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APS

2019-20 WINTER 대만 PSA-Taiwan 교환학생 프로그램 참가후기 

성균관대학교 임유정

파견기간 : 2020.01.09 - 2020.01.23

 

▶파견기관 : 지역약국 (麗中藥局 리중약국)

본 프로그램은 PSA-Taiwan (Pharmaceutical Students' Association of Taiwan) 과의 협력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대만에 가게 된 배경

    저는 원래부터 해외 교류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KNAPS의 정회원이 되어 가장 하고 싶었던 활동이 바로 SEP이었습니다. 중화권에 관심이 많았는데 얼마 전 대만 친구들을 사귀게 된 이후로 대만에 대한 호기심이 커지게 되었습니다. 친구들이 알려준 대만의 역사나 정치, 경제적 상황이 우리나라와 닮기도 했고, 친구들 덕에 대만 사람에 대한 호감도 커졌습니다. 특히 제가 차를 굉장히 좋아하는데, 언젠간 차의 본고장인 대만에서 꼭 대만 차를 마셔보고 싶었습니다. 마침 겨울 SEP 모집 공지에 대만이 있어 망설이지 않고 1지망으로 대만을 선택했습니다.

 

대만 약국에서의 일상 -① 주요 업무

    제가 배정받은 약국은 타이베이에 위치한 리중약국(麗中藥局)이었습니다. 규모는 작았지만 일하는 직원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약국장 부부와 점장 약사님, 부점장 약사님, 간호사, 저를 비롯해 SEP을 통해 해외에서 온 3명의 실습생이 모두 한자리에 있었습니다. 게다가 실습을 온 타이베이 의과대학교(TMU) 학생들, 파트타임 약사님까지 있을 때도 있어 비좁은 틈으로 지나다닐 때마다 ‘쏘리’를 연발했지만, 그래도 함께 일하면서 즐거웠습니다. 모두가 영어를 조금씩은 할 줄 알았지만 특히 점장 약사님께서 영어를 잘하셔서 약국의 기본적인 시스템 등을 유창하게 설명해주셨습니다. 그리고 운 좋게도, SEP 친구들 중 싱가폴에서 온 친구가 있어 대부분의 중국어를 영어로 통역해 주었기 때문에 의사소통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습니다. 저희가 주로 맡은 일은 약국에 가득 진열되어 있는 약들을 처방전을 보고 찾아내어 집어넣는 일이었습니다. 봉투 형태의 처방전의 앞면에는 약의 이름이 적혀 있고, 뒷면은 비닐로 되어 있어 내부의 약을 체크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수많은 종류의 약에 압도되어 당황스러웠지만, 하다 보니 자주 쓰이는 약에 익숙해지고 진열된 약들의 분류 기준도 대강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모르는 게 많아 약사님들과 간호사 언니에게 수시로 물어보았지만 다들 귀찮은 내색 하나 없이 친절하게 가르쳐 주셨습니다. 약사님들도 저희가 아직 모르는 것이 많다는 걸 잘 알고 계셨고, 저희에게 강요하거나 부담을 주시지 않으셔서 마음 편하게 일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리중약국은 요양시설과의 교류도 하고 있었습니다. 매주 금요일이 되면 몇몇 요양시설을 찾아가서 약사님이 전체 환자의 약 투여를 감독하시고 직접 병상을 돌아다니기도 하셨습니다. 대부분의 요양시설에는 담당 의사 없이 간호사만 존재해서, 약사가 요양시설의 의사와도 같은 존재라고 하셨습니다. 실제로 많은 환자들이 약사님에게 증상을 호소하시거나 약사님의 말씀을 듣고 안심하시는 모습을 보고 약사에 대한 환자들의 신뢰도가 높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대만 약국에서의 일상 -업무 외

    재미있었던 점은 약국장님께서 마을 사람들과 굉장히 친하셔서, 저와 SEP 친구들을 데리고 마을 곳곳을 구경시켜 주셨습니다. 약국장님 덕분에 여행으로는 가보기 힘든 병원, 은행, 미용실, 중학교, 전시회 등 다양한 곳을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간혹 제약회사에서 영업사원이 와서 약에 대한 홍보를 하기도 했는데, 그 방식이 굉장히 인상 깊었습니다. 특이하게 약국 밖 길바닥에 의자를 놓고 스크린을 설치해서 길에서 강의를 하셨기 때문입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궁금한 듯이 쳐다보거나 사진을 찍어가기도 했습니다. 약국에 있는 동안 총 두 분의 영업사원을 만나 뵈었는데, 두 분 다 영어를 굉장히 잘 하셔서 편하게 설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또 약국장님께서 저희 SEP 친구들에게도 자기 나라에 대한 발표를 요청하셔서, 저희도 길에 서서 각자 자국에 대해 알리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습니다.

 

 

    제가 대만에 있을 무렵에는 설날과 대통령 선거라는 큰 이벤트가 두 개나 있어 더 특별했습니다. 대만 친구와 함께 선거 개표방송을 실시간으로 보기도 했고, 대선 홍보 포스터나 캠페인 차량이 지나다니는 것도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대만에서는 설날을 아주 특별하게 여기는 것 같았습니다. 1월1일 신정을 기념하고 구정의 의미가 많이 쇠퇴된 우리나라와는 달리, 대만에서는 거리 곳곳에서 새해 포스터 및 빨간 장식물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저희 약국에서도 설을 맞이해서 단골 손님에게 선물 주머니를 증정하는 이벤트를 준비하기도 했습니다.

 

 

대만 관광

     타이베이 의과대학교(TMU) 학생들이 대만에서 저희를 케어해주었습니다. 미리 저희를 위한 관광 스케줄을 짜놓고 함께 관광해준 덕에 편하게 다닐 수 있었습니다. 야시장에서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주문 방법이 생소한 음식이나 선뜻 도전하기 어려운 음식도 맛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역사에 관심이 많아 고궁 박물관이 굉장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사실 고궁 박물관은 쉬는 날 따로 한 번 더 방문했었는데, 그래도 다 못 볼 정도로 거대했습니다. 이외에도 SEP 친구들끼리 따로 놀러 가거나, 대만 친구와 만나기도 하면서 관광도 충분히 즐길 수 있었습니다.

 

 

끝으로

    이 외에도 못 적은 이야기가 많습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굉장히 소중한 경험을 많이 했고 대만이라는 나라가 친숙해졌습니다. 약국이 한가할 때면 약사님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할 수 있었는데, 그러면서 대만 약사의 현황도 알 수 있었습니다. 특히 대만에 있으면서 함께한 SEP 친구들이 있어 즐거웠습니다. TMU에서 온 대만인 친구들과는 인원이 많고 관광을 다닐 때마다 매번 다른 친구들이 왔기 때문에 개별적으로 친해지지는 못했지만, 2주 넘게 함께 했던 SEP 동기들과는 밤마다 숙소에서 웃고 떠들며 잊지 못할 사이가 되었습니다. 또 약국의 약사님들 및 실습생들과도 정이 들어서 마지막 날은 정말로 아쉬웠습니다.
    제가 대만에서 느낀 것은 대만 사람들이 정이 많고 대만 음식이 맛있다는 것입니다. 제가 만난 대만 사람들은 모두 친절했고 쉽게 마음을 열어주었습니다. 많은 대만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한국에 호감을 갖고 있어서 한국인이라고 하면 관심을 보였고 한국에 특별한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한국 드라마나 한국 노래 한두 개쯤은 다들 알고 있었습니다. 또 대만에는 훌륭한 음식이 많았습니다. 기본적으로 먹는 면이나 볶음밥, 고기 요리도 다 맛있었고, 아침 식사 전문점에서 파는 아침 메뉴들 및 또우쟝(豆將)은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았습니다. 취두부도 야시장에서 먹어보니 냄새와 달리 맛이 좋았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대만에서는 차(茶)를 어디에서나 쉽게 접할 수 있어 차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천국과도 같은 곳이었습니다.
    SEP의 좋은 점은, 일반적인 여행으로는 경험하기 힘든 것을 체험할 수 있고 현지 사람들과의 교류를 할 수 있다는 점과 이러한 전체적인 경험이 제 삶에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혹시 SEP를 망설이는 친구가 있다면 강하게 추천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