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APS


2016 Summer_네덜란드_K.N.P.S.V. 약대생 교환학생 프로그램 참가후기 

                  

                                                                      원광대학교 약학대학 김주희

▶ 본 프로그램은 K.N.P.S.V.(The Royal Dutch Pharmaceutical Students' Association)과의 협력으로 진행되었습니다. 


1. SEP에 대해 어떻게 알게되셨나요?

 KNAPS 정회원 가입을 결정할 때에 SEP은 가장 매력적인 지원동기였습니다. 4학년 여름이나 겨울방학 때 다녀올 계획을 가지고 있었고, 이전에 다녀온 친구들로부터 경험담을 들은 것이 실제로 계획하고 준비하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2. SEP을 지원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약학이라는 학문은 좁지만, 약사로서 할 수 있는 일은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합니다. 학부시절 동안에 다양한 경험을 통해 얻은 열린 생각 속에서 앞으로의 방향성을 정하고 싶었습니다. 특히 SEP을 통해서는 보건복지의 선진화된 체계와 서비스, 의식을 직접 경험해보고 싶다는 기대를 가지고 국가를 선정하여 지원을 했습니다. SEP 경험이 모두에게 유익하기만 하리라고는 장담할 수 없지만, 학부시절 자기 전공을 살려서 교환학생을 다녀올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기 때문에 SEP은 약대생만의 특권이라 생각합니다. 각 국가별로 요구하는 학력 및 경험 수준이 다르니, SEP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미리 찾아보시면 계획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 같아요!


 

3. SEP지원을 위해 따로 준비한 서류, 준비기간, 준비과정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SEP 지원 시에 서류로는 Motivation Letter, Curriculum Vitae를 작성했습니다. 서류 작성보다는 국가 선정 시에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말씀드린 대로, 지원동기에 부합하는 체계적인 보건복지 시스템을 갖춘 국가 혹은 의료서비스를 국가에서 제공하는 국가들에 대해 사전조사를 했고 실습기간 동안 드는 예상 비용 등 현실적인 문제를 같이 고려했습니다. 본인이 SEP을 가고 싶은 이유에 대해 명확히 한다면 국가를 선정하는 기준과 CV, ML에서 어필할 부분에 대해서도 분명히 보이실 것 같습니다! 실습시 호스트 약사님께 여쭤보았더니, 현지 교환학생관리국에서는 지원자들의 ML CV를 호스트 약사님께 보여드리면 약사님께서 읽어보시고 학생들 중에서 실습자로 받을 학생들을 직접 선택하셨다고 해요.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어떤 학생에게 기회를 더 주고 싶을 지를 생각해보면 서류 및 사전준비가 수월하지 않을까 싶어요.


 실습국가 및 사이트가 정해진 후에는 현지에서 구체적으로 경험하고 싶은 주제들(노인약료서비스, 마약관리 등)에 대해서 간단히 정리를 하고 학교에서 경험이 많으신 교수님께 찾아가 조언을 구하기도 했습니다. 현지 상황은 온라인으로 조사하던 것과는 많이 달라서, 한국에서 준비하고 기대한 것은 대부분 확인하지 못했지만 반면 기대하지도 못한 그 이상을 경험할 수 있었어요. 예상한 것과 다를 수 있더라도 기준을 세우는 만큼, 아는 만큼 보이는 것 같습니다!

준비기간에 대해서는, 저는 운이 좋게도 3월 초에 1순위 국가로부터 승인을 받았고 4월부터는 직접 호스트약사님과 메일로 연락을 하면서 일정조율 및 필요사항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4. 방문했던 실습처(지역약국, 병원, 임상, 연구, 공장 등)에 대한 한국과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저는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에서 기차로 약 3시간 거리의 댐발드라는 작은 지역의 두 약국에서 3주간 실습했습니다. 호스트 약사 부부님의 두 약국 모두 방문했고, 약사님의 지인찬스로 개별 약포장 공장을 견학하는 기회도 가졌습니다. SEP Student Day 라고 해서 각 지역에 있는 네덜란드 교환학생들이 암스테르담에서 만나 하이네켄 박물관 투어를 하며 친목을 다지기도 했습니다. 실습사이트인 약국에서 인상 깊었던 점을 네 가지 정도 추려서 말씀 드리겠습니다.

 

 첫째로, 약국 차원에서 보건복지에 있어서, 자발적인 복지 서비스의 수행보다는약사는 일주일 7 24시간 자신들의 환자를 케어해야한다는 약사의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려고 했습니다. 때로는 주변 약국과 협력하기도 했습니다. 예를 들면, 약국 문을 닫는 늦은 밤 혹은 주말에는응급약국(emergency pharmacy)”을 운영합니다. 이 약국은 지역의 몇 개 약사들이 공동으로 약국 하나를 개설하여 응급환자들에 대해 약료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약사들은 순번을 정해 담당 날에만 밤늦게까지 들어오는 처방전을 확인하며, 응급약국에 대해서는 다른 약국 등록환자들이라도 약료 관리를 했습니다


 둘째로, 네덜란드의 보건의료서비스에서 보험회사의 역할에 대해 말씀드리고 싶어요. 국가가 전 국민의 의료보험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우리나라와 달리, 네덜란드는 의료보험서비스 제공 역할을 민간 보험기업에 위임을 하였습니다. 다만, 모든 국민은 의료보험사에 등록을 해야 하고, 보험사가 제공하는 최소수준의 적용사항에 대해서는 국가가 정하고 있습니다. 의료보험체계에 대해 호스트약사님과 의대와 약대를 복수전공하고 있는 친구와 같이 얘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약국의 주수입원이 약의 판매이윤이나 서비스 제공료에 있기 보다 보험사가 제공하는 프리미엄 수입에 있기 때문에 보험사가 환자들에게 미치는 의료서비스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치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의료전문가인 의사와 약사가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환자에게 가장 적절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어도 보험사를 상대로 설득하는 일이 생기다 보니 효율적이지 못한 과정이 불가피해 이를 우려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셋째로, 약국에서 약사의 역할에 대해 차이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네덜란드에서는 조제 및 복약지도 등의 환자대면 서비스는 어시스트가 하고, 약사는 주로 카운터 뒤의 사무실에서 처방전을 확인하고 문제가 있는 경우 의사와 상담하여 약을 변경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또 의료진 및 홈케어 전문가와 팀을 이루어 노인환자 거동이 어려우신 분들에 대해 방문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한국사회와 달리 약사의 의료전문가로서의 사회적 인식이 높고, 실제로도 의사와 함께 환자의 치료에 적극 전문 의견을 내고 있었는데요, 이는 약사들 스스로 전문가임을 입증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 결과이며, 현재도 끊임없이 공부하고 계신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자발적인 기계화 도입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기계화가 인력을 대체할 것이라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은데, 오히려 단순 노동을 기계화로 대체하고 사람은 관리와 행정, 그리고 보다 전문성에 특수화된 서비스를 개발하는데 에너지를 집중하고 있었습니다.

 

 

5. 약대생활(시설, 활동, 연구, 일상생활)에 대한 한국과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저는 특히 일상생활에서의 느낀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정말 감사하게도, 저는 호스트 약사님 부부께서 3주간 모든 숙식을 포함해서 많은 편의를 제공해주셨습니다. 처음부터 family라고 하셨고, 정말로 그렇게 대해주셨습니다. 매 주말 근교로 여행을 갔고, 매일 저녁 호스트약사님께서 직접 양조하신 맥주와 간식을 먹고 마시며 성역 없는 주제들로 늦은 밤까지 이야기하다 잠자리에 드는 것이 일상이었습니다.

가장 크게는 매일 매 순간을 소중히 여긴다는 인상을 많이 받았습니다. 또 스스로의 삶을 존중하는 만큼 다른 사람의 삶에 대해서도 인정하고 존중하는 태도가 크게 와 닿았습니다. 가족들과 시간을 더 보내기 위해 파트타임을 선호하고, 각종 운동과 악기 연주 등 여가 생활을 즐겼습니다. 상석 없는 원탁테이블에 하루 두 번의 커피브레이크와 점심시간에 약사, 어시스트, 약 배달원, 청소부, 실습학생 모두가 둘러앉아서 허물없는 대화를 나누던 그 온기는 오랫동안 많이 많이 그리워할 것 같아요. 아무런 조건도 대가도 없이 받은 이 큰 은혜에 힘입어 저도 좋은 약사가 되어 사회와 후배들에게 기회가 닿는 대로 베풀면서 살겠다고 다짐하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6. 가장 기억에 남았던 활동은 무엇인가요?

 아무래도 약국에서의 실습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매일 아침 7시에 자전거를 타고 약국으로 가서 약사님의 관리감독하에 재고정리부터 크림, 캡슐 및 관장약 제조, 약 포장, 처방전 검토 등 약국 내 약사와 어시스트의 대부분의 일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2주차쯤 되었을 때부터 직원들과한 팀이 되어 같이 일하는 것도 같이 쉬는 것도 너무 즐거웠습니다. 그 때의 팀으로서의 일체감과 종일 노동후의 뿌듯함이 가장 기억에 남네요!

마지막으로, “기회는 누리는 자의 것이라는 말씀을 전하고 싶어요. SEP이 아니더라도 주위를 둘러보면 약사로서의 역량을 키울 영역과 기회는 언제든지 주변을 돌아보면 열려있습니다. 일의 과정도 결과도 개인에게 즐거움이 되고 동시에 그 호흡이 건강한 사회가 되는 데에 기여할 수 있는 약사님들이 되시길 응원합니다!