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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에 대해 알아볼까요? By. 서재경 약사님

 

서재경 약사님

이화여자대학교 약학학사

이화여자대학교 약학석사

. 한국노바티스, 사원

Univ. of Southern California

약물경제학 및 정책학 박사

. 한국보건의료연구원, 부연구위원 





한국보건의료연구원(National Evidence-based Healthcare Collaborating Agency, 이하 NECA)은 보건의료기술에 대한 경제성 분석, 임상 성과평가를 통해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근거를 소비자·보험자·의료기관 등에게 제공함으로써 의료자원의 효율성 제고 및 보건의료산업 활성화에 기여하기 위하여 설립된 대한민국 보건복지부 산하 법인입니다. 약대생분들에게 NECA라는 곳이 조금은 생소할 수 있으실 텐데요. 이번 기회를 통해 이 기관에서 실제로 근무하고 계시는 경제성평가연구 팀의 서재경 약사님을 만나 뵐 수 있었습니다. 또 한국보건의료연구원 관련 뿐만 아니라 서재경 약사님의 박사학위 전공 분야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변화하는 약학에 발맞춰 자기계발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시는 서재경 약사님께서 직접 들려주시는 그 자세한 이야기, 지금부터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석사과정과 노바티스 제약회사에서

Q1: 약학석사를 취득하시고 노바티스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으신데 어떤 업무를 담당하셨나요?

A: 허가 쪽 업무를 담당했었어요. 신약을 출시하기 전 식약처(당시 식약청)의 허가를 받거나 기존 품목 관리사항 등의 업무를 했었죠. 제가 노바티스에 근무하던 시기엔 신약이 많이 나오던 시즌이라 바쁘기도 했고 재미있게 일했었어요.

 

Q2: 석사과정에서 연구하신 분야는 무엇인가요?

A: 석사는 약대의 세포생리학 방에서 했는데요, 당시에는 세포실험 및 동물실험을 많이 했었어요. 특정 유전자가 과발현된 쥐의 장기에서 발견되는 특징을 연구하는 일을 했었습니다. 기초학문이라고 할 수 있겠죠.

 

약물경제학 및 정책학 박사

 

Q3: 약물경제학을 한국에서 공부하지 않고 외국에서 공부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A: 그 당시에는 약물경제학을 다루는 학교가 그렇게 많지는 않았어요. 꼭 해외에서 공부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외국에서 공부해보고 싶은 것도 있었어요. 미국의 경우 제약 산업의 규모가 커서 관련 R&D 투자도 많아 이 분야의 연구가 활발했어요. 미국에 가서도 보건대를 갈 것인가 약대를 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있었는데 기본적으로 제가 약대를 졸업했기 때문에 이를 더 배우고자 약대 안에 있는 것을 선택했어요.

 

Q4: 약물 경제학을 공부한 후 일할 수 있는 분야들과 주요 업무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고 싶습니다.

A: 약물 경제학 전공자로서 도전할 수 있는 분야는 다양해요. 심사평가연구원, 건강보험공단, 보건사회연구원, 그리고 한국보건의료연구원 등에서 보건의료분야 연구업무를 할 수도 있고 제약회사에서 market access 쪽의 health economics 분야, 그리고 학계 등으로 진출할 수 있어요. 각 분야들은 경제성평가의 방법론의 차이가 있다기 보다는 경제성평가의 목적이 무엇이냐의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한국보건의료원이 의약품, 의료기기 등을 포함하는 의료기술의 경제성평가 및 관련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NECA에 대해

Q5: NECA는 어떤 기관인가요?

A: NECA의료기술평가와 관련한 독립된 연구기관으로 의약품과 의료기기 등을 포함한 의료기술의 임상적, 경제적 효과 등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제공하여 근거기간 정책지원을 통한 의료자원의 효율적 투자를 제고하고 국민건강을 증진하고자 설립되었어요.

한국보건의료연구원에서는 개발단계 의료기술에 대한 모니터링을 통한 새로운 의료기술의 개발, 탐색부터 기존 의료기술에 대한 평가까지 의료기술을 전주기에 걸쳐 관리하고 있지요.

 

1.     의료기술개발 및 신개발 의료기술: 수평선 탐색활동(horizon scanning)을 통해 국내외 보건의료분야 연구개발 현황 및 유망 의료기술에 대한 정보를 선제적으로 제공

2.     유망의료기술: 제한적 의료기술평가제도를 통하여, 대체기술이 없거나 희귀 질환의 치료를 목적으로 하되 검사방법에 남용의 소지가 없고 임상도입의 잠재적 이익이 큰 연구단계 의료기술에 한하여 제한적으로 진료를 할 수 있도록 하여 임상적 근거 축적을 지원

3.     신의료기술: 국내 의료시장에 도입되는 새로운 의료기술이 안전하고 유효한지 의∙과학 문헌의 체계적 분석 및 평가과정을 거쳐 검증

4.     의료기술: 환자와 국민 건강에 밀접한 관계가 있는 의료기술과 관련한 연구주제를 도출하고 체계적 문헌고찰, 비교효과연구, 비용효과분석 등의 다양한 방법론을 활용하여 보건의료정책 수립 및/또는 이행에 필요한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근거 제공

또 국민건강임상연구사업을 수행함으로써 공익적 임상연구를 지원하고, 국민건강 증진에 필요한 근거기반(evidence-based) 보건의료체계 구축하고자 합니다.

 

Q6: NECA에 약사비율은 얼마나 되는지, 어떤 업무들을 담당하고 계시는지 궁금합니다.

A: 보건의료연구본부, 신의료기술평가사업본부, 국민건강임상연구 코디네이팅센터까지 연구관련 업무자가 약 100여명 되는데 그 중에 약사는 6명 있습니다. 주사제 또는 성형수술과 같이 국민생활과 밀접한 안전문제에 대한 연구 및 지침개발, 의약품을 포함한 의료기술의 경제성평가, 그리고 공익적 임상연구 개발 및 지원 등의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Q7: NECA에는 주로 어떤 분야를 전공하신 분들이 계신가요?

A: 보건학, 간호대, 약대, 역학, 바이오엔지니어링,통계 등 다양한 분야를 전공하신 분들이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Q8: 학부생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제한되어 있는 것 같은데 석사과정을 경험해보는 것이 좋을까요?

A: 석사를 하면 더 이해도가 높아질 수 있지만 여기서 일을 하면서 이 분야에 관심이 더욱 생겨 공부를 더 하는 사람들도 많아요. 저희 4년제 때는 특히 사회약학에 대한 노출이 많이 없어서 더 공부를 해야 이해도가 높아지는 것 같더라구요.

 

Q9: 석사와 박사 간에 차이가 있나요?

A: 제 생각에는 참여연구진으로서 연구 내에서 하는 일 자체가 크게 구분되어 있지는 않아요. 다만, 그 안에서 조금 더 전문성이 필요한 부분들이 있다면 그것은 박사급에게 넘어갈 수 있겠죠.

 

Q10: NECA에 다니시면서 박사학위를 위해 대학원에 다니시는 분들이 있으신가요?

A: 꽤 많습니다. 일을 하면서 관련된 공부를 하면 이해도 빠르고 적용하는 것도 용이한 장점이 있죠. 연구원의 특성상 학위공부를 많이 배려해주는 편입니다. 보건정책이나 보건경제, 보건통계, 사회약학, 예방의학, 통계학 등 관심분야과 본인 전공에 따라서 박사학위전공을 선택하게 되는 것 같아요.

 

Q11: 연구를 하다 보면 이해관계가 상충해서 생기는 문제로 소송에 걸리는 등의 일도 있나요?

A: 소송까지는 아니구요. 처음에 연구주제를 정할 때부터 첨예한 분야들이 있을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수술과 재활치료에 관한 연구를 할 때, 재활의학과와 정형외과가 서로 다른 입장을 가질 수 있어요. 그러한 경우, 저희는 객관적으로 연구를 하고 그 결과를 가지고 원탁회의를 개최해요. 이해당사자들이 모여 쟁점을 논의하고 합의점을 모색해가는 공론의 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자리를 통해서 이해관계를 조율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Q12: 공공기관 연구원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A: 저희 연구원은 2008년에 개원한, 비교적 젊은 조직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조직적으로 상급자가 계시지만그래도 한 과제 안에서는 연구자의 직급에 상관없이 자유로이 의견을 제시하고 토론하는 분위기죠. 또한, 공공기관이다 보니 아무래도 공익적 특성을 띄는 연구주제라든지, 보건정책과 관련된 연구주제를 다루게 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리고 다양한 전공분야의 사람들이 모여 있다 보니 인적 인프라 구축이 잘 되어 있어요. 연구주제에 따라, 또는 연구에 적합한 방법론에 따라 전문가가 있어 원활한 연구수행에 큰 도움이 됩니다. 연구하면서 나와는 다른 전문분야의 지식을 가진 사람들과 일하다보면 연구를 보는 시야도 넓어지고 배우는 것들도 많아지게 되구요.출퇴근은 기본적으로 9 to 6지만 유연근무제를 허용하고 있어 개인의 필요에 따라 출퇴근시간 조절이 가능해요. 연구원에 다니면서 대학원 공부를 하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에 유연근무제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어요.

NECA에는 여성이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복지에도 많은 신경을 쓰고 있어요. 출산휴가는 당연히 인정이 되고 육아휴직도 확산되고 있는 중이지요. 남자분의 육아휴직 역시 인정이 되고 있어요.

 

Q13: 공공기관 연구원의 단점은 무엇인가요?

A: 단점이라고 굳이 꼽자면 약사로서의 일을 많이 할거라 생각하고 오시면 실망할 수도 있어요. 의약품와 관련한 연구를 수행하기도 하지만 모든 연구가 그렇지는 않거든요. 그러나 바꿔말하면 장점이기도 합니다. 약사로서 접하지 못했을 수도 있는 일을 여기서는 할 수 있으니까요.

 

NECA입사를 위해

Q14: NECA에 입사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요?

A: 최소 석사 이상의 학위가 필요해요. 석사로 입사하여 연구원에서 다양한 분야의 연구를 수행하다가 관심분야에 좀 더 공부하고자 박사과정에 진학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연구 분야는 현재 서류랑 면접 절차가 있어요. 바뀐 약대 6년제 학생들을 어떤 학위로 받을지는 아직까지 들어온 사람이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Q15: 석사일 때 면접 질문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A: 저 같은 경우는 박사급으로 온 것이어서 꼭 똑같진 않겠지만 질문은 큰 흐름은 다르지 않을 거라 생각해요. 연구원의 지원 동기 라든지, 공공기관에 지원한 이유, 관심분야 등을 물어보지 않을까요? 박사급이라면 이전 연구도 물어볼 수 있겠구요.

 

Q16: 영어성적도 필요한가요?

A: 영어성적을 보진 않지만 영어를 쓸 일이 생각보다 많아요. 연구를 하게 되면 관련 외국 문헌이나 논문을 검토하거나 학회발표 등의 관련업무들이 있거든요. 그리고 연구결과를 확산하는 차원에서 논문을 쓰게 되는 경우에는 영어가 필수적이죠. 영어점수가 중요하기 보다는 연구에 필요한 영어실력이 더 중요한 것 같아요.  

 

 

NECA에서의 근무

Q17. 약물경제학 박사학위로 근무하실 수 있는 곳이 다양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NECA에서 연구원으로 일하시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요? 또한 제약회사 연구원과는 어떤 차이가 있나요?

A: 아까도 잠시 언급했지만 연구원과 회사의 가장 큰 차이는 연구의 목적에 있는 것 같아요. 저는 공익을 위한 연구에 좀 더 관심이 많았고 정책적으로 의미 있는 변화를 줄 수 있는 연구를 하고 싶어서 연구원을 선택하게 되었어요.

 

Q18: 현재 NECA에서 하시는 업무는 무엇인가요? 또 연구과제는 어떤 식으로 수행하게 되나요?

A: 저는 현재 보건의료근거연구본부의 경제성평가연구팀에서 일하고 있어요. 연구과제는 일반적으로 책임연구자(PI) 1명과 참여연구진 3-4명 정도가 한 팀이 되어서 진행하게 되죠. 소속이 경제성평가연구팀이다 보니 경제성평가 관련 과제를 아무래도 많이 하고 있지만 꼭 그런 건 아닙니다. 과제의 성격에 따라 여러 팀 소속의 연구진이 모여서 진행하는 경우가 많고 그 안에서 담당업무가 나뉘어지게 됩니다.

 

Q19: 학생들에게 생소한 분야인 경제성평가에 대해 조금 자세히 알고 싶습니다.

A: 약대 커리큘럼에서 보자면, 사회약학에 경제성평가에 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어요. 쉬운 예로, 신약은 보통 효과가 좋지만 비쌉니다. 약 가격이 적절한지 등을 결정해야 하는데 기존 약에 비해 새로운 약이 비용대비 효과가 좋은가를 따지게 되는 거죠. 이러한 경제성평가는 비단 의약품에서만 필요한 것이 아니고 의료기기, 보건의료정책 등등 많은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어요.

 

 

Q20: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은 의약품보다는 의료기술에 대한 연구를 주로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공부해 오신 분야와 어느 정도 일치하는지, 어려움은 없는지 궁금합니다.

A: 의약품이 주가 아닐 뿐, 의약품 관련 연구는 계속하고 있구요. 제가 전공한 분야는 약물경제학 및 정책학인데 약물 외에 다른 중재법(수술법, 진단법이나 보건정책 등)도 연구대상에 포함되어 연구주제가 넓어졌다고 볼 수 있어요. 경제성분석이나 성과연구를 공부한 사람으로, 지금 하고 있는 연구가 공부한 분야와 잘 맞는 것 같습니다. 의약품이든 다른 중재법이든 익숙한 분야가 아닐 수 있기 때문에 해당 분야에 대한 공부가 늘 필요하다는 게 어려운 점으로 꼽을 수 있겠네요.

 

Q21: 어떤 성향을 가진 사람이 이 업무에 잘 맞는다고 생각하시나요?

A: 의료기술은 끊임없이 발전하고 방법론도 계속 발전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연구하는 자세, 보건의료분야와 관련한 호기심이 필요할 것 같아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

Q22: 약물경제학 분야 이외에 NECA에 이런 부분을 공부한 약사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시는 분야가 있나요? 추가적으로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나요?

A:  제가 학교다닐 당시에는 4년제라 전공수업듣기도 빠듯해서 다른 교양수업을 들을 기회가 그리 많지는 않았거든요. 하지만 가능하다면 다른 분야의 교양수업도 들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예를 들어 통계학 같은 경우에, 저도 배울 당시에는 이게 왜 필요한지 잘 몰랐지만 나중에 대학원, 그리고 연구원에 와서 보니 통계학이 정말 중요한 과목이더라구요. 지금 당장은 필요없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다양한 것들을 접해보는 것이 좋은 것 같아요. 분명히 스스로에게 자양분이 될 수 있을 거에요.

그런데 학과공부뿐 만 아니라 다양한 것들에 관심을 가지고 배워두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6년제가 되고 실습을 통해 다양한 분야에 대해 알아볼 수 있으니까 그 경험을 통해 자신에게 잘 맞는 분야를 찾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경험도 많이 해보고 공부도 다양하게 해보고 놀기도 많이 놀고 여행을 다녀온다거나 하는 것처럼 말이죠. 나중에는 여행가기 힘드니까 학생일 때 방학이라는 최적의 시간을 이용해 여행 다니면서 많이 보고 느끼는 게 좋은 것 같아요.

 

Q23: 약사님에게 약사란?

A: 제가 약사로서의 일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마치 약사라고 인이 새겨진 것처럼 내가 뭐를 하던지 나의 배경이 되어주는 든든한 버팀목인 것 같아요. 약대에서는 많은 과목을 접하고 트레이닝을 받게 되잖아요? 그 과정에서 어떻게 하면 내가 궁금한 것을 찾아 나갈 수 있는지 방법을 깨닫게 되었어요. 덕분에 잘 모르는 상황에 직면해도 내가 무엇을 찾아야할지, 어떻게 찾아야할지 아니까 여러 부분에 대해 접근하기가 조금 더 쉬웠고 다양하게 여러 분야로 뻗어 나갈 수 있는 베이스가 되어주었던 거죠.

 

 

KNAPS 9기 문서국장 김새미 (충북 12), 박지현 (덕성 14), 전원 (아주 12), 허은서 (원광 12), 정희원 (충북 12)

 

‘Talk with Pharmacists’는 문서국에서 연재하고 있습니다.

본 글은 서재경 약사님의 동의 하에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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