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APS

톡!톡!톡! Talk with Pharmacists #24

변호사에 대해 알아볼까요? By. 김정현 약사님

 

약력

이화여자대학교 약학대학

2012                          아산병원 근무

2013                          변리사 합격

2014 ~ 2015. 08.   김&장 근무

2016 ~ 2019. 02.   서울대 로스쿨 재학

2019.03.~                LK 파트너스 변호사



약사의 또 다른 진로 ‘변호사' 

 

 

Q1. 약대 출신 변호사는 흔치 않은 진로 중에 하나인데, 이 진로를 선택하신 계기가 있으신가요? 
A. 제약회사 인턴을 하면서 식약처, 특허청, 법률대리인과 업무를 수행할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 약대 졸업 후 어떤 진로를 선택할지 고민이 많은 시기였는데, 처음으로 법이나 제도 쪽 공부를 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당시 법대는 폐지되고 로스쿨 제도는 정착되기 전이어서, 변리사 시험을 택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조금 돌아오긴 했네요.(웃음)
변리사로 근무하던 곳에서 변리사로서는 여러 가지 한계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법률적 지식을 좀 더 갖추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변호사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Q2. 변호사가 되기 위해서 어떤 과정과 어떤 노력을 하셨고, 그리고 그 과정에서 겪은 어려운 점과 극복 방안은 어떤 것이 있었나요? 
A. 변호사가 되기 위해서는 로스쿨을 가야 하는데 직장을 다니던 상태이다 보니 ‘과연 괜찮을까?’라는 생각에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이번에 안 해보면 후회가 많을 것 같아서 용기 내서 준비를 시작했고요.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약대랑 로스쿨 공부를 병행하는 것이 결코 간단하지 않습니다. 둘 다 잘 해낸다는 것은 사실상 어려울 것 같아요. 특히 약대생들은 2+4년제로 들어와서 또 다른 입시 준비를 하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가 클 것 같네요. 

Q3. 혹시 로스쿨 입시 준비에 나이가 큰 비중을 차지하나요? 
A. 듣기로는 로스쿨도 요즘 약대 입시와 비슷하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졸업한 학교에 국한하여 이야기하면, 귀납적으로 최고령자들은 특이한 경력이 있을 때 합격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Q4 변리사나 변호사가 되고 싶은 학생들에게 약대 학부 때 하면 도움이 될 만한 활동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A. 만약 수험 준비를 안 하고 계시다면, 저는 약대 수업을 열심히 듣는 것을 추천해 드려요. 약대 입시처럼 대학에 입학하자마자 PEET 준비를 당장 하는 것이 아니라면 자신의 전공 공부를 하는 게 어느 부분 도움이 되는 것처럼, 약학 수업을 열심히 들으면 언젠가 도움이 되거든요. 
만약에 좀 더 공부하고 싶으시면, 외국어 시험 점수를 취득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변호사 준비의 경우에는 LEET 시험이 독서와 상관관계가 높기 때문에 평소에 독서 하는 것을 추천해 드려요. 

Q5. 변호사님은 어려서부터 독서를 즐겨 하시던 편이셨는지 아니면 원래부터 논리력, 이해력이 뛰어나셨나요? 그리고 추천할 만한 책이 있나요?  
A. 일단, 학생 때는 입시에 급급해서 책을 읽지 못했는데 요새는 많이 읽습니다. 독서의 가치는 정말 엄청난 것 같아서, 시간을 내서라도 읽고 있습니다.  
그리고 추천 책은 분야에 따라 너무 달라서 추천해 드리기 애매한 것 같아요.(웃음) 저는 알고 싶은 분야의 책을 몰아서 읽는 편이고, 요새는 이창희 교수님의 세법개론, 알렉스 바니안의 ‘나는 7년 동안 세계 최고를 만났다’를 읽고 있습니다. 

Q6. 변호사님은 중첩이 되게 준비를 하기보다는 한 단계 한 단계 나아가면서 준비를 하신 건가요? 
A. 네. 다른 시험을 병행하다 둘 다 잘 안되는 친구들을 많이 봐서, 저는 가급적 병행하지는 않으려고 했습니다. 저는 로스쿨 입시는 거의 준비를 하지 못했었고, 변리사는 약사고시 합격 후부터 본격적으로 준비했습니다. 약대 4학년 때 약대 학업이랑 변리사 시험을 병행해서 변리사가 된 친구를 보고 조금 고무돼서 병행을 하려고 했지만 저는 실패했죠.(웃음) 

 


변호사의 소개

 

 

Q7. 약사 출신 변호사님이 주로 하시는 업무는 무엇인가요? 
A. 저희 회사는 식약처, 보건복지부, 심평원에서 이슈가 되는 자문업무가 많은 편입니다. 그래서 저는 제약 분야 자문 업무를 기본적으로 맡아서 하고 있고요. 요새 제약회사나 의료인이 다른 사업에도 많이 진출하다 보니, 이와 관련된 이슈들이 많아졌습니다. 제약회사나 의료법인이 겪었던 금융, 부동산 관련 분쟁을 한, 두건씩 맡다가 요새는 일반 회사, 금융, 부동산 쪽 분쟁도 전담하는 팀에 소속되어서 그쪽 업무도 함께 하고 있습니다.  

Q8 약학에 관련된 지식과 약사로서의 경험이 현재 하시는 업무에 도움이 되셨나요? 
A. 네. 많이 도움이 되는 편입니다. 자문 업무를 수행할 때는 크게 도움이 되는 것 같고, 담당 실무자들과 컨택할 때도 용이한 면이 있습니다.  

Q9. 근무 환경은 어떤가요? 
A. 저희 회사는 업무량은 많은 편이라서, 주말에 하루 정도는 나와야 하고, 주중에 야근하는 날도 있어요. 저희가 일을 하는 방식은 공부랑 비슷해요. 공부 시간이 딱 정해져 있는 게 아니듯이 그냥 일을 하다 보니 어느새 12시가 되어있어서 ‘이제 그만 가야겠다’ 이런 거예요. 그래도 일하는 게 재밌어서 힘들어도 즐겁게 근무하고 있습니다.  

Q10. 취업 시 약사 출신 변호사라는 것에 대해서 이익이 있으셨나요? 또 어떤 경로로 취업을 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A. 동기들을 보면 약사 출신 변호사가 희소성이 있어서 이득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취업 이후에는 업무 실력이 훨씬 중요합니다. 저희 회사가 생긴 지 얼마 안 된 회사인데, 저는 대표님 이력을 보고 일을 배우고 싶다는 맘에 직접 연락드려 지금 일하는 곳에 취업할 수 있었습니다. 

Q11. 아무래도 삶의 질이 더 좋아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지고 약대에 진학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변호사 업무가 야근도 많고 힘들다는 걸 알고 계셨을 텐데도 로스쿨 진학에 대해 고민이 없으셨나요? 
A. 약사에서 변호사로 진로를 전환하는 사람 치고 삶의 질을 기대하시는 분은 없을 것으로 생각됩니다.(웃음) 약사가 삶의 질은 더 좋은 것 같아요. 제 경우, 좋아하는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남들보다 강했어요. 그래서 삶의 질보다는 업무와의 케미를 중요하게 생각했고요. 지금은 제가 하고 싶은 걸 하고 있기 때문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희 때는 삶의 질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친구가 그렇게 많지 않았어요. 시기적으로도 삶의 질에 대한 자각이 강하지 않은 시기이기도 했고 오히려 졸업 후 추가로 공부하기를 희망하는 친구들이 많았어요. 예컨대 의전 희망하는 친구들이나, 유학을 희망하는 친구들이나, 어떻게 하면 더 재밌게 살 수 있을까 고민하는 친구도 많았어요. 실제로 저희 동기들의 경우 개국에 관심을 가지는 친구들도 그리 많지 않았어요. 오히려 다닐 때는 어떻게 하면 보다 좋은 외국계 회사에 갈 수 있을까, 신약개발을 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Q12. 변호사의 장단점이 무엇이 있을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A. 약대 시절, 대학에서 어렵고 중요한 공부들을 정말 많이 했는데, 실험실에 가지 않으면 일을 하면서 쓸 일이 없었어요. 예를 들면, 로컬에서는 처방약이 나갈 때, 환자들은 제형에 따라서 침투력의 차이 등을 궁금해하지 않아요. 저는 이러한 점들이 아쉬웠는데, 변호사를 하면서 이 점을 해소할 수 있었어요. 변호사는 어려운 분쟁을 내 말에 따라 상대방이 방향을 정하니까 ‘진짜 내가 무언가를 해결한다.’, ‘내가 실질적으로 무슨 일을 하고 있다.’라고 느껴져 정말 좋았어요.  
단점은 삶의 질이 많이 떨어진다는 거예요. 제가 아산병원 다닐 때 정말 좋았던 게 일을 해도 교대 시간이 되면 다음 사람이 일하고 나는 나의 생활을 즐길 수 있었어요. 하지만 변호사는 내가 맡은 일이니까 집에 가서도 계속 신경 쓰게 돼요. 업무가 잘 맞고, 일하는 게 좋다면 이런 점들이 장점이기도 한데 삶의 질의 측면에서 보면 단점이기도 해요. 

Q13. 학부 내용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연구원이나 교수 쪽이 더 낫지 않았을까 하는데 왜 변호사를 생각하셨나요? 
A. 저는 공부를 해서 제형을 개발하고 이런 것보다, 법 쪽 공부를 해서 그쪽 고객들이 절차나 제도를 물어볼 때, 그런 걸 알려주고 싶었던 것 같아요. 

Q14. 법 공부를 하면서는 이건 나랑 잘 맞는다, 활용할 수 있겠다 확신이 드셨나요? 
A. 네. 저는 모든 법 과목을 재밌게 공부했어요. 이걸 배우면 나중에 어떤 식으로 도움을 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훨씬 더 적극적으로 공부할 수 있게 되더라고요. 

Q15. 약사 출신인데 변호사로 가면 약학과 관련 없는 정반대의 길로 간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학문적인 걸 더 활용하는 방안이 될 수 있다는 게 흥미로워요. 
A. 네, 물론 변호사 업무를 하면 약학과 관련 없는 일을 많이 하게 되기는 하죠. 하지만 정반대의 길은 아니에요. 콘텐츠 자체가 제약인 경우도 많이 있고 약사나 변리사 시절 배웠던 체계들도 많이 필요하게 되거든요. 개인적으로는 경력을 가진 상태에서 변호사가 되니 더 많은 것을 공감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약학과 관련 있는 변호사 업무를 말씀드리자면 제약회사 측에서 ‘내가 외국에서 이 약을 FDA 승인을 받았고, 이걸 한국에서 출시를 하고 싶다.’ 이런 식으로 문의가 와요. 그럼 관련 절차, 절차 진행 시 법률상 이슈들, 해결 방법을 검토해서 알려 드리죠.  

Q16. 변호사의 전망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비록 제가 전망을 판단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지만, 전망을 보고 판단하는 게 잘 맞진 않더라고요. 변호사라는 직업 자체가 주는 즐거움이나 이 길에 뜻이 있으신 분께 변호사를 추천해 드리고 싶어요. 약사와 변호사는 직업적인 성격이나 장단점이 정말 달라요. 따라서 잘 알아보시고 선택하시는 게 좋을 거 같아요. 

Q17. 아직은 저희 학생들이 나이가 어리다 보니, 교수님들께서 조언해주시길 나이가 들었을 때 무엇을 하고 있을지 생각을 해보라고, 지금 당장 약사라면 돈을 많이 벌 수 있을 것 같지만 후에 흘렀을 때 다양한 진로를 생각하기 힘들다고 하셨습니다. 그렇다면 계속 업무를 맡게 된다면 변호사님의 입장에서 바라보았을 때, 미래의 모습이 어떨 것이라고 보시는지 궁금합니다. 
A. 저는 교수님의 말씀이 어떤 뜻인지 알겠어요. 당장 개국약사를 하면 돈을 많이 벌겠지만, 개국약사가 추후 다른 업무로 전환하는 것이 간단하지 않기도 하고 직업=돈이 아니니까, 다양한 것들을 직업으로 고려해보라는 뜻 아닐까요. 
그래서 저는 꿈을 구체화하면 좋다고 생각을 해요. 저도 돈만 생각하면, 개국이 맞는 것 같습니다.(웃음) 하지만 막상 그 일을 해보면, 직업에는 다른 요소들도 많다는 생각이 분명히 들 거예요. 하지만 개국약사도 매우 좋은 직업이죠. 요새는 개국약사분들도 Youtube를 하기도 하고, 다른 업무를 하기도 하니 그런 한계가 많이 극복되고 있는 것 같기는 하네요. 

Q18. 약대생 중에서도 변호사로의 진로를 고민하는 친구들이 꽤 있는데 그 친구들에게 변호사를 추천하신다면 어떠한 이유로 추천하시는지, 어떻게 준비하면 좋을지 조언 부탁드립니다.  
A. 저는 변호사로서 직무를 정말 좋아하기 때문에, 이 직업을 선택했어요. 저처럼 법률 전문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신 분들께 변호사가 되시기를 추천해 드려요. 또 지금 약대에서 공부하면서 내가 어떤 과목을 좋아하고 잘 맞나 생각해보시면 좋을 거 같아요. 당연한 말이지만 법조인에 뜻이 있거나 법과 행정 쪽이 잘 맞으면 도움이 많이 되거든요. 
논외로 혹시 고민하고 있는 직업이 있다면 그 직업의 특성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알아보고 결정했으면 해요. 본인이 어디에 가치를 두고 있는지, 내가 뭘 하고 싶은지 열심히 고민해보시고 그렇게 고민한 것들을 토대로 본인의 가치관에 맞게, 구체적으로 미래를 설계하셨으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약대 공부를 열심히 하시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약대 공부를 열심히 하다 보면 이걸 어디에 쓰고 싶은지 보인다고 해요. 연구를 해보고 싶은지, 공공기관에 들어가서 국가발전을 위해서 쓰고 싶은지, 신약개발을 해보고 싶은지, 아니면 행정이나 법 쪽을 더 활용해보고 싶은지 등 이렇게 세분화해서 생각해보시면 좋겠고, 이런 걸 생각하더라도 현실적으로 갖춰 놔야 선택할 수 있잖아요. 그래서 저는 여러분이 약대 공부를 진짜 열심히 해서 어떤 분야로 나아가려고 해도 나아갈 수 있는 위치가 되셨으면 해요. 
정리하자면 첫 번째 진로를 구체화할 것, 두 번째 약대 공부를 열심히 할 것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네요. 

 


변호사님의 전직 변리사

 


Q19. 약대를 졸업한 수험생들이 변리사 시험을 준비할 때 유의할 점이 있나요? (시험 병행 유무나 약대 출신 합격생의 비율 등) 
A. 일단 수험생활과 약사 업무는 병행하지 않기를 추천해요. 두 업무 모두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변리사 시험의 경우 학점, 출신학교가 크게 상관없는 것 같습니다.  
약대 출신 시험 합격률은 저희 때에는 큰 상관관계가 있었어요. 저희 때 변리사 2차 시험이 표준 점수제가 아니어서, 만약 어느 해에 공대 출신 선택과목이 쉽게 나오고 약대 쪽은 어렵게 나오면 공대 쪽은 다 떨어지고 한쪽은 다 붙고 이런 경우가 많았어요. 그런데 최근에 제도가 바뀌어서 이제는 크게 상관이 없는 것 같네요.  

Q20 공대 출신과 약대 출신이 볼 수 있는 변리사 시험 과목에 차이가 있나요? 
A. 네, 선택과목이 조금 달라요. 공대 출신은 주로 전자나 회로이론, 열역학 등을 응시하는 경우가 많고, 약대생들은 유기화학이나 유기의약품화학, 약제학 이런 것들을 많이 봐요. 

Q21. 약대 졸업 이후에 바로 변리사 시험을 치르지 않고 병원 약사를 2년 한 후에 변리사 시험을 보신 이유가 있나요? 
A. 병원약사를 2년 한 건 아니고 1차를 치고 병원약사로 잠시 근무하다가 2차를 쳤어요. 저는 2011년 2월에 졸업했는데 변리사 시험 1차가 2월 마지막 주라 제가 바로 1차를 볼 수가 없어서 그 다음 해에 1차 시험을 통과했어요. 1차 시험이 끝나고 나니 곧바로 2차를 응시하고 싶지 않아서, 잠시 병원약사로 근무하였고 퇴사 후 2차 시험 준비를 해서 최종합격했습니다. 

Q22. 듣기로는 변호사와 변리사의 업무가 겹치는 경우가 많다고 하던데, 정확히 변호사와 변리사 업무의 차이점에 대해서 설명해주세요. 
A. 이거는 좀 예민한 문제이기는 한데, 제가 변리사를 하다가 다시 로스쿨을 가게 된 이유도 변리사로 업무를 하다 보면 변호사의 영역으로 넘어가게 되는 경우가 있다는 점 때문이었어요.  
근데 또 완전히 겹치지는 않아요. 변리사만 할 수 있는 특징적인 업무가 분명히 있어요. 예를 들면, 특허는 기술이나 아이디어를 출원해서 권리로 만드는 과정인데 이 과정은 전공 분야에 대한 이해가 명확하게 필요하고, 명세서 작성 기술, 명세서 보는 방법도 알아야 하는데 이런 것들은 변호사로서 배우기는 사실상 불가능해요. 저도 변리사 시절 배웠고요. 특히 제약분야는 특허와 맞닿아 있는 경우가 많아서, 변호사로 업무를 할 때에도 변리사 시절 알고 있었던 특허 분야 지식이 디폴트로 요구되는 경우가 많아요.  
변리사는 기술이 권리로 넘어가는 단계를 전담하고 있습니다. 기술을 법률 용어로 전환하여 명세서에 담고, 이를 설득하여 권리화하고, 권리에 대한 1차 분쟁 발생 시 심판, 심결취소소송을 대리합니다. 변호사는 기술이 권리로 전환되었음을 전제로 업무를 진행합니다. 권리가 침해된 경우 손해배상을 담당하기도 하고요. 

 


변호사 및 변리사로서의 경험 

 


Q23. 변리사, 변호사 직업군에서 필요한 성격, 특성이나 능력이 있나요? 또 변호사님께서는 이러한 역량을 키우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하셨고, 어떤 성과가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A. 제가 아직 경력이 많지는 않아서 이렇게 얘기하는 것이 조심스럽네요.  
개인적으로 느낀 것은 꼼꼼함, 책임감이 중요해요. 저의 경우 변리사 초반에 꼼꼼함을 키우느라 고생을 많이 했어요. 오타 하나, 스페이스 하나, 영문 표현 하나, 국문 표현 하나에 굉장히 신경을 쓰고, 열 번 스무 번 퇴고하는 법을 혹독하게 배웠죠. 예를 들면 번역할 때 앞에서 이걸 ‘확인한다’라고 번역을 했으면, 한 300장 후에도 ‘확인한다’라고 번역을 해야 돼요. ‘확인하다’를 영어로 표현하면  ‘considered’, ‘confirmed’ 등 정말 많은데 이런저런 단어들을 다 조금씩 다르게 번역해서, 그걸 일관되게 가지고 나가야 해요. 
저는 꼼꼼함을 갖추기 위해 수없이 퇴고했어요. 제가 쓴 것과 윗분이 쓴 것을 꼭 비교해보고, 그 다음에 글을 쓸 때 반영하려고 노력하고, 의식적으로 노력했어요. 특히 ‘이제 다 된 것 같다’ 싶을 때, 끝까지 한 번 더 체크하려고 했어요. 변호사 업무를 수행할 때에는 꼼꼼함이 많이 갖춰진 것 같기도 하고, 예전의 습관이 몸에 배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일하고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의사소통 능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상대방을 설득하기 위해, 내가 원하는 걸 분명하게 말하고, 차분하게 말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고 있어요. 그리고 업무를 배우려는 자세,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찾아보며 책임감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알아보는 자세가 중요한 것 같아요. 업무 한 건의 중요도가 정말 크니까요. 


Q24. 변리사와 변호사 두 가지 직업군에 모두 일하셨는데, 두 가지에서 다르게 필요한 성격적 특성이 있을까요? 
A. 둘 다 꼼꼼해야 되는데 업무가 진짜 많아서 제가 말하는 게 모두에게 포섭될지는 모르겠지만, 변리사 업무가 더 정적인 느낌이고, 변호사 업무가 더 동적인 느낌입니다. 변호사 업무가 기간도 짧고, 업무 성격도 다이내믹한 편인 것 같아요. 변호사 업무도 자문/송무 따라 다르겠지만, 제가 생각하기에는 그렇습니다.(웃음) 

Q25. 근무를 하면서 보람 있었던 일과 힘들었던 사건에 대해서 말씀해주세요. 
A. 보람 있었던 일은 제약 소송의 경우 임상시험 자료 등을 제출하는데, 재판부가 그걸 이해하는데 어려워하는 경우가 있었어요. 재판부가 이해하실 수 있게 서면으로 작성해서 드렸는데 재판부가 그걸 읽고 도움이 많이 되었다면서 고마움을 표현해주셨을 때 보람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법인이 금융 사기로 고통받고 계신 분이 그 사건을 통해 어느 정도 보전을 받으셨을 때도 보람이 컸고요. 
힘든 일은 첫 소송. 특허 건이었는데 권리 침해가 맞음에도 불구하고 구법상 권리보전이 도저히 어려운 경우라 서면 쓰면서 정말 안타까웠어요. 

Q26. 지금 업무를 하시는데 있어서 석,박사 정도의 학위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A. 물론 변호사도 소송 분야에 더 심도 있는 공부를 하면 도움이 되겠지만, ‘반드시 해야 한다.’ 할 필수사항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다른 분야를 심도 있게 공부하기보다는 법 공부를 꾸준히 하시는 게 도움이 될 거 같아요. 
반면 변리사의 경우, 고객과 미팅을 해서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특정 분야의 아이디어를 권리로 만드는 직업이기 때문에 전공에 대한 이해가 잘 되어 있어야 변리사로서의 역할을 잘 할 수 있어요. 예를 들어서, 고객이 특허가 될 만한 아이디어나 기술을 가져오면 변리사님들이 특허출원을 위해서 그에 관련된 자료들을 만들어야 해요. 이 과정은 해당 분야에 대한 깊은 이해가 바탕으로 있어야 가능해요. 
근데 변호사는 변리사님들의 도움을 받기도 하고 이미 특허와 관련된 자료들을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그걸 어떻게 활용하는지가 관건인 거 같아요. 제가 아는 변리사의 경우에도 전자 관련 특허 담당이셔서 다시 전자과를 가셔서 공부하시더라고요. 또 주변 변리사님들을 보면 기술대학원 가시는 분들도 많아요. 

Q27. 법적 논쟁은 글로벌하게 벌어지다 보니, 다른 외국계 제약회사와 일해야 하는 경우도 많을 텐데, 한국 변호사와 미국에서 변호사를 딴 사람과 어떤 차이가 있나요? 
A. 한국 변호사와 미국 변호사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한국에서 소송을 진행하거나, 한국 내에서 법률 절차를 진행할 거라면 대한민국 변호사에게 일을 맡겨야 합니다. 저희 회사의 경우 미국 변호사님께서는 해외 업무 자문이나 해외 고객과 계약 체결 시 자문 업무 등을 담당해 주고 계세요. 클라이언트의 국적에 따라 변호사가 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니 한국에서 활동하실 거라면 사실은 한국변호사가 조금은 더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미국 로펌에서 활동하고 싶다든지, 해외에서 활동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면 미국 변호사를 따는 게 적합하겠지만요.  

Q28. 승소에 대한 스트레스는 없나요? 
A. 아주 없지는 않지만, 최대한 신경 쓰지 않으려고 하고 있습니다.  

Q29. 업무 시스템이 어떠한가요? 개인적으로 다 일을 수주해야 하나요 아니면 받은 일을 할당받으면 하는 방식인가요?  
A. 포지션에 따라 달라요. 파트너 변호사(Partner Lawyer)는 업무를 수임하시고 어쏘 변호사(Associate Lawyer)는 수임한 일을 수행하고 검토합니다. 

Q30. 개업 생각이 있으신가요? 
A. 네. 언제가 될지는 알 수 없지만, 좋은 로펌을 설립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Q31. 변호사님께 약사란? 또 약사 출신 변호사란? 
A. 약사란, 색깔로 치면 주황색 같아요. 어디에나 어울린다고 할 수 없지만, 어떻게 쓰냐에 따라 어디든 다 잘 어울려요. 예컨대 명예훼손이나 M&A 등의 분야에서 일을 하려고 하면 ‘어 약사가 여기서 일을 왜 하지?’ 딱지가 될 수도 있지만, 반면 어떤 일을 하더라도 ‘오 약사 출신이네’라는 신뢰를 얻을 수도 있거든요.  
전 학부 때는 약학이 싫었어요. ‘나한테 처방받으시는 분들은 그런 거 물어보지도 않을 텐데 왜 이렇게 열심히 공부를 할까’ 자괴감도 많이 들었어요. 그런데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그때 정말 공부를 열심히 했었으면 좋았겠다’ 싶어요. 왜냐하면 제가 재밌어서 열심히 한 과목들이 몇 개 있는데, 그 과목들이 지금까지도 도움이 되고 있거든요.  

Q32. 앞으로 변호사님이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있으시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제가 저희 회사에 입사한 이유이기도 한데 변리사로 대형 로펌에 근무하면서 실질적인 분쟁해결 절차를 직접 배우기 어렵다는 느낌이 아쉬웠거든요. 그래서 지금 회사에서는 일이 많더라도 직접 하나하나 배워 나가고 있습니다. 
동시에 저희 회사는 불필요한 비용, 규모를 키우지 않고 ‘하나하나 장인이 수공업으로 만들어준다’는 가치관을 가진 회사라 담당 변호사님들이 하나하나에 공을 들여 업무를 처리합니다. 그래서 변호사들은 조금 힘들긴 하지만, 고객 입장에서는 비용도 합리적인 편이고, 업계에서는 성과가 상당히 좋은 회사로 알려져 있어요. 그래서인지 이름이 알려진 회사들과 업무를 하시고 잘 안되시는 경우에 많이 와 주시더라고요. 
저는 여기서 다양한 업무를 하며 많은 분들께 도움을 드리는 것이 제 일차적 목표이고요, 이차적인 목표는 기업들이 보다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담당 변호사로서 역할을 다하고 싶습니다.  

 

KNAPS 문서국

김유정(이화여대), 박수연(동국대), 박연주(중앙대), 이승주(아주대), 최정인(이화여대), 홍수빈(덕성여대) 

 

 

‘Talk with Pharmacists’는 KNAPS 문서국에서 연재하고 있습니다.

 

본 글은 김정현 약사님의 동의 하에 작성되었습니다.

 

저작권은 ©KNAPS에 있으며 무단 복사, 배포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