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SUMMER 포르투갈 APEF 약대생 교환학생 프로그램 참가후기
영남대학교 이연주
파견기간 : 2019.07.01.~2019.07.14.
▶ 파견기관 : community pharmacy, Coimbra
▶ 본 프로그램은 APEF (Associação Portuguesa de Estudantes de Farmácia)과의 협력으로 진행되었습니다.
1. SEP 지원동기와 포르투갈을 선택한 이유
대학을 진학 한 후 바로 약학 입시를 준비했던 터라 여느 대학생처럼 교환학생을 갈 기회가 없었다는 것이 내내 아쉬웠다.
그러던 중 KNAPS에서 SEP(약대생 교환학생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을 알고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아서 지원하게 되었다. 여러 국가 중 포르투갈을 선택한 이유는 첫째로, 포르투갈은 예전부터 오래 살아보고 싶은 나라 중 하나였다. 둘째로, SEP활동을 하며 여행도 다니고 싶었기에 혼자 다니기에 치안이 좋은 나라를 선택했다. 2주간 SEP 활동을 끝난 후 드는 생각은 ‘내가 포르투갈을 선택한 것은 정말 최고의 선택이었다’는 것이다. 포르투갈의 가장 좋았던 점은 정 많고 친절한 사람들이었다. 행인에게 길을 물으면, 말로만 가르쳐 주는 법이 없고 항상데려다 주겠다며 앞장섰다. 또한 포르투갈의 여름날씨는 많은 유럽인들이 여름의 쨍쨍한 기후를 피할 피서지로 선택할 정도로 서늘해기분 좋은 여름을 보낼 수 있었다. 물가도 한국보다 저렴하고, 각자 다른 매력을 지닌 가지각색의 도시가 있어 주말이나 SEP활동기간 전후로 여행하기도 좋은 나라다.
2. SEP 활동내용
SEP일정은 2주간 진행되었다. 처음 SEP활동을 하게 될 포르투갈의 도시 코임브라에 도착했을 때, LEO가 기차역으로 마중 나와 기숙사로 안내해 줬다. SEP학생들은 총 3개의 기숙사에 나눠 배정 되었는데, 내가 배정된 기숙사는 코임브라 대학생들과 함께 사용하는 기숙사였다. 룸메이트는 SEP 약대생이 아니라 코임브라 대학교에 다니는 공대생이었는데, 대화도 많이 하고 영화도 같이 보며 좋은 시간을 보냈기에 이 또한 좋은 기회였던 것 같다.
나는 실습을 지역약국으로 선택했던 터라 코임브라 번화가의 지역약국으로 배정되었고, 기숙사에서 버스를 타고 움직였다. 내가 실습한 약국은 엄청 큰 규모의 약국이었다. 2층으로 되어있고, 2층에는 환자와의 상담실, 약사들의 휴게실 등이 마련되어 있었다. 그리고 1층에는 입력을 하면 자동으로 약을 꺼내주는 로봇이 있었는데, 내가 하는 일은 주로 재고를 체크하고 로봇에 약을 집어넣는 일이었다.
약국의 약사님들과 코임브라 대학교의 약대 실습생들은 매우 친절했다. 약사님들은 쉴 새 없는 와중에도 나에게 오셔서 많은 대화를 하려고 하셨고, 포르투갈어를 가르쳐 주시고, 근처 맛집도 종종 추천해주셨다. 같이 실습하던 포르투갈 약대생들과도 많은 얘기를 나누었는데, 우리나라와 많이 달랐던 점은 많은 이들이 지역약국 약사로 진로를 선택하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신 공장이나 독일 등 다른 나라로 가고 싶어 하는 학생들이 많았다. 약국 실습은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30분까지 진행되었다. 실습이 끝난 후 점심은 주로 근처 지역약국에 배정받은 SEP학생과 함께 코임브라 시내에서 밥을 먹거나, 코임브라 대학교 학생식당에 가서 먹었다.
그 이후에는 짜여진 SEP프로그램에 참여했다. SEP 학생들과 함께 저녁을 먹기도하고, 놀이공원에 가기도 하고, 새벽 늦게까지 술을 마시기도 했다. 이곳의 카페는 주로 새벽 3~4시가 돼서야 문을 닫았기에, 우리는 거의 매일 새벽까지 함께 놀았다. International dinner 프로그램에서는 각자 본인나라의 음식을 제공하여 함께 먹었다. 다양한 국가의 음식을 먹을 수 있어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또한 공원 잔디밭에 앉아 크게 노래를 틀고 마피아 게임을 하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금요일 실습이 끝나고는 포르투갈의 다른 지역으로 카야킹을 타러 가기도 했다. 거기서 처음 달팽이를 먹어보았는데, 생각보다 맛이 좋았다.
기억에 남는 프로그램 중 하나는 코임브라 대학교에 방문한 것이다. 연구실에서 실습을 하는 친구들은 매일 코임브라 대학교에 갔지만, 지역약국 실습을 하는 나는 갈 일이 없어 아쉬워 하던 중 다 함께 모여 갈 기회가 생겼다. 코임브라 대학교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 중 하나라고 한다. 그 규모가 매우 크고 웅장했다. 특이했던 점은 대학생임에도 불구하고 모두 교복을 입고 다녔다. 불편할 수도 있으나 학생들은 그에 대해 자부심이 있어 보였다. 해리포터 교복과 흡사했는데, 교복을 입은 대학생 무리를 보고 있자니 마치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 했다.
하지만 단연코 가장 좋았던 것은 SEP이 끝나는 둘째 주 주말에 포르투갈의 SEP학생 중 한명이 본인의 고향으로 우리를 초대해 그 곳에 갔을 때이다. 사실 나의 둘째 주 주말 계획은 포르투갈의 수도인 리스본으로 가서 그곳을 여행하는 것이었는데, 이들과 헤어지는 것이 너무 아쉬워 계획을 변경해 함께 Mortagua라는 도시로 갔다. 그곳은 산과 폭포가 어우러진 한적한 시골마을이었다. 그 곳에서 우리를 초대해준 학생의 부모님께서 손수 점심을 준비해 주셨고, 거의 암벽등반 수준의 하이킹을 하고, 계곡에서 놀기도 하며, 집에도 초대 받아 포르투갈 전통 술을 맛보고, 악기를 연주하고 놀았는데, 정말 기억에 남는 하루였다.
3. SEP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하고싶은 말
SEP은 단순히 그 나라의 약업 실습을 경험해보는 것 그 이상의 것이었어요. 여러 나라에서 온 약대생들과 함께 그들 나라의 약사는 어떤 모습인지 공유하고, 함께 어울려 놀며 교감하는, 지금 이 시기가 아니면 평생 경험해보지 못할 소중한 시간이었어요. 한 가지 당부하고 싶은 것은 항상 적극적인 자세로 임하라는 거예요. 몇 주 안 되는 짧은 시간에도 본인이 적극적으로 행동 할수록 더 얻어가는 것이 많을 거예요. 그리고 한국의 술게임이 의외로 인기가 많았어요. 기회가 된다면 술자리에서 한국의 술게임을 가르쳐 주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저는 바니바니 게임을 가르쳐 주었는데 다들 엄청 재밌어 했답니다. 한국어도 몇 마디 가르쳐 주었는데, 한국으로 돌아오고 나서 포르투갈 친구가 메시지로 ‘bogosipeo’라고 보냈을 땐 정말 마음이 뭉클했어요. SEP의 2주는 평생 잊지 못할 꿈같은 시간이었어요. 여러분들도 SEP을 통해 소중한 추억을 가슴속에 새기시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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