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APS

2019-20 WINTER 프랑스 ANEPF 교환학생 프로그램 참가후기

연세대학교 김다솔

파견기간 : 2020.01.11. - 2020.01.27.

 

▶파견기관  :  연구실 (University of Rennes 1)

▶본 프로그램은 ANEPF(Association National des Etudiants en Pharmacie de France)와의 협력으로 진행되었습니다.

 

 

 

1. 교환학생 지원동기

    저는 시간이 날 때면 유튜브에서 외국에 사는 사람의 vlog를 보곤 합니다. Vlog는 video log의 줄임말로, 자신의 일상을 video로 기록하는 것을 말합니다. 외국에 사는 사람의 vlog를 보면서 느낀 점은 자신의 일을 대하는 마음가짐이 우리나라와는 사뭇 다르다는 것입니다. 그 중 프랑스 vlog에서는, 일을 우선순위로 두는 우리나라의 사회적 분위기와는 달리, 일은 그저 하나의 일상일 뿐 가족과의 시간과 같은 다른 일상을 방해하지 않았습니다.

    약사로서의 길은 평생 동안 이루어지는 장거리 마라톤과 같기 때문에 일과 일상을 균형 있게 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프랑스에서의 인턴쉽을 통해 그들의 가치관과 태도를 실제로 경험해보고 싶어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2. 준비과정

    지원할 때 국문신청서, CV(이력서), ML(Motivation Letter)을 준비해야 합니다. CV와 ML는 처음 접해 보는 데다가 영어로 써야 해서 부담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여러가지 예시문을 찾아 읽으면서 어떤 내용이 들어가야 하는지 감이 잡혀 큰 문제없이 쓸 수 있었습니다. 지원서 제출 후, 예비선발자로 선정되면 IPSF홈페이지에 지원서를 등록하고 해당국가의 승인이 나 파견이 확정됩니다.

    저는 프랑스의 Rennes라는 도시로 파견이 확정되었습니다. 그 곳은 학생인구가 많은 브루타뉴의 중심도시였습니다. 저의 실습은 처음부터 끝까지 International AAEPR(Association Amicale des Etudiants en Pharmacie de Rennes)의 vice president인 카멜리아와 옥텅스가 준비해 주었습니다. 그들과 메일을 계속 주고 받으며 실습과정부터 교통, 숙소까지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한가지 문제가 있었다면 프랑스가 교통파업을 겪고 있어서 프랑스에 가기 이틀 전에 공항에서 Rennes로 가는 기차표가 취소되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그러나 그 때도 카멜리아와 옥텅스 덕분에 다른 버스표를 구할 수 있었습니다. 모든 준비과정을 함께해 준 카멜리아와 옥텅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습니다.

 

 

3. 인턴쉽

    저는 University of Rennes 1에서 nanoparticle, pharmacognosy, microbiology laboratory 즉, 3가지 인턴쉽을 진행하였습니다. 각 laboratory에서 여러가지 활동을 하였지만 그 중에서도 대표적으로 진행했던 실험은 다음과 같습니다.

  Nanoparticle laboratory에서는 CMIF(Cs2[{Mo6I8}(OOC2F5)6]) cluster loaded PLGA(Poly Lactic-co-Glycolic Acid) nanoparticles을 주제로 실험을 진행하였습니다. 조교님께서는 아무리 효과가 좋은 항암제여도 암세포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면 의미가 없기 때문에 결국 nanoparticle 연구를 거쳐야 인체에서 효과적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Pharmacognosy laboratory에서는 Usnea, Cladonia gracilis라는 지의류의 추출과정을 거친 뒤 박테리아와 함께 배양하고 흡광도를 측정하여 항생제로서의 효과를 조사하였습니다.

    Microbiology laboratory에서는 박테리아로부터 얻어낸 product를 가지고 3D mass spectrometry 자료를 바탕으로 비슷한 물질끼리 묶어서 그림으로 보여주는 프로그램을 통해, 3D mass spectrometry를 하나하나 대조하지 않고도 비슷한 성분들을 분류하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이건 연구의 첫 번째 단계일 뿐이고 이제 여기서 우리가 연구할 만한 좋은 성분은 무엇인지 또 다른 과정을 거쳐 알아본다고 하였습니다. 교수님이 40년에 걸쳐 찾아 볼 거라고 농담하였듯이 그 과정이 꽤 길거나 복잡한 듯 하였습니다. 실제로 저의 인턴쉽 기간 동안에는 여러 가지 장세포와 살모넬라를 비롯한 박테리아 등을 함께 배양하여 enteric pathogen에 효과가 좋은 박테리아를 가려내는 실험을 반복하였습니다.

 

 

    그 곳에서 했던 실험들은 실제로 그들이 진행중인 연구였기 때문에 그 과정을 생생히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인턴쉽 기간동안 가장 크게 느낀점은 연구는 끊임없는 반복과 인내의 결과라는 것입니다.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조급해 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을 새기고 왔습니다. 또한 자신들의 연구에 대한 자부심이 상당했습니다. 연구에 대해서 습관적으로 상의하고 토론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애정이 생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평소에 조별과제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학생이었는데 이번을 계기로 서로의 생각을 끊임없이 주고 받는 것의 중요성을 깨달았습니다.

    운좋게도 1년에 한번 열린다는 University of Rennes 1 Research Day에도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다른 컨퍼런스는 참여하려면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학생들을 위해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여는 행사라고 하였습니다. 현재 University of Rennes에서 진행중인 여러가지 연구에 대한 발표를 하루종일 들으면서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4. 우리나라와 다른 점

    인상깊었던 것은 금요일에는 새로운 실험을 진행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이유는 프랑스에서 금요일 저녁부터 주말까지는 가족과의 시간이기 때문에 금요일에 일이 늦게 끝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일과 일상을 철저하게 구분하는 상황을 실제로 겪어보니 신선했습니다. 그 외에도 교수님과 격없이 대화하며 터무니 없는 질문이더라도 거침없이 물어볼 수 있는 분위기가 인상깊었습니다. 또한 프랑스 약대에서는 4학년이 되면 산업, 지역약사, 연구, 병원 중 하나를 골라 전공으로 정해야 합니다. 마침 요즘에 진로에 대한 고민이 한창이었기에 여러 친구들과 깊은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이 경험들이 훗날 저의 인생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지 기대됩니다.

 

 

5. 인턴쉽 외 활동

    카멜리아와 옥텅스가 파티에 초대해 준 덕분에 하루가 끝나면 여러 친구들의 집에서 작은 파티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지역 약대 연합인 AAEPR 멤버들과 크레페 파티를 하기도 하고, 옥텅스 가족에게 초대받아 맛있는 그리스 음식을 먹어 보기도 하고, 무조건 먹어봐야 하는 음식이라며 라클렛 파티도 가고, 또 무조건 경험해봐야 한다며 다른 약대 친구인 아녜스네 집에서 춤을 추기도 하였습니다. 보통 우리나라는 친구들과 놀 때 집에서 놀지 않기 때문에 그들의 집에 초대 받아 파티를 하는 것은 생소한 경험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대화가 통할까 싶어 두려웠지만 생각보다 서로 궁금한 것이 많아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로 즐거웠습니다.

 

 

    주말에는 주말시장 place des lice, 관광지 몽생미셸, 휴양도시 생말로를 가보았습니다. 노을을 바라보며 여유롭게 그 곳의 분위기를 즐겼던 그 순간은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되었습니다. 주중에는 긴장 속에서 인턴쉽을 진행하기 때문에 주말에는 몸과 마음을 쉴 만한 곳에 가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인턴쉽이 다 끝나고는 3일동안 파리여행을 하고 한국으로 돌아갔습니다.

 

 

 

6. 맺음말

    외국에 혼자가는 것은 처음이었기에 설렘 이전에 두려움이 컸습니다. 그래서 KNAPS 홈페이지에서 많은 교환학생 후기를 보고 갔습니다. 후기를 보다 보면 모두 각자 다른 방식으로 프로그램이 진행되었고 저 또한 그 어떤 후기와도 같지 않은 교환학생을 보내고 왔습니다. 따라서 교환학생 프로그램동안 예기치 못한 상황이 생기더라도 그것은 당연한 것이고 당황할 필요 없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또한 낯선 곳에 혼자 간 것이므로 분명히 외로운 순간도 올 것입니다. 그 순간도 당연한 것이므로, 울적해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교환학생 프로그램동안 매일이 새로운 경험이었기 때문에 하루가 끝나고 나면 일기형식의 보고서를 작성했습니다. 교환학생이 끝나고 시간이 좀 흐른 뒤에 후기를 쓰고 있는 지금, 그 보고서 덕분에 교환학생에서 경험한 것들을 잊지 않고 떠올릴 수 있었습니다. 약대생으로서 교환학생 프로그램은 흔치 않은 기회이기 때문에 이 경험을 자양분으로 삼기 위해 기록을 남기면 좋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도움을 주셨던 KNAPS, KNAPS SEO 이예림 국장님, ANEPF SEO Clarisse, 그리고 우리 프랑스친구 International AAEPR의 vice president 카멜리아와 옥텅스에게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