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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7일은 세계 고혈압의 날입니다. (출처: WHO)

1. 세계 고혈압의 날(World Hypertension Day)이란?

  5월 17일은 세계 고혈압의 날입니다. 세계 고혈압의 날은 세계 고혈압 연맹(WHL: World Hypertension League)에서 고혈압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고혈압으로 인한 질병을 예방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정했습니다. 2005년 5월 14일에 처음 세계 고혈압의 날 행사가 시작되었으며 2006년부터 5월 17일을 기념하여 지속적으로 행사를 개최하여 각국 정부의 고혈압의 예방과 식생활 습관에 관련한 고혈압이라는 질환에 관심을 가지도록 촉구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 통계 기반에 따르면 고혈압이 있는 성인의 50% 미만이 자신의 혈압이 높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으며, 일부 인구에서는 10% 미만으로 매우 낮았습니다. 이에 2021년 세계 고혈압의 날은 전 세계적으로, 특히 저소득/중 저소득 지역에서 인식을 개선하고, 정확한 혈압 측정을 알리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비전염성 질병에 대한 전 세계적 대책으로 2025년까지 고혈압 유병률을 25% 줄이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습니다. 이는 지역 선별 프로그램을 구축하고 임상에서 의료인이 정기적으로 혈압을 측정하는 것을 통해 달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한국고혈압관리협회는 “당신의 혈압은 얼마입니까?”라는 슬로건으로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자신의 혈압이 얼마인지를 알고 건강관리를 해나갈 수 있도록 캠페인을 전개함으로써 고혈압에 대한 관심을 촉구합니다. 고혈압이 주요 사망원인으로 꼽히는 심혈관질환의 대표적인 원인인 만큼 고혈압에 대한 적극적인 관리와 치료가 필요성에 주목하여 고혈압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고, 고혈압 예방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고혈압 예방을 위한 캠페인을 지속해서 전개하고 있습니다.

 

 

2. 고혈압 발병 추이

▶ 해외 현황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세계 성인 고혈압 인구는 1975년 약 6억 명에서 2015년 약 11억 3천만 명이며 대략 남성 4명 중 1명, 여성 5명 중 1명이 고혈압을 앓고 있습니다. 또한 고혈압을 가지고 있는 대부분이 저소득/중 저소득 국가에 살고 있습니다. WHO는 고혈압 인구가 40년간 두 배 이상 급증한 이유로 고혈압 진단기준 강화와 식·생활습관을 꼽았습니다.

 

▶ 국내 현황

  2020년 5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8년 기준 고혈압 유병률 및 요양 급여비용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만 30세 이상에서 수축기 혈압이 140mmHg 이상이거나 이완기 혈압이 90mmHg 이상, 또는 고혈압 약물을 복용한 분율인 고혈압의 유병률은 28.3%로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고혈압 외래 진료 환자 수는 약 850만 명으로 우리나라 30세 이상 인구의 약 1/4에 해당함으로써 고혈압의 국내 유병률이 상당히 높음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30세 이상 대한민국 국민의 약 3명 중 1명은 고혈압 환자입니다. 30세 이상 남성의 경우 35%, 여성의 경우 23%로 여성보다 남성에서 고혈압을 기저질환으로 갖는 비율이 높았습니다.

 

 

3. 고혈압 진단

  일반적으로 병원에서 수축기 혈압이 140mmHg 이상이거나 이완기 혈압이 90mmHg 이상일 경우에 고혈압으로 진단합니다. 혈압 측정 방법에 4가지가 있는데 혈압 측정 방법에 따라 진단 기준에 차이가 있습니다.

 

① 진료실 혈압: 병원에서 전문 의료인력이 진료실에서 측정하는 혈압입니다.

- 수축기 혈압: 140mmHg 이상 또는 이완기 혈압이 90mmHg 이상일 때 고혈압을 진단

(1기 고혈압: 수축기 혈압 140-159mmHg 이상 또는 이완기 혈압이 90-99mmHg 이 상, 2기 고혈압: 수축기 혈압 160mmHg 이상 또는 이완기 혈압이 100mmHg 이상)

② 진료실 자동혈압계: 환자 혼자서 병원의 자동혈압계로 혈압을 측정하였을 때의 혈압입니다.

  진료실 또는 진료 환경에서는 일시적으로 혈압이 상승하여 고혈압이 아님에도 혈압이 높게 측정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백의 고혈압이라고 합니다. 진료실 혈압계를 이용하면 백의 효과를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가면 고혈압이란 진료실 혈압은 정상 범주에 있지만, 활동 측정 혈압이 높은 경우를 말하는데 진료실 자동혈압계로 혈압을 측정하는 경우 가면 고혈압을 진단에 불리할 수 있습니다.

- 수축기 혈압: 135mmHg 이상 또는 이완기 혈압이 85mmHg 이상일 때 고혈압을 진단

(백의 고혈압: 진료실 혈압이 140/90mmHg 이상/가정혈압 또는 주간활동혈압이 135/85mmHg 미만, 가면 고혈압: 진료실 혈압이 140/90mmHg 미만/가정혈압 또는 주간활동혈압이 135/85mmHg 이상)

 

③ 가정혈압:  가정에서 자동혈압계를 이용하여 측정하는 방법입니다.

  진료실 혈압보다 심뇌혈관 질환의 발생을 더 정확히 예측하며 환자의 순응도를 높일 수 있으며 의료 경제적 측면에서 유용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 수축기 혈압: 135mmHg 이상 또는 이완기 혈압이 85mmHg 이상일 때 고혈압을 진단

 

④ 24시간 활동혈압: 활동혈압계를 이용하여 진료실 밖에서 측정하는 혈압입니다.

  낮과 수면 중 혈압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며 24시간에 걸쳐 15~30분 간격으로 혈압을 측정하여 진료실 혈압보다 예후를 더 잘 반영합니다. 진료실 혈압보다 표적 장기 손상과 상관관계가 깊으며 심혈관계 원인으로 인한 사망의 강력한 예측인자로 사용되는 장점이 있습니다.

- 하루 평균혈압: 수축기 혈압 130mmHg 이상 또는 이완기 혈압이 80mmHg 이상

- 주간 평균혈압: 수축기 혈압 135mmHg 이상 또는 이완기 혈압이 85mmHg 이상

- 야간 평균혈압: 수축기 혈압: 120mmHg 이상 또는 이완기 혈압이 70mmHg 이상

 

 

4. 고혈압 증상과 합병증

▶ 증상

  고혈압을 "침묵의 살인자"라고 합니다. 대부분의 고혈압 환자는 경고 징후나 증상이 없을 수 있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혈압을 측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고혈압의 증상으로는 이른 아침 두통, 코피, 불규칙한 심장 박동, 시력 변화, 윙윙거리는 소리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심한 고혈압은 피로, 메스꺼움, 구토, 혼란, 불안, 가슴 통증 및 근육 떨림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고혈압을 감지하는 유일한 방법은 전문 의료인이 혈압을 측정하는 것입니다.

 

▶ 합병증

  고혈압으로 인한 동맥경화로 심장으로 가는 혈류와 산소가 감소함으로써 심장, 신장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심장으로의 혈액 공급이 차단되고 심장 근육 세포가 산소 부족으로 괴사하면 협심증과 그로 인해 흉통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혈류가 더 오래 차단될수록 손상이 심해집니다. 심장이 다른 중요한 신체 기관에 충분한 혈액과 산소를 공급할 수 없어서 심부전을 일으키기도 하고 뇌에 혈액과 산소를 공급하는 동맥을 파열하거나 차단하여 뇌졸중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높은 혈압 때문에 신장 혈관이 손상되면 신장 혈관이 두꺼워지고 굳어서 신장에 혈액 공급이 부족해집니다. 신장 기능이 떨어지면 몸에 노폐물과 수분이 쌓여 혈압이 조절되지 않는 악순환이 나타나고 치료하지 않으면 신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5. 고혈압 약물 치료

  고혈압 치료는 혈압 상승에 의한 심뇌혈관 질환을 예방하고자 하는 1차 예방과 심뇌혈관 질환이 이미 발생한 환자에서 심뇌혈관 질환 진행을 억제하고 재발을 막는 2차 예방으로 나뉩니다. 1차 예방에 사용되는 1차 고혈압약으로는 이뇨제, 베타차단제, 칼슘차단제, ACE 억제제 및 안지오텐신 차단제가 있으며, 2차 예방 목적으로는 항혈소판 요법, 지질 강하제 투여 방법, 혈당 조절 방법 등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또한 약효가 24시간 지속되어 1일 1회 복용이 가능하고, 최저/최대 효과 비(through/peak ratio)가 0.5 이상인 혈압 변동성을 최소화할 수 있는 약을 사용합니다.

  이뇨제는 사용 초기에는 콩팥 세뇨관에서 나트륨 흡수를 감소시켜 혈압을 낮추지만, 장기적으로 사용하면 말초혈관 저항을 감소시켜 강압효과를 나타냅니다. Thiazid(티아지드)계 이뇨제는 고용량을 투여하면 저칼륨 혈증, 내당능 저하, 요산 증가, 부정맥, 지질 대사장애 등 여러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주의해야 하며, Spironolactone은 고칼륨 혈증과 여성형 유방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Furosemide, Torsemide와 같은 loop(루프) 이뇨제는 울혈성 심부전 혹은 사구체 여과율이 30mL/min/1.73 m2 미만으로 저하된 경우에 사용합니다.

  베타차단제는 천식이나 만성 폐쇄성 폐질환, 말초혈관 질환 등을 가진 환자와 이형 협심증 환자에서는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고, 노인 및 당뇨병 환자들에서 혈당 및 지질 대사 장애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서 사용해야 합니다. 협심증, 심근경색, 빈맥성 부정맥을 동반한 경우 심장 선택성이 높은 베타-1 선택성 베타차단제가 추천되며, 이는 심박수가 높고 비교적 젊은 환자에서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당뇨병 발생 위험이 높은 환자에서 베타차단제와 이뇨제의 병용요법 사용 시 부작용에 주의해야 하며, 노인의 경우 특별한 적응증이 있는 경우에만 베타차단제 사용이 허용됩니다. 

  칼슘차단제는 관상동맥 확장 작용이 있어 안정형 협심증에 효과적이며 관상동맥 연축에 의한 이형 협심증에도 매우 효과적입니다. Non-dihydropyridine 칼슘차단제인 Verapamil과 Diltiazem은 반사성 빈맥 부작용이 낮아 심근경색 후에도 사용할 수 있고 이완기 충만을 개선하므로 비후성 심근증 환자에게 추천됩니다. 하지만 변비, 방실 전도 장애, 심근 수축력 저하 등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방실 차단 및 수축기 심부전 환자들의 경우 조심해서 사용하여야 합니다. 반면 dihydropyridine 칼슘차단제의 경우 빈맥, 발목 부종, 두통 및 안면 홍조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ACE 억제제, 안지오텐신 차단제는 심부전 환자의 사망률을 감소시키고, 신기능 장애가 진행하지 못하도록 억제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또한 좌심실 비대와 죽상동맥 경화증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으며 혈관 내피세포 기능과 혈관 재형성에 이롭게 작용합니다. 하지만 이를 양측성 신동맥 협착 환자에게 투여하면 심한 저혈압 및 신기능 악화를 초래할 수 있으며, 그 밖에도 고칼륨 혈증, 양측성 신동맥 협착증에서 급성 신손상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6. 고혈압 예방

고혈압은 생활 속에서 비약물 요법으로 예방, 개선될 수 있습니다.

 

 체중감소: 비만인 사람은 비만이 아닌 사람과 비교했을 때 고혈압의 위험이 약 5배 정도 높으며, 체지방이 10% 증가할 때마다 수축기 혈압은 8mmHg, 이완기 혈압은 4mmHg 정도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비만인 사람이 본인 체중의 10%를 감량할 경우 5~20mmHg 정도 혈압을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② 운동 요법: 운동을 통해 체중이 감소하지 않더라도 운동을 하는 그 자체로 수축기, 이완기 혈압이 모두 5mmHg 정도 하강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운동은 주 3회, 한 번 시행 시 30분 정도의 속보 운동이 추천되며, 손상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서서히 시작해서 점진적으로 강도를 높여 나가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자신의 신체 상태에 맞는 운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흡연자, 과체중 또는 비만인 사람 등의 경우 운동 시작 전, 의사로부터 적절한 운동을 처방받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운동 중에 흉통, 어지럼증, 호흡 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즉시 운동을 멈추고 병원을 방문해야 합니다.

 

③ 식이요법: 저염식을 실행하고, 칼륨과 칼슘을 충분히 섭취함으로써 혈압 강하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신장 기능이 좋지 않은 사람의 경우 고칼륨 혈증은 치명적인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지방 섭취를 줄이는 것은 직접적으로 혈압을 낮추는 역할은 하지 않지만 심혈관 질환 발생의 위험을 감소시켜 간접적으로 이로운 효과를 나타낼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약사 차원에서 가정에서의 혈압 측정법을 교육함으로써 고혈압 예방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7. 고혈압과 코로나 19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19 확진자의 절반 이상이 심혈관 질환을 가지고 있으며, 고혈압이나 심혈관 질환자에서 코로나 19로 인한 높은 사망률이 나타나는 양상이 확인되었습니다. 일부 혈압약(ACE 억제제 및 안지오텐신 차단제)이 코로나바이러스가 세포 안으로 들어가는 데 관여하는 안지오텐신 전환효소(ACE)를 증가시켜 코로나 19 감염에 대한 위험도를 높인다는 주장이 제기된 바 있습니다. 하지만 대한고혈압학회 안지오텐신 전환효소의 증가가 고혈압 환자에서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임상적 근거가 부족하므로 ACE 억제제와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를 타 계열의 약제로 교체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입니다. 또한 고혈압약 사용으로 얻는 이득이 중단 및 변경에 따른 위험도보다 크기 때문에 약제를 변경 및 중단하지 말고 지속해서 복용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중증 코로나 19 환자에서 고혈압 유병률이 높지만, 중증 환자는 나이가 많고 일반적으로 심부전, 관상동맥 질환, 뇌졸중 및 만성 신질환과 같은 고혈압 합병증이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심각한 감염 또는 사망의 독립적인 요소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공중보건국원 이수빈(경희’17), 조유진(이화’18), 허채원(덕성’18)

 

 

 

 

 

참고문헌:

- 세계 고혈압 연맹, https://www.whleague.org/index.php/features/world-hypertension-day

- http://whosaeng.com/110383

- 건강보험심사평가원 2018 고혈압 적정성 평가결과 보고서

- https://www.who.int/news-room/fact-sheets/detail/hypertension

- 대한고혈압학회, http://www.koreanhypertension.org/sense/self

- http://www.bosa.co.kr/news/articleView.html?idxno=2135713

- https://www.mdon.co.kr/news/article.html?no=261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