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APS

2019 Summer 터키 TPA-YC 약대생 교환학생 프로그램 참가후기

중앙대학교 안은진

파견기간: 2019.07.13. - 2019.07.31. 

 

▶파견기관: 연구실(Laboratory of Pharmacology-Pharmacotechnology, Faculty of Pharmacy, Gazi university)

▶본 프로그램은 TPA-YC(Turkish Pharmacists' Association-Youth Commission)과의 협력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지난 19년도 여름학기 SEP (약대생 교환학생 프로그램) 에 참가한 중앙대 약학대학 5학년 안은진입니다. 저는 7월 13일부터 7월 31일까지 약 19일간 터키 Gazi 국립대학교에 연구실 실습을 다녀왔으며, 어떠한 과정을 거쳐 SEP에 참가했는지를 적어보고자 합니다.

 

교환학생 지원 동기

  저는 약학대학으로 편입하기 전, 전적대학에서 한 학기 동안 덴마크로 교환학생을 다녀온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당시 덴마크에서 생활하고 수업을 들으면서, 또 틈틈이 여행을 다니면서 정말 소중한 경험을 많이 했었습니다. 그래서 KNAPS와 SEP를 알게 된 이후 꼭 SEP에 지원하겠노라고 결심하고 있었습니다. 마침 18-19 겨울 멘토링 프로그램에서 교환학생관리국장님을 만나게 되었고, SEP에 관한 자세한 설명을 듣고 1달 뒤에 SEP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교환학생 지원 과정

  저는 되도록이면 이전에 가보지 않았던 나라를 가보고, 그리고 회사에서 실습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지원 국가를 살펴보았습니다. 교환학생으로 지원할 수 있는 국가와 실습 분야는 굉장히 다양했습니다만, 저의 우선순위와 언어적 한계 등을 고려하니 지원할 수 있는 곳의 윤곽이 얼추 잡혔습니다. 그래서 결과적으로는 체코, 네덜란드, 코스타 리카 세 곳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학교 행사를 핑계로 지원서를 비교적 늦게 제출했고, 체코와 네덜란드는 이미 지원이 마감되었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코스타 리카에서는 이후 연락을 받았으나, 스페인어를 구사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코스타 리카에 지원할 때에는 영어만 사용할 수 있으면 지원할 수 있다는 실습 분야에 지원하였습니다) 다른 나라로 지원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교환학생관리국장님이 지원 가능한 국가들을 알려주셨고, 처음 계획과는 달랐지만 이전에 가보지 못했던(그리고 약학산업이 매우 발달한) 터키에 지원하기로 하였습니다.

 

교환학생 프로그램 세부내용 조정

  터키 교환학생 프로그램은 Emine라는 학생이 담당하고 있었고, 먼저 메일을 이용해 교환학생 프로그램 참여를 확정하였습니다. 교환학생 대상국을 터키로 바꾸고, 또 터키의 교환학생 담당 학생인 Emine의 연락을 받기까지는 제 예상보다 긴 시간이 걸려 다소 초조하기도 했습니다. Emine와 연락이 된 이후에는 Whatsapp이라는 채팅 앱을 활용해 세부사항을 의논했습니다. 터키에는 회사 실습이 없었기 때문에 대학원 실습으로 지원하였고, 저는 사회약학 혹은 약학공학 둘 중 한 분야를 선택하고 싶다고 하였습니다. 사회약학은 교환학생으로 단기간 실습하기엔 적합하지 않았기 때문에 저는 Gazi University라는 곳에서 pharmacotechnology 과목을 실습하게 되었습니다.

  다음으로 터키에서 학생뿐만 아니라 교수님들도 8월엔 휴가를 가실 수 있다고 했기 때문에 7/13~7/31까지 약 19일간 걸쳐서 실습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그 기간 동안 호텔에서 자는 선택지와 약학대학 학생들 집에서 머무르는 방법을 제안해주었는데, 저는 학생들 집에서 머무르겠다고 했습니다. 학생들 집은 Gazi University에서 도보 또는 버스로 통학할 수 있는 거리였습니다. 고맙게도 세 명의 학생들이 자신의 집에 머물러도 된다고 이야기해주었고, 저는 그 중 두 명의 집에서 번갈아가며 지냈습니다.

 

연구실 실습 내용

  제가 실습했던 Gazi University는 터키의 수도인 앙카라에 위치한 국립대학교입니다. Gazi University의 pharmacotechnology department의 연구실 공간은 일반적인 대학원과는 다르게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보통 연구실은 한 교수님이 한 두 개의 실험실을 운영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이곳에서는 pharmacotechnology 분야의 모든 대학원생이 6개 정도의 연구실을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연구실 맞은 편에 있는 학장님과 교수님들의 방엔 매번 방문객들이 있었으며, 항상 무언가 열정적으로 이야기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또한 대학원생, lab assistant(연구실에서 월급을 받으면서 일하는 테크니션같은 느낌의 직책이었습니다), 교수님 간의 대화가 굉장히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모습도 기억에 남습니다.

 

  제가 실습을 했던 방식은, 먼저 6개의 실험실에 있는 각 기구의 사용법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배우는 것이었습니다. 각 기구를 사용하는 대학원생이나 lab assistant의 실험 일정에 맞추어 연구실에 가면, 그분들이 저에게 자신의 실험 내용과 실험기구 사용법을 영어로 설명해주었습니다. 이곳에서의 실험 내용은 대부분 nano emulsion, nano fiber, nano suspension 등의 제제로 약을 만든 뒤 그 특성을 분석하는 것이었습니다. 이후에는 실험 내용과 관련된 논문, review 추천을 받아 내용을 공부하기도 하였습니다. 실험 내용에 대해 원하는 만큼 자유롭게 배울 수 있는 분위기여서, 제가 실습을 진행하는 동안 Gazi University의 다른 학부생들도 자발적으로 인턴십을 하면서 함께 실험 방법을 배우기도 하였습니다. 마지막 3일 정도는 그 동안 배운 내용을 report로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터키 생활

  제 기대와 달리 Gazi University로 교환학생을 왔던 외국인 학생은 저 혼자뿐이었습니다. 터키어를 전혀 할 줄 몰랐기 때문에 처음엔 엄청 걱정을 했지만, 터키 친구들은 모두 저를 친절하게 챙겨주었습니다. Emine는 매일 실습이 끝난 뒤에 같이 놀거리를 만들어주고, 거의 매일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 함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주었습니다. 특히 터키 친구들은 처음 보는 사람과도 차를 마시면서 끝없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친화력을 가지고 있어서 전혀 불편함을 느낄 수 없었습니다. 실습을 하는 연구실의 대학원생들도 항상 제가 있는 방에 와서 함께 밥을 먹자고 하거나 함께 이야기를 나누자며 열린 마음으로 대해 주었습니다. 젊은 친구들은 한국 드라마와 한국 문화, 한국어에 관심이 매우 많아 공통된 주제로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또한 연세가 많으신 분들도 한국은 형제의 나라라며 터키와 한국의 돈독함을 이야기해주었습니다. 머무르는 곳에서마다 여행자는 최선을 다해 맞이해주어야 집안에 좋은 일이 일어난다면서 저희 집보다도 편하게 머무를 수 있도록 도와주었습니다. 함께 쇼핑, 오락실, 놀이공원, 박물관, 짧은 여행을 같이 다니고, 책과 영화, 음악, 연애, 진로 등 정말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즐거운 추억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터키의 물가는 한국에 비해서 전반적으로 저렴한 편인데, 주요 관광지가 아닌 앙카라에서는 이보다도 더욱 저렴하다고 느꼈습니다. 특히 과일이나 견과류 등 식재료가 굉장히 저렴했고 쇼핑몰에서 옷도 한국에 비해 저렴하게 구입했던 것 같습니다. 다만 주류는 한국과 비슷하다고 느꼈습니다. 특히 앙카라에서는 밤 10시 이후에 술을 파는 것이 불법이라는 것을 들으며 신선한 충격을 느꼈습니다. 터키의 음식은 다소 짜고 기름기가 있는 편이지만, 대체로 정말 맛있었습니다.

 

여행

  저는 7월의 실습 기간 동안에는 주말에 짬을 내 앙카라에서 가까운 소도시를 여행했습니다. 터키에서 여러모로 가장 발달한 도시는 이스탄불이지만, 앙카라는 터키의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어서 주변의 소도시로 짧은 여행을 다니기 좋았습니다. 특히 터키에서 비현실적인 자연과 커다란 벌룬으로 유명한 카파도키아도 1박 2일이면 충분히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교환학생을 오기 전에는 7/31에 실습이 끝난 뒤 바로 8/1부터 8/25까지 터키, 그리스 여행을 시작하겠노라고 계획을 구상했었습니다. 그러나 실습 기간 동안 친해졌던 터키 친구들과 조금이나마 같이 지내고 싶어서 약 5일 정도 앙카라에 머무르며 친구들과 함께 시간을 보낸 뒤 개인여행을 다녔습니다. 개인여행 동안에도 터키 친구들은 제가 머무르는 도시의 지인에게 연락해 숙소를 마련해 주는 등 정말 많은 도움을 주기도 했습니다. 덕분에 마지막에 귀국비행기를 타는 순간까지 한국에 돌아오기 싫었을 정도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돌아왔습니다. 교환학생을 지원하면서 해외여행도 함께 계획하시는 분이 많으실 테지만, 여행 내용은 나라나 시기 등 각자의 상황에 따라 많이 달라질 테니 더 자세히 적진 않겠습니다. :D

 

글을 마치며

  저는 맨 처음에 가고 싶었던 나라와 실습 유형과 전혀 다른 곳으로 교환학생을 갔으며, 예상과 다르게 흘러갔던 상황도 많았지만 정말 너무나도 좋은 경험과 기억을 쌓고 돌아왔습니다. 본인이 교환학생을 가고 싶은 이유를 정리하여 미리 준비하되, 예상치 못한 상황을 마주치더라도 여유롭게 즐기며 좋은 경험을 하시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