장 중요했던 요인은 제가 가지고 있는 선택지가 많았기 때문인 같아요. 현역 입시에는 들어가지 않는 3학년 2학기의 내신을 소홀히 하지 않은 , 최저 학력 기준을 열심히 준비하며 수능 공부를 소홀히 하지 않은 , 내신만을 믿지 않고 학생부를 꾸준히 준비한 것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생각합니다. 전형에만 올인하는 것보다는, 다양한 방식으로 입시 전형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어찌 되었든 교과 과정에서 배우는 것들이고, 모두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니까요.
 
 
[입학 후]
Q. 약대에 합격했을 때는 어떠셨나요?
A. 처음 약대에 합격했을 때 엄청 기뻤어요. 수능생활이 정말 끝이 났고 대학생활이 시작된다는 느낌이 너무 좋았어요. 두 번째 입시도 최종합격을 할 줄 몰랐는데 붙어서 정말 기분이 좋았죠. 근데 막상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일단은 어떡하지였어요. 다시 1학년을 다녀야 한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주변에서는 굳이 다른 약대로 옮길 필요가 있냐는 반응이었는데 제가 무리해서 지원한 거였거든요. 그래서 부모님께 합격 소식을 어떻게 전해야 할지 고민도 됐지만 일단은 합격해서 기분이 정말 좋았습니다.
 
Q. 소윤님께서 재학 중인 학교의 제약 학회에서 유일한 1학년 회원이시라고 들었는데 학회에 지원하시게 계기가 궁금합니다.
A. 약대는 면허도 취득할 수 있고 미래가 보장되어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지만, 남들보다 한계가 빨리 정해진다고도 느꼈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도전을 하고 더 넓게 세상을 바라보고 싶어 입시를 다시 한번 도전했었고, 그만큼 약대를 1년 더 다니게 되어 제 선택에 책임을 져야겠다고 생각해서 학회에 지원했습니다.
 
Q. 학회에서는 주로 어떤 활동을 하시나요?
A: 이번 학기에는 아토피와 건선 치료제를 주제로 조사를 하는데요, 저는 아토피 치료제의 메커니즘을 조사해서 발표했었고, 임상논문 읽는 법을 배운 다음 핵심을 요약해서 발표했었습니다. 아직 1학년이라서 엄청 능동적으로 무언가를 하지는 못하지만 매주 발표 세션 때 다른 학회원들의 발표를 들으면서 천천히 배워가고 있습니다.
 
Q. 1학년 교과과정은 이전 학교와 비교해 어떻게 다른가요?
A. 일반화학, 일반생물학 등 기본 과정은 똑같이 배워요. 6년제가 되면서 원래 4학년의 과목 중 일부를 1, 2학년 때 배우게 되었는데, 그 순서가 학교마다 조금 다른 것 같습니다. 전적대에서는 1학년 때 약학통계학을 배웠는데, 현재는 약학수학을 배우고 있습니다. 유기화학도 전적대에서는 1학년 2학기 때 배웠었는데 현재 학교에서는 2학년 때 배웁니다. 그리고 전적대에서 1학년 때 무기 방사성 의약품학을 배웠었는데, 현재 학교에서는 나중에 선택 과목으로 듣는다고 합니다. 이렇게 순서만 다르고 결론적으로 배우는 건 다 비슷한 것 같습니다.
 
Q. 약대의 현재 1학년 커리큘럼은 어떤가요? 타과처럼 교양도 많이 듣나요?
A: 저희 학교는 2학년으로 진학하기 위해서 한 학기에 17학점 정도 들어야 하는데, 저는 지금 20학점을 듣고 있습니다. 전공은 9학점이고 그 외는 모두 교양 수업을 듣고 있습니다. 졸업 요건으로 반드시 채워야 하는 필수 교양이랑 선택 교양을 들어야 하는데, 지금은 필수 교양 위주로 찾아서 듣고 있습니다.
 
Q. 중앙대는 연극 수업을 필수로 들어야한다고 들었는데 맞나요?
A: 액트라는 수업이 2학년 필수 수업이라고 하더라고요. 저도 너무 궁금해서 선배님한테 물어봤는데 졸업하려면 다 해야 한대요. (웃음) 교수님마다 선호하는 스타일이 다르신데, 한 학기 내내 팀플로 진행하고 교류를 위해 다른 과 사람들과 팀을 만든다고 합니다. 극을 직접 써서 올리는 것까지 수업의 일부라고 하더라고요.
 
 
[졸업 후]

Q. 약대 졸업 후 어떤 진로를 염두에 두고 계신가요?
A: 작년까지는 병원에서 일하고 싶었어요. 약사로서 가질 수 있는 직업들 가운데 임상 현장에서 환자와 가장 가까이서 일할 수 있는 직업인 것 같아 병원 약사를 꿈꿨습니다.
근데 요즘에는 학교에서 다양한 수업도 듣고, 교수님과 말씀도 나눠보면서 뇌과학에 새롭게 흥미를 느끼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약이 육체에만 작용한다고 생각했는데, 여러 교과목을 공부하면서 약물이 뇌신경에도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처음으로 진정한 재미를 느껴서 뇌과학 연구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직 졸업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서 천천히 제 진로를 찾아나갈 생각입니다.
 

Q. 약사로서 본인의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요?
A. 근데 저도 보영 님처럼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보다는 하기 싫은 걸 하지 않는 것에서 더 행복감을 느끼는 사람인 것 같아요. 그걸 찾는 과정에서 저에게 맞는 직업이 약사라고 생각하기도 했고, 약학을 배우면서 흥미를 더 느끼고 학교를 다니고 있어요. 약사로서 최종 목표는 하고 싶지 않은 걸 하지 않아도 되는 삶을 사는 것입니다. 큰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그렇습니다. (웃음)
 
 
[그 외]
Q. 학생부 교과와 학생부 종합, 두 전형을 통해 약대에 입학하신 이력이 있는데 약대 진학을 고려하고 있는 고등학생들에게 그 두 전형에 대해서 조언을 해주자면 어떤 조언이 있을까요?
A. 학생부 교과 전형은 확실히 최저를 맞추면 유리합니다. 경쟁률이 상대적으로 낮긴 하지만 최저를 맞추기 위해서는 수능 공부도 놓지 않고 착실히 공부해야 합니다. 학생부 종합 전형으로 지원한다면 ‘소신껏’ 지원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 때는 학교 입장에서는 경쟁률이 낮은 과라도 더 좋은 학교에 가면 좋고, 학원 입장에서도 합격하는 게 중요하니까 적정 혹은 하향 지원을 권하셨어요. 이렇게 저를 둘러싸고 다양한 의견과 이해관계가 존재하다 보니 수시 지원 카드를 정할 때 정말 고민이 많았어요. 결국 저는 후회되는 선택을 했고, 그래서 다시 한번 도전해 다른 학교로 입학했습니다. 그래서 고등학생 여러분들은 진로와 희망을 충분히 고려해서 소신껏 지원하시면 좋겠습니다.
 

Q. 대학 입시에서 학생들의 약학대학의 선호도는 어떤가요?
A: 대학 선호도는 높은 편인 것 같아요. 정시 지원 시 가나다 군 TO도 적절하고 면허를 취득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인 것 같습니다. 의료계 전문직으로 일할 수 있으면서 의대나 치대보다 상대적으로 빠르게 사회의 일원이 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Q. 졸업하기 전에 가장 하고싶은 게 있으시다면 무엇인가요?
A: 앞으로 6년 동안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신분인 학생으로서 다양한 사람들을 많이 만나보고 싶습니다. 또 제가 정말 좋아하는 일을 찾고 싶어요. 여러 교양 과목도 들으며 다양한 분야를 배우는 게 재밌기도 하고 꿈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Q. 본인에게 약사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A: 저에게 약사란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전에 약학대학 입학이라는 목표를 향해 달려가서 합격하고 나니, 거기서부터 또 다른 새로운 시작이더라고요. 그래서 약사라는 직업 자체를 단순한 인생의 목표로 삼기보다는, 약사라는 타이틀을 시작으로 더 능동적으로 살아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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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이화여대), 김하늘(이화여대), 김현지(경희대), 박서연(이화여대)
송준석(고려대),  유승아(고려대), 윤준혁(가톨릭대), 이소은(중앙대), 
이혜윤(중앙대), 임윤지(서울대), 장유진(이화여대), 한상효(덕성여대)
 
'Talk with Pharmacists'는 KNAPS 문서국에서 연재하고 있습니다.
 
본 글은  이보영님과 박소윤님의 동의 하에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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