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lk with Pharmacists #14. 병원 약사


 


!!! Talk with Pharmacists #14

병원 약사에 대해 알아볼까요? By. 정혜정 약사님



 

정혜정 약사님

약력)

충북대학교 약학대학 졸업

서울대학교병원 암병원 정규약사


 

약대가 6년제로 변하면서 병원 약사를 꿈꾸며 약대로 진학하신 분들이 많이 있으실 텐데요. 6년제 첫 졸업생이시면서 서울대학교병원에서 근무하시는 정혜정 약사님을 만나 병원 약사와 서울대학병원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병원 입사과정에 대해서도 생생히 들을 수 있는 시간이었는데요. 병원약사로서의 삶에 만족해하시고, 입사 후에도 꾸준히 공부하시는 모습이 정말 인상 깊었습니다. 인터뷰 과정에서도 정혜정 약사님의 섬세함과 꼼꼼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지금부터 함께 그 이야기를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병원 약사를 희망한 이유

Q1: 병원 약사를 진로로 선택한 이유와 그 중 서울대병원을 선택한 이유가 있다면?

A: 실습할 때 병원 약사들이 약제부에서 흰 가운 입고 일하는 것을 보았는데 그것이 참 멋있게 보였어요. 그리고 약사로서 효능, 용법용량, 부작용 등 약에 관한 전반적인 지식을 배울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라 생각해서 병원약사를 지원했어요. 약학적 지식을 가장 많이 활용할 수 있는 곳이 병원이라 생각했어요. 특히 서울대학교병원은 우리나라 최초의 국립병원인 제중원에서 출발하여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만큼, 이곳에서 근무하게 되면 약제업무에 관한 노하우도 많이 배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어요. 우리 집과 거리가 가까워서 출퇴근하기 좋기도 하구요.

 

약사가 서울대병원에서 하는 일

Q2: 현재 하시는 업무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A: 한 달에 한 번 업무분장이 이루어지고 돌아가면서 포지션을 맡게 되는데, 이번 달에는 암병원의 항암낮병동에 관한 업무를 하고 있어요. 종로구에 위치한 서울대학교병원은 본원, 암병원, 어린이병원, 의생명연구원 등의 건물로 나뉘는데, 암병원 뿐만 아니라 본원 및 어린이병원에서도 항암치료가 필요한 환자가 있어요. 이들에 대해 주치의가 진료를 본 뒤 항암 오더를 내면 암병원 약국에서 그 오더를 접수 받아 처방검토를 하고 항암제 믹스를 해서 감사, 불출하는 업무를 하죠.

저는 이번 달엔 주치의가 낸 항암제 처방을 검토하고, 믹스된 항암제를 감사(이물, 용량, 성상 등을 확인)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어요. 예를 들면 적정 항암제 용량이 처방되었는지, 다양한 lab 수치를 통해 현재 환자가 항암요법을 받기에 양호한 건강상태인지 등을 파악하는 것이죠.

 

Q3: 이 외에 서울대병원에서 약사들이 하는 일은 무엇인가요?

A: 병원약사로서 할 수 있는 업무들은 생각보다 다양해요. 제가 말했던 항암제 처방 검토 및 조제 뿐 아니라 TPN 조제, 재원/퇴원약 복약지도, 임상업무, 임상시험연구 등 각 파트 별로 여러 가지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암진료조제파트 소속 약사는 주로 항암제 관련 업무를 합니다. 이곳의 장점 중 하나가 약사로서 항암제를 직접 믹스하는 것입니다. 무균시설이 갖추어진 종합병원이 아니면 할 수 없는 경험이죠.

주사조제파트에서는 환자에게 필요한 영양을 계산하여 수액에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무기질 등을 혼합 조제합니다.

입원조제파트에서는 본원 병실에 입원 중인 환자에 대한 약을 조제하고 UDS(Unit Dose System)를 이용해 각 병동으로 조제된 약을 올려 보냅니다. 외래조제 파트에서는 본원 외래환자의 원내처방전 조제 및 투약과 원외처방전 관리업무를 담당하고 있고, allergy내과외래 환자와 장기이식을 받은 외래환자를 대상으로 외래환자 복약지도 및 교육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임상시험센터에서는 임상시험약을 관리하고 임상시험에 참여하는 피험자에게 조제 및 투약, 복약지도, 반납, 점검 및 실태조사 등을 합니다.

팀 의료의 경우 레지던트 출신 약사들이 주치의와 함께 병동을 회진하면서 환자 상태를 체크하고 각자의 전공분야에서 피드백을 하며 진행하고 있습니다.

 

서울대병원의 업무환경

Q4: 임신 예정이나 임신 중에는 항암제 쪽 일은 안 한다고 하던데요?

A: 암진료조제파트(암병원 약국)의 경우 크게 항암믹스준비실(믹스실 포함)’경구약 및 주사약 조제실로 나뉘기 때문에 임신 예정이나 임신 중에는 경구약 및 주사약 조제실쪽에서만 일하도록 업무분장을 하고 있습니다.

Q5: 약사 직급이 어떻게 되나요?

A: 약제부에서의 직급은 약제부장, 과장, 계장(파트장), 그 외의 약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Q6: 야근은 얼마나 하시나요?

A: 이브닝(오후8시까지 근무) 및 주말당직(, 일요일 근무)을 합한다면 횟수는 한 달에 평균 5~6번 정도 될 것 같네요. 월말에는 재고조사라고 해서 유효기간 6개월, 1년 미만인 약의 재고를 조사해야 하기 때문에 근무 외 시간에도 일을 하게 될 때가 있지요.

Q7: 근무시간은요?

A: 업무에 따라 출퇴근 시간이 다르긴 하지만(오전7~9시 출근, 오후 4~6시 퇴근) 모두 하루 총 8시간 근무합니다.

 

병원 약사가 되어보니 느끼는 좋은 점과 힘든 점

Q8: 다른 진로와 차별화되는 병원약사의 장점은?

A: 병원약사로서 가장 큰 장점은 광범위한 전문의약품과 신약, 희귀의약품 등을 접하기 때문에 약에 관한 전문가로서 새로운 지식을 끊임없이 업데이트할 기회가 많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병원에서 근무하면 매달 신약 세미나를 통해 원내로 새로 들어오는 신약의 효능과 작용기전, 용법용량 등 각종 정보를 얻을 수 있어요. 매 분기마다 병원약사회에서 진행하는 온라인강좌 및 오프라인강좌도 원하는 만큼 신청해서 들을 수 있고요.

병원에서 다양한 케이스의 환자를 접하고 임상지식을 쌓을 수 있다는 점도 병원약사의 장점이에요. 의료진과 적극적으로 co-work할 수 있어서 약사로서 매일 새로운 자극을 받는 때도 많아요. 서울대병원의 경우 의료진들이 약사에게 기대하는 신뢰도가 굉장히 높아서 약을 처방할 때에 자문을 종종 구해요. 그럴 때마다 약사로서 책임감을 느끼게 되죠. 저는 주로 암병원 약국 약사로서 환자의 체표면적당 항암제 용량을 계산해보고 주치의가 낸 오더 용량과 일치하는지 비교하며 항암제 유효농도범위에 속하는지도 체크합니다. 항암제 처방검토를 할 때에 체크할 요소들이 많아 부담될 수도 있지만, 이러한 것들은 어떻게 보면 약사로서의 성장과정에 있어 반드시 거치게 되는 관문인 것 같기도 해요.

 

Q9: 병원 약사로 일하며 힘드신 점이 있다면?

A: 제가 3월에 입사하고 초반에는 업무 흐름에 적응하고 복잡한 전산업무를 익히는 것이 가장 힘들었어요. 처음엔 어떤 약이 어느 위치에 있는지도 모르고 손이 느려서 전체적으로 일이 밀리는 바람에 애를 먹었어요. 3월엔 제가 일이 느리니까 일부러 한 시간 일찍 출근하기도 하고, 업무가 너무 바빠서 점심시간 전까지 화장실 한번 못 가고 정신 없이 일한 적도 많았어요. 그래도 바쁠 때마다 주위 선생님들과 동기들이 내 일처럼 도와주고 큰 힘이 되어주어서 지금은 어엿한 서울대병원 약사로 잘 적응했답니다.

업무에 적응하는 것 외에도, 복약지도 중 환자에게 한 실수 때문에 죄책감이 들고 힘들었던 적도 있었어요. 한번은 후두암 환자분에게 복약지도를 하려고 open question으로 성함을 물어봤었는데, 환자분이 저에게 대답하느라 고통스러워하셨고 그 모습을 보면서 너무 죄송했어요. 성함을 물어보기보다 손목 팔찌로 환자번호를 확인했다면 좋았을 텐데 말이죠. 그 일이 있었던 뒤로부턴 작은 것 하나라도 환자가 힘들지 않도록 배려하려고 노력합니다.

 

병원 약사가 되기 위해서

Q10: 병원에서는 어떤 약사를 뽑고 싶어 할까요?

A: 업무적 측면에서는 꼼꼼함이 요구된다고 생각해요. 병원 약사로서 일할 때에는 조제 착오가 없이, 환자에게 처방된 약을 용법•용량에 맞게 정확한 용량만큼 조제하는 것이 가장 기본이기 때문이죠.

환자 중심의 문화를 지킬 수 있는 약사도 병원에서 공통적으로 요구하는 인재상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병원에 오고 싶어서 오는 환자는 없고 그들은 신체적•정신적으로 치유 받고 싶어 하기 때문에, 최대한 환자들을 이해하고 그들이 가난하든 부자이든 조건에 상관없이 동일한 수준의 질 좋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약사로서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11: 서울대학병원 약사가 되기 위해 학창시절 어떠한 준비를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A: 우선은 학업에 충실했던 것 같아요. 처음에 서울대병원약사가 되고 싶어서 서울대병원 홈페이지(www.snuh.org)를 방문했을 때, <병원 소개>에 나와 있는 미션을 보고 큰 자극을 받았었어요. ‘서울대병원은 세계 최고수준의 교육, 연구, 진료를 통하여 인류가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한다.’ 라는 내용이었죠. 이러한 가치에 부합하려면 우선 학업에 충실해야겠구나 생각했어요.

학점은 다들 신경 쓰시겠지만, 학점 외에도 공인영어점수가 있으면 유리할 것 같아요. 서울대학교병원에 정말 입사하고 싶으시다면 지원동기 및 장래포부가 포함된 자기소개서를 미리 써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Q12: 타 대학이라고 해서 불리한 점이 있나요?

A: 불리하지 않습니다. 다양한 대학 출신 약사들이 모여서 일하는 곳 이구요, 신설 약대출신 이라던지 서울대병원 실습여부가 입사에 영향을 미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Q13: 전공약사(레지던트)는 어떤가요?

A: 레지던트 약사는 매년 10명 이상 뽑는 것 같아요. 각자 3지망까지 선호하는 사이트에 지원하고 한 사이트에 배정되면 1년간 계약직으로 일하며 공부합니다.

Q14: 선발 시 남성으로서의 메리트는?

A: 아무래도 병원약사로 지원하는 분들이 대부분 여성이다 보니, 남성 분들이 병원에 지원하시면 메리트가 클 것 같아요.

Q15: 석사학위가 있으면 병원에서 일할 때 메리트가 있나요?

A: 임상과 관련한 석사학위가 있다면 더 깊은 임상지식을 쌓을 수 있고 처방검토 등 병원약사로서의 업무수행에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퇴근 후에도 틈틈이 시간 내서 대학원 수업 들으러 가시는 병원약사님들도 많아요.

Q16: 병원 약사를 희망하는 후배들에게 당부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A: 취직하려면 학점관리, 공인영어능력평가 등의 스펙도 신경 써야 하긴 하겠지만, 그전에 우선 왜 내가 병원약사가 되고 싶은지’, ‘병원약사가 되어 이루고 싶은 목표가 무엇인지최대한 많이 생각해보라고 조언하고 싶어요. 별다른 지원동기 없이 스펙만 쌓는 것은 알맹이 없는 빈 껍데기와 같아요. 그런 사람들은 취직한 뒤에도 계속 진로고민을 하고 방황하다가 그만 두는 경우가 많죠. 취업세미나도 듣고 병원에 취직한 선배들도 직접 만나보면서 병원약사의 진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보세요. 자신만의 뚜렷한 지원동기와 목표를 가진다면 취직한 뒤에도 흔들림 없이 분명 어엿한 병원약사가 될 수 있을 거예요.

Q17: 병원에서 근무하고 싶다면 학교 다니는 동안 어떤 것들을 준비하면 좋을까요?

A: 병원에 관심 있으시다면 미리미리 자기소개서를 준비할 것을 추천합니다. 병원약사 모집공고가 보통 약사고시 준비하는 기간인 10~11월에 나기 때문입니다. 저는 참고로 서울대병원 면접을 10월과 11, 이렇게 2차에 걸쳐 보았습니다. 자기소개서와 면접준비를 미리 예상하고 준비해놓지 않는다면 약사고시 준비에 심적 부담이 클 수 있습니다. 만약 세 군데에 입사지원을 하게 되면 면접준비에만 1주일 이상 소요될 수 있으니, 자신이 가장 지원하고 싶은 병원을 미리 정하여 차근차근 입사지원 준비를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학교에서 배운 지식과 업무의 연관성

Q18: 학교에서 배운 지식이 실제 업무에서 어느 정도 사용된다고 느끼셨는지 궁금합니다.

A: 약대에서 배운 모든 과목이 병원업무에 사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때 습득한 약물학적 지식이 기초가 되었기에 약물치료와 처방검토를 더욱 잘 이해할 수 있었어요. 사실 약대 다닐 땐 약물치료학이나 약물학등의 과목을 너무 깊이 배운다고 생각 했었는데, 막상 일하다 보니 학창시절엔 가장 기본적인 것만 배웠던 것이더군요. 예를 들어 학교에서는 5-FU의 구조나 치료용도 및 부작용 등을 배웠는데, 병원에서는 환자의 체표면적을 이용해서 항암제의 용량을 결정하고 처방 검토하는 것이 주를 이룹니다. 그래도 약대에서 배운 지식 덕분에 업무를 더 잘 이해할 수는 있다고 생각해요. 병원약사로서 추가적으로 공부해야겠다는 필요성을 느껴서, 요즘엔 입사동기들과 함께 스터디도 하면서 자발적으로 공부하고 있어요.

 

약사님이 생각하시는 약사란?

Q19: 약사님에게 서울대학병원이란?

A: 서울대병원은 제게 있어 첫사랑과 같은 존재에요. ‘첫 직장이자 첫 월급을 받은 곳’, ‘약사로서 처음으로 새로운 목표를 부여해 준 곳등등 처음이라는 수식어가 많이 붙기 때문이에요. 제게 이렇게 특별함을 선물해 준 서울대병원에 예비약사들이 많이 지원해서 함께 일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어떨 땐 일하느라 힘들어서 그만 두고 싶을 때도 있지만 서울대병원 약사로서 근무하면서 보람을 느낄 때가 더 많아서 앞으로도 계속 동료 선생님들과 동고동락하며 일하고 싶어요.

Q20: 약사란?

A: 처음에 약대에 들어와서 지금까지 변함없는 생각이 약사는 약에 대한 전문가다입니다. 간호사나 의사가 약에 대해 물어봤을 때 모르면 환자에게도 할 말 없습니다. 약사의 기본적인 직능이 약에 대한 전문가니까 누가 어떤 질문을 해도 그 정보를 찾아내서 알려줘야 하는 것이 기본적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항상 최신 약이라던가 신약에 대해서 스스로 업데이트를 해야 되는 것이 어려우면서도 중요합니다.

 

KNAPS 문서국장 김새미 (충북 12), 강지윤 (동국 12), 손채윤 (이화 13), 윤빛나 (이화 12)

 

‘Talk with Pharmacists’는 KNAPS 문서국에서 연재하고 있습니다.

본 글은 정혜정 약사님의 동의 하에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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