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APS


2018 WINTER_이집트_EPSF 약대생 교환학생 프로그램 참가후기 

                  

                                                                강원대학교 약학대학 이찬휘
                파견기관Al Elaqi 약국 (이집트 이스말리아 소재) / 파견기간2018. 01. 22 ~ 02. 01

▶ 본 프로그램은 EPSF(Egyptian Pharmaceutical Students' Federation)과의 협력으로 진행되었습니다. 


I.   <SEP 지원 계기 및 이집트인 이유>

     나는 새로운 것을 접하고, 전 세계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것을 좋아한다. 약대에 입학하고 나서 내가 찾은 가장 매력적인 대외활동은 KNAPS였다. 단순히 다른 나라의 친구들을 사귈 수 있는 것을 넘어, 나와 같은 전공을 가진 친구들을 만나고 그 나라에서 실습까지 경험할 수 있는 교환학생교류프로그램(SEP)은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대외활동이었다. 학생다운, 약대생다운, 그러면서도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할 수 있는 활동. SEP에 지원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이미 지원하기로 마음먹은 그 순간부터 내 설렘은 시작됐고, IPSF에 올라온 각 나라 단체의 소개글을 꼼꼼히 읽으며 어느 나라에 지원할지를 정했다. 같은 프로그램을 참가하더라도 각 참가자의 주 목적은 다를 수 있다. 다들 각자의 목적에 맞게 파견갈 나라를 고른다. 누군가는 발달한 약학산업을 보는 것이 목적일수 있고, 평소에 그 나라를 가보고 싶었던 것이 목적일수도 있다. 앞의 목적들도 좋지만, 나는 아직 신입생이기에 제대로 실습을 받아 본적도 없고 여행은 평소에도 많이 다니기에, 내 주 목적은 평소에 접하기 힘든 문화권을 경험하고 그 곳의 친구들을 사귀는 것이었다. 그러면서도 숙소를 제공해주는 곳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이집트 EPSF가 딱 그 조건에 부합했기에 지원하게 되었다. 세계 4대 문명의 발상지, 아프리카-중동-유럽의 교점, 무슬림 문화까지. 내겐 새로운 것 투성이였다. 그리고 이집트 SEP이 문화체험 측면에서 특히 만족도가 높다는 KNAPS 교환학생관리국장의 추천을 받아 '이집트로의 교환학생교류프로그램 지원' 결정에 힘을 실어주었다. 



II.     <이집트에 가기까지>

   교환학생교류프로그램(SEP) 지원에 필요한 국문신청서, Curriculum Vitae Motivation Letter를 제출하여 선발된 후, 이집트약학대학생연합(EPSF)으로부터 최종파견이 확정되었음을 연락받았고, EPSF 교환학생관리국장과 함께 프로그램 일정을 함께 조율해나갔다. 이집트 쪽과 나의 기말고사 기간을 피하고, 편한 날을 조율해 최종 날짜가 나오기까지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렸다. 하필 내가 이집트를 가기로 결정이 난 뒤, 큰 대규모 테러가 있어서 어머니께서 굉장히 걱정하셨지만, 가고 싶은 내 의지가 확고했기에 이번 기회를 꼭 잡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파견이 확정된 후, 이집트 여행 시 필요한 것, 이집트의 날씨, 식문화, 예절, 많은 것을 공부하며 차근차근히 준비해나갔다. 간단한 아랍어 인사말까지 숙지한 뒤 이집트행 비행기에 올랐고, 이렇게 나의 첫 아프리카, 첫 이집트, SEP이 시작됐다. 



III.    이집트에서의 SEP

   1. <작고 평화로운 도시, 이스마일리아>
나는 이집트의 수도 카이로에서 한시간 떨어진 이스마일리아라는 도시에서 지냈다. 그 곳에서 Suez Canal University(이하 SCU) 학생들과 주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그 유명한 Suez canal 옆에 위치한 이스마일리아는 작고 평화로운 도시다. 관광으로 유명한 곳은 아니라서 길을 다닐때면 동양인인 나를 신기하게 쳐다보는 시선이 느껴질 정도다. SCU 친구들을 비롯해 이스마일리아 사람들은 굉장히 친절했다. 이집트를 떠나기 마지막 날, 숙소 주변 카페 점원이 또 언제 이집트에 오냐며 내가 떠남을 아쉬워한 일도 있고, 약국 실습 중 한 환자분이 먼 나라까지 와서 고생한다며 향수를 준 일도 있었다. 이처럼 이스마일리아 사람들의 친절에 감동한 일이 여러 번 있었다. SEP이 아니었다면 알지도 못했을 도시지만, 이젠 내가 잊지 못할 추억을 가지고 있는 특별한 도시가 되었다.


2. <이집트 학생들과 함께 사용한 숙소, 쉐어하우스>
나는 이스마일리아에서 일종의 쉐어 하우스에서 지냈다. 무엇인가 하면, SCU 약대생 4명이 같이 사는 아파트인데, 한 명이 방학이라 고향 내려갔다고 내가 그 친구가 쓰던 자리에서 지내는 것이었다. 처음엔 낯설고 불편했지만, 그 곳에서 지내면서 같이 방쓰는 친구들하고도 진짜 친해지고 너무 재밌는 일들이 많았다. 마지막엔 이집트 약학대학생연합(EPSF) 회장에게 이 방에서 지내게 해줘서 너무 고맙다고 감사의 말을 여러 번 전했다. 이집트 약학대학생이면서 룸메이트로 함께 생활한 현지인 친구 Jimmy, Helba, Bakr과 함께 지내면서 이집트 대학생들이 어떻게 생활하는지, 뭐하고 놀며 무엇을 먹는지 등을 깨알같은 정보를 많이 전해 들었기에 이집트 학생들과 함께 그 날 일정이 끝나면 같이 야시장을 간다던가, 드라이브를 하는 등 소중한 시간을 보냈다. 먼 외국의 땅, 그리고 내가 오고 싶어한 그 나라에서 그들의 문화를 오감으로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이 벅찼으며, 정말 하루하루가 너무 즐거웠었다! 앞으로 SEP을 지원할 친구들에게, 가능하다면 일반 숙소가 아닌 그 현지인 친구들과 같이 지낼 수 있는 곳을 추천한다!

 


3. <고마운 친구들, 이집트 약학대학생연합(Egyptian Pharmacy Students’ Federation, EPSF)>
나에게 SEP의 기회를 제공해준 EPSF에서는 특별히 나를 전담하는 학생이 따로 있었다. 아침에 집으로 데리러 와주고, 함께 하루의 모든 일정을 소화하고, 끝난 후 집에 나를 데려다 주고, 이집트에 있는 거의 모든 시간을 그 친구 Zaki와 함께 했다. Zaki는 너무나 친절하고 배려심 많은 친구였다. 항상 나의 모든 것을 챙겨주고 신경써주었다.

Zaki
외에도 EPSF LEO(Local Exchange Officer, 해당 도시의 SEP을 책임지는 직책)인 Sarah도 거의 모든 일정 진행을 나와 함께 했다. Zaki Sarah는 항상 나와 같이 있고, 각 프로그램마다 시간이 되는 친구들이 참석했는데 정말 많은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고 친해질 수 있었다. 특히 나는 특별하게도, 2018년 겨울에 이집트_EPSF의 유일한 외국인 교환학생이었기에, 정말 많은 이집트 현지인 친구들이 내게 관심을 가지고 도와주었으며, 많은 것들을 함께 해주었다. EPSF 친구들은 실습 외 시간에 나와 함께 많은 Social event를 진행했는데, 특히 우리는 함께 피라미드를 보러가고, Port Said라는 항구도시도 놀러가고, 같이 볼링장도 가고, 각자 집에서 전통음식을 가지고 오는 dish party를 했던 기억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운이 좋았던 것이
, EPSF에서 1년 중 가장 큰 행사인 Step on the Way라는 학회가 열리는 날짜가 내 SEP기간 중에 있었다. 이스마일리아 말고 이집트 각지에서 온 친구들이 전부 이집트로 교환학생을 온 나를 환영해주었다. 많은 친구들이 한국을 궁금해하고 한국어를 가르쳐달라 하기도 하고 K-POP, K-드라마 등에 대해 물어보았다. 마치 외교사절단으로 온 기분이 들 정도였다. EPSF에서 준비한 모든 프로그램들이 다 내겐 너무 감사하고 즐거운 경험들이었다.


IV.   <약국 실습>

    처음에 이집트 SEP이 결정된 후, 나는 실습을 Industry field에서 할건지, Community pharmacy에서 할건지 고를 수 있었다. SEP에 참여하게 되면 가장 체험해보고 싶은 것 중 하나가 바로 '다른 나라의 환자들과 직접 대면' 이었기에 나는 Community pharmacy에서 실습을 하기로 결정했다. 그렇게 나는 이스마일리아의 Al Elaqi라는 약국에서 실습을 하게 됐다.

비록 이집트의 모든 약국을 경험해보았던 것은 아니지만
, 나의 짧은 경험에서 느낀 점들은 이렇다. 일단 이집트는 정말 약국이 많다. 한 블록마다 약국일정도로 정말 약국이 많았다. 그리고 취급 품목수가 한국보다는 더 다양한 것 같았다. 약 이외에도 화장품, 애기용품, 선글라스까지 꽤 다양한 물건을 팔고 있었고, 특히 화장품 같은 경우는 화장품 전담 약사님이 따로 계셨다. 가장 다르다고 느낀 점은 약국에서 약사가 환자한테 주사를 놔주는 것이었다. 우리나라와 다른 약국 모습이었기에 내겐 좀 생소하기도 했으며 신기한 광경이었다.

실습했던 Al Elaqi
의 모든 닥터들(그곳에선 약사님을 Dr라고 부른다.)은 내게 친절하게 실무적인 조언을 해주었다. 대표적인 OTC , 화장품의 종류, 환자를 대하는 방법 등, 짧은 시간이지만 많은 것을 알려주려 노력해주셨다. 간단한 일은 나를 시키기도 하셨는데, 복약지도 같은 경우엔 쓰는 언어가 달라 안타깝게도 내가 할 수 있는게 없었다. EPSF 친구들과 닥터들은 거의 영어를 했지만, 일반 이집트분들은 대체로 영어를 할 줄 모르기에 의사소통이 안되는 것이 아쉬웠다. 그러나 말도 안통하는 내게 연신 슈크란(고맙다는 아랍어)이라고 말해주는 환자들을 보며 작게나마 미래의 약사로서의 보람을 느낄 수 있었던 실습이었다.


V.
    
글을 마치며
2주가 안되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정말 많은 경험들을 했다. 정말 어느 하나의 순간만을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너무 재밌고 행복한 시간들이었다. 피라미드를 간 것도 기억에 남으며, 이집트 지역 방송국 The Canal에서 나를 인터뷰했던 일도 잊지 못할 특별한 추억이다. 그러나 그 유명한 피라미드를 봤다는 사실보다 그 순간을 이 친구들과 함께한 것이 더 의미있었고, 짜여진 일정도 재밌지만 항상 일정이 끝난 후 친구들과 별 것 아닌 것을 하는 그 순간들이 마냥 재미있고 행복했었다. 그러한 하루들이 모여 떠날 날이 됐을 때는 정말 헤어지기 힘들 정도로 정이 많이 들어있었다. 친구들은 모두 떠나는 나에게 쪽지를 써서 병에 담아주었으며, 나에게 자신들을 잊지 말라며 많은 기념품을 주었다. 처음에 나는 단순히 교환 학생 프로그램 참가자였지만, 떠날 때는 정말 이들과 진정한 친구가 되어 있었다.

SEP
은 내게 단순한 대외활동이 아닌, 지구 반대편에 평생을 잊지 못할 친구들을 알게 해준 고마운 선물 같은 존재이다. 내가 이렇게 SEP을 통해 소중한 경험을 했듯, 앞으로 SEP을 참가할 많은 선배 후배들도 그랬으면 좋겠다.

그리고
SEP을 먼저 경험한 경험자로서 앞으로 SEP을 참가할 우리나라 약대생들에게 조언을 전달하면서 글을 마무리하자면, 내가 SEP을 이렇게 성공적이고 좋게 마무리할 수 있었던 이유는 능동적이고 포용적인 마음가짐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이집트를 방문한 외국인 손님이니까 나를 배려해주겠지'라는 생각이 아니라, 나는 외국을 찾은 손님이기 때문에 먼저 현지인들에게 다가가고, 인사말이라도 하나 더 배우며, 아랍어도 하나라도 더 배우는 능동적인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모든 상황이 안락하고 나에게 다 맞을 수는 없다. 나는 이곳에 비싼 돈내고 대접받으러 온 사람이 아닌 배우러 온 학생이기에, 설령 실습 장소가 낙후하다거나, 숙소가 좀 불편하고, 음식이 좀 입에 맞지 않는 경우가 있어도 그런 상황들 또한 이해하고 소중한 경험이라고 생각하는 포용력있는 자세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나라 친구들이라고 내가 불편했으면, 맛없는걸 먹었으면 하고 그렇게 준비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만 미리 숙지하고 프로그램에 임한다면 그 누구보다도 가치있고, 정말 즐거운
SEP을 경험하고 올 것이다. 이 교환학생교류프로그램 참가 후기보고서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듯이 앞으로 더 많은 우리나라 약학대학생들이 본인의 경험을 공유하고 더 많은 친구들에게 SEP의 기회가 있다는 것을 널리 알려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