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APS

서울대학교 엄태원

파견기간: 2022.07.11 – 2022.08.05

▶ 파견기관: 지역 약국(Community Pharmacy)

 본 프로그램은 ŠSSFD(Študentska Sekcija Slovenskega Farmacevtskega Društva)과의 협력으로 진행되었습니다.

 

1. 지원 동기

KNAPS에서 운영하는 SEP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약학대학 입학 후 (2020년 입학) 학교 선배들을 통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KNAPS 공식 홈페이지에 나와있는 파견 후기들을 읽으며 약대생들이 서로 교류하는 경험의 값어치에 매료되었고 앞으로 있을 여러 방학 중 하나를 할애하여 지원하기로 결심하였습니다. 그러나 COVID-19으로 인해 방학기간 중 해외로 나가는 것에 대한 제한과 부담이 있었고 시간이 흘러 약학대학 5학년 여름방학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저희 학교 커리큘럼 상, 방학기간을 온전히 사용할 수 있는 것은 5학년 여름방학이 마지막이었기에 신중을 가하며 다시없을 기회라 생각하고 SEP 프로그램 공지를 기다렸습니다.

 

SEP 프로그램 지원 관련 절차와 서류들은 지원 시기가 되었을  상세히 공지가 되기 때문에 크게 어렵지 않게 준비할  있었습니다. 오히려, 지원하는 국가의 우선순위를 결정하는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던  같습니다.  같은 경우, 나라를 선택함에 있어 최대한 낯설며 이방인으로 있을  있는 나라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약학대학을 재학하며 학년이 높아질수록 여러 진로 분야에 대한 정보를 폭넓게 얻을  있었습니다. 그러나  스스로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지 않았기에 오히려 진로선택 앞에서 혼란만 가중된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그리하여 완전히 새롭고 낯선 환경에서 제가 어떤 선호와 반응을 보일지를 알고 싶었고  자신을  알아가고 싶은 마음에 우리에게는 다소 낯선 국가인 슬로베니아를 1지망으로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2. 준비 과정

국문신청서, 영문 CV, 영문 ML  3가지의 서류를 작성해야 합니다. SEP 지원 이전에  번도 영문으로 본인을 소개하고 이력서를 작성한 경험이 없었기에 작성 초반에 상당히 애를 먹었습니다. 원론적인 얘기일  있지만, 결국 과장없이 최대한 진정성 있게 쓰려고 노력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후 출국하여 슬로베니아 SEO에게 듣기로, 대략 160 넘게 지원하여 28명을 선발했다고 하니 충분한 시간을 갖고 천천히 서류들을 채워나가는 것이 선발에 좋은 요인으로 작용할  같습니다.

 

3 말경에 Slovenia SEO ‘Nuša’로부터 합격 이메일을 받았고 이후 이메일과 Whatsapp 통해 연락을 주고 받으며 프로그램 관련 준비 사항들을 챙겼습니다. 인턴 배정 장소, 인턴 기간, 대학교 기숙사 입주  구체적인 일정을 확정하였고 공지사항 뿐만 아니라 슬로베니아 교통, 볼거리, 먹거리, 관광  세심하게 준비한 안내 자료들도 받아   있었습니다.

 

3. 지역 약국 인턴

파견 국가가 정해지고 인턴 기관을 선택할  연구실을 선택할지 지역 약국을 선택할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저랑 같이 인턴을 했던 약대생 친구들같은 경우 대부분 연구실을 선택 했었습니다만, 이미 한국에서 대학교 랩실 인턴을  적이 있고 조금  생생하게 현지인들과 소통하고 싶다는 생각에 지역 약국으로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일한 약국은  3명의 약사님과 1명의 보조 직원 분이 같이 일하는 가족같은 분위기의 약국이었습니다.  파트타임 약사 분은  약국이 대학생 시절 실습을 했던 약국이었으며  이후로 15 넘게 같이 일하였다고 합니다. 이러한 사실만 봐도  다정다감한 분위기를 유추할  있었습니다.

 

제가 했던  업무는 의약품 입고  재고 정리, 환자  응대, 요양병원 처방약 준비, 약사님 보조, 크림제 제조 등이었습니다. 약물학, 약물치료학1, 약물치료학2 수업 정도를 수강한 상태였기에  자체가 생소하지는 않았으나  1 동안은 약의 위치, 적응증, 환자 분의  호소 증상 등을 매칭하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버거웠습니다. 약사님들께서 언제든지 옆에서 도움을 주시고 질문도 친절하게 받아 주셨지만, 제가  약국을 운영하는데 폐보다는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이 컸기에 적극적으로 공부하고 적응하고자 했었습니다. 

 

약국에서는 제가 인턴을 하러  만큼 개인적으로 공부를    있도록 많이 배려 해주셨습니다. 가령, 제가 일했던 약국은 근처 요양병원들에 정기적으로 의약품을 조제하여 배달하는 업무를 담당하였는데 노인 환자 분들이다보니  환자에게 처방되는 약물이 10가지가 넘는 경우가 허다했습니다. 정신없이 처방된 약을 포장하고 준비한 , 다소 한가한 시간에 약사님과 함께 처방전을 다시 훑으며  환자의 상태에 대하여 이야기하곤 했습니다. 아이패드로 학교에서 배웠던 내용들을 띄워놓고 앞에 놓인 처방전의 약들을 통해 해당 환자의 상태를 제가 미루어 짐작해서 말하면약사님께서 구체적으로  환자가 어떤 History 갖고 있는지 상세하게 설명 해주셨습니다. 학교에서 배웠던 지식이 실무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경험할  있었습니다.

 

간략하게 슬로베니아의 지역 약국에 대하여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우선 하나의 의약품에 대하여 수많은 제네릭을 생산하는 제약회사가 있는 우리나라와 달리 슬로베니아에서 약국에 공급되는 제네릭은 크게 LEK KRKA라는 2가지  제약회사에서 담당합니다. 따라서 어느 약국을 가더라도취급하는 약의 종류나 가짓수의 편차가 그렇게 크지 않아 업무 적응적인 면에서는 약국을 옮기는 것이 약사 입장에서 그렇게 부담되지 않는다 하였습니다.

 

 

4. SEP Slovenia 활동

 

 주말마다 슬로베니아 교환학생관리국 친구들 주도 하에 수도인 류블라냐 근교의 도시들과 자연경관을 방문하였습니다. Piran, Lake Bled, Nanos, Vintgar gorge  전부 열거하기 힘들만큼 많은 곳들을 돌아다녔습니다. 평일 저녁에는 류블라냐를 관광하기도 하고 SEP 학생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습니다. 어느덧 여행을 왔다는 느낌보다도 그곳에서 생활하는 현지인처럼 지내게 되는  같았습니다. 밤마다 류블라냐 성에 올라가지는 석양을 바라보며 꼭두새벽까지 수다를 떨고, 그곳에 설치된 대형스크린 앞에서 팝콘을 먹으며 영화도 보는 색다른 경험들을   있었습니다. 다른 환경 속에서 자란 또래의 친구들이 하는 고민과  이야기들은 정말 흥미로웠습니다. 사람들 하나하나가  작은 우주라는 말이 어떤 의미인지 비로소 깨달을  있었고 당연하게 받아들이곤 했던  상식과 편견이 매번 깨지는 경험은 SEP 아니었다면   없었을 것입니다.

 

기숙사에서 지냈기 때문에 약대생 뿐만 아니라 유럽  대학 교환 학생 프로그램 ERASMUS’ 통해 슬로베니아에  다양한 국적의 타과 학생들과도 만나 SEP 학생들과 다같이 어우러져 교류할  있었습니다

 

5. 맺음말

완전히 색다른 새로운 환경 속에서 내던져지면서 제가 생각한 상식들이 전면으로 파괴되는 경험은  자신을 가장 빠르게 알아가는 방법처럼 느껴졌습니다. 

 

약학대학 입학 , 학교 커리큘럼을 충실히 따라가면서 임상약학적 지식들을 쌓을  있었습니다. SEP  과정에 더해 의료 체계 속에서 약사로서 어떤 역할을 수행해야하고 나아가  자신만의 흔들리지 않는 철학과 가치관을 어떻게 정립해 나가야 하는지에 대하여 숙고해볼 있는 귀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우리나라와는 다른 의료 시스템과 문화 속에서 약사로서 그리고 약대생으로서 각자의 가치를 쫓는 분들의 이야기를바로 옆에서 듣고 경험해보는 것은 여러 교환학생 프로그램들 중에서도 유일무이하게 SEP 통해서만 경험할  있습니다. 

 

슬로베니아로 SEP떠나게 된다면 절대로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되시리라 확신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