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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2월 4일은 세계 암의 날입니다.

1. 세계 암의 날(World Cancer Day)

 

  세계 암의 날은 암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것에서부터 암의 전세계적인 발병에 대항할 수 있다는 취지의 공중보건 기념일입니다. 1999년 파리에서 열린 암 치료 국제학회(IACAT, International Congress on Anti-Cancer Treatment)에서 2000년을 맞이하며 작성한 파리 헌장에 세계 암의 날 채택이 포함되면서 기념일이 제정되었습니다. 파리 헌장은 암에 대한 연구를 촉진하고, 암을 예방하며, 환자 서비스를 개선하고, 인식을 높이고, 암 퇴치를 위한 국제적인 노력을 촉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선언문이 작성된 후 당시 유네스코 수장과 프랑스 대통령이 선언에 서명을 함으로써 선언문이 채택되었고 그 이후 국제 암 기관이나 기구들도 이를 채택하였습니다.

  세계 암의 날을 주최하는 기관은 Union for International Cancer Control(UICC)입니다. UICC는 가장 크고 오래된 국제 암 기구로서, 세계 암 부담을 줄이고, 형평성을 추구하며, 암 관련 각종 회의를 조직하고, 역량 구축활동을 하는 등 권익옹호(advocacy) 노력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세계 보건 기구(WHO, World Health Organization) 또한 UICC의 활동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3년 3월 21일을 ‘암 예방의 날’로 지정하여 기념하고 있습니다.

  2019-2021년 동안 세계 암의 날의 대주제는 ‘I Am And I Will’로, 모두의 크고 작은 노력이 지속적이고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 것이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올해의 소주제는 ‘Together, all our actions matter’로 개개인의 행동이 자신의 주변에, 이웃에, 커뮤니티와 도시에 영향을 준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2.  올해 세계 암의 날 주요 이슈: 자궁경부암

 

  자궁경부암은 성접촉에 의한 HPV(Human Papillomavirus, 사람 유두종 바이러스) 감염이 주된 원인이며, 자궁경부암 환자의 99%에서 고위험 유형 HPV가 발견됩니다. 특히 고위험 유형 중 HPV 16, 18형이 자궁경부암 원인의 70%를 차지하는데, 예방접종을 통해 자궁경부암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2분마다 1명의 여성이 자궁경부암으로 사망하며, 한 해에 300,000명 이상의 여성이 사망합니다. 또한 사망자 10명 중 9명은 저소득 국가에서 발생하는 등 사회경제적 불평등이 크게 반영되는 질병입니다. 자궁경부암은 HPV 백신 접종, 조기 발견과 시기적절한 치료 등의 적절한 조치로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암이기 때문에 예방접종과 치료를 부담하기 어려운 저소득층 국가에서 발생률이 높습니다. 이러한 불평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치료 노력과 더불어 빈곤, 젠더 불평등을 개선하려는 노력과 보편적 건강 보장(Universal Health Coverage)을 확대하려는 노력이 동반되어야 합니다.

  WHO에서는 자궁경부암을 예방하기 위해 다음의 두 가지 방법을 강력히 추천하고 있습니다. 첫째, HPV에 노출되기 전 9세와 14세 사이에 백신접종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둘째, 성생활을 시작한 여성은 30세부터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서 병변을 암 발생 전에 조기 발견하여 생존율을 크게 높일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 시행한 연구에 따르면 초기 단계에 자궁경부암을 발견한 여성의 생존율은 93%인데에 비해 후기에 발견한 자궁경부암의 생존율은 15%에 불과하였습니다.

 

 

 

 

 3. 암 관련 약사 직무 소개 : 병원 약사 항암조제실

 

  아직 병원실습을 하지 않은 약대생들에게 생소할 수 있는 병원약사의 직무 중 항암조제에 대해 소개하고자 합니다. 병원실습을 통해 입원 조제, 항암조제, 외래 조제, 약무정보 등의 파트를 돌아보며 여러 직무에 대해 배우게 됩니다. 그 중 항암조제 파트에서는 처방조제, 투약 및 반환, 임상약 조제 및 투약, 병동배치 응급의약품 관리, 야간 약국 운영 등의 직무에 대해 경험해 볼 수 있습니다. 더불어 항암 조제실에서는 항암요법환자 복약지도, TDM, TPN 제조 등이 진행됩니다.

  병원에서 사용하는 항암제는 대부분 주사제이고, 무균조제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입원조제와 달리 별도의 무균 조제실에서 조제됩니다. 최근 분당 서울대병원에서는 조제의 정확도를 높이고 조제하는 약사를 보호하기 위해 조제 로봇을 도입하기도 하였습니다. 의사가 처방한 주사 항암제에 대해 약사가 용량과 용법을 검토한 후 진행을 확정하면 이를 바탕으로 로봇이 작업을 진행합니다.

  TDM은 치료약물농도감시(Therapeutic Drug Monitoring)의 약어로, 좁은 치료범위를 가진 약물의 농도를 적절한 수준에 맞추어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충분한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합니다. TPN은 완전비경구영양법(Total Parenteral Nutrition)의 약어로, 식이 조절이 어렵거나 영양부족 상태의 암 환자들에게 보조적인 치료를 제공합니다. 약사는 환자의 상태를 고려하여 TPN regimen을 짜고 의사의 처방을 자문하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4. 우리나라 암 발생 현황

 

자료출처: 국가암정보센터 "통계로 보는 암"

  중앙암등록본부의 2018년 통계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들이 기대수명(83세)까지 생존할 경우 암에 걸릴 확률은 37.4%였으며, 남성(80세)은 5명 중 2명(29.8%), 여성(86세)은 3명 중 1명(34.2%)에서 암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되었습니다. 특히 65세 이상에서의 암 발생률은 10만명당 1563.4명에 달하여 고령층에서 암 발생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특성이 나타났습니다. 성별로 나누어 살펴보면, 50대 초반까지는 여성의 암발생률이 더 높다가, 후반부터 남성의 암 발생률이 더 높아졌습니다. 남성의 암 순위는 위암, 폐암, 대장암, 전립선암, 간암 순이었으며, 여성의 암 순위는 유방암, 갑상선암, 대장암, 위암, 폐암 순이었습니다.

 

 

 

 

5. 암 관련 약사 직무 소개 ②: 지역 약사로서 할 수 있는 암 예방 노력

 

1) 자궁경부암 예방접종 홍보

  약국 약사는 자궁경부암에 관련된 정확한 정보 전달과 예방접종 홍보를 통해 자궁경부암 발생률 개선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또한 HPV 백신에 대한 사람들의 막연한 두려움과 부작용에 대한 걱정을 정확한 설명을 통해 해소해주는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HPV 백신은 안전하고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으며, WHO는 9세~14세 사이의 여아에게 HPV 백신을 맞는 것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또한 현재까지 OECD 34개국 중 29개국이 HPV 백신을 국가 예방접종사업에 도입했습니다. HPV 백신은 현재 전세계 65개 국에서 2억건 이상 효과적으로 접종되었으며, WHO는 반복적으로 안전성 우려가 없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HPV 백신 홍보 포스터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당해 만 12세 여성을 대상으로 HPV 백신 2회와 진찰료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한 서바릭스 2가(Cervarix, HPV 16,18형 예방), 가다실 4가(Gardasil, HPV 6,11,16,18형 예방), 가다실 9가(HPV 6,11,16,18,31,33,45,52,58형 예방)의 세가지 백신이 판매되고 있습니다. 2020년 11월에 국회에서는 HPV 백신 국가예방접종 대상 연령과 성별을 만 12세 여아에서 만 18세 미만 남녀 모두를 포함하도록 확대하는 법안을 발의하기도 하였습니다.

 

 

2) 암 검진 권장 활동

  암의 조기검진을 통해 증상으로 인해 진단하는 경우보다 치료 경과를 개선하고 궁극적으로 생존율을 높일 수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의학적인 관점에서 암 발생인구의 약 1/3은 암을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할 경우 완치가 가능한 것으로 보고하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흔하게 발생하는 위암, 간암, 대장암, 유방암, 자궁경부암은 비교적 간단한 방법으로 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으며,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할 경우 90% 이상 완치가 가능합니다. 이러한 암 검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정부에서도 국가 암 검진 지원 사업을 운영하고 있으며, 의료 접근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저소득층에게 위암, 간암, 대장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폐암에 대한 암 검진 비용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지역약국 약사로서 암 검진 권장 활동을 통해 암 발생률 감소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안산시의 암 예방 운동 본부는 '조기 암 검진이 당신을 살립니다'는 메시지를 담은 스티커를 1만매 이상 배포했으며 오는 4월부터는 안산 소재 건물 1층 화장실에 조기 암 검진과 금연의 중요성을 알리는 스티커를 부착할 계획입니다. 또한 서울지역에서 운영하는 건강증진 협력약국은 암 조기 검진과 예방에 대한 중요성을 공부하고 이를 직접 주민에게 상담하는 과정에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또한 금연 클리닉을 운영함으로써 폐암 발생률을 줄일 수 있습니다. 암 중에서 특히 폐암은 ‘암으로 인한 국내 사망 원인’ 1위를 차지하는 무서운 질병이라고 알려져 있는데요. 폐암의 가장 중요한 위험인자는 흡연으로, 폐암 환자의 85%는 현재 또는 과거 흡연자라고 합니다. 중년 이전에 금연하면 담배에 의한 폐암 발생 위험이 90% 이상 줄어들며, 폐암 진단 이후에도 금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서울시에서 시행하는 세이프약국에서는 금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세이프 약국은 흡연자에게 금연지지를 해주고, 금연의지가 있는 대상자에게는 금연 클리닉 등록카드 작성 후 4주간 금연상담 및 금연보조제를 지급합니다. 이후 보건소의 금연 클리닉으로 연계하는 역할을 통해 장기적인 금연을 도울 수 있습니다. 이처럼 약국에서 제공하는 금연서비스는 폐암 예방에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참고문헌>

-세계 암의 날 https://www.worldcancerday.org/

-국립암센터 http://ncc.re.kr/

-중앙암등록본부, 2018년 국가암등록통계 참고자료

-http://dongascience.donga.com/news.php?idx=37978

-https://www.kpanews.co.kr/article/show.asp?page=474&category=B&idx=141118

-http://www.mdon.co.kr/news/article.html?no=28431

 

 

작성: KNAPS 공중보건국 성미강(서울대학교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